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마거릿 애트우드 외 지음, 남명성 옮김 / 비채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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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먼저 말해두고 싶은 건 사람들이 어떤 이름으로 부르는지가 아니라 스스로 어떤 이름에 대답하며 사는지가 중요하다는 거예요.
p.071~072

'
"그냥 삶을 살았다는 것만으로 어떤 가치가 있다고 보지는 않나요?" 반지숙녀가 말했다. "누구나 결국 마지막에는 심판을 받게 될 테지만, 적어도 존재했었다는 점에서 그 자체로 존엄성이 있잖아요."
p.088

아름다움과 작은 경이로움으로 가득 찬 곳이지만 세상은 우리에게 사람이 사람에게 얼마나 상처를 줄 수 있는지 보여줄 때가 있어요. 그렇다고 함께 느낀 슬픔을 기리려고 매년 행사를 벌이지는 않지만요. 한번 깨달은 슬픈 진실은 어디에 가든 등에 지고 다녀야만 하죠. 우리는 수건과 함께 상자 속에서 뱅글뱅글 뒹구는 토끼들이 아니에요. 그렇지만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경험 속에서 서로를 묶어주는, 설명할 수없는 것들이 분명히 있죠.
제 질문은 이겁니다. 만일 상자 속에서 겪은 같은 경험으로 토끼들이 유대감을 쌍을 수 있다면, 우리는 왜 그렇게 못 하겠어요?
p.257~258


이게 뭐람!
현대 미국문학 대표 작가 36인이 함께 한권의 소설을 지필했다고?
그게 가능한 일인가? 서로 글쓰는 스타일도 다르고 중점 분야도 다를텐데?
궁금함 폭발로 안 읽을수가 없었던 14일.
결과는 완전 대만족이었다^^
36명이 참가한 프로젝트라서 벽돌책일줄은 알았지만 거의 600페이지에 달하는 책의 두께에 또 한번 놀란 1인 ㅋㅋ
책을 마주하고서 이 책을 어떻게 읽어야할까..고민을하다가 우선 처음을 읽어나가기 시작했다.
뉴욕 로어이스트사이드 리빙턴가에 있는 '펀스비 암스'라는 이름의 엘리베이터도 없는 6층짜리 다세대 주택에 관리인으로 들어가게 된 예시. 전 관리인이 기록해둔 노트에는 세입자들에 관한 정보가 상세히 적혀있었는데..
코로나로 봉쇄령이 내려지고 옥상열쇠를 가진 관리인은 옥상에서의 자유를 즐기고 있었는데..세입자들도 한명 두명 모이더니 옥상은 세입자들의 저녁모임장소가 되어가고 그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한명씩 하게된다.
아하~~이런식의 이야기라 36명의 작가가 함께 할수 있었구나를 깨닫고서는 바로 참여한 작가들 검색시작!어떤 작품들을 썼었는지 메모를 달아놓고서 나름의 추리를 시작하며 읽었는데..정보가 전혀 없는 작가들도 꽤 많아서 다른나라 사람인 내가 추측해보기에는 아~~주 어려운 작업이었다는^^;
근데 14일동안에 들려주는 몇십가지 이야기가 다 개성있고 너무 재미있어서 읽는 재미가 아주 쏠쏠했다.
서평단이어서 내 담당은 여섯째날..
여섯째날에는 6A에 살고 있는 당원증 보유한 공산주의자라고 적혀있던 무슈랑보와 3E에 살고있는 피가 흐르는 전쟁의 보랏빛 유언장을 열기 위해 온 자라는 검은 수염. 5C에 살고있는 자신이 아닌것은 거부하는 남자 유로비전. 이렇게 세명의 이야기를 담고있었다.
어린시절 신문배달을 통해 매일 신문에 실린 기사를 접했던 랑보. 베트남과의 전쟁시기라서 신문에는 전쟁으로 인한 사망 기사들이 올라오지만 어린 랑보는 전쟁의 이유를 알지 못한채 그 참혹한 실상들을 지켜봤지만 주변사람들은 멀리서 벌어지는 전쟁에는 관심이 없는채로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에 충격을 받은 이야기를 건네고..그 이야기를 건네받은 검은수염은 자신이 직접 파병나갔던 이라크전 이야기를 하면서..말이 통하지 않는 그곳에서 전쟁과 전혀 상관없던 이라크 농부..그리고 사건을 완전 거짓으로 덮어버린 미군..아이들을 구하기위한 전쟁인데 그곳에는 전쟁으로 트라우마를 입은 아이들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건넨다.
마지막 유로비전이 트라우마에 관한 이야기를 건네받아 친구가 토끼 합사를 시킬때 두마리를 함께 낯설고 공포스러운 환경에 처하게 만들면 트라우마를 함께 공유한 토끼들이 유대감을 형성하게 된다는 이론이 효과가 있음을 알게 된다. 함께 어떤 사고를 경험한 사람들이 그 얘기를 나누는것만으로도 유대감을 쌓을수 있다는거..
이 이야기를 읽고 어떤 작가일지 추측해봤는데..아무래도 전쟁에 관한 이야기라서 데이브에거스가 있지 않을까?했는데 이런~~
데이브 애거스는 열셋째날 관리인 이야기를 썼잖아. 진짜 재미있게 읽었는데 데이브애거스 다른 작품도 찾아봐야겠다.
랑보이야기는 더글러스 프레스턴이 검은수염은 스콧터로 유로비전은 조셉 카사라가 쓴 이야기였다 ㅋㅋ
가장 취향저격이었던 이야기들이 있었는데 미드 아웃랜더 좋아해서 이야기중에 딱 이건 다이애나 개벌론이다!했는데 맞춰서 완전 기분좋았다구! 세익스피어 이야기가 나와서 제임스샤피로도 맞추고 난 딱 2명 성공했는데..
인상깊었던 이야기들의 작가들을 따로 적어서 다른 작품 읽어봐야겠다고 다짐했다!
우리나라도 이런 프로젝트 하면 어떨까? 외국 작가들보다 접근장벽이 좀 낮지 않을까? 상상만으로도 신나는데 해줬으면 좋겠다~~
마지막 반전이 사실 읽으면서 그런거 아닐까?하고 생각했었는데..음..역시..
마지막까지도 너무 좋았던 14일의 여정이었다.

