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빛 혹은 그림자 18번째 소설 공모전 수상작품집
목승원 김정연 예수아 조은별 강성헌 도기범 이세형 이솔 / 문학동네 / 2018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든 소설은 의외성을 기반으로 한다. 일명 반전이라고도 부른다. 이 의외성이 없다면 매일 지겨울 정도로 반복되는 일상을 나열한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꺼내어 내려 마시고, 옷을 옷장에서 꺼내어 입고, 출근을 위해 문을 연다. 하지만 여기서 무언가 의외성이 발생하면 그 정도에 따라 놀라움이 커진다. 아침인줄 알았는데 저녁이었다든지, 커피를 내려 마셨는데 호흡곤란으로 쓰러진다든지, 옷장을 열었는데 옷이 없던가, 문을 열었는데 바닥이 없던가.
그런 면에서 가장 높은 의외성을 가지는 단편은 ‘개가 물어온 것‘이라 생각한다. 혼자 사는 여인이 죽은 남편의 불태운 물건을 물고 온다. 왜? 여기서 이 단편은 스릴러가 될 수도 있고, 공포물이 되거나, 심지어 로맨스까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짧고 간단한 단편은 굳이 자체적인 완결을 가질 필요없이 독자의 상상력을 무한대로 증폭시켜 그 뒷이야기나 배경을 머리 속에 심어놓아야 한다. 이 단편집에서 추천작을 꼽으라면 소설의 엣센스인 흡입력, 상상력, 군더더기 없는 표현과 깔끔한 마무리가 가장 돋보이는 ‘개가 물어온 것‘이다.
작가는 단편 이후를 어디까지 생각하고 있었던 것인지 또 상상을 해본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아 2023-02-23 13: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갑작스런 호흡곤란 무섭네요!ㅎㅎ 책을 읽다가 죽는다면 결말을 읽은 뒤에 가고 싶어요. ‘개가 물어온 것‘ 어떤 내용일지 궁금합니다^^

DYDADDY 2023-02-23 13:35   좋아요 2 | URL
일상과 대비하여 비일상적인 의외성을 예로 든 것 뿐이에요. ㅋㅋㅋㅋㅋ 해당 책은 무료 배포 이북으로 읽으실 수 있습니다. ^^
https://www.aladin.co.kr/m/mproduct.aspx?start=short&itemid=129599065

잠자냥 2023-02-23 14: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대디 님 제가 좋아요를 누르기가 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분 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부장님은 이럴 때 자뻑도 잘하시던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공이 많이 부족합니다. ㅋㅋㅋㅋㅋㅋ

DYDADDY 2023-02-23 14:48   좋아요 1 | URL
다음 책도 있는데 벌써 이러시면 어떻게 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다른 작품 읽어봐도 ‘개가 물어온 것‘이 가장 재미있고 계속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니 느낀대로 쓴 것 뿐이에요. ㅎㅎㅎ

서니데이 2023-02-23 20: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같은 시점에서 똑같이 시작해도 작가에 따라 다르게 쓸 수 있을것 같아요. 작가마다 잘 쓸 수 있는 방식의 이야기가 있을 것 같고요. 그리고 읽는 사람 입장에서도 조금 더 잘 이해하는 방식이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잘읽었습니다. DYDADDY님,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DYDADDY 2023-02-24 07:11   좋아요 1 | URL
어떤 주제에 대해 그 범위 내에서 쓰는 작가도 있고, 확장된 상상력으로 더 나아가는 작가도 있겠죠. 저는 후자를 더 좋아하는 독자이구요. 서니데이님은 어떤 작가를 좋아하실지 궁금해요.
보들보들한 목련 꽃순이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곧 따뜻한 봄이 온다는 소식이겠죠. 보들보들한 하루 되시길 바라요. ^^
 

