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고백들
이서수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랑을 받는 건 미안했고, 사랑을 주는 건 한없이 저를 비워가는 일처럼 느껴졌
습니다. 그러나 텅 비게 되더라도 도저히 멈출 수가 없는 감정이었지요. 저는 아홉 살 무렵에 이미 사랑을 알았던 것입니다.
p.097

저는 이성애에 근거하여 저의 성별을 정의 내렸습니다.남자인 오빠를 좋아하는 저는 여자일 수밖에 없다고요. 하지만 그 생각은 주변을 둘러보고 학습한 것일 뿐, 저에 대한 진지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아니었습니다. 남과 여의 조합은 심지어 만화영화에서도 강박처럼 반복되고 있었으니까요. 과정은 잘못되었지만, 그렇더라도 제가 얻은 깨달음은 유효했습니다.
p.099

너는 이 소설이 싫다고 했지? 가족들이 너무 나쁘다는 생각이 든다고. 근데 나는 여기 나오는 벌레가 원래 사람이었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러면?
자기가 인간의 자식이라고 믿는 정신 나간 벌레 같아. 자기가 어떤 존재인지 판단을 내리는 순간 자기가 아니라 세계가 변하는 거야. 그래서 너의 세계와 나의세계는 다른 거고.
p.113

어쩌면 여성과 여성의 몸은 동의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p.122

그가 했던 말이 귓바퀴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여자의 몸은 전쟁터야. 너는 아군이 없어. 그런 말들은 여자의 몸을 더욱 전쟁터로 만들고, 저에게 아군이 없다는 사실을 더욱 공고히 했습니다.
p.129

내 몸을 가지라는 건 진짜 이상한 말이야. 내 몸은 내가 갖고 있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줄 수 있는 것도 아니야. 내 몸은 그냥 나야. 근데 나를 가지라고? 그건 당신도 부담스럽지 않을까?
p.176

남자도 여자도 아닌 제3의 무엇. 성별이 없는 건 아니야. 아직 보편화되지 않은 영역에 있을 뿐. 경계가 없는 지대에.
p.225


몸과 여자들을 읽고서 자신의 몸이 그 어떤 일에도 쓰이지 않길 바란다는 고백이 참 인상깊었었는데..그 이외의 몸에 관한 고백들이 적혀있는 연작소설.
태어남과 동시에 여자.또는 남자로 구분지어지는 우리의 몸.
누군가는 당연하다는 듯 그렇게 정해진 몸을 가지고 살아가지만..
누군가는 그렇게 정해지는 몸을 받아들일수 없다.
주인공이 여성으로 구분되어진 존재이기에 페미니즘적인 부분도 있지만..
여성 남성으로 구분되기 보다 그냥 '나'이길 바라는 존재들의 이야기.
'몸뚱이' '당했다' 평소에 생각해보지 않고 당연하다 여겼던 단어들..에휴~~
자기만의 방에 이어 이놈의 남성우월사상의 뿌리는 대체 언제까지 이어지는건지..
단 한번도 동방불패를 미지처럼 생각해본적이 없었다. 베르사이유장미도 어릴적 봤던터라 진지하게 보지 않았었는데..다시한번 봐야겠고..
카프카의 변신에 대한 얘기를 하는 류은하의 모습에 그녀가 어떤 인생을 살았기에 저렇게 생각을 했을지..너무 맘이 아팠다.
다섯편의 이야기로 신체적으로 여성이라 이름지어진 존재로 태어났지만..그냥 '나'의 몸을 가진 존재들의 고백들..
지금도 어디에선가는 이런 고백들도 할 수없어 고민하는 존재들이 있을꺼 같은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줄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몸과고백들 #이서수 #현대문학 #몸에관한연작소설 #이서수연작소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두의 크리스마스 웅진 모두의 그림책 69
김져니 지음 / 웅진주니어 / 2024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김져니 작가만의 독특한 그림체도 좋고 기발한 상상력도 좋아해서 몇권의 책을 갖고 있는데 이번 모두의 크리스마스역시 너~~무 좋았다.
크리스마스라는 단어만으로도 따뜻하고 행복해지는데..
외롭고 산타를 믿지 않는 어른을 찾아내 선물하겠다는 아주 기특한 생각을 하다니~~^^
내가 아니어도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낼 수 있는 사람들보나도 소외된 계층의 사람들을 돌보려는 그 마음 칭찬해!
부모님에게 선물을 받는 아이들뿐 아니라.. 모두가 함께 따뜻할수 있는 크리스마스가 되는거~~
주위를 조금만 둘러보는 여유를 가진다면 우리들역시 모두가 즐기는 크리스마스가 되지 않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으로 - 요아소비 소설집
시마모토 리오 외 지음, 김은모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안드로이드는 사람이 아니라 물건이냐고 재차 질문하자 담당자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너희에게도 최소한의 권리는 보장돼. 다만 인권을 존중하려는 게 아니라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규칙이지. 사람인 동시에 물건이라고밖에 표현할 방법이 없겠군. 그렇지만 그게 너희들에게 주어진 운명이야. 이 세상에는 인간으로 태어
났으면서도 핍박받는 사람이 많아. 그에 비하면 소유자가 존재하고 필요성이 인정되고 굶주림이나 고독을 느끼지 않는 너희는 행복한 셈이지."
p.016~017

