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그리고 마녀는 숲으로 갔다 1~2 세트 - 전2권 - 완결
산호 지음 / 고블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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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산 것보다 살아남은 것들이 더 많아. 그러니 우리는 서로를 돌봐야 해."
언젠가 초원은 그렇게 말했다.
p.062

흉터가 남은 건 산이 열심히 싸웠다는 뜻이고ㆍㆍㆍ아픈 건지금도 싸우고 있다는 뜻이야. 잘 해내고 있는 거야.
p.178

매해 새로운 유행성 바이러스가 나타나는 게 자연스러운 시대가 됐잖아요?
그때마다 백신도 쏟아져 나오죠.
그러면 다들 그걸 맞으러 달려가.
그런데 매번 부작용자 통계를 내보면 70퍼센트가 여자야.
아나필락시스를 겪는 사람도 열에 아홉이 여자고.
항체 반응 매커니즘 자체가 달라서 그런 건데, 많이들 모르더라구.
하지만 알다시피 어느 제약회사도 여성용 백신을 따로 만들지 않아요.
심지어 여성 질환 신약실험을 할 때조차 수컷동물을 써.
인류의 절반을 없는사람 취급하는 이 굴레가 끊기지 않는 것은 왜일까?
기준으로 삼는 '인간'을 바꾸고 싶은 마음이 없으니까...
그러니 우리는 한번도 이 행성에서 표준이었던 적이 없는 거예요.
p.238~239


2025년 서울 국제도서전 "한국에서 가장 재미있는 책 대상" 그리고 문재인 전 대통령 추천도서. 이 타이틀만으로 읽어볼 가치가 있다 생각했는데..
우와~~너~~~무 재미있잖아
마지막에 눈물이 핑~~~ㅠㅠ
진심 너무 재미있어서 완전 강추!
옛부터 무당.서낭.의원 등 여러 말로 불려온 여자들..자연과 교감하며 식물들을 자라게 하는 능력을 가진 마녀들이 살고있는 월산군의 만신나루..
만신촌이라 불리는 이곳은 바깥세상과 단절되어 허가증이 없이는 출입할수 없는 20여명의 마녀들이 살고 있는 마을이다.
마녀들은 이미 몸안에 생명을 만들어 내기위해 필요한 모든 조건을 갖추고 있기에 남자 없이도 아기를 잉태할수 있고..
성인이 되어가며 몸에 바이러스 수포가 생겨나며 자신이 죽은 때를 짐작할수 있다.
태어난 아이는 자신의 엄마. 할머니. 그 위의 할머니 등의 모습과 똑같은 얼굴을 하고 그녀들의 능력 또한 이어받는듯 하다.
단수와 배급제가 시행되고 있는 세상을 배경으로 한쪽에서는 식량난을 해결하기위해 연구가 계속되고 있고..
만신촌만 유난히 초록이 무성함을 이용하려는 인간들도 존재하며..
오로지 자신들만의 돈을 목적으로 폐쇄되어있던 만신나루를 강제개방하고 마녀들의 희생은 전혀 신경쓰지 않으며 소수의 희생은 다수를 위해 당연한거라 생각하는 인간들의 잔인함..
그런 인간들도 있지만 세상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여 재해를 지켜냈던 어머니들이 있었고..자신들 역시 타인을 구하기위해 스스로를 희생하는 마녀들..
읽어가면서도 왜 이 책을 그토록 많은 이들이 추천했었는지 알수 있었고..
많은 이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마녀는숲으로갔다 #산호 #고블 #2025년서울국제도서전한국에서가장재미있는책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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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속 가든
한윤섭 지음, 김동성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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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돈 주운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기로 했다. 어린 마음에 돈을 보고 욕심이 생긴 거지.
하지만 세상일이란 게 그렇게 호락호락하지는 않았다. 욕심이 생긴 순간부터 불안해지기 시작한 거야.
p.014

