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딜
소피 사란브란트 지음, 이현주 옮김 / 북플라자 / 2016년 5월
평점 :
품절



 다시 추리, 스릴러 소설의 계절이 돌아왔다. 조금만 움직여도 더운 날씨 탓에, 잠시나마 더위를 가시게 해줄 이런 장르의 책에 손이 가나보다. 모든 등장 인물을 의심하라는 표지의 문구가 눈에 확 띄었다. 개인적으로 끝까지 범인을 파악하지 못한 채 읽어나가는, 그런 알쏭달쏭한 추리물에 매력을 느끼기에 궁금했던 책이다. 책 마지막에 가서야 모든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며 상상도 못했던 인물이 범인으로 등장하는 스릴. 독자의 추리를 뛰어 넘어 상상초월의 반전을 제공하는 것이 추리 스릴러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그러나 홍보 문구에 속은 적도 꽤 된다. 누구나 다 예측할 수 있는 미미한 반전에 지루한 전개. 하나같이 엄청난 판매 부수의 베스트셀러, 전 세계적인 반응을 강조하는 책들이었기에 이 책 또한 반신반의했다. 게다가 영화나 미드를 볼 때도 이런 장를를 선호하기에 웬만한 자극이 아니면 감흥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도 크게 작용했으리라. 


 추리 스릴러는 읽기 전 제목을 통해 내용을 상상해 보는 것도 꽤나 즐겁다. 킬러딜이란 단어 그대로를 해석했을 땐, 살인청부를 받은 킬러의 임무를 주로 다루는 책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 사이에 많은 이해 관계자들이 얽히며 서로 다른 제안을 해오고, 그 속에서 갈등하는 킬러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렇게 설레는 마음으로 펼친 책에는 찬사의 말들이 쏟아졌다. 읽어보니 단순 재미를 위한 책만은 아닌 것 같았다. 이야기 속에 우리 사회의 문제점도 담겨있고, 무엇보다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데 가장 큰 힌트는 서술하는 등장인물의 시점에 있는 것 같았다. 3인칭으로 멀리서 주인공들을 바라보는 것 같지만, 그 중 한 명의 시점으로 내레이션이 진행되나보다. 


 추천사를 빠르게 읽고 넘어가니 소설의 발단이 되는 오픈하우스에 대한 설명과 범상치 않은 내레이션이 흘러나왔다. 아이를 가만히 바라보는 시선에서 자신의 어린시절을 그리워한다. 그리고 지금 이 세상이 얼마나 무자비하고 무서운지를 얘기하는데 어딘가 모르게 원한이 가득 담긴 느낌이다. 그리고 내일 다시 돌아오겠다며 그렇게 사라져버린다.


 소설은 코넬리아 요란손이 그녀의 집을 팔기로 결심하며, 오픈하우스를 준비하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최대한 제 값에 이 집을 팔고싶은 그녀는 이곳 저곳 집단장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흰 페인트로 칠해진 한 곳. 그녀는 유독 이 공간을 사람들이 모른척 넘어가 주길 바란다. 대체 그 아래에는 어떤 비밀이 숨어있길래 그럴까. 직감적으로 사건 해결에 큰 단서가 되는 공간이 아닐까 생각했다. 그런 그녀에겐 서로를 끔찍히 아끼는 딸, 아스트리드가 있다. 어떤 충격에서 였는지 알 수 없지만 아스트리드는 언어 발달이 좀 늦는 아이다. 그런 탓에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고, 유일한 친구는 안톤으로 엄마인 조세핀과 코넬리아도 꽤 친한 사이다. 




 그러나 그녀에겐 큰 문제가 있었는데 경제적 능력만 좇아 결혼을 한 그녀가 불러들인 비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랜기간 남편, 한스의 가정폭력에 시달렸다. 그동안 무서워서 신고도 못하고 이래저래 맘 졸이며 살아온 그녀다. 현재 집을 팔고 새로운 아파트로 이사를 가려는 것도 다 그 때문이다. 자신 그리고 무엇보다도 딸 아스트리아를 위해. 그러나 이 마저도 쉽지 않았는데....... 남편 몰래 딸과 집을 나서려던 찰나, 아스트리드가 죽은 남편을 발견하게 된다. 술에 취해 자고만 있을 줄 알았던 남편. 죽은 모습을 보니 살해 당한 것이 틀림없다. 과연 누가 이런 짓을 한 걸까? 며칠 전 오픈하우스를 열었을 때의 고객 중 한명일까? 아님 그에게 특별한 원한이 있는 사람? 경찰은 아내인 코넬리아를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보는 가운데 도저히 모르겠다. 그렇게 얽히고 섥힌 등장인물들이 살인사건을 해결하려고 모여든다.


 번갈아 가며 각각 다른 등장인물의 시선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에 흥미롭게 읽어나간 소설이다. 남편의 바람을 알게 된 조세핀, 그리고 그녀의 동생이자 이 살인사건의 담당자인 엠마와 그녀의 남자친구 크리스토퍼, 코넬리아 오픈하우스의 담당자 벤자민과 헬레나. 심지어 엠마의 전 남친인 휴고도 등장하며 모두를 의심하게 만든다. 소설 중반에 들어서면 그녀의 집을 사겠다는 의문의 남자 헨릭칼손까지 나타나며 독자를 혼란에 빠뜨린다. 감춰진 진실의 실마리는 어디에 있는걸까? 등장인물들의 심리 묘사를 읽는 것만으로도 시간가는 줄 몰랐는데 그 속에서 범인까지 밝혀내려니 푹 빠질 수 밖에 없었던 소설이다. 어색함 없이 매끄러운 번역에 한결 더 빨리 읽어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빠른 속도로 달려왔기에 책 속에 그려진 반전이 좀 아쉽기는 했지만 이 또한 다음 시리즈가 기대되는 작품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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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니 2016-06-20 08: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기대가되는 작품이네요
구매리스트에 추가해야 겠습니다
^^

pepeto 2016-07-16 22:23   좋아요 0 | URL
제가 확인을 못해서 그렇지 꾸준히 찾아와주시는군요!
구매하셔서 읽으셨나요?

쭈니 2016-07-16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뇨 아직 구매는 못했습니다 ㅠㅠ
일단 리스트에 올려만 놨습니다
지금 사놓고 못 읽은 책이 너무 많아서 좀 천천히 구매 할까 합니다
마음 같아선 마구마구 사고 싶은데
주위 눈총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