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 파리, 조선 청년 허의문
김준기 지음 / 서랍의날씨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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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로 인해 호머 할버트라는 외국인 독립운동가를 알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읽을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검색해 보니 한글날 기념해서 한글 홍보대사로 선정되셨다한다.
이런 소설 너~~~무 좋다! 내가 몰랐었던 중요한 인물들도 알게되고~~
실존 인물인 호머 할버트와 가상의 인물인 그의 양자 허의문이 1900년 파리 대한제국의 만국박람회에 참가하면서 일본의 만행을 전세계에 알리기위한 비밀임무를 수행하는 설정의 책인데.. 실제 사건들을 배경으로 해서 가슴도 아프고 벅차오르기도 하고 분노도 생기고 온갖 감정들을 다 느낄수 있는 소설이었다. 책 표지 역시 실제 사진에 파리 에펠탑만 포함된 거였다.
을미사변을 목격하고 사진으로 남겨 그 사진을 전세계에 알리고자 위험을 무릅쓰고 일본인들에 맞서 자신의 한 몸 희생도 마다하지 않은 허의문..
그렇게 용감했던 사내의 나이는 고작 18살이었다. 유관순 열사의 나이도 18살 이었는데 작가님이 나이 설정을 일부러 그렇게 하신게 아니었을까 싶기도 했다.
그 당시 18살은 왜그리 용감한건가요!
을미사변 이야기 뿐만 아니라 곧 다가오는 한글날을 맞아 직지심체요절이 프랑스에 있는 이유 또한 한 번 더 떠올리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우리나라 보물을 외국이 소유하고 대여조차 해주지 않는 현실이 참...
역시 역사소설 한번씩 읽어줘야 국뽕이 뿜뿜!

공사 중인 대한제국관 구역에는 아직 전기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다. 노랗고 다소 뿌연 가스등 몇 개가 유일하다. 장대처럼 긴 라이터를 든 가스등 야경꾼이 등을 켜고 다닌다.
전기 강조등으로 밝은 마르스 광장과 뿌연 가스등에 의존에 겨우 암흑을 면한 대한제국관 거리의 대비가 마치 세계와 조선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허의문은 가로등을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p.058

국문()이야말로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아름다운 문자입니다. 소인은 조선의 문자 국문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p.107

사키 바트만과 리진을 번갈아 보는 그들의 호기심 어린 눈.
이미 그들의 눈에 리진은 발가벗겨져 있다.
콜랭은 서둘러 리진에게 다가가 그녀를 안았다.
리진의 눈예서 눈물이 한 방울 흐르는 순간이었다.
p.123

그 당시 일본은 국제 여론이 안 좋아지자 미우라 고로 등 민비살해 가담자 48명을 히로시마 감옥에 수감하고 다음 해 재판에 회부했다. 하지만 증거불충분이라며 전원 무죄 석방했다. 일본은 민비 살해 사건을 조선인들 간의 정권 다툼으로 조작하려 했고 일본인들의 입궁은 조선 왕족들을 보호하기 위함이라 했다.
p.250