#14일 #비채 #마거릿애트우드 #스콧터로_조셉카사라_더글러스프레스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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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통역사
리 랑그바드 지음, 손화수 옮김 / 푸른숲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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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말한다 가족끼리 좀더 솔직하게 지낼 수 있으면 좋겠어. 이렇게 서로 눈치 보면서 짐작만 하지 않아도 되게 말이야.
p.134

나는 말한다 한국 문화에서 내가 가장 견디기 힘든 점이 바로 그거야. 언제나 남자가 중심이잖아. 만약 집에 불이 나면 부모는 분명 딸보다 아들을 먼저 구할 거라고 확신해. 적어도이 나라에서는 그래.
p.137

내 통역사가 말한다 나도 머리가 좀 지끈지끈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 때문에 더 그런 같아. 행간에서 표현되는 것들 말이야. 나는 말한다 예를 들면 어떤거?
내 통역사가 말한다 설명하기가 어려워. 번역될 수 없는 침묵
이라고나 할까.
p.188~189

나는 말한다 그 책은 가족을 위해 쓴 게 아니야. 그랬다면 애초에 쓰지도 않았겠지. 나는 나 자신을 위해, 그리고 다른 입양인들을 위해 그 책을 썼어. 때로는 진실을 말하기 위해 누군가를 배반해야 하기도 해.
p.200

