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게 흐르는 Dear 그림책
변영근 지음 / 사계절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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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사랑한다.
이 책처럼 글씨가 전혀 없이 그림으로만 채워져있는 책 일수록 더 그림이 담고 있는 의미를 알아보려고 집중해서 보게 되는것 같다.
물론 작가님의 의도와는 다른 의미로 해석될수도 있지만..
그림을 보는 사람들마다 다르게 받아들이는것도 그림책의 묘미가 아닐까~~^^
버스에서 우르르 내려 폭포를 보러가는 사람들..
모두 핸드폰 렌즈에 비친 폭포만을 바라보다 돌아오는것 같다.
패키지 여행이 절로 떠올랐다. 내려주는곳에서 잠시 구경하고 다시 버스타고 또 내려주면 구경하고~~
물론 편하고 랜드마크를 가기 때문에 좋긴 하지만 너무 짧게 주어진 시간에 그곳을 오롯이 느끼기는 힘들수밖에 없다.
오토바이를 타고 혼자 방문한 폭포..
카메라 렌즈도 폭포를 보고있지만 남자의 눈도 함께 폭포를 바라보고있다.
자전거를 타고 방문한 폭포에서는 발도 담궈보고..
그러다 배낭하나 메고서 자신만의 길을 만들며 걸어서 찾아간 곳에서는..
옷도 훌훌벗어던지고 그곳에 풍덩 빠져 온 몸으로 즐기고 그곳과 하나되는 즐거움을 만끽한다.
멀리서만 바라보거나 직접 내가 알아보지 않고 누군가의 눈을 통해 바라본 세상은 내 스스로 직접 마주친 세상과 완전히 다를수 밖에 없다. 스스로 직접 체험하고 맞닥뜨린 경험들이 나를 더욱더 단단하게 만드는게 아닐까..
혼자서 바위를 넘어갈때 바위에 비친 나무들의 그림자표현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한참이나 그 그림을 바라보고 있었다.
촉박한 시간에는 절대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쳤을 자연의 아름다움 들이 나중에는 표현된거 같아서 보면서도 기분이 좋아졌다.
포스터로 크게 뽑아서 간직하고 싶을만큼^^

#낮게흐르는 #변영근 #사계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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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광고 카피 도감
오하림 지음 / 서교책방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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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사람의 날씨와 환경을 좌우하는 건 주변 사람들일 겁니다. 이렇게 보니 우리의 성장도 나이테와 다름없죠. 생각할수록 나의 인생은 내가 엿본 다른 이들 인생의 합임이 분명해집니다.
p.021

오래된 이메일 아이디에, 예전부터 쓰던 휴대전화 번호 뒷자리에, 사물함 비밀번호에 여전히 살아 있지 않나요? 이름부터 생일까지, 그 시절 좋아했던 대상에 대한 흔적이요. 어린 날의 그 마음은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어딘가에 남아 우리를 지켜봐주고 있답니다.
p.056

사회가 정해주는 아름다움의 기준은 계속 변화하겠지만, 우리가 언제나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일지도 모르겠습니다.
p.189

어떤 생명과 함께하기로 했다면, 그들의 사인은 '노화로 인한 자연사'가 되기를 목표해봅시다.
p.303


'일본 광고 카피 도감' 이라는 제목을 접했을때 그냥 단순히 재미있는 카피도감들이 있겠지 정도로만 생각했었다가 몇장읽고서는 홀딱 반해버렸다.
개인적으로 책을 구입할때도 띠지에 적혀있는 소개 문구를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중에 한명이다. 보통 300페이지 넘는 내용을 한마디로 설명해주는 한 문장이라서 그 한문장이 주는 울림이 얼마나 큰지를 알고 있기에..그와 비슷한 광고 카피 문구들도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물건이건 장소건 추억이건 그 뭐가 됐든..긴 말로 자세히 설명하기는 비교적 쉽지만..한 문장으로 다수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는건 정말 힘든일이라고 생각한다.
헌데 광고 카피들을 보면 이마를 탁!치게 만드는 번뜩임에 놀랄때가 한두번이 아니었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일본광고의 카피들은 왠지 더 따뜻함이 담겨있는 인상이었다. 이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에서 물잔위에 잎사귀를 하나 띄워 잠시의 휴식을 선사하는 그런 마음이랄까?
광고카피 읽는 재미도 쏠쏠했는데..작가님의 글은 또 얼마나 좋던지~~
작가님이 얼마나 광고카피들을 애정하시는지 고스란히 느껴졌고..
개인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를 내셔도 좋을것 같았다.
그럼 나도 사서 읽을 생각이 있을만큼 작가님의 표현방식이 완전 맘에 들었다구!
한국광고 카피도감도 내주시면 안될까요?
광고 카피 문구가 뭐라고 힐링되는 시간이었단말이예요 ㅋㅋ

