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임수의 섬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김은모 옮김 / 북다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로써 사십구재 법사는 대충 끝난 모양이다.
이제 사람들의 관심사는 딱 하나다. 사야카는 뜨거운 시선이 자신에게 쿡쿡 박히는 느낌을 받았다. 고집과 욕망과 자존심, 또는 호기심이나 구경꾼 근성을 가슴에 숨긴 수많은 시선이다. 사야카의 등에 식은땀이 흥건히 배었다.
p.078

"모를 일이지. 세토내해의 외딴 섬. 기묘한 저택. 접근하는 태풍. 그리고 살인사건. 내가 사키 씨에게 혹했을 때와 상황이 아주 비슷해. 역사는 되풀이되는 법이거든."
p.159

범인은 외부에서 침입한 정체 모를누군가. 그리고 그자는 바다에 빠져서 죽었다. 오늘 밤에 있었던 일을 합리적으로 판단하면 당연히 그런 결론이 도출될지도 모른다. 저택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이상적인 결말이다. 외부에서 침입한 누군가가 범인이라면, 사이다이지 가문의 명성에 금이 갈 일은 없다. '그래도 돼? 이걸로 정말 사건은 끝난 걸까?'
p.295

유명 출판사 사장의 유언장 공개를 위해 스키점프대를 연상시키는 모습의 비탈섬으로 모인 사람들.
죽은 사장의 부인과 여동생.세 자녀와 손녀. 그리고 사촌과 탐정.스님.의사.변호사.저택관리인 부부.
가족 모두가 모인곳에서 유언장이 공개되고.. 그날밤 손녀 미사키가 공중에 떠있는 빨간도깨비를 봤다며 겁에 질리고..다음날 상속자중 한명인 쓰루오카 가즈야로 피투성이가 된 얼굴로 사망한채 발견되는데..
태풍이 다가오는 가운데..쓰루오카의 죽음을 신고하지 말고 행방불명으로 꾸미자고 제안하는 관리인 고이케 기요시와 말은 안하지만 모두가 혹하지만..결국 경찰에 신고하게 된다.
하지만 태풍으로 인해 배가 뜰수 없고.. 안에남은 탐정 다카오와 변호사 사야카 콤비가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노력하는데...
유머 미스터리라고 해서 어떻게 웃긴거지?했는데 쓰루오카의 죽음을 알릴때 상황이라든지..입이 가볍기로 정평나있는 스님이라든지..밀담이라면서 다 들리게 나누는 장면이라던지..
계단에서 미끄러져 스님을 차게 되는 장면이나. 지하에 끼었을때 팥소가 나온다는 표현등.. 내 개그취향이랑 너무 맞아서 현웃터졌다는~~ㅋㅋ
책으로 읽기보다 영상으로 제작되면 진심 너무 재미있을꺼 같다.
책의 처음부분 23년전 프롤로그와 이어지는 결말도 너무 좋았고~~
밀실살인에 관한 책들이 많은데 기발한 반전과 내용들에 지루할틈이 없이 술술읽혔다!
다른책에서는 생각지도 못했던 독특한 반전이라서 뻔한 소설이 아니었다는~~~
유머. 반전. 트릭. 복선 하나도 놓치지 않고 완벽하게 이어지는 소설이었다!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시리즈도 읽어보고 싶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협찬 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랭키
요헨 구치.막심 레오 지음, 전은경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프랭키라는 수컷 고양이의 시점으로 쓰여져 있는 이 소설 완전 강추!
고양이 주인님을 모시고 있는 집사로써 이 책을 읽으면서 반성도 많이 했다. 내가 주인님을 생각했다고 하는 행동들이 내 기준에서의 생각인거지..주인님의 입장에서 생각한게 아니었구나..철저하게 인간 중심 사고방식에 쌓여 있었던 나 자신 반성해!
고양이의 습성들도 유머스럽게 등장하고..친구인 청설모와 교수강아지도 나오고.. 동화같지만 인생철학이 담겨있는 책이라고나 할까..
우울증. 고양이 세계에도 퍼진 마약등의 소재들도 다루면서 인간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만드는 소설.
사랑하는 아내를 사고로 갑작스럽게 떠나보낸 골드가 스스로 목을 메고 삶을 끝내려던 순간 나타난 고양이 프랭키..
자신이 자살하려던 골드는 고양이가 죽은줄 알고 동물보호소에 신고전화를 하고..말하는 고양이 프랭키와 대화를 하게 된 골드..
프랭키는 인간이 자신을 스스로 죽인다는 행위를 이해하지 못하고..골드가 자살하는걸 막기 위해 회의를 하는데..
이미 프랭키는 골드에게 삶의 의미가 되어가고 있었다.
고양이의 눈으로 바라보는 인간을 보니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나 할까~~
'죽은자는 소스를 먹지 않는다'그러니 죽으면 안된다구!
서로에게 이미 의미가 되어버린 한 남자와 한 고양이.
둘이 다시 만날날을 같이 기다리도록 할께!
인간이 등장하는 영화는 지루하다. 텔레비전에서 인간들은 거의 언제나 똑같은 짓을 하기 때문이다. 다른 인간을 슬쩍 해치운다. 죽인 인간을 먹지도 않으면서 도대체 왜들 그러는지 모르겠다.
p.027~028