"이런 암흑 속에서 내가 잠든 사이에 네가 먼저 죽는 일은 절대로 없겠지.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 내가 먼저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건 참으로 행복한 일이야."
p.054

저쪽으로 넘어간 나쓰호에게는 그 이름이 어울렸을지도 모른다. 이름은 실체를 상징하고 그 이름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의 지침이 되니까.
그렇다, 도코가 말한 대로 훌룹한 단어다. 그리고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정말로 그것이 필요할 때는 그것을 붙잡기 위해 인간은 수많은 고난을 뛰어넘어야 한다.
그 이름은ㆍㆍㆍㆍㆍㆍ 희망을 뜻하는 '노조미望み
p.189~190



너무 재미있잖아~~
책 내용도 너무 좋았는데 마지막 표지안쪽에 선물이 딱!
책을 다 읽고나서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니 내용도 다시 한번 떠오르게 되고..너무너무 좋았다^^
근데 맨처음 이야기인 시마모토리오의 나만의 소유자는 음악이 좀 잔잔할줄 알았다가 밝은풍이라서 깜놀함.
내용이 너무 마음 아파서리~~
까칠해보였지만 진정으로 인공인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미스터 나루세!
나루세 곁을 지키고 싶었지만 소유자의 명령은 반드시 들어야하는 설정인 인공인간ㅠㅠ
생명이 꺼져가는 나루세를 놔둔채로 명령에 의해 떠나야만 했던 그 마음이 어땠을까..그냥 인공인간도 아니고 감정이 있는 인공인간인데 ㅠㅠ
청소년기에 인간관계의 어려움으로 자신의 삶을 끝내려했던 주인공 여자아이가..
난생처음 떠나온 바닷가마을에서 하얀 원피스를 입은 한 소녀를 만나고..아무에게도 건네지 못했던 자신의 속마음을 이야기하며 위로받는 츠지무라 미즈키의 '유령' 살고싶었지만 사고사당한 어느소녀의 유령이 도와준게 아닐까..
역시 미야베 미유키! 이 소설은 뮤직비디오를 보고 훨씬~~~더 좋았다.
내가 상상한 제1거울세계의 나쓰호가 튀어나온듯한 그림체 너무 좋았다구!
제1거울세계와 제2거울세계에 각각 존재하는 나쓰호. 하지만 잘못된 시공간에 존재하는듯 둘의 성격은 너무 다르고~~서로 교차되어 지내는게 맞지 않을까 생각하지만..부모님의 얼굴이 같다고해서 함께 지내온 시간까지 같을수는 없으니~얼굴만 같고 그냥 다른 존재 아닌건가?
부모님 입장에서는 당연히 자신의 나쓰호가 돌아오길 기다리겠지.
마지막 모리에토의 빛의 씨앗 너무 귀여운 내용 아이가~~
시간여행까지 하면서 세번의 고백을 막으려 노력했지만 그 고난과 시련에도 고백을 해버리는 사카시타 ㅋㅋ 귀여워~~
네가지 독특한 소설과 음악과 함께한 시간 참 좋았다!

#처음으로 #요아소비소설집 #시마모토리오_나만의소유자 #츠지무라미즈키_유령 #미야베미유키_색이다른트럼프카드 #모리에토_빛의씨앗 #알에이치케이코리아 #일본문학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타인의 수명
루하서 지음 / 델피노 / 2024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은유야, 아빠는 너만 살릴 수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어."
무심결에 말을 뱉은 나는 뒤늦게 오열했다. 이 말 역시 세희가 했던 말과 같았기에.
p.098

<사소한 오해 때문에 벌어지는 사건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사람들은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에 부딪히면 상대에게 사실관계를 먼저 확인하려고 하지 않아요. 대화로 해결하려는 노력보다 오히려 충동적으로 더 최악의 사건을 일으키곤 하죠.>
p.292