닭들에게는 어떤 것이 더 좋은 선택이었을까?
그날 병아리들을 갓길에 두고 왔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p.037


어린이 소설인데 어른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는 얘기를 접해서 읽어보고 싶던 책이었다.
그런데....
첫번째 단편을 읽고나서 완전 큰 혼란과 충격에 빠져서 이걸 아이들에게 읽어준다면 뭐라고 얘기를 해줘야 할까? 아이들은 이 이야기에 어떤 느낌일까? 계속 고민하게 됐다.
좁은 산길에서 떨어진 5상자..뒷차가 밝고 지나간 상자는 붉게 물들어가고..
각상자에는 100마리의 병아리가 들어있었고..생명체라는 걸 알고 어찌할바를 모르던 주인공은 경찰에 신고한뒤 박스를 차에 싣고 친척이 운영하던 돼지갈비 전문식당으로 찾아가 뒷쪽 넓은 마당 한편에서 돌봐주길 부탁하는데..
시간이 한참 지나 식당 메뉴에는 신메뉴가 등장하고..주문이 들어올때마다 자기차례가 되지 않으려 도망다니는 닭들..
그러다 시간이 더 지나고서는 간판이 닭요리 전문점으로 바뀌고 이미 자신이 구해온 병아리들은 누군가의 식사로 모두 사라졌을 터..
자신이 구한다고 데려오지 않았다면 살수 있었을까? 하지만 이미 양계장으로 가던 아이들이었기에 길에 떨어지지 않았어도 결국에는 식품이 될 아이들이었을텐데..그럼에도 자신이 데려와서 그렇게 된것같아 자책감을 느끼는 주인공..
책을 읽는 모두가 채식주의자가 되길 원하시는건가?
치매에 걸린 할머니가 어린시절 엄마를 기다리던 어린시절로 돌아갔던 이야기도..
사람의 말을 하는 비단인어 준오씨와 폐업 위기에 처한 파크를 살려내기위해 비단잉어들쇼를 함께 준비하고자 약속했지만 일자리늘 잃게 된 연못 담당자가 농약을 풀어버려 수천마리 비단잉어를 죽게 만든 이야기도..
이게 아이들용 소설이라고?
음...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난..머리속이 너무나 복잡하다 ㅠㅠ

#숲속가든 #한윤섭 #푸른숲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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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맛
다리아 라벨 지음, 정해영 옮김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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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무지츠카를 만족시킬 만큼 많은 유령을 불러오진 못했지만, 모라의 기준에 비해서는 너무 많은 유령을 불러왔다( 그녀가 모르긴 하지만). 똑같은 수프라도 누구에게는 너무 차고, 누구에게는 너무 뜨거울 수 있었다.
p.225

"때로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상처를 입히지. 때로는 의도적으로, 때로는 어쩔 수 없어서. 그래도 계속 사랑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건 나 자신이야."
p.413

난 그냥 끝맺음을 돕고 있다고 생각 했어. 너와 마찬가지로. 우리 둘 다 너무 간절히 그렇게 믿고 싶었던 거야. 우리가 좋은 사람들이라고 말야.
p.464


