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기억력 천재가 된 남자 - 전 세계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 기억의 위대한 힘
조슈아 포어 지음, 류현 옮김 / 갤리온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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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매일 크고 작은 일들을 잊으며 살아가고 이를 잊지 않기 위해서 메모하거나 알람을 맞추는 등 갖은 노력들을 한다. 요즘 같은 시대에 스마트폰 하나면 이 안에 많은 것들을 기록할 수 있어 편리하다. 이렇게 발전된 사회를 살아가며 굳이 기억력이 좋아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쏟아지는 정보들에 한 번만 듣고 혹은 한 번만 읽고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있으면 좋겠다란 생각을 수도 없이 한다.


 그러던 중 만나게 된 이 책은 가뭄에 단비와도 같이 반가웠다. 절대 잊지 않는 방법이라던지 무작정 단기간에 기억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하는 책들보다 1년이란 긴 시간을 두고 연습하면 누구나 기억력이 좋아질 수 있다고 말하는 조금 더 현실적인 이 책이 궁금했다. '1년간 꾸준히 연습하면 나도?' 라는 즐거운 상상을 하며 읽어나간 책이다. 


  많은 책들에서 시간에 따라 기억력이 감소하는 에빙하우스의 기억의 망각곡선을 인용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억이 희미해지는 것을 알기에 필요한 정보를 단기기억 저장소에서 장기기억 저장소로 옮기려면 반복을 통해 이 정보가 중요하단 사실을 알려야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기억력의 감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매일 망각과 소리없는 전투를 벌인다.


 그러나 우리의 뇌는 생각보다 기억력이 좋다? 과거 한 연구에서는 우리가 학습하는 모든 것이 뇌에 ‘영구히’ 저장되지만 간혹 접근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해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한다.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그럼 뇌 속 그 어딘가에 접근하는 방법만 터득한다면 영원히 모든 것을 잊지 않고 살 수 있는 것일까? 그러나 매 순간 모든 것이 머릿속에 저장되어 다 기억할 수 있다는 것이 마냥 좋은 일만은 아닐 것 같기도 하다. 어쨌든 우리의 뇌가 기억하는 방식은 우리가 예상보다 훨씬 더 놀라운 수준이라는 사실에 감사하다. 


  이 책은 메모리 챔피언쉽 대회를 취재하는 기자였던 저자가 기억력 훈련 방법을 통해 어떻게 전미 메모리 챔피언쉽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는지를 그려나간다. 읽으면서도 반신반의 했던 것이 사실이다. 학창시절 혹은 각종 시험 대비를 하면서 그렇게나 암기하려고 애썼던 것들은 쉽게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챔피언쉽의 참가자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평범한 뇌를 가진 사람들도 하루에 한 시간씩 꾸준한 연습이면 기억력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말 50행이나 되는 미발표 시 암송하기, 사람들의 사진을 보고 이름 암기하기, 무작위 숫자들을 정해진 시간내에 암기하기 등 불가능해 보이기만 하는 대회 종목들을 저자는 훈련을 통해 해냈다. 그리고 훈련을 하면서 터득한 청킹기법, 기억의 궁전, 메이저 시스템, 베이커의 역설, PAO 시스템 등 여러 기법들을 소개한다.


 그 중에서도 '기억의 궁전'은 어떻게든 배워보고 싶었던 방법이다. 활자의 발명 이전 고대 그리스에서는 '기억의 궁전'이라는 기억법이 널리 사용되고 있었다고 한다. 그들에겐 정보를 저장할 다른 방법이 없었기에 기억하는 것 이외에는 딱히 대안이 없었다. 기억의 궁전은 고대 그리스 시모니데스의 기억술로도 잘 알려져있는데 머릿속에 자신이 익숙한 하나의 장소를 두어 거기에 정보를 입력하는 방법이다. 궁전 속에 있는 물건들과 자신이 기억하고자 하는 것을 연관시켜 이미지를 떠올리고 이러한 것들을 계속적으로 연결시키면서 저장소를 넓혀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 유명한 살라미스 해전의 테미스토클레스도 이 방법을 통해 2만명의 로마시민의 이름을 모두 외웠다고한다. 그러나 점차 저장법들이 발달하며 기억술은 자취를 감추고야 말았다. 발전을 계속하며 더 나은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한편으론 저런 훌륭한 기억술이 전해지지 못한채 역사속으로 사라진 것이 안타깝기도 했다.