"이.... 이것이 네가.... 여기 온이유란 말이냐?"
"예!"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구나. 부끄럽다. 한없이 부끄럽다."
"그만 말씀하십시오."
"총소리 때문에 사람들이 올 거다. 빨리 피해라."
"의원을 불러오겠습니다. 가족에게 돌아가셔야죠."
"소용없다. 가족들도 이해할 거다. 가라. 가서 왜놈들이 조선에서 한 일을 똑똑히 알려라."
김덕중은 마지막 힘을 짜내서 피범벅이 된 사진을 허의문의 가슴팍에 쑤셔 넣는다. 그러고는 "나는 이제 좀 쉬련다." 하며 서서히 눈을 감는다.
p.266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협찬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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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을 죽이는 완벽한 방법 - 김진명 장편소설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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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2월 24일 명분없는 전쟁의 시작. 여기저기서 전쟁날지도 모른다며 얘기가 나올때 진심 에이 지금 시대에 무슨 전쟁이야라고 생각했었는데..벌써 1년 반을 넘기고 있다.
이 전쟁에 승리가 있을까? 전쟁이 남기는건 그저 상처뿐인거 아닌가..
우라늄이 쪼개지며 발생하는 에너지가 전인류에 이렇게 위협이 되고 있다는걸 그 당시의 과학자들은 과연 상상이나 했을까?
키오스크에서 햄버거 주문하는것도 아니고 한사람이 누르는 버튼에 수십만명을 죽일수있는 능력이 부여된다는게 말이 되는건가.
소설이 그냥 소설이었을때는 아무런 걱정없이 재미있게 읽을수 있지만. 그냥 소설이 아니라 현실일때는 그럴수가 없었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보고 그 내용이 사실인줄 알았던 1인으로써 김진명 작가님만의 현실과 소설을 오가는 작품들의 매력이 있는것 같다.
오퍼레이션 네버어게인 작전!
푸틴을 죽이기 위한 완벽한 방법을 찾느라 고민 많이 하셨을것 같은데..
나도 푸틴은 자국민에 의해 사라지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1인으로써 결말이 참~~맘에 든다 ^^
어찌됐든 전쟁은 사라져야 하고..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기를 기도해본다

스토니의 무력한 표정은 미국 정부의 고민을 그대로 전해왔다. 아니 이것은 비단 미국 정부만의 고민은 아니었다. 나토의 모든 국가, 심지어는 한국과 일본, 캐나다, 호주까지 푸틴의 손가락 끝만 지켜보고 있는 것 말고는 달리 대처 방안이 없는 세계의 고민이자 인류의 고민이었다. 지금 당장도 우크라이나에서는 기형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였다. 러시
아는 키이우를 비롯한 우크라이나 도시들을 마음껏 헤집어도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영토를 향해 어떠한 치명적 무기도 쏠수없었다.
p.071

"고통이 삶의 본질이라 생각하면 그런대로 거기서 또 희망을 얻게 돼. 삶이란 아늑하고 따뜻한 부분만 있는 게 아니잖아 어둠고 축축한 부분이 휠씬 많아. 그렇지만 어둠고 축축한 삶을 견뎌낼 수 있는 건 가끔씩 기억 속에 간직했던 삶의 따사로움을 조금씩 꺼내서 맛보고 도로 집어넣을 수 있기 때문이거든."
p.107

단테가 신곡에서 아무리 적나라하게 지옥을 묘사해도 이보다 더 적나라할 수는 없었고 아무리 상상력이 좋은 화가라 하더라도 이것을 그려낼 수는 없었다.
p.118

바이든의 초토화에 러시아가 핵으로 응수하면 그다음은 바로 도미노였다. 세계는 어떠한 브레이크도 없는 핵전쟁의 도미노로 휠쓸려 들어가는 것이었다. 정상들은 말이 없었다. 누구도 입을 열 수 없었다.
p.280

"사람은 자신이 미약하고 가난하면 불안과 고통에 파르르 몸을 떨지요. 하지만 나를 바쳐서 남을 이루어주겠다고 나설때 사람은 신에 한없이 가까워집니다."
p.406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협찬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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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기 리노블 1
마태 지음 / 해피북스투유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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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찰떡이다! 표지또한 비비드한 분홍표지안에 아파트와 그를 감싸고 있는 한마리 뱀! 첫시작은 청약에 당첨되어 10억이 넘는 동명시 신축 아파트 드림힐에 이사오는 미연과 정우 그리고 그들의 아들 지호의 모습으로 시작하는데..
꿈에 그리던 청약 당첨으로 내집마련과 새 아파트로 이사하는데도 쨍한 밝음이 느껴지지 않는다. 뭔가 축축하고 눅눅함이 전체적으로 깔려져 있다고나 할까..
워킹맘으로써의 자녀교육. 시어머니와의 갈등. 남편과의 다툼. 맘공동체의 어려움. 개운함이 1도 없이 시종일관 습기가득한 날에 온몸이 쑤시는것마냥 여기저기 쑤시는 기분이다.
나이에 맞지 않는 화장과 옷차림의 영희엄마. 작가님 설정을 어쩜 이렇게 찰떡으로 기분나쁜 캐릭터를 만들어내셨는지~~^^;
만세교라는 사이비종교. 초등학교 2학년 지호가 그곳에 빠지게 되는 과정이 너무나도 현실적이어서 무서웠다.
가독성이 좋아서 술술 넘어가면서도 기분이 찝찝한건 나만이 아니었을듯!
이놈의 사이비종교 다 사라져라!

