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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이웃 이야기 ㅣ 동화는 내 친구 65
필리파 피어스 지음, 햇살과나무꾼 옮김, 고경숙 그림 / 논장 / 2011년 8월
평점 :
최근 읽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책에서 '우리 이웃 이야기'를 알게 되었다
이불속에서 이 이야기를 읽고 문득 애니메이션의 한계를 느껴 서글퍼졌다는...
대체 어떤 이야기길래? 궁금함이 커져 보게 된 책이다
워낙 단편이 모아진 책을 좋아하는 이유도 있다
필리파 피어스. 유명한 작가지만 아직 한번도 접해보지 못했었다
어떤 스타일의 작품들일지...
책을 펼치면서 처음 접하는 작가이니만큼 기분좋은 설레임이 함께 했다
책에는 '우리 이웃 이야기'를 비롯해 총 8편의 단편들이 실려있었다
'우리 이웃 이야기'는 10여 페이지의 짧은 단편으로 맨앞에 실려있었는데, 미야자키 하야오가 이 이야기에서 어떤 느낌을 받고 그토록 서글퍼졌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조금 알것 같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단편들 분위기가 꼭 수묵화같았다
아직 먹이 다 마르지 않은,그려진 직후의 수묵화말이다
이렇다할 큰 사건이나 화려한 설정도 없고 우리 일상에서 흔하게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인데..
그저 그런 이야기들을 그냥 담담히 끄적여놓은 것 같은데.. 왠지 뭔가 묘하게 감성을 건드린다
처음엔.. 뭐지..? 좀 허무하고 밍밍한 느낌이다가 시간이 조금 지나면서 한지에 먹 스며들듯 어떤 아련한 감정들이 마음속에 서서히 차오르는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는 프레시와 목초지에 있던 나무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어떤 상식,의무감과 자연적인 본능사이에서 마음속에 작은 갈등을 해본 경험이 어린시절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곧 어항에 담겨 자유를 잃게 될 민물조개 프레시가 자꾸 마음에 걸리는 댄..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낯선 감정이었지만 어떤 생명에 대한 근원적인 연민을 느낀걸까?
아이는 한밤중 몰래 집을 빠져나와 강으로 향한다
아이의 마음에 공감이 되면서 어쩜 이렇게 섬세하게 잘 그려냈을까.. 감탄스러웠다
'목초지에 있던 나무'는 여운이 참 아릿하게 오래남는다
또래와 다를바 없는 평범한 소년 리키가 친구들과 함께 개구쟁이 짓을 하고 난 후, 자기방 창에서 보이는 낯선 풍경 - 커다란 느릅나무가 없어진 휑한 목초지 -에 까닭모를 슬픔을 느끼며 혼자 잠이 드는...
처음 접해본 필리파 피어스의 작품들은 참 묘하게 사람 맘을 끄는, 여운이 오래 남는 이야기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