 또한 읽으면서 접한 여러 사례들은 천재적으로 타고난 기억력을 가진 사람은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 흔히 자폐아들 중에는 일반 사람들 보다 뛰어난 어떤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고도 알려져 있다. 저자는 이에 대한 의심으로 서번트 증후군을 앓는 불가사의한 기억력 천재를 찾아 나서기도 한다. 그를 만나고 나서도 그가 진짜 서번트 증후군 환자인지 노력을 통해 기억력을 발달시켰는지에 대한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 다만 인간은 자신도 모르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진 존재라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저자는 그렇게 끝없는 훈련을 통해 마침내 전미 메모리 챔피언쉽 우승자가 된다. 그러면서 그는 뛰어난 기술 발달에도 왜 우리에게 기억력은 여전히 중요한지를 피력했다. 정보의 시대라고 불리우는 요즘 웬만한 아이디어는 검색 한 번, 클릭 한 번에 찾을 수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활발한 SNS 활동을 해 나가면서 자신들의 일상을 기록하고 다른 사람과 공유하기도 한다. 이런 세상에 기억력이란 게 반드시 필요한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교육계도 예외는 아니다. 창의적인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명목하에 무조건적인 암기를 요구하는 교육 방식은 개선되어야 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기억과 지혜는 근육과 운동의 관계처럼 상호 보완적이다." 라는 저자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도 있다고 느꼈다. 우리가 어떤 정보를 많이 가지고 있을수록 다른 정보와 연결시켜 받아들이는게 수월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해 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기억력은 정보의 수용체임과 동시에 창조의 근간이 될 수 있다. 기억력을 높여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배우는 재미도 있었지만 인간의 한계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뇌는 내 생각보다 훨씬 더 효율적으로 작동했다. 어쩌면 뇌와 기억력에 대한 편견과 오해 등 우리를 가로막고 있었던 건 아닐까. 뇌가 움직이는 방식이나 기억력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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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세트 - 전3권
김홍정 지음 / 솔출판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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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은 중종부터 선조까지 사화와 임진왜란으로 혼란스러웠던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특히나 세 여주인공 연향, 미금, 부용을 내세워 그 당시 민중들의 힘겹고도 아픈 삶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 소설 초반 등장인물들의 관계와 당파, 그리고 현재와 과거의 상황을 파악하느라 그리고 중간 중간 뜻 모를 단어들을 검색하느라 길을 잃기도 했지만 이내 깊이 빠질 수 있던 소설이었다.



 1부 연향의 이야기이다. 서출로 태어난 그녀는 아버지이며 동시에 스승인 충암 김정으로부터 학문을 배운다. 그녀의 시대는 연산군을 폐위하고 중종을 왕으로 추대했던 공신세력, 훈구와 사림간 당파싸움으로 바람 잘 날 없는 시대였다. 뿐만 아니라 그 두 세력 모두를 자신의 발아래 놓고자 했던 중종으로 인해 조정은 피로 물든다. 결국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고 충암 김정마저 유배지에서 사약을 받고 죽게 된다. 유배지에서 충암을 보필하던 그녀는 충암의 죽음 이후 동계를 위해 상단을 이끌어 나가며 남원을 도와 뜻을 펼쳐나간다. 그의 후학들은 금강 주변에서 후일을 도모하며 상단을 중심으로 차근차근 준비를 해나간다. 대동 사회를 꿈꾸며 세상을 바꾸려 했던 그들은 송사련에 의해 발각되고 결국 남원을 구하며 연향은 목숨을 잃는다. 