먹먹하다고 해야할까..
답답하다고 해야할까..
82년생 김지영과 채식주의자를 읽고 느꼈던 그 답답함이 나의 통역사를 통해 삼진아웃이었다고나 할까..
가부장적 사고방식이 당연하게 느껴졌던 과거시절..네번째 딸로 태어나 덴마크로 입양된 나..한국말을 전혀 하지 못하고 외모는 한국인이지만 덴마크에서 덴마크 사고방식으로 자라온 '나'는 나의 가족들을 찾고 그들과 시간을 보내지만..통역사가 없이는 서로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통역사를 통해 주고받는 대화마저도 완벽히 이해하지는 못한다..
희곡같은 대본을 보는듯한 서로의 대사로 이루어진 독특한이 형식이 오히려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그 의미들을 완벽히 나타내주는것 같았다.
통역사가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의 공백..그 공백에서 느껴지는 소외감과 슬픔..
떨어져 지낸 그 시간동안의 어색함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도 없어지지 않고..자신의 존재가 한국사회의 한 가족에게 완벽하게 오픈된 존재가 될수 없다는거..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었지만..내 핏줄의 비밀을 남편에게는 당당하게 오픈할수 없고..자신의 성정체성을 가족에게 오픈하는것도 쉽지 않고..하지만 가족에게 지워진 스스로를 당당히 채워나가기 위해 글을 쓰는 나..
자전적 소설이기에 더 '나'의 감정이 온전히 와닿았던거 같다.
그 여자는 화가 난다 책을 읽고싶다. 그 책 역시 그녀가 덴마크로 입양되고 자신을 입양보낸 가족들을 만나 솔직한 심정들이 담겨있을꺼 같아서 그 책을 먼저 읽고 난 이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작가님의 마음을 조금 더 이해할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서로 분명 이해할수 없는 모습들이 보이지만..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통역사가 있어야만 가능했던 대화들역시 서로의 언어를 알아가며 직접 대화가 가능해지는게 행간의 공백들이 점점 짧아지는것 같아서..
'나'의 마음에 있던 거리감과 격차들도 덩달아 사라지고 있는 느낌이들었다. 이렇게 '나'는 온전히 한 가족이 되어가는게 아닐까..하는 희망이 보이는 책이라 좋았다.
작가님의 다른 책도 꼭 읽어봐야겠다.

#나의통역사 #리랑그바드 #푸른숲 #최고의북유럽문학작품선정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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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아나다
다카세 준코 지음, 박우주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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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자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과 어떻게 타협하며 살아가는 걸까. 상처는 어떻게 이겨내는 것일까. 용서하든 용서하지 않든, 그 어느 쪽이든 스스로 선택을 내려야 한다는 것마저 버겁다.
p.101

"머리카락 있는 사람이 선택받는 쪽이라니. 신기하네."
다쿠마는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라 "그냥 점이잖아"라고 점쟁이 앞에서 하기에는 실례인 말을 내뱉고서 화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게다가 본인 선택에 달렸다는 말을 들은 사람은 더이상 순수하게 선택한다고 볼 수 없어. 이 말은 속으로 만 생각할 뿐 입밖에는 내지 않았다.
p.145

남을 때리는 것보다 는 내가 맞는 편이 낫다. 어느 쪽도 때리지 않고, 맞지 않는 관계를 맺을 수가 없다면.
머리카락이 있고 없고 하나로 이렇게나 고달파야 한다는 게 우스웠다. 우습지만, 우스워지지 않으면서 누구와 관계를 맺는 법 또한 알지 못했다.
p.163

