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정변 직후 대한주택공사 설립과 동시에 최대 역점사업으로 추진된, 마포아파트는 단독주택에서 아파트단지로의 이행기에 기폭제가 된 사례인 동시에 평면 구성이나 단지개발 방식, 더 나아가 주거동의 표준화 등에 있어 가장 강력한 선례로 작동했다. 특히, 우리나라 주거단지에서 같은 형식과 모양의 주거동을 반복적으로 배치하는 관행의 중요한 시작점이었다. - P170
재건주택, 희망주택, 부흥주택이라는 명칭엔 당시의 사회상과 기대가 덧씌워져 있다. 한국전쟁의 참화를 딛고 산업과 나라를 ‘재건‘하고, 이를 바탕으로 ‘희망‘을 싹틔워 ‘부흥‘의 기치를 드높이자는 뜻이담겨 있던 셈이다. 각 이름의 가치가 무엇보다 우선되던 때, 그러니까 재건주택은 1945년에, 희망주택은 1955년에, 부흥주택은 1957년에 공급되었다." - P527
이제는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졌지만, UNKRA주택, ICA주택, AID주택 등 영문 약자가 붙은 주택들은 전쟁의 참화로 망가진 작은 나라에 대한 구호의 손길로 지어진 최소한의 울타리였고, 집 걱정에 시름했던 당시 서민들에겐 꿈의 궁전이었다. 하지만 정작 이들 주택을 차지한 건 중산층이었고, 향후 중산층 주택의 원전에 가까운 자리에 오르게 된다. - P473
"중앙행정처가 서울에 350동의 주택을 2가지 평면 유형으로 건설한 사례가 있지만, 이 시기에 한국 근대주택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진 주택은 미군주택(Dependents Housing)이다. DH주택은, 196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지어졌으며 소위 "양옥"이라 널리 알려진 주택 유형의 근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 P3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