 이러한 연향의 죽음을 파헤쳐 나가며 복수를 다짐하는 모습이 2부에서 펼쳐진다. 충암의 제자인 정희중의 손녀였던 미금은 양반의 신분을 숨기고 연향의 아래에서 상단 일을 배워나갔다. 그리고 그녀의 빈자리를 채워 미금은 상단의 대행수가 된다. 수완이 좋았던 그녀 역시 다양한 곳과 거래를 하며 금수하방을 키워나간다. 그러던 중 연향의 죽음이 송사련의 계략과 관련이 있음을 알게 되고 연향을 죽음으로 몰고 간 이종사관, 이일제 일당을 제거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일제를 사랑했던 채선의 부탁으로 그를 살려두고 이 일이 화근이 되어 또 한 번의 피바람이 불게 된다. 금수하방 대행수의 얄궂은 운명이었을까? 미금 또한 세력다툼의 희생양이 되어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마지막 3부는 연향의 딸인 부용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이다. 연향은 대행수로서도 탁월했지만 타고난 소리꾼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녀의 딸만은 소리의 길을 가지 않았으면 하고 절에 맡길 때도 제발 소리만큼은 하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을 할 정도였다. 그러나 피는 속일 수 없었던 것일까? 소리를 이어받고 대동사회의 큰 뜻을 이어나가기로 한다. 연향을 거쳐 부용에 이르기까지 세월은 많이도 흘렀으나 당파싸움만은 여전했다. 인종이 죽고 명종이 새로이 왕위에 오르자 문정왕후의 섭정이 시작되었고 양재역 벽서 사건은 사림을 죽음으로 몰았다. 끊임없는 내란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임란마저 발생한다. 이로 인해 혼란에 빠진 조선 조정과 스스로 자신들을 구하고자 했던 백성들의 이야기가 이어지는데......


 정신없는 세력다툼과 외세와의 전쟁 등 역사 속 이야기뿐만 아니라 금강을 둘러싼 그 당시 사람들의 이야기 또한 들을 수 있었던 귀한 작품이었다. 개혁을 꿈꿨던 사람들, 비록 낮은 신분이나 자신들의 터전을 지키겠다고 일어선 백성들. 그들의 이야기가 애달프게 다가왔던 이유는 우리의 삶과 많이 닮아있던 탓이 아닐까. 또한 이때의 여성하면 고려시대와는 다르게 상당히 제한적이고 억압을 받는 생활을 해야 했으나 다른 면모를 보여준 소설 속 세 주인공도 꽤나 인상 깊었다. 비록 여자의 신분이나 그녀들은 여자로써 당당하게 자신의 삶을 꾸려나갔다. 뜻을 이루기 위해 목숨마저 아끼지 않는 모습에서는 여느 남자들보다도 강단 있고 대범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쉽게 읽을 수 있던 소설은 아니었으나 3권을 연달아 읽어나가며 작가가 이 책을 위해 바친 10년이란 세월이 느낄 수 있었다. 상당한 흡입력과 짜임새 있는 구성이 그 노력을 고스란히 비추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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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된 버블
주닝 지음, 이은주 옮김, 박한진 감수 / 프롬북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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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성장속도를 보이며 한 때 여러 선진국을 제치고 세계 경제 2위의 타이틀을 거머쥔 적이 있는 중국이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중국의 버블 확대에 따른 경착륙의 우려가 심심찮게 들려오고 있다. 특히나 중국의 기업, 가계, 은행의 '부채 트라이앵글'은 자주 도마위에 올랐다. 엄청난 부채를 안고 있는 중국의 기업들은 중국 성장을 이끌었으나 동시에 위험 부담도 늘었다. 심지어 미국의 기업들보다도 많다. 정부의 영향을 크게 받는 은행 또한 예외는 아니다. 끝이 없는 성장세를 이어갈 것만 같던 기세에 은행도 많은 돈을 풀었고 정부의 보호 아래 특정 기업에게는 무조건적 대출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성장세가 한풀 꺾인 지금 고스란히 은행 책임의 부실채권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리고 정부의 우호적인 부동산 정책은 가계 부채 비율마저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렇게 빚더미에 올라앉은 중국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이를 두고 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다. 경착륙을 피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고 반면 지나친 우려라며 연착륙을 내다보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가운데 오히려 중국정부는 대수롭지 않은 듯한 반응을 보였다. 미국발 세계금융위기 때도 커다란 타격을 입었지만 실질적으로 중국 경제의 영향을 받는 우리의 입장에선 신경쓰이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무역상대국이 되었고, 조금만 나가도 요우커라 불리는 중국 관광객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이 직면하고 있는 현재 상황과 중국의 미래를 내다보기 위해 책을 들었다.