러시아에서 이민온 코스티야가족..요리사였던 아버지와 눈감고 음식 맞추기 게임을 하던 코스티야는 어느날 아침 바쁜 아빠에게 게임을 하자고 조르고 바빠서 안된다는 아빠에게 불만을 쏟아냈는데..그게 아빠와 나눈 마지막 대화가될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었기에..죄책감을 가진채로 살아왔다.
어느날 갑자기 입안에서 어떤 맛이 느껴지고 그건 생전에 아빠가 드셨던 음식임을 알게 되는데..그 얘기를 엄마에게 전하고 그는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된다 ㅠㅠ. 하지만 계속해서 코스티야는 다양한 음식의 끝맛을 느끼게 되지만 누구에게도 얘기하지 않은채로 살아가고 있던 어느날..
설거지 알바를하던 바에 마감 5분전에 한 손님이 들어오고. 그 손님과 함께 찾아온 끝맛을 느끼며 그 맛대로 칵테일을 만들어 전하는데..순간 나타난 유령!
손님은 부인의 장례식장에서 온 거였고 그녀의 유령이 나타난거였는데~~
오호라~~코스티야가 느끼던 끝맛은 유령들을 불러낼수 있는 거였고..
이승에 남은 사람들에게 못다한 이야기들을 전해줄수 있는 아주 좋은 일이 될꺼라 생각하고 가게를 오픈하는데..물론 이 모든일의 본심은 자신의 아빠를 불러내서 자기 마음속에 남아있던 어릴적 그 대화가 진심이 아니었음을 말하고싶어한거였다.
그러면서 등장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과 또한 다양한 음식들의 향연~~
그 음식들의 맛이 둥실둥실 떠다니는 느낌이었다랄까? ㅋㅋ 유령들이 등장해서 그런가?^^
암튼 그런 일들이 벌어지다가 코스티야는 모라라는 세상 아름다운 여인도 만나게 되고~~둘은 불타는 연애에 빠지게 된다 ㅋㅋ 로맨스가 빠지면 안되지!
세상을 떠난 이들이 세상에 남은 자신을 그리워하는 이들을 위해 나타나서 마지막 배웅을 잘 할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던 코스티야의 끝맛!
하지만 이게 무슨일이고?
읽다보니 저승에서는 유령들의 코스티야의 미식투어가 존재하고 그를 이끄는 누군가가 있었는데..나중에서야 그게 코스티야의 가장친한 친구 프랭크임을 알게 됐다.
프랭크가 저승에서 가이드를 한다는건 이승에서 사망했다는 얘기고..
사전에 미리 불러내지 않기로 약속했기에 사망하게 된 이유를 몰랐었는데..
나중에 본인의 입으로 밝힌 그의 죽음이 참..안쓰럽고 허무하고..
코스티야 중심으로 쓰여있지만 중간중간 저승에서의 상황이 등장하고..모라와 모라의 동생 에벌리의 시선도 등장하며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불러온 영혼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다른 세상으로 떠나보낸줄 알았는데 반대로 영혼들은 현실세계에 묶어놓게 되는 일이었는데~~
빠져나가지 못하고 갇힌 영혼들은 점차 악하게 변해가고~~이거 무슨일이 벌어지겠는데?싶은 불안한 마음이 스멀스멀~~~
물론 코스티야가 이 모든일을 해결하려면 그럴수밖에 없다는건 안다고요!
모라역시 사랑을 위해서 그렇게 할수 밖에 없었다는것도 안다고요!
그래도! 아무리 그래도! 쳇! 할많하않!
이미 떠난 이들을 붙들고 있는건 이승에 살고 있는 우리들이라는거..
떠난 이는 떠난대로 잘보내주고 남은 이는 남은대로 남은 생을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 행복하게 지내는게 모두가 원하는 삶인것을..
영상화 된다는데 미각을 시각화하여 보여주면 재미있겠다. 유령들도 등장하지만 무서운건 아니니 충분히 볼수 있겠지?
기대된다.

#끝맛 #Aftertaste #다리아라벨 #DariaLavelle #클레이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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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식기
아사이 료 지음, 민경욱 옮김 / 리드비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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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세이, 줄곧 생각했습니다. 가령 사과할 필요가 있다면 동성애 개체일 가능성을 일방적으로 배제하고 새끼 개체를 접한 부모 개체가 사과해야 하는 거 아닌가? 내내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p.056

이제까지 제가 있었던 종은 생존을 유지하기만 해도 만만세였으니까요. 생존만 한다고 개체의 행복은커녕 주위의 엄격한 시선까지 받아야 하는 종이 있다니, 저는 인간 말고는 모르겠습니다.
p.095

