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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Colin Farrell - After Yang (애프터 양) (2021)(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Various Artists / Lions Gate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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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새로운 시작이면 좋겠다는 카이라의 말에 양은 자신은 그렇게 프로그래밍되지 않아서 그냥 끝이어도 괜찮다고 했지만 가족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조정하던 양은 몸을 일으키다 말고 슬픈 표정을 아주 살짝 짓는다. 자신이 곧 끝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테크노라는 인조인간, 복제인간, 완전자율자동차가 나오지만 실상은 죽음 이후에 애도라는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행동을 보여주며 세상은 변해도 결국 인간의 고유함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 했다.
감독의 출신때문에 동양적인 분위기가 이상하게 하이브리드된 오리엔탈리즘이 느껴져 거슬리긴 했지만 그래도 인간, 가족, 정체성을 고민하게 하는 잔잔한 영화다.

I wanna be
I wanna be
I wanna be just like a melody,
just like a simple sound,
like in harmony

To be away from all,
to be one,
of everything

I wanna be
I wanna be
I wanna be just like the sea,
just swaying in the water,
so to be at ease

To be away from all,
to be one,
of everything

I wanna be
I wanna be
I wanna be just like a melody,
just like a simple sound,
like in harm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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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우리와 우리의 결핍 사이에 일종의 장막을 쳐 주어 우리가 지나친 공허함을 겪지 않게 해 준다. 또한 우리가 불안을 직접적으로 느끼지 않게 하고, 불안의 정도를 낮추어 불안이 우리를 잡아먹는 것을 막는다. 이런 의미에서, 의식의 도구라 할 수 있는 언어가 없다면 우리는 애초에 내면의 결핍이란 것을 인식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일단 결핍이 존재하는 한 언어는 결핍을 완화하는 가장 좋은 해독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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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03-31 17: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DYDADDY님, 편안한 하루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3월 마지막날입니다. 내일부터는 4월이예요.
날씨는 많이 따뜻해져서 좋은데, 미세먼지가 너무 자주 오네요.
건강 조심하시고,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DYDADDY 2023-03-31 17:58   좋아요 2 | URL
햇살은 좋지만 미세먼지 때문에 그리 좋은 날이라고 보기에는 힘든 것 같아요. 오늘 올려주신 페이퍼에 꽃의 소통에 대한 내용이 있던데 나무들도 화학물질로 소통을 하듯이 꽃도 그렇개 소통하나 봅니다. 낮에는 조금 덥다 싶어 저녁에 외출하시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듭니다. 마스크 꼭 눌러 잘 쓰시고 다녀오세요. ^^
 

