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브데트 씨와 아들들 2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96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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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취향엔 별로였지만 이왕 1권을 읽었으니 마저 읽어야지 하는 맘으로 나름 열심히 읽고 썼던  리뷰가 어쩌다보니 날아가버렸다..

아, 이 허탈감이란...

의무감같은 마음에서 힘들게 읽고 쓴거라 더 그랬다..

며칠 지난채 그냥 놔뒀더니 이젠 내용마저 가물가물하다..

작가의 담담한 문체만 기억에 남을뿐.

한 가족의 이야기면서,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갖고 저마다의 인생을 살아가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다

2권은 2부 일부와 3부로 되어있는데, 인생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 숱하게 고민만하던 외메르가 실제로 일탈을 실행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집을 떠나 친구 외메르가 철도공사하는 곳으로 가서 혼자 책을 읽으면서 생활하는 외메르.

남자들은 참 좋겠네. 어린 아기는 아내에게 떠맡긴채 그냥 휭 떠나버리니..

그의 아내 입장에 서게 되며 왠지 곱게 보이질 않는다

누구나 인생이라는 것에 대해 고민하게 마련이지만 현재 처한 위치,상황,책임감을 저버리기가 쉽지 않은데..

역시 부잣집 아들이구나 싶다

아버지는 안락한 가정이라는 목표를 위해 앞만 바라보고 열심히 땀흘리며 살아왔고 그 부유한 토대위에서 나고 자란 자식들은 배부른 고민을 하고 평범함과는 좀 다른 인생을 살고자 하는 것이... 어디를 막론하고 우리네 인생이 참 비슷하단 생각이 든다

주로 레피크의 고민과 삶이 그려지는 2부에 이어 3부에서는 화가인 아흐메트 -레피크의 아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아흐메트의 생활을 보여주며 앞에 나온 인물들의 그 이후 삶을 넌지시 알려주는 식이다

터키의 한 가족사를 통해 '인생'이라는 것에 대해 담담히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읽을때는 너무 싱거운 일상 이야기에 흥미라곤 조금도 생겨나질 않더니 이렇게 리뷰를 쓰다보니 그래도 뭔가 얻은 게 있긴 있는 것 같다.

그래도 내 취향엔 너무 심심하고 재미없었다

소설이 어느정도는 드라마틱하고 소설다워야지, 이런 지루한 일상의 나열은 좀 그렇지 않나 말이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라 기대했었는데, 솔직히 좀 실망스러웠다

얼마전 본 예전 노벨문학상 수상작 - 노인과 바다, 쿠오 바디스 -은 정말 대단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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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왕자 네버랜드 클래식 17
오스카 와일드 지음, 마이클 헤이그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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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읽었던 수많은 동화중에 '행복한 왕자'는 내게 참 깊은 인상을 남긴 동화였다

유일하게 슬픈 이야기도 아니었는데, 유독 가슴을 아릿하게 하고 자꾸자꾸 생각났던 것 같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간단히 축약된 건데도 그랬다

성인이 되어서 제일 먼저 찾아본 동화도 바로 '행복한 왕자'다

내용이 가물가물했지만 어렸을때 받은 감동을 잊지 못해 손에 든 오스카 와일드 동화집.

다시 읽은 '행복한 왕자'는 예전의 감동과 더불어 귀여운 제비로 인한 즐거움까지 선사해주었다

허리가 날씬한 갈대 아가씨에게 반해 곁에 머물다 아무 말없는 새침함에 마음상해 곁을 떠나기도 하고,

왕자가 흘린 눈물때문에 제 몸이 다 젖었다며 투덜대기도 하고, 왕자 부탁에 이리저리 구실을 대며 고고하게 튕기기도 하고..^^

하지만 결국에는 아름다운 마음씨에 반해 왕자를 사랑하게 되어 자기 목숨이 다할때까지 끝까지 그 곁을 지키는 제비..

긴 분량은 아니었지만 어린 마음에 주었던 감동을 고스란히 되살려주는 이야기였다

그리고 "네가 나를 너의 정원에 받아들이고 놀게 해 주었나니, 오늘 너는 나의 정원으로 가게 되었노라. 그곳은 천국이니라." 

하얀 꽃이 만발한 나무 아래 평화롭게 깊은 잠에 빠진 거인의 모습이 잔상에 남는 정말 아름다운 이야기. '욕심쟁이 거인'

참된 사랑을 위해 가슴의 피가 모두 빠져나가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노래를 부르다 죽어간 새. '나이팅게일과 장미'

한 친구의 어리석은 헌신, 한 친구의 뻔뻔한 이기심에 너무 화가 났던, 그럼에도 뭔가 자꾸 생각하게 됐던 '진정한 친구'

독특한 상상력, 음울하고 신비스러운 분위기, 동화같지 않았던 동화 '어부와 그의 영혼'......

오스카 와일드의 작품들이 풍기는 느낌은 참으로 독특하다

예상했던 결말로의 큰 길이 아니라 항상 마지막에 자그마한 곁길로 쑥 빠져버리며 그곳에서 그렇게 끝을 맺는다

그리고 이야기 분량보다 더 긴 여운을 남긴다..

허를 찌르는 끝맺음이 인상적이어서 더 기억에 남는 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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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지기
헨리크 솅키에비치 외 지음, 김은영 옮김, 김순효 그림 / 작은키나무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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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오바디스를 읽고 헨리크 시엔키에비치의 다른 작품을 찾다가 '등대지기'라는 단편소설을 보려고 보게 된 책이다

등대지기는 폴란드의 국어책에 실릴 정도로 폴란드 국민들이 사랑하는 작품이라 한다

오랫동안 외세의 압력에 시달려 비탄과 절망에 빠진 자국민들에게 작가는 쿠오바디스, 크미치스,등대지기 등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는 훌륭한 작품으로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주었다고 한다

전쟁에 나가있는 폴란드 젊은이들은 헨리크 시엔키에비치의 작품을 하나씩 다 갖고 있을 정도였다고..

