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에어 네버랜드 클래식 26
샬럿 브론테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0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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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고교시절 음악,책,영화 등에 취향과 관심이 비슷한 친구가 있었다

처음 그 친구 집에 놀러가서 책장을 구경하다 제인에어를 발견하고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열렬하게 제인에어를 칭찬하는 친구 말엔 별로 공감을 못했다

축약본으로만 제인에어를 접했었던 내게,그 명성에 비해 별로 크게 다가오는 감동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좀 더 나이든 후에 800여장이 넘는 장편 완역으로  이 책을 접해보니 참 이제라도 완역으로 읽어보길 정말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알고 있던 내용과 줄거리는 사실 크게 다를바는 없지만 한문장 한문장 얼마나 주옥같은 구절들이 많은지!

제인 에어가 이렇게 매력적이고 훌륭한 작품이었구나.. 곳곳에서 보석들을 새로이 재발견하며 너무나 감동적으로 봤다

일찌감치 훌륭한 고전을 접하게 하려는 좋은 의도로 거의 모든 고전들이 축약본으로 나와있어 보통 제일 먼저 축약본을 접하게 되는데, 이 소설을 보고 나서 그런 점들이 참으로 안타깝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렸을때 본 제인에어는 못생긴 주인공, 다락방에 광기어린 부인을 숨겨둔 유부남을 사랑한 주인공, 불같은 열정과 너무 깊은 생각을 품은, 이해하기 힘든 인물... 이란 느낌을 받아 별로 매력을 못느꼈었는데, 지금 보니 스토리 자체도 신비롭고 흥미로울 뿐 아니라 등장인물들을 통해 드러나는 작가의 생각이나 신념들은 존경할만큼 훌륭해서 경외심을 갖고 보게 되었다

책을 보면서 가슴깊이 새겨넣고 싶은 훌륭한 문구들을 참 많이 만났다

요즘 이미 알고있다고 착각했던 고전들을 새로이 완역으로 만나면서 신대륙을 발견하듯, 새로운 즐거움을 많이 느끼는데, 제인에어에서 그 정점을 찍은 듯 하다

별로라던 생각에서 와! 하는 느낌표로 변했으니까 말이다.

원작의 진정한 맛을 음미하려면 제인에어는 꼭!꼭! 완역으로 읽어보라고 강력추천하고 싶다

꽤 두꺼운 책이었는데,아주 튼튼하고 짜임새있게 만들어져 어떤 손상도 없었고 쉽고 자연스러운 번역으로 몰입해 읽을수 있어 너무 좋았다

역시 네버랜드 클래식~! 아주 맘에 든다^^

민음사 제인에어도 탐나던데, 기회되면 그 책으로도 꼭 한 번 볼 생각이다

 

'내가 나를 사랑해 주리라,

외롭고 친구도 없고 부양해 줄 사람이 없다 해도 그럴수록 나 자신을 존중해 주리라.'

                                                                                                           - p59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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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아이들 길벗어린이 문학
이브 가넷 지음, 부수영 옮김 / 길벗어린이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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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온라인 책모임에서 소개받아 알게 된 책이다

가족 이야기를 좋아해서 일곱남매가 왁더글 덕더글 하며 살아가는 소갯글에 당장 흥미가 생겨버렸다

영국동화인데, 아직까지 내가 접해본 영국동화들과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런던근교 빈민가를 배경으로 해서일까.

영국하면 왠지 세련된 신사와 새침한 숙녀들,판타지 등이 떠오르는데, 이 동화는 꼭 미국의 <초원의 집>과도 같이 참 따뜻하고 정다운 느낌이었다

보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제목인 <골목길 아이들>이란 모두 한 집안의 아이들이다

런던근교 오트웰시의 원 앤드 스트리트 1번가의 러글스가에는 릴리로즈와 케이트, 쌍둥이 짐과 존,조,페그,윌리엄 이렇게 모두 귀여운 일곱남매들이 있는 것이다

청소부 일을 하는 아빠와 세탁일을 하는 엄마 사이에서 모든 게 많이 부족하고 넉넉치 못하지만 아이들은 정말 구김살없이 밝고 예쁘게 자라고 있다

엄마의 낭만때문에 갖게 된 이름이 너무 너무 싫지만 엄마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의젓한 살림밑천 장녀 릴리로즈.