 책에서는 중국의 위기를 중국정부의 '암묵적 보증'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부동산 시장 넘어 금융기관과 금융상품에 대한 책임과 수익보장까지 중국정부에서 알아서 해결해 줄 것이란 생각이 만연해 있던 탓에 전 영역에 걸친 위기를 초래했다. 특히나 수 십년 동안 안정한 투자처로 여겨지고 있는 부동산은 많은 중국인들이 관심을 갖는 대상이다. 그러나 대다수가 은행 대출을 통한 투자를 했던지라 거품이 사라지면 한 순간에 다른 것들도 함께 무너지는 도미노 현상을 유발할 것이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라는 말을 실감했다. 


 위에서 살짝 언급한 중국 기업과 은행의 부채. 정부로 부터 저금리 외에 상당한 혜택을 받고있는 국유기업의 문제점도 간과할 수 없다. 국유기업들은 사회 전반에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정부 또한 이들의 책임을 어느정도 분담한다. 이러한 정부의 암묵적 보장은 그들에게 자금 흐름에 대한 확신을 주기에 거리낌 없는 사업을 펼친다. 은행 또한 정부에 대한 신뢰로 이런 국유기업들에게 막무가내 대출을 서슴치 않았다. 현재 중국은행의 부실채권 비중은 높아져만 가는데 여기에 정부가 보증을 선 대출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한다. 얼마나 많은 양의 공개되지 않은 부실채권이 숨어있을지 발표되는 통계 수치도 믿을 수 없는 정도였다.


 이외에도 각 지방의 관리자들이 GDP를 부풀리는 등의 결과지향주의는 만들어진 중국 경제성장의 어두운 면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 부두 통계학 파트에서는 지역별 GDP의 합계가 중국 전체의 GDP를 넘는 등의 말도 안되는 통계를 지적한다. 이는 자신의 경력에 신경을 쓰는 지방 관리자들의 의도적인 행태임을 알 수 있다. 고의적으로 지역 경제의 규모와 경제 성장 속도를 부풀려 작성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수출 통계자료도 의심을 더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중국은 통계분야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국가라는 점이다. 숫자에 가려져 아직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얼마나 더 있는지 중국의 행태에 눈을 뗄 수 없다.


 중국은 곳곳의 이런 위험신호를 무시해선 안된다. 하루 빨리 중국 정부의 암묵적 보증속에서 벗어나야 한다. 무엇보다도 눈앞에 1~2%의 단기 성장에 열을 올리기 보다는 탄탄한 제도와 정책 바탕의 지속적인 성장을 염두에 두어야할 것이다. 경제성장은 불과 몇 개월, 몇 년만에 이룩할 수 있는 단거리 종목이 아니기 때문이다. 개혁을 위해서 경제성장 중심에 정부를 두는 것이 아니라 시장경제와 법의 체계를 우선시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는 정부의 보증이 아닌 투명하게 시장에서의 거래를 촉진시키며 투기에 대한 관심을 약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또한 법적인 관리하에 기업, 그리고 개인들은 그들의 책임과 위험을 좀 더 분명히 인식할 수 있고 계약의 결과를 받아들일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질 것이다. 게다가 디폴트 선언을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아 금기시 하는 태도도 지양되어야 한다. 디폴트와 그에 따른 위험을 통해 투자자들은 자신들의 기대치를 조정할 것이다. 이런 적절한 가격이 결정이 있어야만 정부와 기업도 책임감을 가지고 합리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시민들에게 괜한 원성을 사고 싶지 않은 중국 정부의 선택일지는 몰라도 이런 무책임한 선택은 전 세계적인 불안과 불만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어려운 경제를 다룬 내용임에도 여러 사례와 저자의 통찰력있는 분석을 통해 어렵지 않게 따라갈 수 있었다. 중국 경제에 대한 다양한 시각의 분석들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분명한 것은 중국이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이다. 연착륙으로 끝날지 경착륙으로 경제성장의 늪에 빠질지 그들이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지 지켜볼 일이다. 중국과 중국의 경제현황에 대해 깊이 있게 바라볼 수 있는 유익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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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상처 입으며 일한 당신에게 - 감정노동의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법
손정연 지음 / 팜파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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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일을하면서 가장 힘들다고 느끼고 퇴사까지 고려하게 되는 원인은 과다한 업무도 야근도 아닌 사람들 사이,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라고 한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감정 노동자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최근 이마트 사태로 감정 노동자들의 어려움에 이목이 집중됐다. 직접적으로 고객을 상대해야하는 일이기에 최대한 자신의 감정은 숨긴채 고객 입장에서 서비스를 해야한다. 이러한 행동지침은 물론 업무상 필요하다. 그렇지만 그 한계는 어디까지란 말인가. 감정노동자 중 83%의 사람들이 고객들로부터 성희롱, 인격무시, 욕설, 폭행 등을 경험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무조건 참고 고객응대를 해야만 하는 것일까. 이런 불만이 많이 접수되고 이마트는 2014년부터 감정 노동자를 보고하기 위한 E-CARE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프로그램도 허울좋은 과시용이었다. 피해 사례를 접수했음에도 방관하고 오히려 가해하는 꼴이었다는 기자회견을 들었다.


