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등뼈가 마지막에 남는다
샤센도 유키 지음, 김은모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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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사는 세대교체를 할 텐데도 국민은 그걸 없는 일로 치부한다. 이 나라에는 종이책이 존재하지 않고 오직 '책' 만 있을 뿐이다. 그렇기에 과거에 있었던 일 따위는 참조 하지도 않는다.
p.022

"저는 폐가 없는 책을 접해본 적 있어요."
서가를 나서는 순간, 열이 조용히 말했다.
"가볍고 얇고, 향기로운 냄새가 나더군요. 거기에는 글씨가 그야말로 빽빽하게 줄지어 있었어요. 한 글자 한 글 자가 의미를 지니고서 여기 없는 자의 이야기를 전하죠. 그야말로 기적 같았어요. 네, 기적이고 말고요. 왜 잃어버리면 견디기 힘들 그 기적이, 그토록 약한 물건에 담겨 있는 걸까요. 뼈조차 없는 그런 물건에. 직접 보고 나니.... 책은 불태우기 위해서 만든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더군요."
p.048

난가학적인 성향을 타고났다. 가학성은 내 가슴속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28년 동안 나와 함께 지내 왔다.
p.106

그렇다면 열을 부추긴 건 분명 채워지지 않는 욕구다. 새로운 이야기에 대한 갈증과 몸을 태울 듯한 갈망이었으리라. 도지는 그걸 깨닫고 열 모르게 몸을 바르르 떨었다.
p.279

등뼈가 있는 책은 불태워지는 순간까지 아름답다.
그 삶조차도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p.322~323


와우~~제목부터 표지까지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는 책이었는데..
내용은 마음까지 사로잡는 책!
단편 안 좋아하는 1인인데 일곱가지 이야기가 다 와우~~하면서 읽을수 밖에 없게 재미있었다.
종이책이 존재하지 않고 대신 인간이 책이 되어 하나의 이야기만 담는 곳..
그곳에 열 개의 이야기를 담아서 열이라 불리는 책이있고..
서로 전하는 이야기에 오류가 있을때 두 책은 철로 된 새장에 긷힌채 모두가 보고 있는 곳에서 책 내용으로 논쟁을 벌이다 옳지 못하다 판정된 책은 산채로 불태워져 등뼈만 남게 된다.
그저 잔인한 설정이라고만 하기에는 인간의 몸으로 책이 되어 한 이야기를 오롯이 담고 있는 그 책의 자긍심이 대단하고..내용이 바뀌며 출판되는 책들과 다르게 내용을 완벽히 이해하는 단 하나의 책..
첫 단편부터 완전 대박이었는데..
인간으로 태어나 누구나 동물로 탈바꿈한다는 설정..토끼가 되고싶은 구이나. 그리고 그녀가 좋아하는 미카기..어느날 미카기가 강에 빠져 머리를 다치고 급하게 당나귀로 탈바꿈되었는데..이게 무슨일인지 당나귀가 아닌 미카기 모습을 한 사람이 구이나를 부르는데..
상상도 못한 반전이어서 놀랬다.
통증을 없애는 대신 내 통증을 누군가가 대신 느껴야하는 거미줄이라는 기술..
그 통증을 대신 받아들여주는 통비..
백번의 동백꽃을 가슴에 달면 통비에서 벗어날수 있기에 그 누구보다 아름답게 꾸미고 춤을 추는 자쿠로..그리고 그녀를 사랑하는 구자쿠..
이 이야기가 제일 좋기도 하고 맘 아프고 잉~~ㅠㅜ
화창한 날씨에 한사람에게만 비가 내리고 그 비는 몸안에서도 내리기에 피할수 없어 결국 사망하게 되는 '강루'
죽고싶어하는 이에게 과거로 돌아가 누군가를 구하는 휴가를 제공하는 미래.
하지만 구해낸 이의 원래 예정된 죽음을 막을수는 없다.
이렇게 독특하고 다양한 소재의 이야기들에 매료될수밖에 없어서 이 작가님의 다른 소설이 어떤지 너무 궁금해지는 시간이었다. 강추!

#책의등뼈가마지막에남는다 #샤센도유키 #블루홀식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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