<<오늘부터 수명측정기를 전 국민에게 배부합니다. 이 측정기만 있으면 자신의 수명이 언제까지인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4월 1일 전국민에게 발표된 뉴스. 이젠 자신의 수명을 알 수 있을뿐 아니라 자신과 혈액형이 같은 가족 1명에게 10년단위로 수명을 나눠줄수도 있는 세상!
소개글이 너무 흥미진진했었다. 팔에 자신의 시간이 새겨지고 시간을 빼앗는 영화가 생각나기도했고..
근데 이 소설은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어린아이인 지아와 은유만 빼고서는 등장하는 모든 인간이 하나같이 다 인간말종이다!
무슨 소설이 이렇게 인간을 혐오하게 만드는건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타인의 고통은 1도 상관없어라하고~~
개과천선하나 싶으면 반전에 반전으로 뒤통수를 치고~~
인간자체가 배신을 하려고 만들어진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고..
한번 펼치면 마지막까지 순삭할만큼 가독성이 좋고..
아주 가볍게 킬링타임용으로 읽기에는 무난한데..
개인적으로는 많은 아쉬움이 남는 소설이었다.
취향저격이신 분들에게는 아주 재미있는 소설일듯~~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협찬 받았습니다.*

#타인의수명 #루하서 #델피노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몰타의 매 열린책들 세계문학 63
대실 해밋 지음, 고정아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든 게 다 지겨위요. 나 자신도 지겹고. 거짓말하는 것도 지겹고 그걸 지어내는 것도 지겹고. 뭐가 거짓이고 진실인지 모르는 것도 지겨위요. 나는ㆍㆍㆍㆍㆍㆍ.]
p.118

[선생은 입이 무겁소?]
스페이드는 고개를 저었다. [저는 말하는 걸 좋아합니다.]
[갈수록 좋구려! 뚱뚱한 남자가 감탄했다. 나는 입이 무거운 사람을 믿지 않소. 그런 사람들은 대개 가만히 있다가 엉뚱한 시기에 엉뚱한 말을 하는 법이오. 말이란 것은 계속 사용하지 않고는 현명하게 쓰기가 어려운 것이오.]
p.138~139

거트먼은 그에게 인자한 미소를 짓고 말했다. [윌머, 너를 보내게 된 건 정말 안타깝구나. 네가 내 이들이었다 해도 내가 지금 이상으로 너를 아끼지는 못했을 거야. 하지만. 아. 참말로! 아들을 잃으면 또 하나를 얻을 수 있지만. 몰타의 매는 하나뿐이야.]
p.252


너무 독특한 탐정소설아이가~~~
어느 날 대단한 미인 윈덜리가 찾아와 자신의 동생 코린이 뉴욕에서 플로이드 서스비라는 남자를 만나서 이곳으로 도망쳐왔다며 그 남자에게서 여동생을 데리고 와서 집으로 데려가게 해달라고 의뢰를 신청한다.
스페이드의 동료 마일스 아처는 자신이 미행해서 거처를 알아내면 된다며 말하는데..
다음날 전화벨이 울리고..마일스가 총에 맞아 사망한채로 발견됐다는 연락을 받은 스페이드는 그 곳으로 찾아가 상황을 알아보고 마일스의 아내에게 사망소식을 전하라고하는데..사무실로 찾아온 마일스의 아내는 스페이드에게 '샘. 당신이 죽인건가요?' 이건 또 무슨얘기인거지? ㅋㅋ
동료가 살해당했는데 그가 일하던 자리를 바로 치워버리는 냉철함은 또 뭐지?
사망한 마일스가 윈덜리의 의뢰로 미행하던 서스비 역시 총격에 의한 사망한채로 발견된다.
톰 폴하우스 경사는 당연히 스페이드를 의심하는데..대체 경찰이 바로 의심할만한 사람인 샘 스페이드는 어떤 사람인거냐고요.
자신이 윈덜리라 말했던 여인은 윈덜리가 아닌 브리지드 오쇼네시라는 인물로 여동생에 관한 얘기는 거짓이었고 사실은 몰타의 매라는 유물에 관련된 사건에 연관되어 있음을 알게 되는데..
대체 몰타의 매라는게 뭐길래 이렇거 사람들이 죽어나가고..끊임없이 그걸 노리는 사람들이 나타나는건지..
온갖 값비싼 보석들로 장식되었다고 전해 내려오는 몰타의 매! 음..그 정도면 서로 가지려고 이럴만도 하겠구먼 싶었지만...
인간이란 존재들이 얼마나 탐욕스럽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고 서로 속이고..에휴~~
이 사람은 대체 어떤 사람인건지 알쏭달쏭했던 스페이드. 무슨 소설의 주인공이고 탐정인 사람이 거짓말을 잘하고.. 동료부인과 불륜관계이며..대놓고 돈을 밝히고...
심지어 스페이드 뿐만이 아니라 소설에 등장하는 모두가 거짓말쟁이들이어서..
이게 대체 뭐지? ㅋㅋㅋ
그토록 서로 차지하려고 혈안이 되있던 '몰타의 매'의 반전! ㅋㅋ
최신 배경이 아닌 소설이라 이 전의 두권과는 느낌이 완전 달라서 릴레이추리클럽 아~~주 행복한 시간이었다.

#몰타의매 #대실해밋 #열린책들 #릴레이추리클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