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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회사에 다니나 - 영화로 읽는 직장생활 바이블
오시이 마모루 지음, 박상곤 옮김 / 현암사 / 2015년 2월
평점 :
절판

본인의
이름보다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라는 제목이 더 알기 쉬운 감독 '오시이 마모루'가 영화이야기로 풀어낸 직장생활
이야기다.
이 책에는 총 9편의
영화가 담겨있는데 대부분 오래된 영화라 모르는 게 더 많았다.
오시이 마모루는 영화
감독이면서도 영화를 '좀처럼' 보러 다니지 않는다고 한다. 아마도
자신의 영화를 만들기 시작하면서는 거의 보지 않게 되었다는 말 같다.
사실 책도 그렇지만
영화도 많이 본다고 해서 추천할 것이 비례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까, 몇 편 안
되는 영화라 해도, 그것이 오래된 영화라 해도 낡았다거나 재미 없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오히려 오래된
영화이기 때문에 화려한 특수효과나 인위적인 게 분명한 컴퓨터 그래픽이 빠짐으로써 깊이 들여다보게 만들고, 넓게 생각할 여지를 남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단 책을
들여다보자.
먼저 책에서 소개한
영화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어렸을 때 티브이에서
방영해줬던 것 같은 기억이 나는 영화 <피닉스>다. 오시이 마모루는 '로버트 올드리치' 감독을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는데, 이 영화가
만들어지던 시기의 사회 분위기와 영화의 의미를 먼저 들려준다.
이 영화를 통해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전하는 메시지 가운데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첫 장의 제목이기도 한 "묻지 않는 말에는 답하지
말라"였다.
회사의 중간관리직은
위와도 아래와도 소통을 해야 하는데 위에나 아래에나 반드시 말할 필요가 없는 것까지 꼬치꼬치 이야기 할 필요는 없고, 그저 '거짓을 말하는 것을
피할 수 있다면' 퇴로를 확보할 정도의 선까지만 말을 하면 된다는 거다.
책임질 것은 책임지되
굳이 더 많은 것을 감수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
어떤 실화냐
하면, '가난한 구단인 오클랜드 애슬래틱스의 단장이(빌리가 진짜 단장의 이름인지 모르기에) 세이버매트릭스 이론을 이용해 연봉이 낮은 선수들을
분석한 후, 그 자료를 통해 돈을 더 들이지 않고도 메이저 리그에서 기적과도 같은 결과를 만들어 냈던' 이야기를 통해 탄생한 영화라는
거다.
비싼 선수들만
모여있는 양키스 같은 팀에서는 아마 '상상도 못할' 방법으로 기적같은 성공을 이룬 셈이다.
이런 건 드라마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이 영화를 통해
오시이 감독이 말하는 바는 '경험과 직감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마라'는 거다. 달리 말하면 경험이라는 주관적 척도가 언제나 옳을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직장 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어려움을 안기게 된다는 이야기다.
'감'만으로 회사에서
일을 진행시키거나 성과를 낼 것이라 믿어주는 일은 없다. 그런 상사의 아래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첩첩산중, 막연하고 막막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일이 재밌어질 리가 없다.
그런데 재밌는 건
'자기 혼자만의 경험'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하면서도 중요한 것은 '부하의 말을 경청했다'는 사실이라고 말하는 오시이 감독의 견해다. 결국은 멋대로
하겠다는 이야기 아닌가. |
49년에 개봉한 영화니
50년도 넘은 옛날옛날 아주 먼 옛날의 영화다. 흑백 티브이 화면 속 폭격기와 빛을 받아 희게 빛났을 주인공의 한 쪽 얼굴이 떠오를 것만 같은
영화다. 그냥 이런 상상이 간다는 이야기다.
2차대전
중 연합군이나 주축국이 범한 가장 어리석은 일 가운데 하나가 '도시 폭격'이 아닐까 싶다. 상대국에 공포를 안기기 위해, 무조건 적인 파괴,
효과적인 절망을 안기기 위해 행해지는 공중 폭격에 '어리석다'는 꼬리표 말고 다른 무엇을 달아둘 수 있을까.
영화는
그런 폭격 부대의 지휘관의 이야기다. 성품이 온화한 키스 데븐포트 대령은 부대의 손실이 커지면서 지휘관의 자리에서 물러난다. 그리고 그 자리에
냉혹하고 철저한 프랭크 새비지 준장이 부임해 온다. 부대원들은 처음에는 그의 처사에 불만을 표하지만 곧 그의 지휘는 부대의 피해 감소라는 효과로
증명되고, 부대원들의 신임을 얻게 된다. 하지만 정작 냉정하고 철저했던 새비지 준장은 계속되는 부하들의 희생, 폭격이라는 행위에서 자아의 혼란을
겪게 된다.
