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다. 

예전에 연말이면 괜시리 설레이고 들떴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런 느낌은 사라졌다. 그저 덤덤히 연말을 맞이하고 또 한해가 저물어 감을 그리고 또 한살을 먹는 허무함에 휩싸인다. 

연말이다. 

한해의 끝을 얘기한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새로운 한해가 오고 있음을 의미한다. 

연말이다. 

갈림의 시간이다. 이제 이 연말을 기점으로 누군가는 환희/기쁨/유쾌함/앙금을 훌훌 털어버리는 감정들을 느낄 것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상실/절망/패배감/실패감/낙오 등을 느낄 것이다. 

연말이 어느 순간부터는 갈림의 순간이 되었다. 난 속세에 매몰된 속세인이다. 

대기업들의 임원승진인사로 기사는 연일 이루어지고 있다. 그 이면에 잃어번린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 

나도 곧. 자신의 미래가 갈리는 상황을 맞이한다. 그런 사람들을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대에 보게 된다. 몇번 반복된 상황으로 이제 어느정도 익숙해져 있지만 그때마다 약간씩 달라지는 감정을 난 느낄 수 있다. 

이제 갈림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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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저마다 목표를 갖고 산다. 인생의 목표와 같이 크고 긴 시간을 필요로하는 목표에서부터 오늘은 일찍 퇴근해야지 하는 우습기까지 한 아주 작은 목표까지. 

이런 목표에 나의 모든 육감과 이성이 매달릴때 그리고 그 목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그 때 사람들은 절망/낙담 등을 느낄꺼다. 그리고 이유모를 원망과 자괴감도. 

이럴때 어떻게 해야 할까? 한발 떨어져 관망해야 하지 않을까. 그 늪에 빠지지않고 한발 물러서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럴때다. 

갈 길이 멀땐 한걸음, 한걸음. 뚜벅이처럼. 뚜벅뚜벅. 그러나 포기도 없고, 그 낙담의 늪에 빠지지도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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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장하준 지음, 김희정.안세민 옮김 / 부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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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교수의 신간 소식을 듣고 <나쁜 사마리아인>을 읽고 느꼈던 유쾌함이 생각났다. 이번책도 유쾌하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한편으로는 <나쁜 사마리아인>과 별반 차이가 없는 얘기가 아닐까하는 생각에 구매를 차일피일 미루었다.  

먼저 이 책의 구성이 눈에 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한다>와 <이런말은 하지 않는다>로 대비되는 문제제기와 이후 이어지는 저자의 논거는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주제에 집중할 수 있는 훌륭한 장치이다. 이런점이 다양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주제별로 집중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저자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문제제기를 딱딱한 경제이론과 고매한 용어없이 쉽게 애기해 준다. 그런 점에서 심각한 문제를 쉽게 읽어 나갈 수 있도록 해준다. 그렇다고, 책 자체가 재미있거나 누구나 읽기 쉽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일단  주제가 감성적인 내용이 아닌 한계가 있다.사실 책의 주제 자체가 신자유주의의 병폐에 대한 심각한 내용이다.  

이 책은 신자유주의자에게는 말이 안되는 형편없는 책이 될 것이고, 현 경제조류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이럴 수도 있구나, 말이 되는 것 같애라는 느낌을 줄 것이고, 약간 비딱한(?)한 사람들에게는 말이 되는 것, 정답이네라는 느낌을 줄 것이다.  

우리가 너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현재의 신자유주의 조류가 다가 아니라는 것을 한번쯤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거다. 우린 너무 쉽게 당연하게 받아 들인다. 너무 익숙해진다.(길들어 진다) 발전은 익숙한 것을 뒤집을 때. 당연한 것에 의문과 이의를 제기할 때. 하나가 아니라 둘, 셋이 될 수 있을때 이루어진다.  

 

<< 여  담 >> 

이 책을 읽다 몇년전 한국에서 히트한 공병호의 <10년후의 한국>을 생각했다. 둘 다 어려운 경제문제를 다룬 책이면서 어려운 용어나 복잡한 논거가 있지 않고 보따리 풀 듯 술술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가장 큰 차이는 한 책은 다 읽고 나서 쓰레기라며 방 한구석에 내던져졌고 한 책은 책장에 반듯하게 꽂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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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 오디세이 2 미학 오디세이 20주년 기념판 3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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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 오디세이 2권은 마그리트를 매개로 현대 미학의 세계로 독자를 초대한다. 1권에서 보여준 에셔의 난해함에 살짝 당혹스러웠다면 2권에서 만나게 되는 마그리트의 만남은 새로울게 없다. 1권에서의 그 난해함 감정을 그대로 가져가면 된다.  

우선, 2권은 현대예술을 소개함에 따라 현대예술에 나타나는 미학을 얘기하는데 책여행에 앞서 저자가 소개한 모더니즘의 세가지 현상을 먼저 인지하하는 것이 저자의 리드를 따라가는데 다소 도움이 된다. 

그 현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모더니즘 예술은 세가지 현상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그 구분은 추상, 표현, 레디 메이드이다.  

추상예술은  대상의 구체적 형태를 기하학적으로 단순화하고 입체주의, 러시아 구성주의가 이 흐름에 해당된다. 표현계열 예술은 주관의 내면적 감정을 표현하는데 그러다 보니 그 형태가 왜곡되고 강렬한 색체를 띄게 된다. 대표적인 인물이 피카소와 마티스이다. 레디 메이드는 기성품을 예술작품으로 끌어들여 표현하고 주장하는데 다다이스트가 즐겨 사용한다. 

