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와 연
청예 지음 / 래빗홀 / 2026년 6월
평점 :
품절


1초. 쥐고 있으면 쥔 자와 쥐인 자의 인연이 닿는다. 2초
한번 닿으면 손을 놓아도 떨어지지 않으며. 3초. 천지를 개벽
하는 존재가 당신과 나의 끈을 가호한다. 4초. 그리하여 당신
은 영원히 내 곁에 살게 되고. 5초. 업보를 받으리
p.017

덫에 빠진 여자들은 스스로가 아랫사람이 되는 줄을 몰랐다. 그런 여자를 도구로 사용하는 아버지는 서운함이라는 감정을 다루는 데 일가견이 있었다.
p.046


복수는 말이야,당했다는 사실을 평생 못 잊게 만들어야지. 복수는 사건이 아니라 기억이라고.
p.095

사랑이 아를답다면 이런 작자들의 마음도 아름다운 것인가? 도대체 사랑이란 행위는 얼마나 저열하고 천박하기에 자신이 저지른 일조차 미화하고, 감축하여, 젊은 날의 낭만인 척 인간의 지적 사고력을 감퇴시키는 것일까.
p.119

하지만 계모와 아버지의 몰락을 대할 때와 달리 나를 향해 더 가까워지길 원하는 아이의 밤색 눈을 보면. 점점.
두려워졌다.
내가 무엇을 두려워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p.185

듣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미안하다는 말을 계속 원하는 일은 만성적 자학과 같았다. 이것은 복수의 부작용이었다
p.202

반짝이는 사람들 안에는 무한한 긍정이 아니라 한 줌의 부정이 있다. 그 외로움을 감추려는 가여운 의지를 받아먹고서 어둠은 빛이 된다. 그러니 반짝이는 존재들도 아프지 않을 리 없었다.
p.209~210

나는 사람으로 타락했는데 당신은 사람으로 구원받았다.
p.258

와우~~청예 작가님!
글을 이런식으로 쓰시면 여운에서 헤어나오질 못하겠잖아요!
처음 몇페이지부터 완전 몰입 제대로 확! 시키면서도 문체들은 어떻게 할꺼냐고요..
살벌하고 강렬하면서 아련하고 애틋하고~~와우~~~
17살의 오주희 엄마를 버리고 바람난 아빠와 임신한 상간녀와 상간녀의 엄마인 무당을 증오하여 자신의 얼굴은 모르는 무당에게 찾아가 연을 이어주는 부적을 받아와 상간녀의 손에 쥐어준채로 옥상밖으로 몸을 던진다.
곤두박질친 머리가 땅과 부딪힐때 수박이 으깨지는 소리가 나고 갈라진 머리통 곁에 금련화가 피어있다..
문장이 시각화되는 느낌으로 강렬한충격으로 시작되는 소설은 17살의 오주희가 기억을 그대로 가진채로 상간녀의 배속에 있던 아이인 오연린으로 태어나며 복수를 하는 이야기이다.
오주희와 자신의 엄마에게는 복수의 대상이었던 이들이..오연린에게는 세상 다정한 외할머니와 엄마라는거..하지만 오직 오주희의 기억을 가진 오연린은 자신을 향한 사랑을 알아채기보다 자신의 마음속 복수만이 눈에 보이는데...
그렇게 일상을 보내던 연린에게 박은정이라는 아이가 나타나 연린의 삶속으로 한발자국씩 들어오게 된다.
이제는 혼자가 아닌 둘이서 함께 자신들이 만든 복수의 대상에게 복수를 행하지만..과연 그게 누구를 위한 복수인건지...
처음부터 오주희의 죽음 자체가 너무 이기적인거 아닌가?
복수를 위해 자신이 유일하게 사랑했던 엄마라는 존재민저 져버리고 세상을 떠나버린건 오주희 스스로 어떻게 변명할거냐고~~
복수를 했다고 해서 그 누구든 그 감정에서 해방되는걸 본적이 없는 것 같다. 복수는 결국 또다른 복수를 낳을뿐...
오연린의 복수를 따라가다 복수라는 단어와 가장 어울리지 않는 무해한 남자 이현을 만나 이제는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려나 했더니만 소름끼치는 반전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청예 작가님 진심 대박!
단순한 복수라는 주제의 오컬트 소설이 아닌 선택이라는 주제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던 소설.
무크지에 담겨있는 작가님의 인터뷰중 -우리는 선택하고 난 후의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기에 '선택하지 않음'을 결코 선택하지 못합니다.-라는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연기 완전 잘하는 여배우가 오연린 연기해주면 너무 볼만할것 같아 영상화도 기대되는 작품~~

#주와연 #청예 #래빗홀 #래빗홀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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