온화한
상사와 철저한 상사 가운데 어느 쪽이 좋으냐고 하면 그때그때 다르기는 하겠지만 나 역시 보통의 경우에는 온화한 쪽에 마음이 끌릴 것이다. 하지만
중간 관리자가 너무 풀어져 있어서는 제때에 원하는 결과를 내기 어렵게 되고 결국 회사 자체에 타격이 생길 수도 있다. 결국 중간 관리자는
온화함과 철저함의 두 줄을 적절하게 오가야만 하게 되는 거다. 대신 영화 속에서 새비지 준장이 자신도 폭격을 위해 출격하는 것처럼 자신만
물러나지 않고 끝까지
현장을 함께 지켜야 한다.
소제목
가운데 하나가 '목표가 없는 사람이 혹사당하는 것은 당연하다'였다.
냉혹하고
철저했던 새비지 준장이 목표가 흔들리면서 결국 자신을 잃어가게 되는 과정을 통해 '목표'의 중요성을 직장 생활에서도 적용하고 있는 거다. 목표
없이 그저 '열심히'하는 사람이라면 힘들어도 할 말이 없다는 거다. 달리 방법을 찾든지, 목표를 분명히
하든지. |
제목은 같지만 책에서
소개한 내용과 출연자가 다르다. 책에는 출연 : 오바야시 류노스케, 사카키바라 요시코, 다케나카 나오토, 네즈 진파치 외로 되어있다. 참고로
하기를.
우리는 흔히 만화를
두고 "애들이나 보는 것"이라고 말하는 소리를 듣곤 한다. 나 역시 만화를 자주 보는데, 익숙한 훈계다. 하지만 정말 만화에는 어른이 볼만한
내용이나 생각해볼만한 주제가 담길 수 없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고 본다.
오히려 실사보다 만화가
더 감동적이었던 순간도 여럿 있었다.
이 영화를 통해 오시이
감동이 말하는 것은 '공무원'이라는 위치와 '정의 실현'이라는 가치의 대립 속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경찰의 결단이다. 단순히
경찰뿐 아니라 공무원이나 조직에 속해 있는 이들은 자신의 '위치와 가치' 사이에서 혼란스러움을 경험하게 된다.
조직에 속한 사람 뿐
아니라 모든 사람이 겪는 어려움일지도 모른다.
'사회의 정의'를 따를
것인가 '정부 혹은 조직의 정의'를 따를 것인가 그것이 문제인 것이다.
우리는 '선택'을
어려워하면서도 선택권이 없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선택권이 적은 편'이 '지나치게 많은 편'보다 낫다고 생각하곤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 속 '특차 2과'의 대장은 교묘하게 대원들을 좁은 선택 속에 밀어넣어 선택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선택했다고 믿게 만든다고 한다. 당사자는
자신이 '기꺼이' 행동하고 있다고 믿지만 결국 애초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이
이렇다. |
애초에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 아니다 보니 이 영화 역시 보지 못한 영화다. 솔직히는 제목도 기억에 없다.
하지만 이 영화를 통해
오시이 감독이 말하는 바는 의미심장하다.
"기본적으로는 하고
싶은 일을 해야한다"
태연하게 이런 말을
적는다. 거기에 이어 하는 말은 "하고 싶은 일의 내용", 즉 그 일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굳이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표현을 가져다 쓰자면
'승리의 조건'이 무엇인지 확실히 해야 한다는 거다.
단순히 삶을 지속한다는
식의 낮은 승리의 조건은 좋지 않다고도 말한다. 옳은 말이다.
오시이 감독은
'사회인의 능력이란 타인과의 소통'이라고도 말한다. 이걸 기준으로 하면 나의 승리 조건은 지극히 낮은데다 사회인으로서의 능력도 높다고 할 수
없는 상태라는 진단이 나온다. 하지만 오시이 감독은 이런 말도 한다.
'좋아하는 일을 하라'
달리 말해 '질리지 않는 일을 하라'고 말이다.
이런 의미로는 나의
승리 조건이 지극히 낮은 것만도 아니라는 수정의 여지가 생긴다. 일단은 질리지 않을 일을 하기 위해 가고 있으니 잘 가고 있다고 생각하기로
한다.
아,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라는 영화는 철저한 2인자를 그렸다고 한다. 그러니까 '철저하다'는 말의 의미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일에 미친 것도, 현장에서 죽을 생각도 없는 그런 인간다운 존재 말이다.