항상 언니 것만 물려받아 불만이 많지만 영특하고 공부도 잘해서 엄마아빠의 자랑인 차녀 케이트.

갖은 모험을 동경해서 사고를 치는 듯 보이지만 그 속에서 점점 남자답게 성장해가는 귀여운 쌍둥이 짐과 존.

영화를 아주 좋아하는,내가 보기엔 형제중 가장 영리해보이는 헐리우드 키드 조.

울음소리가 일품인 우량아 윌리엄

이름에 대한 일화외엔 별다른 활약상이 적혀있지 않지만 분명 아주 귀여울 꼬마숙녀,페그

그리고 생각많은 유쾌한 아빠 러글러씨와 모든 일에 만능이며 시끌시끌한 집안을 한 손에 휘어잡고 잘 이끌어가는 수퍼우먼,러글스 부인~!

런던 빈민가의 소소한 작은 일상들을 아주 섬세하고 따뜻하게, 유쾌한 필치로 그려낸 멋진 동화다

이야기 마지막에는 아홉 대가족의 런던 기차여행기가 펼쳐지는데,

온 가족이 양손에 보따리 보따리를 들고 설레는 마음 한 가득안고 출발하는 광경이며

흥분에 가득차서 버나드 쇼의 멋진 퍼레이드와 시내구경을 하는 그들의 활기찬 모습이며

돌아올때 마지막 기차를 놓치지 않기 위해 시끌시끌 헐레벌떡 뛰는 가족들의 줄지은 모습들이 얼마나 정겹고 사랑스럽던지~

요즘은 찾아보기 힘들 영국의 그 옛날 그 시절을 들여다 보는 것 같아, 외국동화지만 참 가까운 느낌이 들고 공감도 많이 갔다

참 유쾌하고 따뜻한 가족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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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오 영감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8
오노레 드 발자크 지음, 박영근 옮김 / 민음사 / 199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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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다보면 많이 언급되는 이름중의 하나가 발자크다

지금 어떤 책을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발자크를 보고 있어요"라는 대답을 책 속에서 꽤 발견한 것 같다

어떤 작품을 썼길래.. 한 번 봐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얼마전에 아주 두꺼운 두 권의 민음사책을 봐서인지 페이지수에서 가볍게 생각하며 읽었는데 정작 읽는 시간은 전보다 훨씬 더 걸렸다

처음엔 반어적인 뜻으로 보이는 '고급하숙집' 보케르집에 대한 상세한 묘사가 지루하리만치 길어 진도가 나가질 않았다

어느 정도면 이야기속 배경이 눈앞에 그려지기 마련일텐데, 서두가 너무 길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소설속 두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고리오 영감과 젊은 학생 라스티냐크에 대한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전개되면서 서서히 빠져들어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발자크는 인물 재등장 기법을 사용했고 작품속에 수많은 인물들을 등장시킨걸로 유명하다던데.. 이 소설속에도 역시 파리에 사는 각계각층의 많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보케르 하숙집에 기숙하고 있는 출세와 야망의 화신 라스티냐크,

모든 걸 딸들에게 갖다바치는 답답하고 어리석고 측은하기도 한 고리오 영감을 비롯해서

의문의 신사 보트랭씨와 모녀같이 지내는 쿠튀르 부인과 빅토린양, 나중에 배신자로 낙인 찍혀 쫓겨나는 노처녀 미쇼노양과 푸아레 노인.

장삿속에 밝은 하숙집 주인 보케르 부인과 하인 실비, 크리스토프.

그리고 파리의 화려한 사교계속 인물들..

