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고 느끼게 한다. 울게 하고 웃게 한다. 더 나은 삶과 더 나은 관계를 생각하게 한다. 더 나은 환경과 더 나은 사회를 꿈꾸게 한다. 그러나 책의 역할은 여기까지다. 그다음, 그 모든 것들을 실천해서 한 걸음 내딛게 하는 건 책이 아니라 ‘책을 읽은 내가 해야 하는 일이다. - P40
그나저나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짝사랑을 시작할 때, 그 상대가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 P44
책은 세상에서 나를 격리하는, 아니 보호해주는 벽이다. 책 속의 추함이 현실의 추함을 따라잡는 법은 거의 없다. 책 속의 비참함이 현실의 비참함을 넘어서는 법도 거의 없다. 책은 내 아편이다. 술만큼이나. - P48
베로니카가 나에게 책을 건넸고, 나는 책을 뒤집어서 뒤표지의 작가 사진을 확인했다. "제길. 이 여자, 섹시하기까지 하잖아." (233쪽)
이 부분을 읽다가 크게 웃고 말았다. 작가란 얼마나 좋은 직업인가. 자신의 아내가 섹시하다는 걸 자연스럽게 알릴 수 있지 않은가. 게다가 그 과정이 재미있기까지 하다. 내가 다시 태어난다면 작가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 P56
쓰는 걸 잘하는 사람과 읽는 걸 잘하는 사람이 따로 있어서 세상에는 작가와 독자가 존재하는가 보다. - P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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