이 영화는
봐둬야겠다. |
안타깝게도 두 번쯤 볼
기회가 있었는데 결국 끝까지 본 적이 없는 영화다. 제목이
"라이언은 형제가
넷이다. 셋은 이미 전사했다. 그러나 미국은 국민에게서 '모든 것'을 뺏지 않는 것을 국시로 삼고 있다. 그러니 너희 8명이 최전선으로 가서
막내 라이언을 좀 구해와야겠다." 이 영화를 간추리면 이렇게 간단하고 단순해진다. 하지만 정말 이 8명은 라이언 일병 하나를 구하기 위해
최전선으로 가서 죽어야 했을까?
오시이 감독은 이
8명의 구조대에게 바람직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최선이 되기도 하는 방법을 넌지시 일러준다.
그 최선의 방법이란
'태업' 즉, 농땡이를 피는 거다.
전선을 향해 움직이기는
하되 천천히 나아감으로써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기를 기다리는 게 가장 낫다는 것이다. 어차피 8명의 구조대를 보내는 미국도 그 목표가
달성될 것이라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회사에
적용하면, '너무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라면 적당히 '하는 척'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그러니까 성실하다고
해서 모든 상황에 성실하게 움직였다가는 제명에 죽지 못할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이야기.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톰 행크스가 연기한 밀러 대위를 희생시켜 '감동 코드'를 만든 어거지 감동 영화라고 비평한다. 실상은 '액션 영화'라고 말이다.
판단은 보는 사람의 몫에 맡기지만 그럴 수도 있다고 하니 참고로. |
비록 이미지는 없지만
영화 정보가 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영화다.
옛날 영화를 잘 모르는
데다(물론 요즘 영화도 모른다) 일본의 옛날 영화라 더 생소하다. 오시이 감독의 이야기만 전하기로 하자.
이 장의 제목은
'유능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과거를 각색한다'이다. 어쩌면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과거는 하나의 '과정'에 불과하기에 그것을 어느 정도 바꾼다고
해도 나빠지거나 잘못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과거는 바꿀 수
없다'는 말을 '과거는 바꿀 수 있다. 현실은 바뀌지 않는다'로 바꿔놓는 오시이 감독의 센스가 눈에 띈다.
이 영화의 장의 마지막
말도 "과거는 각색할 수 있고, 각색해야 한다"이다.
이 영화가 직장생활과
무슨 상관이냐고 물을 사람을 위해 덧붙이자면, 그런 '상관' 같은 작은 것에 얽매이는 건 과거에 얽매이는 것이나 다름 없으니 신경쓰지 말고 다음
장으로 넘어가길 바란다는 말을 해주겠다. |
007 시리즈는 그래도
몇 편은 봤는데, 이 영화 역시 안 본 거다.
오시이
감독은 <007 스카이폴>을 007을 '엄마를 부탁해' 정도의 이야기로 만들어 버린 것 같다. 영화 속 M은 Mother의 M이고
007과 영화 속에서 대립하는 실바는 형제나 다름 없는 입장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소설이었다면 'M이
죽은 지 일 년 째다' 정도로 시작했을지 모른다.
이 영화의 줄거리에
대한 오시이 감독의 평가는 '목적 없음'이다. 악의 세력의 수장인 실바의 목적은 돈도 아니고 정부나 나라의 붕괴도 아니며 혼란도 아닌 M을
죽이고 자신도 죽겠다는 지극히 '사사로운' 것이라는 거다.
그 과정에서 형제나
다름 없는 007과 실바가 대결이 생겨난다. 냉전을 소재로 태어난 007은 현대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서 스카이폴을 통해
전체 판도를 바꾸려는 위험한 도박을 시작한 것이라고 평하기도 한다.
"제임스 본드는
어쩌자고 한 직장에 53년이나 다녔나"하는 물음에 대한 답은 "그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서"다.
첩보원이라는 직업은
좋은 차, 좋은 호텔, 예쁜 여자는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정규직이라고 할 수 없단다. 하지만 이 첩보원을 그만두고 다른 조직에 들어갈 수도
없다. 그랬다가는 곧 '제거'될 테니 말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기에
50년이고 100년이고 다니는 수밖에 없다.
실바가 행하는 테러의
이유 역시 어린아이의 투정의 단순 확대나 다름 없다. 그저 M의 관심을 사기 위한 테러라고.
