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학 오디세이 2 미학 오디세이 20주년 기념판 3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3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미학 오디세이 2권은 마그리트를 매개로 현대 미학의 세계로 독자를 초대한다. 1권에서 보여준 에셔의 난해함에 살짝 당혹스러웠다면 2권에서 만나게 되는 마그리트의 만남은 새로울게 없다. 1권에서의 그 난해함 감정을 그대로 가져가면 된다.  

우선, 2권은 현대예술을 소개함에 따라 현대예술에 나타나는 미학을 얘기하는데 책여행에 앞서 저자가 소개한 모더니즘의 세가지 현상을 먼저 인지하하는 것이 저자의 리드를 따라가는데 다소 도움이 된다. 

그 현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모더니즘 예술은 세가지 현상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그 구분은 추상, 표현, 레디 메이드이다.  

추상예술은  대상의 구체적 형태를 기하학적으로 단순화하고 입체주의, 러시아 구성주의가 이 흐름에 해당된다. 표현계열 예술은 주관의 내면적 감정을 표현하는데 그러다 보니 그 형태가 왜곡되고 강렬한 색체를 띄게 된다. 대표적인 인물이 피카소와 마티스이다. 레디 메이드는 기성품을 예술작품으로 끌어들여 표현하고 주장하는데 다다이스트가 즐겨 사용한다. 

2권은 현대예술을 두가지 측면에서 풀이해준다. 첫째 철학적 관점에서, 둘째 과학적 방법. 즉, 조형적 관점에서 현대예술의 미학을 설명해 간다. 

철학적 관점에서 볼 때 예술의 주제는 주관과 객관의 문제로 전개된다. 그리고 이 문제를 풀어가기 위해 저자는 크로체와 수리오, 퐁티, 하이데거, 하르트만, 후설등이 등장하며 그들의 논거를 소개한다. 그리고, 수용미학, 해석학 까지. 

조형적 관점에서는 전이와 응축의 개념, 그리고 낯설기하기의 방법을 설명함으로써 모던이즘 예술을 설명해 나간다. 

처음 1권을 읽고 이해하지 못한 미학의 개념을 고대에서 근대까지의 미학 관점들을 두루 둘러보았다는 위안으로 책을 덮었는데, 2권의 마지막장을 덮은 지금은 이 난해함을 대체시킬 위안거리가 무엇일지. 모던이즘 예술의 고민과 관점을 접할 수 있었다는 것. 기괴한 그림들이 그저 작가의 괴기스러움이나 광기가 아니라 치열한 철학적, 표현적 방법의 고민의 표현이라는 점을 다소 이해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 것 같다. 

진중권의 미학 오디세이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마냥 어려운 문체와 구성으로 되어 있지도 않다. 원래 쉽지 않은 주제를 위트있게 풀어나간 점은 저자의 뛰어난 솜씨이다. 그러나, 저자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읽고난 소감은 '읽어도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뭔가 알게 된 것 같다'이다. 

그래도 미학은 미학의 늪에 한번 빠져봄직한 분야이다. 결국 많이 접했는데 뭐가 뭔지 헷갈린다. 그래도 꽤 괜찮은 분야를 배회하고 있다는  자기만족과 함께. 

덧붙이는 글 

책을 읽는 도중 이해하기 쉽지 않은 책에 소개된 기괴한 그림들을 아내에게 보여주면서 얘기했다. "이런 기괴한 그림들도 예술이래. 나름 철학이 있고. 잘 이해가 안돼. 웃기지". 아내 왈 "이해(수용)하지도 못하는 그림보면서 무슨 미학책을 봐. 그냥 책 덮고 그만 읽어". 무식한 얘기인 것 같기도 하고 2권에서 본 수용예술의 얘기가 떠올리면서 맞는 얘기인 것 같기도 한 한순간의 어리둥절에 빠졌다.  그래도, 3권까지 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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