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후반으로 향하면서, 시장미술의 존재가 확연하게 그 모습을 드러냈다. 최소한 그 시점 이후 미술의 흐름, 즉 형식과 스타일, 예술정신과 태도, 작가의식 등 거의 모든 현상들은 시장의 공격적인 개입 없이는 결코 설명될 수 없는 요인들에 의존하고 있다. 시장미술에 있어 그 밖의 요인들, 예컨대 미적 판단의 다양한 근거들로서 주제의 역사적·사회적 울림, 형식의 밀도, 표현의 재능 등은 하찮은 것들로 간주되었다. 창작의 주제는 자기현시적이거나 관음증적인 고백들에 자리를 내어주었고, 그 표현형식은 유행과 시사에 매우 민감한 것이 되었다. 우리가 비약적 발전의 시기로 여겨온 바로 그 기간 동안, 현대미술의 토양은 이러한 시장미술이 만개하는 데 적절한 생태적 성격으로 부단히 개조되어 왔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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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란 무엇인가 - 문화사의 패러다임을 바꾼 천재 예술가들
베레나 크리거 지음, 조이한.김정근 옮김 / 휴머니스트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예술가의 모습이 형성되기까지의 기나긴 변화 과정과 현재 예술가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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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사람들은 시민사회를 통해 구성된 영역인 ‘미술과‘ 그것과 연관되어 있는 ‘자율적 미술가‘라는 생각을 극복하려는 모든 노력이 미술가의 전능하고도 특별한 역할을 없앨 수 없다는 모순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오히려 ‘미술가의 자세‘는 변형되고 확장되고 확인되었다. ‘저자의 죽음‘이라는 포스트모더니즘의 요구는 때때로 어느 정도 인기를 누렸지만, 결과적으로 미술가는 쉽게 죽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끈질기게 이승으로 되돌아온 유령 같은 존재로 등장하고 여전히 식지 않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 P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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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가가 레디메이드, 다시 말해 이미 완성되어 있고, 공장에서 익명의 노동자가 만든 소비재이자 대량 생산품에 예술의 가치를 부여함으로써 그것은 예술품이 되었다. 이것으로 예술 창작은 더 이상 물질적인 창작 행위가 아니라 정신적인 과정이 되었다. 예술가는 자신이 직접 손으로 제작하지 않고서도 임의의, 가치가 없는, 심지어 저열하고 저속한 대상에게 미술관에 소장될 만한 기치를 부여할 수 있게 되었다... (중략)... 예술 창작은 순수하게 철학적인 행위가 되었다. 미술은 더 이상 감각기관이 아니라 성찰 능력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 P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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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성을 실험적으로 연구한 결과 창조성을 촉진시키는 요소들이 밝혀졌는데, 이는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그 전까지는 서로 관련이 없었던 두 사물이 ‘연결(連結 Bisoziation)‘되면서 새로운 것이 일어나고, 의식적인 통제를 포기하게 되거나 관습이나 경직된 틀에서 벗어나는 것 등이 그러한 요소들이다. 또한 지나친 긴장 상태에서 무엇인가를 찾는 일을 포기하는 것, 가치 창출을 해야 한다는 직접적인 강박 관념을 버리는 것은 창조 과정에서 창조적 능력을 촉진시키는 요소들이다. 창조 과정에서 특정 경향을 띠지 않는 태도와 개방적인 자세, 자료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도 창조적 능력을 촉진시키는 요소들이다. 그 지식 안에서는 지나치게 편협한 전문적인 한계 대신에 자유로운 연상이 이루어질 수 있다. 반대로 순응에 대한 압박, 능력에 대한 압박, 성적 역할의 고정과 권위에 대한 두려움은 창조성을 저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르게 표현하면 창조성은 기능화되지 않은 곳, 가치 창출에 대한 직접적인 압력이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생겨난다. - P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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