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통역사
리 랑그바드 지음, 손화수 옮김 / 푸른숲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말한다 가족끼리 좀더 솔직하게 지낼 수 있으면 좋겠어. 이렇게 서로 눈치 보면서 짐작만 하지 않아도 되게 말이야.
p.134

나는 말한다 한국 문화에서 내가 가장 견디기 힘든 점이 바로 그거야. 언제나 남자가 중심이잖아. 만약 집에 불이 나면 부모는 분명 딸보다 아들을 먼저 구할 거라고 확신해. 적어도이 나라에서는 그래.
p.137

내 통역사가 말한다 나도 머리가 좀 지끈지끈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 때문에 더 그런 같아. 행간에서 표현되는 것들 말이야. 나는 말한다 예를 들면 어떤거?
내 통역사가 말한다 설명하기가 어려워. 번역될 수 없는 침묵
이라고나 할까.
p.188~189

나는 말한다 그 책은 가족을 위해 쓴 게 아니야. 그랬다면 애초에 쓰지도 않았겠지. 나는 나 자신을 위해, 그리고 다른 입양인들을 위해 그 책을 썼어. 때로는 진실을 말하기 위해 누군가를 배반해야 하기도 해.
p.200

먹먹하다고 해야할까..
답답하다고 해야할까..
82년생 김지영과 채식주의자를 읽고 느꼈던 그 답답함이 나의 통역사를 통해 삼진아웃이었다고나 할까..
가부장적 사고방식이 당연하게 느껴졌던 과거시절..네번째 딸로 태어나 덴마크로 입양된 나..한국말을 전혀 하지 못하고 외모는 한국인이지만 덴마크에서 덴마크 사고방식으로 자라온 '나'는 나의 가족들을 찾고 그들과 시간을 보내지만..통역사가 없이는 서로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통역사를 통해 주고받는 대화마저도 완벽히 이해하지는 못한다..
희곡같은 대본을 보는듯한 서로의 대사로 이루어진 독특한이 형식이 오히려 작가가 말하고자 했던 그 의미들을 완벽히 나타내주는것 같았다.
통역사가 가족과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의 공백..그 공백에서 느껴지는 소외감과 슬픔..
떨어져 지낸 그 시간동안의 어색함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도 없어지지 않고..자신의 존재가 한국사회의 한 가족에게 완벽하게 오픈된 존재가 될수 없다는거..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하나가 되었지만..내 핏줄의 비밀을 남편에게는 당당하게 오픈할수 없고..자신의 성정체성을 가족에게 오픈하는것도 쉽지 않고..하지만 가족에게 지워진 스스로를 당당히 채워나가기 위해 글을 쓰는 나..
자전적 소설이기에 더 '나'의 감정이 온전히 와닿았던거 같다.
그 여자는 화가 난다 책을 읽고싶다. 그 책 역시 그녀가 덴마크로 입양되고 자신을 입양보낸 가족들을 만나 솔직한 심정들이 담겨있을꺼 같아서 그 책을 먼저 읽고 난 이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작가님의 마음을 조금 더 이해할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
서로 분명 이해할수 없는 모습들이 보이지만..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통역사가 있어야만 가능했던 대화들역시 서로의 언어를 알아가며 직접 대화가 가능해지는게 행간의 공백들이 점점 짧아지는것 같아서..
'나'의 마음에 있던 거리감과 격차들도 덩달아 사라지고 있는 느낌이들었다. 이렇게 '나'는 온전히 한 가족이 되어가는게 아닐까..하는 희망이 보이는 책이라 좋았다.
작가님의 다른 책도 꼭 읽어봐야겠다.

#나의통역사 #리랑그바드 #푸른숲 #최고의북유럽문학작품선정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