저는 자주 생각합니다.
쇼세이 이외의 인간도 사실은 어떤 놀이를 계속하고 있는 게 아닐까. 사회인 놀이. 가족 놀이. 인간 놀이. 상사나 아이, 세상 등 형태를 바꿔 다양하게 나타나는 공동체 감각의 감시 카메라 앞에서 그때마다 들키지 않으려고 모두 열심히 달리고 있는 게 아닐까.
p.111

이제까지 그 금전 조달을 주로 담당해 온 당사자가 인간 수컷 개체였습니다.
바꿔 말하면 이제까지 인간 수컷 개체가 차세대 개체의 육성에서 담당한 역할은 정자 제공을 제외하면 [금전 조달] 뿐이었다고 할 수 있죠. 즉 그 역할을 암컷 개체가 담당하게 되면 이런, 수컷 개체는 정자 외에는 필요 없지 않나? 라는 말이 됩니다.
p.137

비밀이라는 거 저절로 사람을 고독하게 만들잖아요? 그 비밀이 내가 선택한 거라면 모를까, 저는 선택하지 않았다고요. 그렇다면 부조리한 고독에는 질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p.220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외면하고 싶은 곳이잖아. 이 사회라는 거 말이야."
p.229

행복의 기준이 다르다. 그것은 살아가는 세계가 다르다는 뜻입니다.
생각해 보면 쇼세이, 아주 오래전부터 다른 세계에서 살아왔습니다.
p.268


제목이 생식기! 표지의 사과가 무지개색인걸 책을 읽고나니 알수 있었다.
일본소설에 제목이 생식기! 왠지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일꺼라고 기대했다가 이 책을 펼쳤다면 깜짝놀랐을지도..ㅋㅋ
오히려 인문학이나 철학책에 가까울수도...
수많은 개체들의 생식기로 살아온 화자가 인간종으로써는 두번째인 32살의 남성 쇼세이의 몸 안에서 쇼세이의 시선과 마음을 느끼며 인간개체들의 일상을 경험하고 있는 '나'
'나'의 눈을 통해 바라보는 인간개체들의 다양한 인식들과 사회안에서의 모습들..
'내'가 거주하고 있는 쇼세이는 동성애자이기에 그를 통해 일본사회에서의 동성애자들을 향한 시선이 어떠했는지..남성으로 태어나 남성성보다 여성성이 밖으로 더 많이 표출되면 주변사람들에게 어떤 취급을 당하는지..그래서 결국 자신의 본성을 숨기고 의태하며 살아갈수밖에 없는 현실..
하지만 소우가 자신은 동성애자임을 고백하고 앞으로 그쪽 관련해서 일을 할 계획이라고 밟히는데 소우는 다행히 자신을 '다르게' 보지 않았던 주변인들로 인해 쇼세이와는 다른 삶을 살아왔고..'나'를 통해 각자가 느끼는 행복의 기준이 다르고 그에 만족하는 다양성을 인정하게 된다..
이런 인간개체의 사회적 모습들을 지켜본 '나'는 인간이 아닌 다른 종에게서는 동성애가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임을..인간들의 세계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는 동성애에 대한 편견들을 비판해준다.
회사라는 공동체에서는 생산성을 우선으로 성장하고 발전시기는게 목표인데..쇼세이는 발전하기보다 현재를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이기에 뭔가를 노력하기보다 있는 듯 없는 듯 현재의 위치에서 변화없이 지내기를 바란다.근데 그런 쇼세이의 모습이 꼭 내모습을 보는것 같아서 난 그의 맘을 완전 이해할수 있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비판할 자격은 누가 주는것이며 키가 작다고..혹은 키가 너무 크다고..뚱뚱하다고..너무 말랐다고..성 정체성이 다르다고..등등 사람들은 비판할 대상을 찾으려고 안달이 나있는기 같다. 그럼 본인 스스로도 피곤한거 아닌가? 세상을 좀더 아름다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좋은 마음을 가지면 본인이 행복해진다는걸 왜 모르는건지...
함께 살아가는 인간개체의 일원으로써 대중적이지 않은 성 정체성을 가진 주인공이 자신의 본 모습을 내보이지 않으며 그저 타인에게 어울리는 모습으로 맞춰가며 살다가 소우와의 대화를 통해 꾸며진 생각이 아닌 자신의 진짜 생각을 말하는 모습에 쇼세이의 '다음'을 꿈꿔볼수 있어서..이젠 의태가 아닌 본모습을 살게 될 그를 응원한다.쇼세이는 그저 쇼세이라는 그 자체로 완벽하다!
사과가 초록색이든 빨갛든 무지개빛이든 멍들었든 벌레가 먹었든 사과라는게 변하는게 아니다!
인간개체들을 위한 아주 바람직한 책!