#일본광고카피도감 #오하림 #서교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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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의 재판
도진기 지음 / 황금가지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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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의 긴 공판이 끝나고 선재에게 찾아는 감정은 서글픔이었다. 인간사의 진실을 엿본 씁쓸함이랄까. 세상은 착한 이들이 보상받는 곳이 아니야. 알고 있었잖아. 애써 외면해 왔을 뿐.
p.055

ㅍ판사가 믿지 못하겠다는데야 어떤 입증도 무력했다. 눈 앞에 불을 피워도 불을 믿지 않았다. 한번 쌓은 편견의 성은 절대 무너지지 않았다. 판사의, 아니 사람의 생각을 바꾼다는 것이 가능하기나 한 것일까, 회의가 들었다.
p.128

이 재판이 마치 어항 속 물고기 같다는 생각을 했다. 자유롭게 어디든 헤엄친다고 여기겠지만 실은 좁은 어항 안을 영원히 뱅뱅 돌 뿐이다.
p.238

"사람들은 법이 문제라고들 하는데, 아니라고 생각해요. 법은 잘못이 없습니다. 인간이 문제죠. 오랜 세월 실무가로 살아온 제 경험입니다. '법대로만' 해도 대개의 경우 정의라는 결과에 도달하게 됩니다. 인간이, 법률가가 그 법대로조차 하지 않아서 문제인 겁니다."
p.299


그것이 알고싶다. 용감한 형사들. 꼬꼬무. 히든 아이 등등 범죄와 사건사고를 다룬 티비 프로를 좋아한다. 억울한 일을 당한 피해자들에 맘 아파하고 가해자에게 올바른 처벌이 내려지면 그것만으로 해소되는건 아니지만..그래도 피해자들이 그 결과에 어느정도의 위로가 되기를 바라곤 한다. 하지만 죄를 지었다는걸..그가 범인이라는 정황증거들이 차고 넘치지만 직접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이 내려지는 사건들도 종종 접했었다.
이 책은 소설이기보다 피해자 가족의 에세이를 읽는듯한 느낌이었다.
실제 사건들에 억울한 피해자 가족들을 티비로 봤을때는 결과에만 집중하느라 실제로 법정에서 어떤 공방이 이어지는지.. 얼마나 오랜기간 소송이 이어지는지 자세히 알지 못했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고구마 백만개를 먹은듯한 답답함과 국민을 지켜주기 위해 존재하는 법이 언제나 정의를 외치는건 아니라는 것과 누군가는 그 법을 이용해서 오히려 범죄를 계획하기도 한다는것도 알게 되어 양가적 감정이 들었다.
전직 국가대표 사격 선수였던 선재. 그녀의 남자친구 지훈이 첫 인상부터 좋게 보이지 않았던 친구 양길과 필리핀으로 여행을 떠났다가 주검으로 돌아왔다.
지훈앞으로 들어가있던 거액의 생명보험과 수령자는 친구인 양길.
지훈의 옷가지에서 검출된 약물과 한국에서 처방받은 사실이 있는 양길.
술마시다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며 필리핀에서 지훈을 화장해버린 양길.
모든 정황증거는 양길의 살인을 가리키지만 양길은 무죄를 선고받고 보험금 지급 소송까지 진행하는데..
이미 알고있던 캄보디아 만삭 부인 사건과 금오도 사건..그리고 알지 몰랐던 훈민정음 해례본 사건들의 이야기와 함께 법에 관해 깊게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그리고 감정이 있는 인간이기에 자연스럽게 복수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된다.
정의를 심판하는 법이 나를 버렸다면...복수를 꿈꿀수 밖에 없지 않은가..
선재는 일반인이 아닌 전직 사격 국가대표였기에 더욱더...
눈앞에서 자신의 범죄를 대놓고 말하는 양길에게 선재는 과연 어떤 복수를 행할것인지...
마지막은 사이다를 한모금 마신것 같기는 했지만..
주제가 주제인지라 아직까지도 열불이 꺼지지 않고 있는 소설이었다

