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 (무선)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4
제인 오스틴 지음, 원영선.전신화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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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오스틴 원작의 영화는 많이 봤는데, 책으로 읽기는 <오만과 편견>에 이어 두번째다

정말 섬세하고 아름다운 작품들인데 그녀가 좀더 오래 살아서 (마흔 둘에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더 많은 작품들을 남겼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설득>은 제인 오스틴의 마지막 작품이다

<오만과 편견>의 여주인공 엘리자베스가 거침없고 당당한, 톡톡 튀는 매력이 있는 여성이었다면 <설득>의 앤 엘리엇은 좀더 섬세하고 정적이며 온화한 여성이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설득>은 <오만과 편견>보단 좀 덜 극적이지만 작가의 마지막 작품이라 그런지 확실히 원숙하고 차분한 느낌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어려서는 신중하게 행동하도록 강요받은 앤 엘리엇이 나이 들면서 로맨스를 배워가는 과정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내고 있는데, 어렸을적 옳지 않았던 설득을 따라 떠나보냈던 연인을 8년후에 다시 만나 진실함으로 오해를 풀고 다시 사랑을 되찾는다는 내용이다

언뜻 마주치는 눈빛과 의미심장한 표정,몸짓,대화들. 살짝 스치는 듯한 짧은 만남들...

요즘같이 자극적인 이야기가 많은 세상에 어찌보면 밍숭맹숭할 수 있는 이런 섬세함들이 가슴을 설레게 하고 콩닥거리게 한다는 건 참 신기한 일이다..

아니, 어쩌면 그래서 더 그런건지도..^^

요즘 음악에 비하면 훠~얼씬 리듬감 떨어지는 고전 음악이 오랜세월 꾸준히 사랑받는 것 처럼 말이다

<오만과 편견>의 뒷이야기가 너무 없어 아쉬웠던 것처럼 이 작품 역시 앤과 웬트워스 대령의 결합 그 후 이야기가 너무 짤막하게만 언급되어 있어 아쉽기 그지 없다

다음 얘기가 나올 가능성이 전혀 없으니 별수없이 빈약한 내 상상력에 의지할 수 밖에~

 

인상깊은 구절_

(웬트워스 대령을 염두에 두고 앤이 마음을 열정적으로 쏟아내는 이 부분, 정말 감동이었다!)

"제가 여자들을 위해 주장하는 특권이란..  더이상 대상이 존재하지 않아도, 희망이 사라져버린 뒤에도, 여자는 남자보다 더 오래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_ p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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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성 ㅣ 까치글방 아르센 뤼팽 전집 3
모리스 르블랑 지음, 성귀수 옮김 / 까치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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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괴도 루팡과 셜록 홈즈를 굉장히 좋아했었다

영국과 여러모로 경쟁구도에 있던 프랑스에서 그당시 최고의 인기와 유명세를 구가하던 셜록 홈즈에 대항하고자 루팡이라는 인물을 만들어내고 국민들이 그에 열광했다는 것을 그땐 전혀 몰랐었다

그래서 소설 루팡속에 나오는 셜록 홈스가 진짜 셜록 홈즈라 생각했고 소설내용대로 괴도루팡이 셜록 홈즈보다 한 수 위라 생각했었다

루팡이 더 좋은가, 홈즈가 더 좋은가 나름 진지한 고민도 많이 했었는데~^^

그래도 어린 나이엔 불가능한 것이 없는 신같은 존재, 결코 실패하는 법이 없는 신출귀몰한 루팡이 얼마나 멋있어 보이던지~!

셜록 홈즈보다 루팡을 조금 더 좋아했던 것 같다^^

그런데 어른이 되어 완역본으로  다시 만난 루팡은 예전과 달리 나에게 적쟎은 실망을 안겨주었다

먼저 읽었던 셜록 홈즈 완역판은 어렸을때만큼 재밌게 보고 오히려 더 매료됐는데, 루팡은 도를 넘는 너무나 허무맹랑한 모험담에 도통 흥미가 생기질 않는거다

기암성은 루팡시리즈 중에서도 특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꽤 재밌게 봤던 편인데, 다시본 소감은..그냥, 그저그랬다는..

셜록 홈즈의 팬으로써, 비슷하게 이름을 도용해 루팡보다 한수아래의, 멍청이 탐정 정도로 우습게 그려낸 것에 관해선 분노마저 느껴졌다.

좀 찌질하단 생각도 들고... 

그러니까 셜록 홈즈처럼 세계적인 시리즈가 되지 못한 거겠지..