2권은 현대예술을 두가지 측면에서 풀이해준다. 첫째 철학적 관점에서, 둘째 과학적 방법. 즉, 조형적 관점에서 현대예술의 미학을 설명해 간다. 

철학적 관점에서 볼 때 예술의 주제는 주관과 객관의 문제로 전개된다. 그리고 이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저자는 크로체와 수리오, 퐁티, 하이데거, 하르트만, 후설등이 등장하며 그들의 논거를 소개한다. 그리고, 수용미학, 해석학 까지. 

조형적 관점에서는 전이와 응축의 개념, 그리고 낯설기하기의 방법을 설명함으로써 모던이즘 예술을 설명해 나간다. 

처음 1권을 읽고 이해하지 못한 미학의 개념을 고대에서 근대까지의 미학 관점들을 두루 둘러보았다는 위안으로 책을 덮었는데, 2권의 마지막장을 덮은 지금은 이 난해함을 대체시킬 위안거리가 무엇일지. 모던이즘 예술의 고민과 관점을 접할 수 있었다는 것. 기괴한 그림들이 그저 작가의 괴기스러움이나 광기가 아니라 치열한 철학적, 표현적 방법의 고민의 표현이라는 점을 다소 이해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 것 같다. 

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마냥 어려운 문체와 구성으로 되어 있지도 않다. 원래 쉽지 않은 주제를 위트있게 풀어나간 점은 저자의 뛰어난 솜씨이다. 그러나, 저자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읽고난 소감은 '읽어도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뭔가 알게 된 것 같다'이다. 

그래도 미학은 미학의 늪에 한번 빠져봄직한 분야이다. 결국 많이 접했는데 뭐가 뭔지 헷갈린다. 그래도 꽤 괜찮은 분야를 배회하고 있다는  자기만족과 함께. 

덧붙이는 글 

책을 읽는 도중 이해하기 쉽지 않은 책에 소개된 기괴한 그림들을 아내에게 보여주면서 얘기했다. "이런 기괴한 그림들도 예술이래. 나름 철학이 있고. 잘 이해가 안돼. 웃기지". 아내 왈 "이해(수용)하지도 못하는 그림보면서 무슨 미학책을 봐. 그냥 책 덮고 그만 읽어". 무식한 얘기인 것 같기도 하고 2권에서 본 수용예술의 얘기가 떠올리면서 맞는 얘기인 것 같기도 한 한순간의 어리둥절에 빠졌다.  그래도, 3권까지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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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 오디세이 1 미학 오디세이 20주년 기념판 3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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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년전 이책을 처음 보았을때에는 <오디세이>라는 단어에 호기심이 갔고 <미학>이라는 단어가 주는 버거움에 알고자 하는 노력도 없이 그저 스쳐지나갔던 책이었다. 

그리고 몇년이 지나고 지인의 책상위에 놓여 있는 책을 슬쩍 보면 '한번 읽어볼까'하는 호기심과 주저함으로 며칠을 보내다가 최근에 보기 시작한 인문학책들에서 시작한 철학에 대한 호기심과 뭔가 지적이고 싶다는 허영심 그리고, 진중권이라는 저자에 이끌려서 책을 읽고 있다. 

이 책은 이 책 나름의 독특한 구성형식을 가지고 있다. 우선, 에셔라는 화가의 작품을 각 챕터의 앞에 배치하여 저자가 설명하고자 하는 내용들과 조응하며 독자에게 이해를 도와주는 형식을 띄고 있다.   

저자는 독자에게 그리 친철하지는 않는 것처럼 느껴진다. 자세하고 친절히 독자에게 내용을 서술하기보다는 퉁명스럽게, 때로는 반말로, 때로는 독자의 이해정도는 생각하지 않고 그저 저자가 얘기하고 싶은 내용들을 쭉 풀어나가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런데, 그런 점이 오히려 딱딱하고 어려울 수 있는 미의 이야기를 편하게 읽어 나갈 수 있도록 만드는 요소가 되어 있다. 이것이 이책의 미덕이다. 그리고, 이에 더해 아리스토렐레스와 플라톤의 대화를 통한 전개는 독자에게 위트를 주는 팁이 되고 있다. 

<미학 오디세이>를 읽고 나면 미학이 무엇인지 정리가 될까하는 물음에는 아니. 아직까지는.. 이라고 답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1권에서는 고대에서 근대까지의 미학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데, 저자를 열심히 따라가 보았으나 자연스럽게 그 개념이 이해되지는 않는다.(물론, 이것이 개인의 한계일수도 있지만) 책을 다 읽기는 했지만 뭔가 정리되지 않은 듯한 느낌이 남는다. 그래도 명확하게 기억에 남길려고 했던 개념. 가상과 진리라는 개념은 확실히 남아 있다. 가상과 진리가 결국 고대와 근대까지는 미학을 정의하고 설명하는데 중요한 시발점이자 경유지이다. 

1권 마지막 챕터에 유클리드와 저자의 대화가 나온다. 그걸 읽어보면 미에 대해 나름 어느 정도 정리가 된다. 아주 쉽게. 미란 무엇인가? 아직 정의할 수 없어. 아직도 논쟁중이고 정립중이거든. 빙글 빙글 돌아. 뫼우스의 띠처럼. 

그래도 2권으로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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