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그토록 가지고 싶은 문장들 - 책 숲에서 건져 올린 한 줄의 힘
신정일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16년 4월
평점 :
당신에겐 평생을 간직하고픈 한 문장이 있냐며 물어온 책. 그동안 책을 읽으며 좋은 문장들을 많이 만났다. 내가 처한 상황에 따라 그때 그때 눈에 들어오는 구절이 달랐기에 따로 적어둔 문장을 보면 그 때의 기억이 함께 떠오르기도 한다. 슬픔이 가득해 책을 찾았을 때는 책으로 부터 무한한 위로를 받기도 했고, 불안한 마음에 책을 폈을 땐 결국엔 다 잘 될거라는 강력한 응원 메시지에 에너지를 얻기도 했다. 그러나 한참 뒤 오래전 적어 놓은 글귀들을 다시 만날 때면 어떤 상황에서 이 문장을 발견하게 됐는지는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 '그 땐 이랬구나.'하며 행복한 과거를 추억하듯 웃음만이 남는다. 좋은 글에는 힘이 있다. 그러한 강력한 힘이 작용해 마음을 치유해준다.
그래서 이 책이 더 반가웠는지도 모르겠다. 작가가 되기 위해, 글을 쓰기 위해 한시도 손에서 책을 놓은 적이 없다던 저자 또한 그를 살아있게 해준 책속의 문장들을 엮어 책을 펴냈다. 책을 읽을 때 거의 목차나 차례는 한 번 훑고 지나가는 정도로만 보고 본문에 집중했었는데 이 책은 차례마저도 꼭꼭 눈여겨 봤다. 인상깊은 한 문장이 차례로 구성되어 있어 과연 어떤 책에서 나온 문장일까 생각해보기도 했고, '내가 읽은 책의 그 구절이구나!'라며 짐작이 가는 부분도 있었다.
물론 한 권의 책을 완독한 후에 그 속에서 나만의 문장을 뽑아내는 것도 좋지만 타인의 시선으로 한 작품의 명문장을 만나는 것도 충분히 의미있는 일이었다. 게다가 저자가 그 문장을 느꼈을 때의 느낌이라던가 저자만의 해석을 읽는 재미도 쏠쏠했다. 몇몇의 깊이 와 닿은 문장들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 땅 위엔 크고 작은 길이 무수히 나 있다. 그러나 그 모든 길 향하는 곳은 오로지 하나, 말을 타고 갈 수도, 차를 타고 갈 수도 둘이서 혹은 셋이서 갈 수도 있다. 하지만 마지막 한 걸음은 오직 홀로 걸어야 하는 것. 그러기에 아무리 괴로운 일이라도 스스로 하는 것 보다 더 나은 지혜나 능력은 이 세상에 없다. "
헤르만 헤세의 시 <홀로 서>이다. 이에 대한 저자의 생각도 마음에 쏙 들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수히 많은 사람들과 연을 맺으며 살지만 때론 놓아버린 인연에 꼬여버린 인연에 후회를 하기도 한다. 그러나 저자는 우연히든 필연적이든 만났던 모든 인연들을 소중히 해야한다고 말한다. 아마 그들이 없었다면 우리는 완전히 홀로 고독을 감당해야하기 때문이다. 결국 홀로서야 하는 인생에서 내가 스친 모든 인연을 귀하게 여기고 그로부터 배워야겠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 생각을 조심하라. 왜냐하면 그것은 말이 되기 때문이다. 말을 조심하라. 왜냐하면 그것은 행동이 되기 때문이다. 행동을 조심하라. 왜냐하면 그것은 습관이 되기 때문이다. 습관을 조심하라. 왜냐하면 그것은 인격이 되기 때문이다. 인격을 조심하라. 왜냐하면 그것은 인생이 되기 때문이다."
프랭크 아웃로의 말 또한 인상 깊었다. 말과 행동, 습관, 그리고 인격 모두가 하나의 연쇄작용을 일으켜 결국에는 내 인생을 결정한다는 말. 그렇기에 생각없이 내 뱉는 말을 조심해야 하며 습관적으로 하는 행동을 다시금 되돌아 볼 필요성이 있다. 내가 무의식적으로 하는 말과 행동 속에 어쩌면 내 미래가 담겨있을지도 모른다.
소개한 문장들 이외에도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문장들이 많았다. 이 책을 만날 수 있게 된 것은 정말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을 짧게나마 미리 만나볼 수 있어 좋았고 많은 사람들의 지혜와 통찰력을 엿볼 수 있었다. 두고두고 깨달음이 필요할 때마다 펼쳐 읽고 싶은 책이다. 저자를 살게한 문장들을 통해 나를 지키며 단단히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