#4의재판 #도진기 #황금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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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등뼈가 마지막에 남는다
샤센도 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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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사는 세대교체를 할 텐데도 국민은 그걸 없는 일로 치부한다. 이 나라에는 종이책이 존재하지 않고 오직 '책' 만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과거에 있었던 일 따위는 참조 하지도 않는다.
p.022

"저는 폐가 없는 책을 접해본 적 있어요."
서가를 나서는 순간, 열이 조용히 말했다.
"가볍고 얇고, 향기로운 냄새가 나더군요. 거기에는 글씨가 그야말로 빽빽하게 줄지어 있었어요. 한 글자 한 글 자가 의미를 지니고서 여기 없는 자의 이야기를 전하죠. 그야말로 기적 같았어요. 네, 기적이고 말고요. 왜 잃어버리면 견디기 힘들 그 기적이, 그토록 약한 물건에 담겨 있는 걸까요. 뼈조차 없는 그런 물건에. 직접 보고 나니.... 책은 불태우기 위해서 만든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더군요."
p.048

난가학적인 성향을 타고났다. 가학성은 내 가슴속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28년 동안 나와 함께 지내 왔다.
p.106

그렇다면 열을 부추긴 건 분명 채워지지 않는 욕구다. 새로운 이야기에 대한 갈증과 몸을 태울 듯한 갈망이었으리라. 도지는 그걸 깨닫고 열 모르게 몸을 바르르 떨었다.
p.279

등뼈가 있는 책은 불태워지는 순간까지 아름답다.
그 삶조차도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p.322~323


와우~~제목부터 표지까지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 책이었는데..
내용은 마음까지 사로잡는 책!
단편 안 좋아하는 1인인데 일곱가지 이야기가 다 와우~~하면서 읽을수 밖에 없게 재미있었다.
종이책이 존재하지 않고 대신 인간이 책이 되어 하나의 이야기만 담는 곳..
그곳에 열 개의 이야기를 담아서 열이라 불리는 책이있고..
서로 전하는 이야기에 오류가 있을때 두 책은 철로 된 새장에 긷힌채 모두가 보고 있는 곳에서 책 내용으로 논쟁을 벌이다 옳지 못하다 판정된 책은 산채로 불태워져 등뼈만 남게 된다.
그저 잔인한 설정이라고만 하기에는 인간의 몸으로 책이 되어 한 이야기를 오롯이 담고 있는 그 책의 자긍심이 대단하고..내용이 바뀌며 출판되는 책들과 다르게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는 단 하나의 책..
첫 단편부터 완전 대박이었는데..
인간으로 태어나 누구나 동물로 탈바꿈한다는 설정..토끼가 되고싶은 구이나. 그리고 그녀가 좋아하는 미카기..어느날 미카기가 강에 빠져 머리를 다치고 급하게 당나귀로 탈바꿈되었는데..이게 무슨일인지 당나귀가 아닌 미카기 모습을 한 사람이 구이나를 부르는데..
상상도 못한 반전이어서 놀랬다.
통증을 없애는 대신 내 통증을 누군가가 대신 느껴야하는 거미줄이라는 기술..
그 통증을 대신 받아들여주는 통비..
백번의 동백꽃을 가슴에 달면 통비에서 벗어날수 있기에 그 누구보다 아름답게 꾸미고 춤을 추는 자쿠로..그리고 그녀를 사랑하는 구자쿠..
이 이야기가 제일 좋기도 하고 맘 아프고 잉~~ㅠㅜ
화창한 날씨에 한사람에게만 비가 내리고 그 비는 몸안에서도 내리기에 피할수 없어 결국 사망하게 되는 '강루'
죽고싶어하는 이에게 과거로 돌아가 누군가를 구하는 휴가를 제공하는 미래.
하지만 구해낸 이의 원래 예정된 죽음을 막을수는 없다.
이렇게 독특하고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들에 매료될수밖에 없어서 이 작가님의 다른 소설이 어떤지 너무 궁금해지는 시간이었다. 강추!