#생식기 #아사이료 #리드비 #일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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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페인과 일루미네이션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 9
허진희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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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화살이 많은 사람은 여러 번활을 쏘아도 부담이 되지 않지만 화살이 적 은 사람은 신중하고 또 신중해야 하니까요. 함부 로 시위를 당길 수가 없어요.
p.019

나는 '있음'과 '없음'에 무덤덤한 사람이지만 '있다가 없음'에는 예민한 사람이었습니다. 내가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할머니를 보내고 나서 처음 알게 되었죠.
p.063

나는 물어봤어야 합니다. 싫어하는 것들에 둘러싸여 사는 고달픔에 대해서요. 그리고 보하를 안아줬어야 해요. 내 꿈에선 울어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도닥여주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우리 관계를 윤이 나게 닦아주었다면...
p.103

우리는 고작 열 살이었습니다. 열 살의 어느 날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이 되면 안 되는 거잖아요.
p.116

핀시리즈 장르선에 들어가는 작품이라 판타지? 미스터리? 혼자서 잔뜩 기대했는데~~음..이건 핀시리즈 소설선에 들어가야하는거 아니었나요.하면서 괜시리 혼자 중얼중얼거렸다^^;
어릴적부터 할머니와 단 둘이서 살고있는 구니..
빨강색 애나멜 구두를 신은 부잣집 딸 보하..
물난리로 흙탕물을 퍼내던 9살 구니의 눈에 들어온 커다란 큐빅이 박힌 빨강 애나멜 구두를 신은 보하가 어떤 느낌으로 각인되었을지..
전혀 어울릴것 같지 않은 두사람은 둘 외에 다른이가 없는것처럼 친해지는데..
그러다 서로 나이를 먹어가고 환경이 변해가고 뜻하지 않은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둘은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를 반복하게 된다.
그런과정에 그려지는 구니의 마음이 너무 공감가서..
할머닝디 매정함에 기대어 나의 매정함을 키워갔다..
보하가 같은 학교에 오는걸 실제로는 바라지 않았다..
너무나 그런 구니의 마음을 이해할꺼 같아서..
둘은 서로를 끔찍히도 생각하지만 서로의 속마음까지 온전히 공유하지는 못하고 나의 초라함과 연약함을 보여주기보다 감추는걸 선택하는 두사람..
나증에 보히가 자신으로 인해 상처받는 구니를 보는것 마저도 좋았다는말..
남자들의 우정은 어떨지 모르겠지만..여자들의 우정은 뭐라 단정지을수 없는 복잡미묘한 수많은 감정들이 존재하는것 같다.
연인과는 너무나도 다른 친구와의 우정..
함께일때는 절대 떨어질수없을것 같다가 또 소원해지면 스스로의 삶을 잘 살아가다 오랜만에 만나면 또 떨어졌던 적이 없었던것처럼 다시 돌아가기도 하는 그 독특한 감정.
독립영화로 감정선 잘 살리는 배우들이 연기하면 참 좋겠다 싶은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샴페인과일루미네이션 #허진희 #현대문학 #핀시리즈 #핀시리즈장르 #pin장르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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