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세이, 줄곧 생각했습니다. 가령 사과할 필요가 있다면 동성애 개체일 가능성을 일방적으로 배제하고 새끼 개체를 접한 부모 개체가 사과해야 하는 거 아닌가? 내내 그렇게 생각했습니다.p.056이제까지 제가 있었던 종은 생존을 유지하기만 해도 만만세였으니까요. 생존만 한다고 개체의 행복은커녕 주위의 엄격한 시선까지 받아야 하는 종이 있다니, 저는 인간 말고는 모르겠습니다.p.095저는 자주 생각합니다. 쇼세이 이외의 인간도 사실은 어떤 놀이를 계속하고 있는 게 아닐까. 사회인 놀이. 가족 놀이. 인간 놀이. 상사나 아이, 세상 등 형태를 바꿔 다양하게 나타나는 공동체 감각의 감시 카메라 앞에서 그때마다 들키지 않으려고 모두 열심히 달리고 있는 게 아닐까.p.111이제까지 그 금전 조달을 주로 담당해 온 당사자가 인간 수컷 개체였습니다. 바꿔 말하면 이제까지 인간 수컷 개체가 차세대 개체의 육성에서 담당한 역할은 정자 제공을 제외하면 [금전 조달] 뿐이었다고 할 수 있죠. 즉 그 역할을 암컷 개체가 담당하게 되면 이런, 수컷 개체는 정자 외에는 필요 없지 않나? 라는 말이 됩니다.p.137비밀이라는 거 저절로 사람을 고독하게 만들잖아요? 그 비밀이 내가 선택한 거라면 모를까, 저는 선택하지 않았다고요. 그렇다면 부조리한 고독에는 질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p.220"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외면하고 싶은 곳이잖아. 이 사회라는 거 말이야."p.229행복의 기준이 다르다. 그것은 살아가는 세계가 다르다는 뜻입니다. 생각해 보면 쇼세이, 아주 오래전부터 다른 세계에서 살아왔습니다.p.268제목이 생식기! 표지의 사과가 무지개색인걸 책을 읽고나니 알수 있었다.일본소설에 제목이 생식기! 왠지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일꺼라고 기대했다가 이 책을 펼쳤다면 깜짝놀랐을지도..ㅋㅋ오히려 인문학이나 철학책에 가까울수도...수많은 개체들의 생식기로 살아온 화자가 인간종으로써는 두번째인 32살의 남성 쇼세이의 몸 안에서 쇼세이의 시선과 마음을 느끼며 인간개체들의 일상을 경험하고 있는 '나''나'의 눈을 통해 바라보는 인간개체들의 다양한 인식들과 사회안에서의 모습들..'내'가 거주하고 있는 쇼세이는 동성애자이기에 그를 통해 일본사회에서의 동성애자들을 향한 시선이 어떠했는지..남성으로 태어나 남성성보다 여성성이 밖으로 더 많이 표출되면 주변사람들에게 어떤 취급을 당하는지..그래서 결국 자신의 본성을 숨기고 의태하며 살아갈수밖에 없는 현실..하지만 소우가 자신은 동성애자임을 고백하고 앞으로 그쪽 관련해서 일을 할 계획이라고 밟히는데 소우는 다행히 자신을 '다르게' 보지 않았던 주변인들로 인해 쇼세이와는 다른 삶을 살아왔고..'나'를 통해 각자가 느끼는 행복의 기준이 다르고 그에 만족하는 다양성을 인정하게 된다..이런 인간개체의 사회적 모습들을 지켜본 '나'는 인간이 아닌 다른 종에게서는 동성애가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임을..인간들의 세계에서 받아들여지고 있는 동성애에 대한 편견들을 비판해준다.회사라는 공동체에서는 생산성을 우선으로 성장하고 발전시기는게 목표인데..쇼세이는 발전하기보다 현재를 행복하게 살아가는 사람이기에 뭔가를 노력하기보다 있는 듯 없는 듯 현재의 위치에서 변화없이 지내기를 바란다.근데 그런 쇼세이의 모습이 꼭 내모습을 보는것 같아서 난 그의 맘을 완전 이해할수 있었다.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존재하고 자신과 같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비판할 자격은 누가 주는것이며 키가 작다고..혹은 키가 너무 크다고..뚱뚱하다고..너무 말랐다고..성 정체성이 다르다고..등등 사람들은 비판할 대상을 찾으려고 안달이 나있는기 같다. 그럼 본인 스스로도 피곤한거 아닌가? 세상을 좀더 아름다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좋은 마음을 가지면 본인이 행복해진다는걸 왜 모르는건지...함께 살아가는 인간개체의 일원으로써 대중적이지 않은 성 정체성을 가진 주인공이 자신의 본 모습을 내보이지 않으며 그저 타인에게 어울리는 모습으로 맞춰가며 살다가 소우와의 대화를 통해 꾸며진 생각이 아닌 자신의 진짜 생각을 말하는 모습에 쇼세이의 '다음'을 꿈꿔볼수 있어서..이젠 의태가 아닌 본모습을 살게 될 그를 응원한다.쇼세이는 그저 쇼세이라는 그 자체로 완벽하다! 사과가 초록색이든 빨갛든 무지개빛이든 멍들었든 벌레가 먹었든 사과라는게 변하는게 아니다!인간개체들을 위한 아주 바람직한 책!#생식기 #아사이료 #리드비 #일본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