사치와 허영,내연남에게 미쳐 불쌍한 아버지의 희생을 뻔뻔하게 강요하는 고리오 영감의 두딸 레스토 백작부인, 뉘싱겐 남작부인과 냉혹한 두 사위들

사교계의 중심에 있는 보세앙 부인 등등...

이 시기의 파리풍속은 참 이해할 수 없는 면이 많다

프랑스 대혁명 이전의 파리궁정을 보며 참.. 정말 부패했었구나 생각했었는데, 비단 궁정뿐만이 아니었구나 싶다

온 파리 시내 전체가 질퍽질퍽한, 거대한 진흙구덩이 같다

부부가 각자 애인을 두는 건 당연한 거고 애인때문에, 사교계에서의 체면때문에 어마어마한 액수의 빚을 지고 살며 젊은 남자들은  출세하고 돈을 얻기 위해 돈많은 부인들을 유혹하고 도박장을 제 집 드나들듯 드나든다.

이런 파리사회가 너무 싫고 이해안되다보니 이런 사회에 순응하며 당연한 듯 살아가는 인물들이 다 맘에 안든다

지식인이며 최소한의 인간도리를 갖고 있는 라스티냐크조차도...

편지로만 잠깐 등장하는 라스티냐크의 어머니와 누이동생들이 그나마 좀 비중있게 다뤄졌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고리오 영감의 부성애라는 건.. 과연 이것이 맞는 걸까.. 끝없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두 딸들의 물주이자 스토커 같기도 하고 종놈같기도 한 이 영감은 참으로 답답하고 한심하고 어리석어 읽는 동안 자꾸 가슴이 답답해졌다

그래도 종반부에 죽음을 앞두고 의식의 혼돈속을 헤메며 딸들에 대한 자신의 사랑과 진실을 알고 있음을 고백할때는 눈시울이 시큰해졌다

방법은 잘못돼도 한참 잘 못됐으나 아버지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그런데 아버지가 죽는 순간까지도 끝끝내 그 딸년들은...!!

끝없이 자신을 내던지고 파헤쳐 자식들만을 생각했건만 그토록 비참하고 초라한 마지막이라니.... 

인생이 이런건가 싶은 게 마음이 휑하고 황량해지는 것 같았다

많은 여운을 남기는 끝부분, 라스티냐크의 독백과 행동은 무얼 의미하는 건지 요리조리 생각해보지만 쉬이 답이 나오지 않는다..

읽을때는 참 답답하고 한숨만 나오더니만, 다 읽고 나니 이런저런 내용들이 하나둘씩 떠오른다

함께 공감할 수는 없었지만 어딘가 모르게 인상적인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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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을 나온 암탉 - 애니메이션 그림책
황선미 지음, 오돌또기 그림 / 사계절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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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유명한 동화책이라 언제한번 꼭 읽어봐야지 했던 책인데, 다른 많은 책들에 밀려 아직 보지 못했었다

근데, 요즘 독서록을 열심히 쓰고 있는 큰 아이가 학교에서 이 책을 빌려와 보고 있기에 같이 보게 되었다

읽으려고 했던 책은 장수가 꽤 많은 책으로 기억하는데, 이 책은 애니메이션 그림책 형태로 초등 저학년이 보기에 적당한 수준으로 나와있다

애니메이션 그림책이어선지 깔끔한 그림이 먼저 한 눈에 쏙 들어온다

그런데 긴 내용을 짧게 요약해선지 줄거리를 읽는 듯하여 원래의 감흥이 덜하지 않았나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한 문장에서 다음 한 문장으로 넘어가기까지 세세한 많은 얘기들이 있었을 것 같은데...

아무래도 원래의 긴 동화로 다시 한 번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든다

가벼운 내용은 아닐거라 어느정도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책을 접해보니 상상했던 것보다 더 심오한 내용이 담겨있는 듯 하다

냄새나고 더러운 양계장안에 좁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매일매일 주는 사료를 받아먹고 생명력없는 알을 낳으며 사는 하루하루...

뭔가 원대한 꿈을 꾼 것도 아니었고 잎싹은 그저 문밖으로 보이는 마당에 사는 동물들처럼 조금더 자유롭게, 생명체답게 살고 싶었던 것뿐인데..