 이처럼 우리 사회의 감정 노동자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물론 일적으로 이런 상처를 받지 않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불가능한 일이기에 제대로 해소하는 방법이라도 배우고자 읽기 시작한 책이다. 책에서는 감정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들을 사례, 상처받은 감정과 객관적 감정, 감정순화의 방법, 실천 팁의 단계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이 실천 팁들은 각각 난이도 강, 약, 중으로 나뉘어져 있다. 4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 수치심과 부끄러움, 분노, 슬픔, 그리고 두려움과 공포에 대해서 다룬다. 어떤 일로 인해 화가난다고 하더라도 화를 유발한 감정은 여러가지가 있을 것인데 목차별로 그런 감정들을 잘 분류해 놓은 것 같다.


 특히나 요즘 갑을 관계가 대두되면서 '비참함으로 감정노동중인 당신에게'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다. 정말 잊을만 하면 발생하는 갑질 논란은 사람들의 분노를 유발한다. 교수라는 지위를 이용해 학생들에게 말도 안되는 짓을 시키는가하면 아파트주민이 경비원을 폭행하기도 한다. 대체 누가 그들에게 갑이라는 지위를 주었는지 궁금할 정도이다. 책에서는 이런 비참함을 느낄 때는 '그런 사람도 있구나.'라며 긍정적인 사고로 수용하라고 조언한다. 사실 마음가짐으로 해결될 문제였으면 뉴스거리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느끼는 감정을 다 폭발시켜 대응할 수는 없지만 현실적인면에서는 빗나가는 조언 같았다.


 이외에도 공포, 비굴함, 불쾌함 등 여러가지 감정소모의 사례를 제시하고 이를 환기시켜줄 방법들을 제안한다. 이러한 문제들은 기업과 사회가 어느정도 책임을 가지고 풀어나가야하지 않을까. 최근 서울시에서 감정노동자 인권 향상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한다는 기사를 읽었다. 소비자들에게 감정노동자들의 실태를 알려 그들의 인권향상을 위한 약속을 받는 실천적인 캠페인이다. 감정노동의 활동이 직무의 5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하는데 이는 고개만 돌려보면 내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내 부모님일수도, 형제자매, 친구일수도 있다. 그들 또한 내 지인이라 생각한다면 한결 나은 태도로 대할 수 있지 않을까. 책을 통해 완벽하게 쌓인 감정들을 해소할 수는 없지만 조금이나마 내 마음이 편할 수 있는 팁들을 제공해 유익했다. 불쾌한 감정들을 마주할 때 어떻게 인식해야하는지, 어떤식으로 조절하면 좋을지를 알려준다. 타인을 위해 그저 참으라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을 위해 감정을 다스리는 것이다. 사회생활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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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의 인생미답 - 살다 보면 누구나 마주하는 작고 소소한 질문들
김미경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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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한 계기로 스타강사인 김미경 강사의 강의를 듣게 되었다. 주제도 모르고 참석했던 강의였으나 어느새 나도 모르게 강의에 빠져들어 고개를 끄덕여가며 집중했던 기억이 있다. 처음받은 인상은 '말을 정말 잘한다.'였다. 물론 강의를 하는 강사가 매끄러운 진행을 이어나가야 하는건 당연한 일이지만 그런 진행 스킬이라기보다는 듣고 싶게 듣고 싶은 말을 전하는 재주가 있었다. 큰 관련이 있어보이지 않는 작곡을 전공한 그녀만의 독특한 아트 스피치는 곧 그녀가 쏟는 시간과 열정을 의미했다. 그 단 한 번의 강의는 나를 사로잡기에 충분했고 한동안 그녀의 강의에 대한 검색을 했었다. 웃으면서 편하게 들을 수 있지만 그 속에는 감동도 있었고 교훈도 있었다.