자아는 항상 변화하고 독특한 삶의 기술을 형성하는 과정 중에 있고, 심지어 어떤 경우에는 삶의 (시시때때로 변화하며 때로는 고도로 실험적인) 시인이 될 권리를 주장한다는 것을 말이다. 앞서 설명했듯이, 완전한 실현을 이룬 자아란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심리적·정서적 감각을 예리하게 발달시키면서 격렬한 삶의 흐름 속으로 걸어 들어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해야만 한다. 이를 알고 인정하는 사람은 한 자아가 다른 자아를 억제하지 않고 표현하게 내버려 두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는 것을 깨달아, 사회적 모습을 지키면서도 기질을 잘 기를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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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성 정치학
케이트 밀렛 지음, 김유경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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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정치학은 여성들이 남성들에게 지배를 받는 권력으로 구조화된 관계와 배치를 연구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구조화된 관계와 배치는 가부장제로 표현되는 폭력적이고 억압적인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며, 그 유지를 위한 전략으로는 이데올로기, 생물학, 사회학, 계급, 경제 및 교육, 폭력, 심리 조종이 있다.
역사적 배경 중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프로이트의 성 혁명 반동이었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성을 정신분석에서 중요한 주제로 삼고 있음에도 여성에 대한 분석은 표피에 머물러 있는 것도 모자라 자신의 연구 결과를 성혁명을 저지하는 용도로 사용하였다. 그 이유에 대해서 간접적으로 책에 언급되어 있는데 ‘12세의 창녀’라는 문구이다. 19세기 유럽에는 아동성착취가 만연하였고 가정 내에서는 물론 친한 남성에게 자신의 아이를 빌려주었기에 그당시 여성의 정신적 문제(트라우마)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할 수 있지만 프로이트는 그 부분을 덮는 것에 급급했다고 생각한다.
1830년부터 1930년까지 성 혁명 1기는 눈부신 성과를 얻었지만 역사는 언제나 진보하고 반동하는 주기가 있기 마련이고 그 눈부신 성과만큼 반동도 거세었다. 반동기의 나치당은 여성을 군대에 징집된 남자 대신 군수물자와 필수품을 만드는 부품으로 사용하는 것도 모자라 인구 증가의 수단으로 사용한다. 소비에트 연방의 레닌은 오히려 여성의 사회 진출을 돕기 위한 여러 정책과 수단을 만들었지만 스탈린이 집권하여 전체주의 국가로 변모한 소비에트 연방은 레닌이 시도했던 여성에 대한 정책을 모조리 폐기하고 만다.
이러한 여성에 대한 남성의 시대적 반영은 문학 작품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렇기에 문학 비평은 그 시대상과 그 시대가 만들어낸 작가의 사상을 분석하는 것에 주안점을 둔다. 예시로 든 D.H.로렌스와 헨리 밀러의 작품(개인적으로는 작품이라기 보다는 배설물이라 칭하고 싶다)은 여성에 대한 대상화와 계급 인식을 극적으로 보여주며 그 장치로 여성에 대한 살인, 강간, 항문성교, 마지막으로 그럼에도 감사해하는 여성상을 사용한다. 이는 역겹지만 그 시대의 통념이자 남성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노먼 메일리의 경우 여성에 대한 혐오는 작품 속에서 여성 인물들의 대상화와 살인을 통해 드러난다. 그의 작품 속 여성은 남성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수단이다.
앞서 언급한 작품과 달리 장 주네의 작품의 주인공은 여성, 혹은 여성 이하의 계급인 남창이다. 비참한 상황을 남성의 우월함을 극단적으로 대비시켜 현실과 남성의 폭압을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그의 작품에는 자유와 독립성에 대한 표현과 상징이 있지만 결국 남성의 지배하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는 이 책에서 소개하는 시기보다 얼마나 더 많이 나아갔는가. 미투 혁명은 남성 권력의 반발로 사그라들었지만 조금은 더 진보하였다고 생각한다. 페미니즘 리부트는 아직 진행 중이라 평가가 쉽지는 않다. 케이트 밀렛이 조금더 건강하게 오래 사셨다면(2017년 영면) 성 정치학 개정판이 나왔을지도 모른다. 21세기 작품을 분석하여 구판과 비교했을 때 우리가 어느 정도 진보했는지 그리고 얼마나 더 가야하는지 알 수 있는 지표가 되었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개인적으로 나 자신이 가부장체제 하에서 사회화 과정을 거친 남성이기에 스스로에게 자문할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사회적으로 규정된 남성이라는 행동과 언사와 글로 여성에게 굴종을 강요하거나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가. 답은 모른다 였다. 의도적으로 한 것들이 아니더라도 무의식 속에 자리잡은 남성은 은연중에 그랬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직 답은 없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언젠가는 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첨언 : 상처까지는 몰라도 불쾌감을 표현한 한 분이 계셨습니다. 그 분 덕에 페미니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ㅇㅇㅇ님 표현해줘서 고마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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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한 의미를 감당해 낸다는 것은,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깨닫는 과정에서 삶에 대해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외부의 세력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에 의존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 삶의 핵심이 되는 질문의 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질문에 명백하고 확실하며 보편적인 답은 없는데, 그렇다고 해서 결코 중요성이 축소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하루빨리 답을 찾아내야 한다. 쉬운 답이 없다고 해서 답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실 쉬운 답을 원하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다. 자명하진 않더라도 자신에게 의미 있는 답을 찾으려는 우리의 시도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답이 자기 자신에게는 의미 있더라도 남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답이 우리 마음속의 독특한 열정을 가득 품고 있다면, 우리는 삶을 살아갈 가치가 있다고 느낄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며 우리가 계속해서 올바른 질문을 제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어떤 방식으로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낼 수 있다면, 우리는 삶을 재건해 낼 도구를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며, 내일의 우리는 오늘의 우리와 달라질 것이다. 기질의 부름은 이러한 변화를 가능하게 하고, 무언가 잘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까지 이야기의 줄거리를 계속해서 다시 써 나가도록 (적어도 당분간은) 우리를 밀어붙인다. 이 책은 그 부름에 관한 것이다.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일깨워 주는 불가사의한 지령에 관한 것이다.