이야기의 뒷부분, 기암성의 신비스런 비밀을 파헤쳐가는 부분에선 마치 눈에 보이듯 세밀한 묘사에 상당히 매료되긴 했지만 먼저 실망한 마음을 역전시키진 못했다

이야기끝도 어느 정도 예상되는 결말이라 너무 시시했고..

내게 있어 괴도 루팡은, 그냥 어릴적 영웅의 기억으로 남아있는 게 더 좋았을 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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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다른 골목의 추억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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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요시모토 바나나의 에세이 같은 단편 다섯편이 실려있다

유령의 집, 엄마!, 따뜻하지 않아, 도모 짱의 행복, 막다른 골목의 추억.

<도모 짱의 행복>을 제외한 나머지는 꼭 작가의 경험담같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꼭 그런거 같진 않고 그냥 에세이의 형식을 빌림으로써, 더 진정성을 어필하려는 것 같기도 하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은 처음 접해보는데, 소설속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이나 기분을 이미지화해서 독자에게 전달하려는 듯한 추상적인 문구가 많아서인지 약간 어렵기도 하고 이해하기 힘든 구석도 있었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꼭 이책의 표지처럼 맑고 투명한 하늘같았다

쉽게 잊혀지지 않을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나 갑자기 당한 테러,기막힌 실연,상처 등의 내용이 이야기 속에 큰 비중을 차지함에도 불구하고 글의 전체적인 느낌은 암울하지 않고 밝은 햇살이 비치는 가을오후의 창가같으니 참 신기한 책이다

개인적으론 책제목을 대표한 다섯번째 단편 <막다른 골목의 추억>이 가장 좋았다

대학 4년동안 사귄 연인과 약혼을 하고 미래 결혼생활을 설레임으로 기다리던 행복한 미미에게 어느날 갑자기 휘몰아친 실연이라는 상처.

그것도 자기보다 더 사랑한 사람을 만났다는 이유로 일방적으로 헤어짐을 당하는 상황.

거기다 빌려준 꽤많은 액수의 돈은 돌려받지도 못했고..

둥글둥글 행복한 환경에서 무난한 인생을 살아왔던 미미에게 이 얼마나 마른 하늘에 날벼락같은 일인지..

살면서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시련이지만, 그러니까 소설속에 식상하리만치 많이 등장하는 위기내용이지만 참 인상적이고 맘에 들었던 건 그에 대한 미미의 대처방식이었다.

뭔가 거창한 다짐이나 행동을 한 것도 아니고, 그냥 정적이고 수동적으로 대처하는 듯이 보이지만 서서히 현재의 상황을 받아들이고 긍정적인 생각의 전환을 하며 앞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잔잔한 과정이 흐뭇하기도, 후련하기도 했다

지금의 내가 싫지만 그렇다고 아직까지의 나를 부정하고 싶진 않다는 미미의 말이 참 멋지게 다가왔다

보통 힘든 상황에선 후회하고 자책하면서 많은 걸 부정해버리곤 하니까 말이다..

같이 있기만 해도 몸이 따스해지고 기분이 밝아지곤 한다고 미미가 표현하던 니시야마란 인물이 기억에 남는다.

한 번 만나봤으면 좋겠다 할 정도로~^^

인생이라는 거대한 흐름속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갖가지 사건,시련,괴로움들도 결국은 지나가게 마련이고 큰 흐름에 휩쓸려간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책이었다

넓은 세계를 여행하면서, 또는 높은 하늘에서 점같이 작은 세상을 내려다보며 느낄수 있을만한 값진 것들을 이 책을 통해 비슷하게 느꼈다면 너무 과장일까나..^^ 

 

* 좋았던 구절들-

몸도 따스해지고 기분도 밝아졌다

앞으로의 인생에 멋진 일이 아주 많을 거라는 기분마저 들었다

게다가 그것은 들뜬 기분이 아니라 무척 고요하고 여유로운 물결이었다

아. 좋다. 이 사람과 같이 있기만 해도, 딱히 내 것이 아니어도 괜챦다

공원에 아름드리 나무들이 있고 모두가 그 아래에서 휴식을 얻지만, 그것은 누구의 것도 아니다           - p 204

 

그리고 돌아갈 곳이 있는 나, 낙담하고 절망하는 것은 어차피 놀이였다     - p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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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되는 그리스로마 신화 ㅣ 공부가 되는 시리즈
글공작소 지음 / 아름다운사람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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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나 에세이,만화,심지어는 음악관련 서적에 이르기까지 내가 본 많은 종류의 책속에 그리스 로마 신화가 있었다

비유적으로 쓰이기도 하고 그리스 신화를 모티브로 탄생된 작품도 있었고 클래식을 감상하는데 그 느낌을 언급하기도 하고.. 