책 표지와 제목만 보고서는 따뜻한 마음이..다시 힘내볼 용기가 돋아나다~~같은 힐링 치유 에세이 일것 같았다가~~
소개글에서 갑자기 원인모를 원인으로 인해 사람들의 머리가 빠지기 시작했고 그 대머리들 사이에 나 혼자만 머리가 자라기 시작했다.라는 이야기에 오쿠다 히데오 풍의 완전 유머 가득한 재미난 소설이겠다~~라고 생각했는데..
완전 잘못 짚은 나!
이 책은 인간 심리를 다룬책이라고나 할까?
머리카락이라는거..누군가는 숱이 많고 누군가는 곱쓸거리고..누군가는 얇고..누군가는 색깔이 진하고..근데 이 머리카락이 왜 사람들을 창피하게 만들고..부끄럽게 만들고..질투나게 만들고..돈을 쓰게 만들고..생명마저 져버리게 만드는걸까..
사람들은 참 내 스스로 당당하게 살기보다 타인의 눈치를 많이 보고 사는거 같다. 다수에 속하지 않는 소수들을 손가락질하고..다른사람들의 시선에 나를 맞추려한다.
자신의 탈모에 속상해 탐스러운 머리를 하고있는 아이의 머리카락을 자른 사람..머리카락이 잘린것만으로도 충격이었는데 그일을 장난삼아 거짓된 소문을 퍼트리는 사람들..
머리 숱이 없어 스트레스받던 이가..모두가 대머리가 된 세상에서 나혼자만 머리가 자랐음에도 이번에는 머리가 있어서 다수에 속하지 않기에 당당하지 못하게 된다.
머리카락으로 풀어내고 있지만 어떤 것이든 다 될수 있는 콤플렉스와 결핍에 관한 이야기..
나도 머리숱이 많지 않고 약 부작용으로 인한 부분탈모도 있어서 탈모 앰플도 계속 쓰고 있고 바르는 흑채도 사용할때도 있지만..그게 내 콤플렉스라고 생각한 적은 없는것 같다. 그냥 머리카락이 조금 없을뿐이지 그게 나라는 한 인간을 알게 하는데 큰 작용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라는 사람은 그저 머리숱이 조금 없는 나!라는 생각을 한다면 숨고싶거나 부끄럽거나 그런 맘을 갖지 않게 되지 않을까..
항상 숨기만 했던 마치카..남의 시선을 견디고 자신의 머리에 썼던 수건을 벗어던지고 목욕탕에 들어갔을때 그녀는 진정한 자유를 느꼈을꺼다.
콤플렉스는 감추는게 아니라 오히려 당당히 드러내야 더이상 콤플렉스가 아니게 된다!
결국 타인의 눈길이 아닌 나 스스로의 마음에서 찾아야할 문제!
독특한 스토리로 풀어낸 이 소설이 참 좋았다.

#돋아나다 #다카세준코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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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집에서는 수수께끼의 향기가 난다 ㅣ J Mystery 1
쓰치야 우사기 지음, 이선희 옮김 / arte(아르테)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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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당초 사람이 빵을 선택하는 건 오만한 일이야. 빵이 사람을 선택하는 거니까.”
p.030

이게 뭐야! 제 23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 수상작이고 심지어 책 제목이 '빵집에서는 수수께끼의 향기가 난다'여서 미스터리 사건들이 도파민 터지게 나오는 책인줄 알았더니만 ㅋㅋ
나 왜 책 소개 제대로 안 읽은거냐고요^^
글루텐 프리! 강력 범죄 프리! 고순도 무해함 함유!
이 소개글과 딱 맞는 미스터리였다 ㅋㅋ
만화가 지망생이면서 노스티모 빵집에서 아르바이트중인 이치쿠라 고하루..만화가 지망생보다도 탐정 지망생이어야 하지 않나 할정도로 눈썰미가 좋고 지식도 많아서 빵집에서 일어나는 수수꺼끼 향기를 기가막히게 잘 캐치하고 해결또한 완벽하게 해낸다 ㅋㅋ
빵집을 배경으로 하다보니 크로아상.바게트. 시나몬롤. 초코소라빵. 카레빵 등의 빵에 얽힌 소재들이 등장하고..각자의 우정 사랑 추억 등에 대한 미스터리들을 고하루가 해결(?)하는데..
이 소설의 가장 큰 단점이 있다!
빵이 너무너무너무 먹고싶어진다는거~~~~
일본 빵 맛있게 만든다는걸 아는 1인으로써 빵 냄새가 계속 나는거 같고 진심 빵이 너무 먹고싶어지게 만드는 책이다 ㅠㅠ
진지하고 무거운 미스터리 소설이 아니고 따뜻하고 몽글몽글하고 추억돋고 빵냄새 물씬나는 행복한 미스터리 소설을 원한다면 강추!
일본으로 빵 먹으러 가고싶다~~~

#빵집에서는수수께끼의향기가난다 #쓰치야우사기 #아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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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와 연
청예 지음 / 래빗홀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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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 쥐고 있으면 쥔 자와 쥐인 자의 인연이 닿는다. 2초
한번 닿으면 손을 놓아도 떨어지지 않으며. 3초. 천지를 개벽
하는 존재가 당신과 나의 끈을 가호한다. 4초. 그리하여 당신
은 영원히 내 곁에 살게 되고. 5초. 업보를 받으리
p.017