밖에 나가 외롭고 힘든 방랑의 삶을 살며 얼마나 힘들었을까..

자신의 아이를 낳고 사랑하며 키우고 싶은 모성을 모르는 바가 아니기에 의인화된 잎싹의 간절한 소망에 공감이 되고 너무 가슴이 아팠다

무엇보다 끝마무리가 너무 슬퍼서..  여운이 많이 남는다

아카시아 꽃잎같은 새하얀 눈발.

사랑하는 초록이를 더 큰 세상을 향해 떠나보내고 굶주린 새끼들을 둔 어미족제비에게 체념과도, 희생과도 같은 마지막 말을 건네는 잎싹.

동화는 행복한 결말이 좋다고 많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 같으나 개인적인 생각으론,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내 어릴적,오스카 와일드의 <행복한 왕자>를 보고 가장 오래, 가장 깊이 마음속에 그 감동이 남았던 것처럼, 이 이야기도 요즘 어린 친구들에게 오래오래 기억되리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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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브데트 씨와 아들들 1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95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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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영미문학을 많이 봤던 내게 이 소설은 새로운 경험이다

터키를 배경으로 한 터키 작가의 작품이다

총 3부로 되어있는데, 1권엔 1부와 2부의 일부가 실려있다

1부엔 모슬렘 상인으로서 제법 자수성가한 제브데트 씨의 긴 하루일상이 담겨있다

그시절 엘리트 코스였던 군의학교를 나온 형과는 달리, 안좋아진 가정환경 때문에 공부를 많이 하지 못하고 집안일을 돕다가 조금씩 자기 사업을 시작해 청년시절에 제법 성공에 다가선 제브데트 씨.

조금씩 변화해가고 있던 터키에서 부와 전도유망한 미래를 가진 제브데트 씨는 그나라 최고 권력층인 한 파샤의 딸과 약혼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차근차근 신분상승을 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듯이 보이는 제브데트 씨의 내면은 어딘지 모르게 불안정하다

아침을 마뜩챦은 악몽으로 시작해서 사업장에선 뜻대로 되지 않는 일로 인해 고민을 하고, 무엇보다 자신을 비웃으며 조롱하는 형에 대해 갖고 있는 열등감, 죄책감.책임감..

쉴틈없는 일상들과 복잡한 생각,생각들이 제브데트 씨의 마음을 어지럽힌다

그래도 행복한 가정과 부유한 사업을 삶의 최고 목적으로 삼고 현실적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제브데트 씨.

2부는 어느덧 삼십여년의 세월이 흐른 뒤의 이야기다

제브데트 씨의 가정은 그가 계획했던 대로의 모습이다

아내 니갼과 사업을 이어받아 일하고 있는 두 아들,아버지의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는 딸 아이셰.

여러 인물들의 관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긴 하지만 2부의 주인공들은 둘째 아들 레피크와 그의 친구들이다

공과대학을 나와 엔지니어로 일하면서도 그들은 아직 발견하지 못한 삶의 무언가를 찾아 헤메고 있다

부유하고 안정적인 삶을 최고로 여기며 그를 위해 살던 제브데트 씨와 이 청년들의 가치관이 묘한 대비를 이룬다

아름다운 아내와 귀여운 어린 딸을 둔 행복했던 가장 레피크가 어느날 갑자기 자기 인생이 뭔가 궤도를 이탈했다고 느끼며 새롭게 살아보기 위해 방황하면서 1권은 끝을 맺고 있다

사실..  재밌지는 않다

터키라는 이국적인 배경에 끌릴 뿐.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작품인데, 그냥 심드렁하다

내 수준이 낮은 건가 싶지만.. 이건 그냥 취향의 문제인 것 같다

나는 재기발랄하고 유머가 넘치는 그런 문체가 좋다

그래도 시작했으니 끝을 봐야겠지.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듯한 느낌도 싫지는 않으니, 다음 권으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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