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끌고 가는 너는 누구냐 - 개정판 마인드북 시리즈 1
박옥수 지음 / 온마인드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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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꺼려하는 이야기 방식이 있다. (어쩌면 내가 자주 범하는 실수라 꺼려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문득 떠오른다.)

 그 방식의 핵심은 '무리'다.

 무리하게 교훈을 짜맞춰 넣은 티를 팍팍 내면서 듣는 이로 하여금 싫어도 그 교훈을 떠올릴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반강제적 이해 요구 방식. 

 강요와 함께 가식이 담긴 이야기라면 경멸해주기엔 딱이다.

 

이 책도 앞부분에서는 무리하는 듯한 인상이 풍겨서 잔뜩 심통이 올라서는 한 건만 걸려라~하며 째려 읽어내려갔다.

 

 하지만 곧 깨달아야 했다.

 "시비거리를 찾으려 읽는 책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내 마음이 높고, 나에 대한 믿음이 강한 것은 좋은 일이다.

 하지만 그 높고 강한 믿음이 타인을 인정하지 않는 쪽으로 기울어 자신의 생각만을 고수하게 되면 그것은 필연적으로 단절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지금까지 읽은 책 중에서 정말 이건 완벽한 '쓰레기'다 라고 느꼈던 책이 딱 한 권 있었다.

  그 책은 지금 읽어도 '쓰레기'라고 느낄 수 밖에 없는 그런 책이라 제목조차 적고 싶지 않다.

 

하지만 그 외엔 처음 읽었을 때는 전혀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더라도 시간이 지나고 세상과 사람을 알고 또 생각하면서 감상이 달라져갔다. (아마 내가 운이 좋았기에 좋은 책들만 만나온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내 책'이 아니었을 뿐이지 '그들의 책'마저 아닌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랄까?

 

이 책은 목사인 저자가 성경 속에서 발견한 마음의 문제 해결법, 상처의 치유법, 소통법을 담고 있다고 말해야겠지만 그것이 성경에서 나왔기 때문에 기독교인에게만 가치를 가진다고는 할 수 없다고 느꼈다.

 

사람과 사람, 마음과 마음의 소통에의 욕구 바램은 어느 시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근원적 욕구다.

 홀로 존재하는 한 사람이 될 수 없는 사람은 늘 다른 사람과의 소통을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을 완성해가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저마다 다른 성장 환경, 다른 가치관, 다른 습관들은 늘 그 바램이 강해질 수록 역행해 우리는 고립을 향해 곤두박질 치곤한다.

 

무엇이 문제인가?

 우리의 마음, 자신에 대한 믿음의 병적인 높음.

 세상에 나만이 존귀하고 나만이 옳다는 좁은 마음이 문제다.

 절제할줄 모르는 정확히는 절제할 수 없게된 우리들의 마음이 문제다.

 

"내 맘을 나도 모르겠어."

 언젠가 내 입에 늘 붙어 버릇이 되었던 말이었다.

 그 때는 왜 그런지 정말 몰랐었다.

 뭐, 이런 말을 하고 있는 지금도 내 마음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말이다.

 

돌아보면 그 때의 난 심지어 나 스스로의 마음과도 벽을 만들고 담을 쌓고 지내고 있었던 것 같다.

 늘 외면하고 의심하고 귀기울이지 않았다.

 내 마음에도 이렇게 꽉 막혀있었는데 다른 이들에 대해서야 두말해서 무엇할까?

 

시대가 그리고 환경이 우리에게 스스로에 대한 절대적이고 지고한 신뢰와 믿음을 심어주었다.

 난 옳다, 그들이 나쁘다, 그들이 항상 나를 방해한다, 그들이 잘못해 내 기분이 상한다, 그들이 그들로 인해 이렇게 되었다.

 내가 잘못했을리 없기에 잘못한 것은 늘 세상이고 그 세상의 타인들이었다.

 티브이와 같은 매체는 우리에게 더 이상 가치판단에 대한 깊은 사고의 필요성을 빼앗아 버렸다.

 그들이 하는 말은 늘 옳거나 늘 그르다.

 

그 속에서 우리는 스스로와도 타인과도 소통할 수 있는 길을 빼앗겨버렸다.

 

몸에 피가 통하지 않는 부분이 생기면 그 부분은 처음엔 부자연스러움에서 마비를 거쳐 괴사해간다.

 괴사를 시작한 몸은 더 이상 내 몸도 내 편도 아니다.

 내 성한 몸마저 갉아들어오는 '적'일 뿐이다.

 

불신의 시대.

 서로의 마음을 열려하지도 않고, 들여다보려 하지도 않으며, 드러나는 마음을 보아도 그것을 존중하지 않게 된 시대의 이름이다.

 

고립된 사람들은 고립에서 탈출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와도 자신만의 세계에서 상상하고 또 상상하다 결국 최악의 상상에 도달해서는 더 깊은 고립을 선택한다.

 

이 책 속에는 많은 사례가 실려있다.

 저자의 경험담도 있고, 잘 알려진 이야기도 있다.

 결국 모든 이야기는 '마음을 열어라'는 결론으로 끝이 난다.

 두려워도 힘들어도 마음을 열지 않고는 나아질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난 이 책에서 많은 것을 얻고자하지 않았다.

 오히려 꼬투리를 잡으려 했었다.

 하지만 그런 마음 자체가 닫히고 꽉 막힌 나만의 마음이 만들어낸 어둠이다.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 적게 가진 것 같은 마음으로 살면 언제까지나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다.

  하지만 적게 가지고 있으면서 자신이 가진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바라면 언제까지나 행복은 남의 이야기일 뿐이다.

 

먼저 마음을 열자.

 그리고 그들의 마음과 소통을 시작하자.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마음 속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가족들에게 전했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가족에 대해서는 참 인내심이 약한 것 같으니, 혹 앞으로 내가 짜증을 부리거나 화를 내면 "동민아!"하고 이름을 불러달라고. 그러면 내가 화내기, 짜증부리기를 멈추고 "아, 내가 또 짜증을 내려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을 하고 멈추겠노라고 말이다.

  가족과의 약속이자 나와의 약속이다.

  

저자는 부끄러움도 화나는 감정도 터놓고 이야기 하라고 한다.

 그래야 그들이 알 수 있다고 말이다.

 난 오늘 기분이 좋다. 오늘도 행복하다.

 

당신은? 오늘 행복했는가? 우울한 일이 있었나?

 언제든 당신의 마음을 기다리기로 한다.

 내 마음은 열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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