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소설은 의외성을 기반으로 한다. 일명 반전이라고도 부른다. 이 의외성이 없다면 매일 지겨울 정도로 반복되는 일상을 나열한 것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아침에 일어나 커피를 꺼내어 내려 마시고, 옷을 옷장에서 꺼내어 입고, 출근을 위해 문을 연다. 하지만 여기서 무언가 의외성이 발생하면 그 정도에 따라 놀라움이 커진다. 아침인줄 알았는데 저녁이었다든지, 커피를 내려 마셨는데 호흡곤란으로 쓰러진다든지, 옷장을 열었는데 옷이 없던가, 문을 열었는데 바닥이 없던가.그런 면에서 가장 높은 의외성을 가지는 단편은 ‘개가 물어온 것‘이라 생각한다. 혼자 사는 여인이 죽은 남편의 불태운 물건을 물고 온다. 왜? 여기서 이 단편은 스릴러가 될 수도 있고, 공포물이 되거나, 심지어 로맨스까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짧고 간단한 단편은 굳이 자체적인 완결을 가질 필요없이 독자의 상상력을 무한대로 증폭시켜 그 뒷이야기나 배경을 머리 속에 심어놓아야 한다. 이 단편집에서 추천작을 꼽으라면 소설의 엣센스인 흡입력, 상상력, 군더더기 없는 표현과 깔끔한 마무리가 가장 돋보이는 ‘개가 물어온 것‘이다.작가는 단편 이후를 어디까지 생각하고 있었던 것인지 또 상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