#책의등뼈가마지막에남는다 #샤센도유키 #블루홀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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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 유어 달링
피터 스완슨 지음, 노진선 옮김 / 푸른숲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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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을 괴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당신도 알잖아."
"차라리 괴물로 생각해."
"왜?"
"이 집에서 살인자가 당신 하나만 있는 건 아니야. 당신만 그일에서 못 빠져나왔을 뿐이지." 아주 피곤했는데도 웬디는 그렇게 말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뭔가가 시작되는 듯했다.
p.080

살인은 그녀가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던 행위였다. 물론 전에도 살인을 계획한 적이 있었지만, 마음 한구석으로는 실제로 살인을 저질러야 하는 순간이 왔을 때 자신이 잘 해낼 수 있은지 의문이 들었다. 살인은 그녀에게 미지의 영역이었다.
p.134

"물에 관한 이론이 있다고요?"
"음. 아뇨.물에 관한 게 아니라 영역에 관한 이론이죠, 우리는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여러 영역에 존재합니다. 남자가 전쟁터에가는 건 완전히 다른 영역에 들어서는 거죠. 여자가 아이를 낳으면 모성이라는 영역에 들어서는 거고요. 영역마다 다른 규칙이 존재하는데 우리는 마치 각기 다른 영역에 똑같은 규칙이 적용돼야 한다는 듯이 행동하죠. 요즘 젊은 사람들은 특히 더 그렇고요."
p.136

"미안해, 여보. 어쩔 수가 없었어. 예전의 당신이라면 이해했을거야."
p.339

"과거를 잊을 수 있는 사람이 제일 행복한 법이야. 그러니까 사람에게 너무 얽매이지 마라. 그게 내가 하고 싶은 말 같구나."
p.342

'처음 남편을 죽이려고 했던 건 디너파티가 열린 밤이었다.'
소설의 첫 문장을 이렇게 시작하면 기대감이 가득할수 밖에 없는 거 아닌가요~~
작가님은 다 계획이 있으셨군요~~
읽은지 얼마 안됐을때 남편을 살해하고..
시간이 역순으로 진행되는 스토리여서 뒷부분이 살짝 루즈해지는 느낌이 없진않았지만..
마지막장을 읽고나니 와우~~ 역시 피터 스완슨! 할수밖에 없었다 ㅋㅋ
남들이 볼때 부유하고 성공한 가족인 웬디와 톰 그리고 그들의 아들 제이슨.
영문학과 교수이자 작가인 톰은 어느날 자신이 새로운 추리소설 집필을 시작했다고 말하고..부인이자 주인공은 웬디는 남편몰래 그 소설을 읽고 난 후에 남편인 톰을 살해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
과거에 두 사람이 함께 무슨 사건을 저질렀고 평생 비밀로 해야하는데 소설속에 그 이야기를 담아낸듯했는데..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었던 거냐고~~
궁금증을 가득 품게 만들며 이야기는 계속되는데..
읽으면서 웬디는 태생부터 사이코패스가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음...
같은해 같은 날 태어나서 소울메이트 같았던 첫사랑 두사람이 비극으로 치닫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오히려 시간역순으로 보여지니 더 극명하게 보여지는 느낌이었다.
웬디가 자라온 환경도 아주 큰 영향을 미쳤다는걸 알수 있었고..
나는 미혼이라서 부부의 관계를 이해할수 없긴 하지만 사람과 사람의 관계로 본다고 하면 어떤 사건을 마주했을때 그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고 그냥 묵과하기 시작했다는거..그게 쌓이고 쌓여 이젠 어떤 문제를 일으키더라고 저런 사람이니까..가 되어버린 느낌이랄까?
하지만 톰과 웬디는 처음부터 잘못된 만남이었다에 한표!
영화화 확정이라는데 영화로도 꼭 보고싶다

#킬유어달링 #피터스완슨 #푸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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