우리를 고유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가 가지고 태어난 성질이 아니라, 그러한 성질을 타인과 같은 외부의 영향력과 접촉시키는 방식이다. 이것이 정말이지 인간의 삶을 신뢰할 수 없는 이유다. 살면서 어떤 종류의 영향을 마주할지 우리가 미리 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면서 부딪히게 될 삶의 국면을 통제할 수 없으므로,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결코 결정할 수 없다. 이 세상과 어떻게 상호 작용할지에 관해서라면 선택권이 있으므로 우리가 우리 삶의 시인이 되는 임무에 착수할 수 있지만, 이를 전적으로 만족스럽게 준비하고 통제할 수는 없다. 때로 세상은 지독하리만큼 혹독하다. 하지만 따뜻하고 친절할 때도 있다. 다행히도 우리는 경험을 통해 교훈을 배우므로, 세월이 흐름에 따라 우리 앞에 주어진 세상일이 어떻게 될지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실존적 확신에 대한 탐구가 항상 다소 무의미하게 여겨지고, 우리가 마침내 궁극적인 삶의 의미를 찾아냈다고 크게 착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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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3-03-27 22: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모호하고 불확정한 시간을 잘 견디는 사람도 있고, 보다 어렵게 느끼는 사람도 있을거예요.
명확한 것들이 좋은 것 같지만, 결과가 확정되기 전의 일들은 불확실하고 그만큼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좋은 점도 있겠습니다.
DYDADDY님, 건강은 좀 어떠세요. 날씨가 차갑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편안한 밤 되세요.^^

DYDADDY 2023-03-27 23:02   좋아요 1 | URL
안정과 불안정 사이의 균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너무 안정에 쏠리면 외부 자극에 둔감해지고 너무 불안정하면 삶이 피폐해질 것이라고 생각해요. 양 극단에서 줄타기를 잘 해야겠죠.
아직 목이 살짝 쉰 상태이지만 곧 나아질 것 같아요. 목련이 활짝 피었거든요.
서니데이님도 찬 바람에 고뿔들지 않게 며칠간 따뜻하게 입고 외출하시고 발도 어서 낫기를 바라요. ^^

공쟝쟝 2023-03-27 22: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디님 좋아할 줄 알아써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딱 대디님 스타일이죠? ㅋㅋㅋ 어려운 건 어려운거다. 쉽게 가려고 하지 말자 ㅋ

DYDADDY 2023-03-27 23:29   좋아요 0 | URL
성 정치학에서 열심히 두들겨 맞고 마리 누님께 치유받고 있어요. ㅋㅋㅋㅋ
그리고 유튜브 공지에 그렇게 써놓으셔서 꼭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예전에 댓글로 달았듯이 공쟝쟝님이 라캉을 접하실 것 같았어요. 거기서 조금더 나아가시면 조르주 캉길렘(정상적인 것과 병리적인 것)도 보실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를 해봅니다.
공쟝쟝님이 서양철학 마니아 순위권에서 보이기 시작해서 기뻤어요. ^^

공쟝쟝 2023-03-27 23:28   좋아요 1 | URL
캉길렘 푸코 스승 뒤메질 푸코 스승 ㅋㅋㅋㅋ 들뢰즈 푸코 친구 ㅋㅋ 모든 것이 푸코로 통한다 ㅋㅋㅋ 안볼 거 같은데 캉길렘은 라캉 제자인 거 같고 ㅋㅋㅋ 계보 쭉 나오는 거 보니 나 천재 맞나봐요 대디님

DYDADDY 2023-03-27 23:45   좋아요 1 | URL
공쟝쟝님은 영민하신 것 같아요. 글에서 가끔 희미하게 보여주시는 과거를 유추해볼 때 이분 천재인가 라는 생각이 종종 들어요. ^^
요즘 일복이 터졌다고 하셨는데 전보다 조금은 여유가 있어보여 다행이다 싶어요. 일도 공부도 좋지만 혼자 되기의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라고 생각해요. 뭐든 꼼꼼히 잘 하시는(책상 정리 제외) 공쟝쟝님이시지만 노파심에 건강 잘 챙기라 말씀드리고 싶어요. ^^

서니데이 2023-03-29 00: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DYDADDY님, 편안한 하루 보내셨나요.
이른 봄 목련피는 시기를 좋아하시나요.
며칠 전부터 조금씩 꽃이 피기 시작하는데, 바람이 차가워도 봄이라는 생각이 이제는 많이 들어요.
지난주 날씨가 초여름 같던 시기 보다도요.
건강 빨리 회복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편안한 밤 되세요.^^

DYDADDY 2023-03-29 01:06   좋아요 1 | URL
다른 꽃은 피었구나 싶은데 유독 목련에 눈이 많이 가고 신경이 쓰입니다. 이른 봄이라는 계절을 굳이 좋아하지 않지만 목련이 피는 시기이기에 매년 이 시기를 기다리게 되요.
저야 시간이 가고 날이 따뜻해지면 쉬이 나을 것이지만 서니데이님의 발은 그러하지 않기에 오히려 걱정입니다.
오늘은 밤 늦게까지 계시는 것을 보니 좋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내일 피곤하실까 걱정입니다. 부디 푹 주무시고 활기찬 아침이 되시길 바라요. ^^

2023-03-29 0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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