덫에 빠진 여자들은 스스로가 아랫사람이 되는 줄을 몰랐다. 그런 여자를 도구로 사용하는 아버지는 서운함이라는 감정을 다루는 데 일가견이 있었다.
p.046


복수는 말이야,당했다는 사실을 평생 못 잊게 만들어야지. 복수는 사건이 아니라 기억이라고.
p.095

사랑이 아를답다면 이런 작자들의 마음도 아름다운 것인가? 도대체 사랑이란 행위는 얼마나 저열하고 천박하기에 자신이 저지른 일조차 미화하고, 감축하여, 젊은 날의 낭만인 척 인간의 지적 사고력을 감퇴시키는 것일까.
p.119

하지만 계모와 아버지의 몰락을 대할 때와 달리 나를 향해 더 가까워지길 원하는 아이의 밤색 눈을 보면. 점점.
두려워졌다.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p.185

듣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미안하다는 말을 계속 원하는 일은 만성적 자학과 같았다. 이것은 복수의 부작용이었다
p.202

반짝이는 사람들 안에는 무한한 긍정이 아니라 한 줌의 부정이 있다. 그 외로움을 감추려는 가여운 의지를 받아먹고서 어둠은 빛이 된다. 그러니 반짝이는 존재들도 아프지 않을 리 없었다.
p.209~210

나는 사람으로 타락했는데 당신은 사람으로 구원받았다.
p.258

와우~~청예 작가님!
글을 이런식으로 쓰시면 여운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겠잖아요!
처음 몇페이지부터 완전 몰입 제대로 확! 시키면서도 문체들은 어떻게 할꺼냐고요..
살벌하고 강렬하면서 아련하고 애틋하고~~와우~~~
17살의 오주희 엄마를 버리고 바람난 아빠와 임신한 상간녀와 상간녀의 엄마인 무당을 증오하여 자신의 얼굴은 모르는 무당에게 찾아가 연을 이어주는 부적을 받아와 상간녀의 손에 쥐어준채로 옥상밖으로 몸을 던진다.
곤두박질친 머리가 땅과 부딪힐때 수박이 으깨지는 소리가 나고 갈라진 머리통 곁에 금련화가 피어있다..
문장이 시각화되는 느낌으로 강렬한충격으로 시작되는 소설은 17살의 오주희가 기억을 그대로 가진채로 상간녀의 배속에 있던 아이인 오연린으로 태어나며 복수를 하는 이야기이다.
오주희와 자신의 엄마에게는 복수의 대상이었던 이들이..오연린에게는 세상 다정한 외할머니와 엄마라는거..하지만 오직 오주희의 기억을 가진 오연린은 자신을 향한 사랑을 알아채기보다 자신의 마음속 복수만이 눈에 보이는데...
그렇게 일상을 보내던 연린에게 박은정이라는 아이가 나타나 연린의 삶속으로 한발자국씩 들어오게 된다.
이제는 혼자가 아닌 둘이서 함께 자신들이 만든 복수의 대상에게 복수를 행하지만..과연 그게 누구를 위한 복수인건지...
처음부터 오주희의 죽음 자체가 너무 이기적인거 아닌가?
복수를 위해 자신이 유일하게 사랑했던 엄마라는 존재민저 져버리고 세상을 떠나버린건 오주희 스스로 어떻게 변명할거냐고~~
복수를 했다고 해서 그 누구든 그 감정에서 해방되는걸 본적이 없는 것 같다. 복수는 결국 또다른 복수를 낳을뿐...
오연린의 복수를 따라가다 복수라는 단어와 가장 어울리지 않는 무해한 남자 이현을 만나 이제는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려나 했더니만 소름끼치는 반전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청예 작가님 진심 대박!
단순한 복수라는 주제의 오컬트 소설이 아닌 선택이라는 주제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소설.
무크지에 담겨있는 작가님의 인터뷰중 -우리는 선택하고 난 후의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기에 '선택하지 않음'을 결코 선택하지 못합니다.-라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연기 완전 잘하는 여배우가 오연린 연기해주면 너무 볼만할것 같아 영상화도 기대되는 작품~~

#주와연 #청예 #래빗홀 #래빗홀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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