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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일곱 시, 나를 만나는 시간
최아룡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책을 읽다 말고 물구나무 서기를 한 건 12년 전 이소룡의 절권도 책을 읽던 때 이후 처음 인 것 같다.
왜 느닷없이 물구나무를 섰느냐?
그건 이 책 <늦은 일곱 시, 나를 만나는 시간>을 읽어보면 자연히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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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장 체위란 게 있단다.
송장이라하면 시체다. 요가에 시체가 된 듯 가만히 누워있는 자세가 있다는 건 어쩌면 놀랍지 않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시체처럼 누워있는 자세가 편안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보니, 이건 세상을 달리 보라는 하늘의 계시가 아니었을까?
몸과 마음은 대단히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한다. 수 많은 자기 계발서에서 이야기 하는 것도 마음이 건강하면 몸도 건강하다는 식의 이야기다. 하지만 이 책은 그 반대를 이야기한다.
몸이 건강하면 마음도 건강하다? 음, "몸이 건강해지면 마음도 건강해진다"가 더 정확할 것 같다.
나쁜 자세를 바로 잡고, 비만을 극복하며, 뻣뻣한 몸을 움직이는 일로 마음을 치유할 수 있을까?
왠지 "과연?"하는 식의 의문을 던지지 않으면 안될 것처럼 어딘가 못미덥다. 그러나, 믿어도 좋겠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모두가 저자가 직접 경험한 일들을 바탕으로 적어나간 것이다. 애초에 요가원을 열게 된 것도 저자 자신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고, 그 노력이 비교적 성공적이었다는 증거를 보여주고 있으니 의심의 여지가 없어지는 거다.
이 책은 편안하게 읽는 게 좋겠다. 호흡을 천천히 하고, 몸에 긴장을 풀고, 어깨에 힘을 빼고 말이다. |
우리는 어쩌면 요가를 오해하고 있는지 모른다.
저자도 책 속에서 언급하지만 고도의 유연성을 요구하는 자세들, 수행자들, 날씬함이 요가의 전부가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아주 작은 일부에 불과하며, 오히려 모두에게는 자신에게 맞는 체위가 있고, 자세가 있으며, 수행 방법이 있다고 한다.
혹시 "난 몸이 뻣뻣해서 요가는 할 수 없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 그 마음 고쳐먹길 바란다. 나도 따라해 봐가며 읽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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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과거 어느 교수의 성추행 사건에 피해자의 위치에 있었다고 한다. 그 때의 충격과 상처를 치유하는 데 요가가 대단히 큰 도움이 되었다고. 그래서 다른 이들의 아픔, 상처의 치유를 돕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만큼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담담히 풀어낸다. 십 년이 지나든 이십 년이 지나든 깊은 상처가 아프지 않을리 없을 텐데 자신의 이야기를 가만가만히 풀어가는 용기가 아름다웠다.
요즘 '여유'라든가 '공간'이라는 말에 마음이 가 있기 때문인지, 이 책에서도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눈에 들어왔다.
"최대한 장식을 없애고 비어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자 했다. 내 몸과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내 삶의 공간의 소리를 들어보기 위해 음악을 없앴다."
바쁜 이들에게도, 배우는 이들에게도, 지친 이들에게도, 상처받은 이들에게도. 그들 모두에게는 저마다의 공간이 필요하다. 그것이 저자에게는 요가의 자세였고, 명상이었고, 요가원 이었으며,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이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을 잘 헤아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과도하고 무리한 자세는 오히려 몸을 망가뜨린다. 지나치게 성급한 고백은 거리를 멀어지게 하고 어색함과 무안함을 더한다. 치료에 성과를 서둘러 얻으려 하면 오히려 나빠진다. '여유'가 필요한 이유다. |
요가는 단순히 유연성을 증가시키는 것도, 면역력을 키우는 것도, 다이어트나 운동에 효과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 외형적인 효과도 물론 있지만 좀 더 깊이있는 효과, 나와 마주하는 시간을 통해 마음의 치유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