그럴때마다 항상 그리스 로마신화를 한 번 읽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었다

모든 공부에 기본바탕이 중요하듯,기본적으로 그리스 로마신화를 알고 이해한다면 더욱 깊이있게,즐겁게 독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워낙 방대한 내용에, 관련서적도 엄청나게 많다보니 책을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다

전문가가 저술한 다섯권짜리 그리스 로마신화에 마음이 기울었었지만.. 보다가 지칠것같아 엄두가 안나서 일단은 간략하게 큰 줄기를 이해할수 있는 책을 고르자해서 선택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그런데, 정말이지 나에겐 탁월한 선택이었다

<공부가 되는...>이라는 제목답게 그리스 로마신화를 체계적으로 이해하기쉽게,그러면서도 재미있게 알려주고 있다

멋진 명화들이 거의 매페이지마다 실려있어 (그리스 로마 신화가 예술가들에게 얼마나 큰 영감을 줬는지 새삼 느낄수 있었다..) 책읽는 재미를 더하고, 신화에서 파생된 실생활의 상식들이 친절하게 함께 실려있어 아하~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아마도 방대한 양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겠지만 그래도 200여 페이지의 책을 보는동안 그리스 로마신화의 거대한 줄기를 이해하는데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

수없이 많은 등장인물들과 길고 어려운 이름들, 복잡한 족보,너무나도 다양한 이야기들로 자칫 머리가 복잡해질 수 있으니 쉬엄쉬엄 천천히 읽어보기를 권한다^^

우리 아이가 좀 더 크면 쉽고 재밌게 읽을수도 있고 더불어 유익한 공부도 될테니 여러모로 잘 구입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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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 작은 집 창가에 ㅣ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3
유타 바우어 글.그림, 유혜자 옮김 / 북극곰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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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작은 집 창가에 작은 아이가 섰는데,

 토끼 한마리가 뛰어와 문두드리며 하는 말.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포수가 빵 쏘려고 해요

 작은 토끼야. 들어와 편히 쉬어라~>

처음에 책제목을 보고 바로 이 동요가 생각났다

어디서 배웠더라...

알고 있었지만 기억 한켠에 조용히 숨어있던 예쁜 동요가 생각나니 순간 마음이 따스해지고 그리움이 몰려왔었다

그런데 어?.. 동화책을 한장 두장 넘길수록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글이 동요가사 그대로인게 아닌가?

아하, 이렇게 간단하고 친근한 동요로도 요로코롬 아름답고 따뜻한 동화가 탄생할 수 있구나.. 놀라우면서도 너무 재미있었다

숲속 작은 집, 굴뚝으로 연기가 모락모락 솟아오르는 작은 집엔 착한 노루 한마리가 산다

외떨어진 곳이라 경계심이 많을 법도 한데,눈덮인 추운 겨울날 사냥꾼에 쫓겨 도움을 요청하는 토끼에게 노루는 얼른 문을 열어 반갑게 맞이해준다

따스하게 지친 토끼의 손을 잡아주는 노루..

그리고 다음에 찾아오는 여우.

여우가 찾아오는 때는 봄이나 여름인 것 같다

마찬가지로 사냥꾼에 쫓겨 문을 두드리는 여우에게도 얼른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노루.

이미 함께 살며 친해진 토끼가 여우가 왔다는 사실에 두려움에 떠는 듯이 보이나 노루는 토끼에게 자상한 말로 설득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결국엔 여우와 손을 맞잡아 친구로 받아들이는 토끼~

그 다음 장면은 낙엽이 깔린 어느 가을날.

이번엔 사냥꾼이 배가 고파 죽겠다며 숲속 작은 집 문을 두드린다

토끼와 여우뿐만 아니라 주인인 노루에게도, 총을 든데다 사나운 사냥개를 데리고 있는 사냥꾼은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가!

그런데도 이 작은 동물들은 사냥꾼을 그냥 모르는 체 하지 않는다

포근한 사랑으로 받아들여 함께 손을 맞잡는다

그리고 따스한 식탁에서의 맛있는 식사~!

이 동요속에 이렇게 심오한 뜻이 숨어있다니......!

찬찬이 들여다보다보니 이 얼마나 아름답고 평화로운 이야기인지~  정말 감동스러웠다

날씨도, 경제도, 인심도 꽁꽁 얼어붙다시피한 너무나 추운 요즈음, 마음깊은 곳을 따뜻하게 사르르 녹여주는 듯한 너무 아름다운 동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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