잭슨 부인은 허리를 굽혀 그것을 집어들었다. 그것을 보는 순간 갑자기 숲 너머에서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차디찬 기운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23-02-22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표지 그림이 에드워드 호퍼 느낌이예요. 설명할 수는 없지만, 약간.^^;
세계문학전집 표지 중에도 호퍼 그림이 있긴 한데, 이 그림은 잘 모르겠어요.
DYDADDY님, 오늘은 어제보다 조금 기온이 올라갔습니다.
그렇지만 체감기온은 밤이라서 그런지 아직 영하에 가깝네요.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한 밤 되세요.^^

DYDADDY 2023-02-23 01:22   좋아요 1 | URL
케이프코드의 아침이라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회화도 잘 아시는군요. 북친분이 입상하신 작품이 있는 책이라서 읽었어요.
혹여 야간에 외출하실 일이 있으시면 생각보다 추우니 따뜻하게 입으세요. 안온한 밤이 되시길 바라요. ^^

서니데이 2023-02-23 21:05   좋아요 0 | URL
아, 아닙니다. 저 그림 잘 몰라요.^^;
다시 보니 이 책은 여러 저자 모음이네요. 아는 분이 입상하셨다니 어느분인지 궁금하네요.^^
설명 감사합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DYDADDY 2023-02-24 07:06   좋아요 1 | URL
저도 미술작품은 잘 모르는데 작품 아래 설명이 있어서 아는거죠. ^^;; 잠자냥이라는 닉네임을 쓰시는 분이 공모하셨습니다. ^^
 

책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고 느끼게 한다. 울게 하고 웃게 한다. 더 나은 삶과 더 나은 관계를 생각하게 한다. 더 나은 환경과 더 나은 사회를 꿈꾸게 한다. 그러나 책의 역할은 여기까지다. 그다음, 그 모든 것들을 실천해서 한 걸음 내딛게 하는 건 책이 아니라 ‘책을 읽은 내가 해야 하는 일이다. - P40

그나저나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짝사랑을 시작할 때, 그 상대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 P44

책은 세상에서 나를 격리하는, 아니 보호해주는 벽이다. 책 속의 추함이 현실의 추함을 따라잡는 법은 거의 없다. 책 속의 비참함이 현실의 비참함을 넘어서는 법도 거의 없다. 책은 내 아편이다. 술만큼이나. - P48

베로니카가 나에게 책을 건넸고, 나는 책을 뒤집어서 뒤표지의 작가 사진을 확인했다.
"제길. 이 여자, 섹시하기까지 하잖아." (233쪽)

이 부분을 읽다가 크게 웃고 말았다. 작가란 얼마나 좋은 직업인가. 자신의 아내가 섹시하다는 걸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지 않은가. 게다가 그 과정이 재미있기까지 하다. 내가 다시 태어난다면 작가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 P56

쓰는 걸 잘하는 사람과 읽는 걸 잘하는 사람이 따로 있어서 세상에는 작가와 독자가 존재하는가 보다. - P60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23-02-21 2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DYDADDY님, 편안한 하루 보내셨나요.
이책은 다락방님의 책이네요.
어제부터 날씨가 조금 차갑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DYDADDY 2023-02-22 00:58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이 다른 글의 댓글에서 ‘첫 책‘이라는 단어를 쓰셔서 알게 됐어요. 매일 조금씩 야금야금 읽고 있어요.
날이 추운만큼 서니데이님도 건강에 유의하시고, 마음이 너무 앞서서 지치지 않으시길 바라요.
 

그래서 내가 밑줄을 그어 놓은 문장이 있는 책을 누군가가 읽으면 부끄럽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다. 내가 밑줄을 그어 놓은글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읽어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때도 있다. 내가 밑줄 친 글을 읽으며 어떤 감정이었을지 생각해주었으면 좋겠다. - P29

그러나 나 역시 자라나는 누군가에게 소년의 아버지처럼 책을 읽으라고 권할 것이다. 책을 읽는다고 좋은 사람이 되는 걸 보장하지는 못하더라도, 그런 사람이 될 가능성은 커질 테니까. - P3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데아에게는 어둠이라는 베일이 하나 있었고, 그윈플렌에게는 자신의 얼굴이라는 가면이 하나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