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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상처 입으며 일한 당신에게 - 감정노동의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법
손정연 지음 / 팜파스 / 2016년 4월
평점 :
사람들이 일을하면서 가장 힘들다고 느끼고 퇴사까지 고려하게 되는 원인은 과다한 업무도 야근도 아닌 사람들 사이,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라고 한다. 어쩌면 우리 모두가 감정 노동자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최근 이마트 사태로 감정 노동자들의 어려움에 이목이 집중됐다. 직접적으로 고객을 상대해야하는 일이기에 최대한 자신의 감정은 숨긴채 고객 입장에서 서비스를 해야한다. 이러한 행동지침은 물론 업무상 필요하다. 그렇지만 그 한계는 어디까지란 말인가. 감정노동자 중 83%의 사람들이 고객들로부터 성희롱, 인격무시, 욕설, 폭행 등을 경험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무조건 참고 고객응대를 해야만 하는 것일까. 이런 불만이 많이 접수되고 이마트는 2014년부터 감정 노동자를 보고하기 위한 E-CARE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그러나 이러한 프로그램도 허울좋은 과시용이었다. 피해 사례를 접수했음에도 방관하고 오히려 가해하는 꼴이었다는 기자회견을 들었다.
이처럼 우리 사회의 감정 노동자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물론 일적으로 이런 상처를 받지 않는 것이 최선이겠지만 불가능한 일이기에 제대로 해소하는 방법이라도 배우고자 읽기 시작한 책이다. 책에서는 감정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들을 사례, 상처받은 감정과 객관적 감정, 감정순화의 방법, 실천 팁의 단계로 제시하고 있다. 또한 이 실천 팁들은 각각 난이도 강, 약, 중으로 나뉘어져 있다. 4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각각 수치심과 부끄러움, 분노, 슬픔, 그리고 두려움과 공포에 대해서 다룬다. 어떤 일로 인해 화가난다고 하더라도 화를 유발한 감정은 여러가지가 있을 것인데 목차별로 그런 감정들을 잘 분류해 놓은 것 같다.
특히나 요즘 갑을 관계가 대두되면서 '비참함으로 감정노동중인 당신에게'라는 제목이 눈에 띄었다. 정말 잊을만 하면 발생하는 갑질 논란은 사람들의 분노를 유발한다. 교수라는 지위를 이용해 학생들에게 말도 안되는 짓을 시키는가하면 아파트주민이 경비원을 폭행하기도 한다. 대체 누가 그들에게 갑이라는 지위를 주었는지 궁금할 정도이다. 책에서는 이런 비참함을 느낄 때는 '그런 사람도 있구나.'라며 긍정적인 사고로 수용하라고 조언한다. 사실 마음가짐으로 해결될 문제였으면 뉴스거리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느끼는 감정을 다 폭발시켜 대응할 수는 없지만 현실적인면에서는 빗나가는 조언 같았다.
이외에도 공포, 비굴함, 불쾌함 등 여러가지 감정소모의 사례를 제시하고 이를 환기시켜줄 방법들을 제안한다. 이러한 문제들은 기업과 사회가 어느정도 책임을 가지고 풀어나가야하지 않을까. 최근 서울시에서 감정노동자 인권 향상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한다는 기사를 읽었다. 소비자들에게 감정노동자들의 실태를 알려 그들의 인권향상을 위한 약속을 받는 실천적인 캠페인이다. 감정노동의 활동이 직무의 5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하는데 이는 고개만 돌려보면 내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하다. 내 부모님일수도, 형제자매, 친구일수도 있다. 그들 또한 내 지인이라 생각한다면 한결 나은 태도로 대할 수 있지 않을까. 책을 통해 완벽하게 쌓인 감정들을 해소할 수는 없지만 조금이나마 내 마음이 편할 수 있는 팁들을 제공해 유익했다. 불쾌한 감정들을 마주할 때 어떻게 인식해야하는지, 어떤식으로 조절하면 좋을지를 알려준다. 타인을 위해 그저 참으라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을 위해 감정을 다스리는 것이다. 사회생활에서 상처받은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