독일 젊은이들은 데미안을 하나씩 품고 전쟁에 나갔다더니.. 문학의 힘이 얼마나 큰지 새삼 느끼게 된다

파나마 해안에 있는 작은 섬에 외로이 서있는 등대.

주인공 스카빈스키 노인은 오랫동안의 험난한 방랑생활 끝에 조용한 평안을 누리고자 이 외딴 안식처에 등대지기로 오게 된다

사람을 거의 볼수 없고 지루하고 단순하기 짝이 없는 일이었지만 노인은 자신이 항상 꿈꿔오던 조용한 삶에 행복을 느끼며 차츰 자연으로 동화되어 가는데...

어느날 폴란드 모국어로 씌어진 유명시인의 시집이 우편으로 배달되어 오며 고향조차 잊은채 잠잠히 지내던 노인의 영혼은 송두리째 흔들리게 된다

'그가 마지막으로 조국을 본 것은 40년 전이었으며, 모국어를 들은 지가 얼마나 되었는지는 오직 하나님만이 알 것이다. 그런데 지금 그의 모국어가 홀로 그에게 왔다. 지구 정반대편에 있는 그를 찾아내 바다를 건너서 왔다. 너무도 아름다운 그것이!'

아름다운 조국을 노래한 시를 읊조리며 스카빈스키 노인이 느끼는 감동과 전율이 서정적인 문체를 통해 나에게도 오롯이 전해졌다

일제시대의 한글말살정책도 생각나면서 모국어의 중대한, 소중한 의미를 다시 느끼게 됐다

너무 아름답고 감동적인 작품이었다

우리나라의 역사와 참 많이 닮아있는 폴란드여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시집을 소중히 가슴에 품고 배에 오른 노인은 그후 조국을 향했겠지.

연로하고 가난한 노인인데, 과연 사랑하는 그의 나라 품에 무사히 안겼을까..

그 땅을 밟고 두 손으로 만져보게 될때 노인이 느낄 감동은 대체 얼마만한 크기일까..

뒷이야기를 마음속에 그려보게 된다.

소설 분량보다 더 많은 여운을 남기는 작품이다..

헨리크 시엔키에비치의 단편들과 역사소설 등 다른 작품들이 꽤 많던데, 우리나라엔 많이 소개되지 않아서 너무 아쉽다

꼭 읽어보고 싶은데.. 

어떻게 누구든지 출판 좀 해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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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브러햄 링컨 - 1940년 칼데콧 상 수상작
에드거 파린 돌레르.인그리 돌레르 글.그림, 정한결 옮김 / 미래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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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신간으로 나왔을때 눈여겨보던 책이었는데, 어찌어찌 잊고 있다가 운좋게도 요즘 반값 세일하는 책들 중에 발견했다

얼마나 기쁘던지~^^

숨겨놨다 잊고 있던 보물을 우연히 다시 찾아낸 기분이랄까^^

'초원의 집' '달구지를 끌고' 같은 예전 아날로그 시대 배경의 책들을 좋아해선지, 미국 초기시대의 순박한 그림들이 가득한 이 책에 그냥 보자마자 호감이 갔었다

게다가 정말 존경하는 인물, 에이브러햄 링컨 일대기라니~

칼데콧상 수상작이라는 데, 깔끔하고 정감있는 풍의 그림도 참 좋았고

링컨의 실제 일화를 비교적 상세히, 재미있는 이야기로 엮어놔서 즐겁게 볼 수 있었다

보잘것없는 산골 가난한 환경에서 나고 자라 미국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대통령으로 남기까지.. 

그 스토리가 정말 교훈적이고 감동적이었다

남북 분단후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평화를 사랑하고 진정 나라를 생각하는 지도자가 있었다면,

이렇게 정직하고 지혜롭고 용기있는 지도자가 있었다면 아마도 진작에 통일이 되지 않았을까...?

노예문제로 남북이 갈라진 상황에서 다시 한 나라로 뭉치기 위해 어려운 결단을 내리고 용기있게 추진해 나가는 모습, 

거만한 정부관리들을 겸손하게 대하되, 재치와 유머로 점쟎게 나무라며 이끌어가는 모습,

참전한 병사들을 아버지같이 따뜻하게 보듬는 모습,

전쟁이 끝난 후 많은 사람들의 의견처럼 남부에서 보상받으려고 하지 않고 너그럽게 한나라로 포용하는 모습.

이것이 진정 존경할만한 참지도자의 모습이 아닌가 싶다

미합중국 대통령으로서의 자신을 받아들이지 않고 반기를 들어 맞선 남부 사람들이 아무래도 사람이기에 미운 마음이 들었을텐데.. "아무에게도 악의를 돌리지 말고 모두에게 선의를 베풀어야 한다"는 대인배의 모습을 보니 정말 큰 그릇이었구나 싶다

미국은 대통령 취임할 때 성서에 손을 얹고 맹세를 하던데, 에이브러햄 링컨이야말로 그 약속을 성실히, 믿음직스럽게 끝까지 지킨 대통령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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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김만수`라는 캐릭터가 마음에 남습니다 가족에 대한 사랑과 책임으로 쉽지 않은 현실속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그의 삶의 현대인의 슬픈 자화상인 것 같아 마음이 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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