상파울루 400주년 기념박람회 전시관은 이런 내용을 잘 보여주는 예이다. 이 박람회의 전체 배치도는 형태적으로 고키의 그림과 매우 유사한 공통점을 보이는데, 이는 1920년대 추상 아방가르드를 거부하고 자유형태를 향한 조형 의지로 전후 현대건축의 의미를 정의하겠다는 입장으로 이해할 수 있다.
우를루프는 초현실주의의 자동기술법의 한 종류로서 예술을 의식에 의한 사전 계획물이 아닌 무의식의 흐름에 따른 내적 상태의 자연스러운 발로로 정의하겠다는 의도였다. 처음에 평면 회화로 시작한 이 시리즈는 후에 폴리스틸렌, 폴리에스터, 에폭시 등의 신화학 재료를 이용한 3차원 조형물로 발전했다. 그는 이 시리즈에 다양한 현실세계의 제목을 붙임으로써 기존의 정형화된 세계를 대체하는 또 하나의 독립세계임을 주장했다.
일원론을 주장하기 위하여 일부 챕터에서 약간은 짜맞춘 감이 없지 않다. 거기에 결론도 좀 애매하게 맺어서 화장실 다녀왔는데 뒷처리를 하지 않은 느낌도 들었다. 그럼에도 채사장의 어려운 내용을 후려치는 능력은 여전히 발군이다.
21세기 기술문명의 최전선에서 우리는 왜 이토록 오래된 고대의 지혜를 들춰보아야만 하는가? 우리는 왜 일원론의 세계관을 알아야만 하는가? - P5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