제임스 본드에 대한
평가는 더 가혹하다. "무능한 제임스 본드"
그 이유는 위에 적은
것처럼 첩보원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화려함 뒤의
이면을 들여다 봐야 한다. |
첫 영화
<피닉스>의 감독인 '로버트 올드리치'의 또다른 작품이다.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로버트 올드리치 감독을 좋아한다고 적은 이유이기도 하다. 9편 가운데 두 편이 그의 작품인데 좋아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을까?
이 영화는 유망한
미식축구 선수가 승부조작 혐의로 퇴출된 후의 몰락과 그 몰락 과정에서의 수감 생활을 그리고 있다.
단순한 수감 생활이
아니라 마침 입소한 교도소 소장이 '자신의 감옥'의 간수들로 꾸린 선수들로 우승을 노리고 있던 교도소에서의 수감 생활이다. 유능한 선수 출신이
때마침 신입으로 들어왔는데 자신의 팀을 강하게 만들고자 하는 욕망에 불타는 소장이 그를 내버려둘 리 없다. 하지만 여기도 세상이라고 알력 다툼이
있었는지 팀의 주장인 '간수장'은 신입 죄수인 폴에게 '자신의 팀'에 들어오지 말라고 협박을 한다. 결국 소장의 제의를 거절한 댓가로 힘겨운
수감 생활이 시작된다.
그러던 와중에 소장은
다른 아이디어를 내는데, 죄수팀을 만들어서 간수팀과 시합을 시켜 실전 경험을 축적함과 동시에 죄수를 '괴롭히자'고 생각한
거다.
결국 간수팀과 죄수팀의
시합은 시작되고 폴은 이전에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뜨린 원인이었던 승부조작을 다시 강요받게 된다. 하지만 폴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왜 하필 <터치
다운>이 이 책의 마지막 영화가 되었는지는 이 책을 읽어보면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사는 것"이라는 메시지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
영화만 살짝 살펴본다는
게 말이 많아진데다 길어지고 말았다.
'평생 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지는 오래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더 좋은 조건' 속에서 '더 편하게', '더 오래' 일하고자 하는 열망에 불탄다. 책임에서는
자유롭고 싶지만 능력은 인정받고 싶어한다.
후회하기 싫어서 후회할
일을 먼저 저지른다.
그러면서 던지는 자기
위안이란 "너무 늦지 않아서 다행이야"정도의 자기 합리화다.
<무슨 영화를
보겠다고 회사에 다니나>하는 제목은 참 재밌게 읽힌다.
하지만 정말 회사를
통해 혹은 일을 통해 '영화'를 누리고 있는가를 진지하게 되묻게 만드는 제목이기도 하다.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이 책을 통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어떻게 일할 것인가'에 대해서지만, 정말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은 '왜 일하는가?'라고
생각한다.
"왜
일하는가?"하는 물음에 대한 답을 떠올리지 못한다면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어려워진다.
단순히
누가 시켜서, 목적 없이, 관심이 필요하고 돈이 필요해서,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라는 식의 대답은 삶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일'에 대해
답하기에는 부족하지 않을까.
'배부른
소리'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얼만큼 먹어야 배가 부른가의 문제는 고정된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고 달라지는 것이다.
마치,
"과거는 바꿀 수 있다. 바꿀 수 없는 것은 현재다. 그리고 현재를 만드는 것은 지금의 나다"라는 외침이 들려오는 것만
같다.
직장생활은
결국 관계의 문제다.
상하,
부하와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나 자신'과의 관계 아닐까?
좋은
영화를 소개 받을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이 책은 커다란 의미를 갖는다.
무엇보다
지금 내가 향하는 길이 그렇게 재미 없지도 않고, 질릴 리는 더욱 없는 길이라는 걸 확인할 수 있어 기뻤다.
28쪽
이겼지만
죽어버리거나 또는 패자로서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고서도 여전히 살아남아야 비로소 의미가 있다.
45쪽
요즘은
위부터 아래까지 모두 위험을 피할 생각밖에 하지 않는다. 오늘날 일본에 만연한 안전 신화도 마찬가지다. 요즘 일본인은 오로지 '안전'이라는
주제에만 몰두하는 듯하다. 안전한지 혹은 안전하지 않은지가 유일한 가치판단 기준이다.
74쪽
해티버그는
속내를 말할 수 있어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게다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준 사람은 다름 아닌 대선배다. 들어준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 사실
들어주는 시점에서 상황은 끝난 것이나 다름 없다. 조언보다는 그저 들어주는 것이 최고다.
168쪽
해답
맞추기란 영화를 만든 감독이 아니라 영화를 본 관객이 할 일이다. 감독은 관객의 멋진 해답을 기대하며 영화를 만든다. '훌륭한 해답'이야 말로
훌륭한 영화 평론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