미연은 문득 영희엄마가 '오래 전부터 여기에서 살았다'고 말한 것을 떠올렸다. 그런 풍경은 왠지 영희엄마와 연결되는 무언가가 있었다. 오래된 방에서 날 것 같은 불쾌한 냄새. 나이와 어울리지 않는 옷차림과 상황에 잘 맞지 않는 대화. 거기서 오는 이질감이 주는 희미한 섬뜩함.
p.124

불운은 그늘에서 싹을 티운다. 어둠 속에 몸을 감추고 음험하게 자란다. 가지를 쳐내려고 했을 때는 이미 깊이 뿌리를 내려버린 뒤다. 그녀는 잘 떼어지지 않을 것 같은 부적을 바라보면서 체감했다.
p.160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협찬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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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돌릴 수 없는 미래 - 사라진 북극, 기상전문기자의 지구 최북단 취재기
신방실 지음 / 문학수첩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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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여행책인가 에세이인가 과학다큐책인가 모두를 합한 책이다! ㅋㅋ
누구나 알고있지만 아무나 가볼수 없는 북극! 그곳에 가기까지의 여정부터 다양한 사진들로 내가 여행을 가는 기분을 느끼게 하는 여행책이면서.. 그곳에서 직접 보고 체험하고 들은 북극의 위기..그리고 돌아오고 나서 다큐멘터리 방송 준비하기까지의 이야기들.
그냥 다큐방송으로만 봤다면 아! 북극이 지금 저렇구나 기후위기가 심각하구나하면서 말았을지도 모르는데 내가 함께 취재를 떠난것처럼 떠나는 시작부터 함께하다보니 조금 더 많이 와닿는거 같다.
북극에 모기라니..내가 상상하던 북극은 이제 정말 과거의 북극인 것인가.
영구동토층이라는 단어도 처음 들었는데..꺼진 땅의 단면 사진을 보니 단번에 이해가 됐다. 얼음층이 지면 아래 그렇게 깔려있었으니 온난화로 녹아 땅이 출렁거린다는게 저렇겠구나를 알았다.
올해는 특히 우리나라에도 국지성 폭우로 많은 피해를 입었고 홍콩에 기록적 폭우로 나라가 마비되다시피 했고 리비아 대홍수로 거의 4천명에 가까운 사람이 목숨을 잃는등 전세계적으로 기후로 인한 재앙이 심각한것 같다. 올겨울은 또 어떨지 벌써부터 걱정되는 1인. 하지만 걱정만 한다고 달라지진 않는다. 현재의 내가 할 수있는 것에서부터 지금 즉시! 행동하자!

