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호한 의미를 감당해 낸다는 것은,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깨닫는 과정에서 삶에 대해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외부의 세력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에 의존하지 말고 우리 스스로 삶의 핵심이 되는 질문의 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러한 질문에 명백하고 확실하며 보편적인 답은 없는데, 그렇다고 해서 결코 중요성이 축소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하루빨리 답을 찾아내야 한다. 쉬운 답이 없다고 해서 답이 없는 것은 아니다. 사실 쉬운 답을 원하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다. 자명하진 않더라도 자신에게 의미 있는 답을 찾으려는 우리의 시도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답이 자기 자신에게는 의미 있더라도 남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답이 우리 마음속의 독특한 열정을 가득 품고 있다면, 우리는 삶을 살아갈 가치가 있다고 느낄 것이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며 우리가 계속해서 올바른 질문을 제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어떤 방식으로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낼 수 있다면, 우리는 삶을 재건해 낼 도구를 손에 넣을 수 있을 것이며, 내일의 우리는 오늘의 우리와 달라질 것이다. 기질의 부름은 이러한 변화를 가능하게 하고, 무언가 잘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까지 이야기의 줄거리를 계속해서 다시 써 나가도록 (적어도 당분간은) 우리를 밀어붙인다. 이 책은 그 부름에 관한 것이다.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 일깨워 주는 불가사의한 지령에 관한 것이다.
우리를 고유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가 가지고 태어난 성질이 아니라, 그러한 성질을 타인과 같은 외부의 영향력과 접촉시키는 방식이다. 이것이 정말이지 인간의 삶을 신뢰할 수 없는 이유다. 살면서 어떤 종류의 영향을 마주할지 우리가 미리 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면서 부딪히게 될 삶의 국면을 통제할 수 없으므로, 우리가 어떤 사람이 될 것인지 결코 결정할 수 없다. 이 세상과 어떻게 상호 작용할지에 관해서라면 선택권이 있으므로 우리가 우리 삶의 시인이 되는 임무에 착수할 수 있지만, 이를 전적으로 만족스럽게 준비하고 통제할 수는 없다. 때로 세상은 지독하리만큼 혹독하다. 하지만 따뜻하고 친절할 때도 있다. 다행히도 우리는 경험을 통해 교훈을 배우므로, 세월이 흐름에 따라 우리 앞에 주어진 세상일이 어떻게 될지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실존적 확신에 대한 탐구가 항상 다소 무의미하게 여겨지고, 우리가 마침내 궁극적인 삶의 의미를 찾아냈다고 크게 착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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