 

 그냥 김미경 강사가 전하는 이야기가 좋아 나중에는 책까지 찾아 읽어보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꿈에 대한 내용을 전하는 <드림 온>이란 책이 나에게도 큰 영향을 미쳤다. 내가 먹은 나이와는 별도로 꿈 나이가 존재하는데 내 꿈을 발견하고 그 길로 가는 순간이 꿈 나이 한 살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저자가 드림워커로 살아온 이야기도 꽤나 감명깊었다. 그런 저자가 오랜만에 <인생미답>이라는 책을 들고 나왔다. 반가웠다. 그리고 이번에는 어떤 내용들로 마음을 가득 채워줄지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각각의 에피소드는 “있잖아요.” 라며 대화를 걸듯 시작한다. 낯설지가 않았다. 마치 옆에서 강의를 듣는 것 처럼 읽는 내내 책에서 저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뒷부분의 QR코드를 찍어보면 유튜브에 연결되 직접 영상을 시청할 수도 있다. 역시나 그녀의 이야기는 이번에도 좋았다.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나와 꿈, 가족, 그리고 진정한 의미에 공부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살아보니 이렇다며 조근조근 전하는 조언들에 공감을 하기도 했고 위로를 받기도 했다.


 많은 내용들 중에 "불행도 내편이다."라는 구절이 남다르게 꽂혔다. 가장 큰 불행이라고 느꼈던 사건이 오히려 내가 가장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될지도 모른다는 말. 그래서 행운만이 아니라 불행도 내 편으로 만들라고 한다. 어쩌면 행복과 불행은 한 끗 차이인지도 모르겠다. 결과적으로 내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행복과 불행이 갈리는게 아닐까? 살아가는게 좋은 일 반, 나쁜 일 반이라는데 불행으로 받아들여 낙담할 바에얀 억지 해석이더라도 행운으로 받아들여 웃어 넘기는 지혜도 필요할 것 같다.


 그리고 나의 지속적인 관심, 꿈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꿈을 이루고 성공한 많은 사람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남다른 아이디어? 끈기? 열정? 저자의 대답은 그냥 하는 것!이란다. 사실 이게 나에게 맞는 길인지 내 꿈인지는 시작하는 그 순간에도 확신할 수 없다. 그러니 그 일을 시작하기 전 해야하는 단 한가지 이유만 있다면 시작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무언가를 실행해야 맞는지 아닌지 수정할 수 있으니 말이다. 꿈하면 뭔가 특별하고 대단하고 평범하지 않은 것의 이미지를 떠올렸었는데 이 이야기를 듣고나니 내가 운명처럼 하고 있는 일이 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스쳤다. 물론 하면서 힘들때도 있지만 시작한 이유는 관심있고 하면 즐겁기 때문이었을테니까. 불안하고 불확실 하더라도 한 발 나아가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달았다.

"정말 불안하면 미래에 대해 확신을 가지려고 하지마. 어차피 안생겨. 그건 그냥 네 하루에 대해서 확신을 가지려고 애써봐. 그럼 저절로 네 미래가 확신 위에 서게 될 거야."


 이처럼 살면서 한 번은 마주치게 될 질문들을 엄마 혹은 언니의 시선으로 따뜻하게 답해준 책이다. 매일매일 예측 불가능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 그것이 삶이다. 그런 문제들이 쉽게 해결될 때도 있지만, 때론 손을 댈 수조차 없을 만큼 버거울 때도 있다. 저자는 이런 예측불허의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사소한 문제일지라도 끝까지 들여다보고 나만을 위한 답을 찾아내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 시작은 나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가짐일 것이다. 그리고 내 삶, 내 결정에 있어서 다른 건 다 내려놓고 받아들일지라도 자신감 하나만큼은 아끼지 말고 잃지 말자는 다짐하게 되었다. 내 뜻대로 안되는 삶에 지치고 힘들 때, 이 책을 추천한다. 저자로부터 무한한 격려와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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