매일 화창한 날씨일 수 없듯이 초강력 태풍도 길어야 1주일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좋은 날씨가 찾아오면 후회없이 누리고, 궂은 날씨라면 다가올 햇살을 기다리며 꿋꿋이 견디는것이 삶을 살아가는 법칙이다.
p.008

우리의 삶은 북극과 연결돼 있다. 수천 km 떨어진 곳의 기후가 서로 영향을 주는 현상을 기상학 용어로 '원격 상관 teleconnection'이라고 부른다. 지구는 대기권과 수권, 지권, 빙권, 생물권으로 연결돼 있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언젠가는 마주치게 된다. 이런 걸 필연이라고 해야 할까. 오늘 내가 마시는 한 잔은 아주 오래전 지구 반대편에서 증발한 호수일지도 모른다. 지구에 발을 딛고 살아가는이상 모든 것은 서로 관련되어 있다.
p.115

우리의 미래를 되돌릴 수 있는, 지속 가능하고 안전한 것으로 만들고 싶다면 지금 즉시 행동해야 한다.
p.157

그렇다면 북극 연구가 왜 중요한가요?
지구에서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곳이 바로 북극의 생태계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극단적인 온도 상승이 일어나고 있으며 야생동물과 식물이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북극의 생태계 변화를 연구하면 향후 전 세계 다른 지역에서 일어날 일들에 대해서도 이해하고 대비할 수 있습니다.
p.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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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영매사 - 수상한 퇴마록 토마토미디어웍스
아즈미 라이도 지음, 박주아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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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영매사!
"영매란?영매는 영묘할 영자와 중매 매자의 합성어로 영교할 초자연적인 존재와 인간을 직접매개할 수있는 사람으로 영매사를 의미 합니다." 라고 나와있는걸 보면 구시비는 가짜가 아닌 진짜 영매사 아닌가요?ㅋㅋ 가짜 퇴마사가 맞을꺼 같기도하고 아니면 영혼 상담사정도? ㅋㅋ
네가지 다른 사건(?)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처음 이야기를 다 읽고나니 자연스럽게 다음에는 어떤 반전이 숨겨져 있을지 기대를 갖게 됐다.
역시나 실망시키지 않고 나름 영혼들을 추리해 보는 재미로 읽었더니 이미 예상하고 쓰신듯 다른 반전까지 숨겨놓으신 작가님 ㅋㅋ
이 소설은 영혼을 통해 현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안전이별. 스토커. 학교폭력. 잘못된 믿음.
시리즈로 계속 연재되어도 참 재미있을 스토리들~~
구시비 개인사에 관한 이야기도 궁금하다. 부인과 아이도 있다하고..형제 이야기에서 보인 구시비의 표정에 대한 숨은 내용도 궁금하다.또한 미유키에 관한 스토리도 궁금하고..궁금한것 투성이니까 꼭 다음편 나와야함.

"아무리 하찮은 것처럼 보여도 누군가에겐 세상 가장 중요한 것일 수 있어. 죽은 뒤에도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떠도는 영혼들 대부분은 무언가에 대해 미련이나 그리움, 또는 강한 원한을 품은 자들이니까. 그것들이 족쇄가 되어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있는 거지. 남에게는 작은 것처럼 보여도 그 영혼에게는 그게 전부일 수 있는 거야."
p.035

형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지만, 이 아무것도 아닌 투닥거림이 더할 나위없이 소중한 행복이라는 걸 예전의 나는 알지 못했다.
p.192

"그래서 그런 거야. 사람이란 자기가 가지지 못한 것을 동경하기 마련이지. 그래서 나는 이 형제의 행복한 앞날을 꼭 보고 싶어. 난 그런 것과는 먼 인생을 살아왔으니까."
p.205

"사물이란 건 말이야, 미유키. 보이는 대로가 꼭 진실이라고 할 수는 없어. 언제나 앞면과 뒷면이 있는 법이지. 그리고 그 이면의 모습은 말이나 행동, 옷차림이나 표정 같은 것에 배어나게 되어 있어. 그러니 모든 것을 보이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잘 관찰해야 낭패를 보지 않는거야."
p.275

"산 자나 죽은 자나 원래는 같은 인간이었어. 그렇다면 생각하는 것도 크게 다르지 않겠지.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없어 내가 너무 진지했나?"
p.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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