하지만 음식이 더는 필요 없다고, '만사가 귀찮다'고 말하는 생명체는 정말로 없다. 하루 종일 똥만 굴리는 쇠똥구리도 만사에 관심이 없지는 않다. 적어도 똥에는 언제나 관심이 있으니까.
p.048

알고 보니 인간은 죽음을 무척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거의 개인적인 모독이라고 생각하는 듯했다. 하지만 죽음은 삶의 끝일 뿐이다. 시작이 있듯이 끝도 있다. 소시지와 비슷하다. 처음과 끝이 없다면 소시지는 소시지가 아니다. 삶도 삶이 아니고. 무슨 말인지 알겠지?
p.105

"내 생각에는, 그게 바로 내 문제인 것 같아. 삶의 의미를 잃어버렸거든 ."
"어디에서? "
"뭐라고?"
"삶의 의미를 어디에서 잃어버렸어?"
"어딘지 몰라! 그냥 관용적인 표현이야. 사실 어디'는 중요하지 않아. '언제'가 중요하지. 특히 '왜'가 중요해. 마지막으로 '어떻게'도 중요하고, 삶의 의미를 어떻게 다시찾을까?"
"나 지금 햇갈려."
"미안하다."
"나랑은 안 맞는 거 같아."
"뭐가?"
"아, 그런 삶의 의미 말이야. 처음에는 찾아야 하잖아. 그 후에는 잃어버리지 않게 계속 조심해야 하고. 그리고 지금 당신처럼 잃어버렸다면 그게 어디 있는지 내내 고민하고 말야. 내 생각에 그런 삶의 의미라면 짜증만 날뿐이야. 결국 다른 일을 할 시간이 남지 않잖아."
p.114

인간은 다르다. 그들은 누구 외모가 어떤지, 그 사람의 직업이 뭔지 계속 이야기한다. 그게 아주 큰 역할을 한다. 어이. 프랭키. 너 못생졌어! 어이, 프랭키. 너는 잡종이야 어이, 프랭키. 넌 장애가 있어! 인간은 누군가의 나이도 늘 알려고 하고 거기에 대해 한없이 이야기한다. 나이는 아무 상관이 없는데도. 누군가 거기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지 않은가.
p.182~18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울 보통 시 - 서울 사람의 보통 이야기 서울 시
하상욱 지음 / arte(아르테)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마디 말로
신뢰는 깨져
-하상욱 단편 시집 '협찬을 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중에서-

절대!절대! 신뢰가 깨지면 안되는 책이라규!
물론 서평받아 쓰는 리뷰이지만 서평단 아니었더라도 구매했을 책이라규!
너무 너무 읽고싶어서 신청한거라규!
진심 작가님 센스 어쩔~~
첫페이지 작가소개, 작가의말, 목차 부터 빵 터지게 해주시더니..
한장 한장 넘길때마다 이분은 진심 천재다!
이건 생각하고 노력한다고 나오는 센스가 아니다!
타고난거다!라며 감탄을 금할수가 없었다.
어떻게 이런 생각들을 하시는건지 원래 센스랑은 거리가 먼 나로써는 진심 리스펙!
너무 너무 잘 읽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구 생물체는 항복하라 - 정보라 연작소설집
정보라 지음 / 래빗홀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작가님의 첫 자전적 소설이라해서 읽으면서도 엥? 했는데 소설속 주인공 부부가 작가님 부부를 두고 쓰신거군요~~
이 소설을 통해 저주토끼로만 알았던 작가님을 한 사람의 인간으로써 알게된 느낌이었다.
근데 이 책 너무 너무 재미있잖아!
저주토끼도 너무 재미있게 읽었었고.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를 읽었을때는 그 전반에 깔려있는 어두움과 고통에 작가님 평소 생각이 궁금하다 했었는데..
이 책은 지금껏 두 책으로 만났던 모습이 아닌 완전 새로운 모습의 작가님을 알게된것 같아 너무 신선했다.
한국형 맨인블랙 같다고나 할까나~~
검은 덩어리의 정체와..결국 우리것도 아닌 바다를 마음대로 망쳐버린 지구 생물체. 외계 생물체도 포기해버린 지구를 과연 되살릴수 있으려나..
문어 이야기부터 읽으면서 자꾸 웃음이 나올정도로 재미있었는데..웃고 넘기며 읽기에는 책이 담고 있는 메세지는 묵직하다는 반전!
이 전 소설들은 스토리가 공포였다고 하면 이 책은 현재가 공포임을 알려준다고나 할까?
바다 생물체 입장에서 바라보는 지구의 모습은 공포 그 자체일듯 싶다!


전 위원장님 현 남편님도 그렇고 이 검은 덩어리도 그렇고 남자들은 어째 상대방이 자기와 같은 비장애인 성인 남성이 아니면 아무것도 모를 거라 생각하고 다들 아는 사실을 길게 설명하는 앙증맞은 버릇이 있다고 나는 조금 짜증스럽게 생각했다.
p.072

비인간 생물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인간이 망쳐버려 살 수 없게 된 바다, 부서진 해저,죽은 땅과 도망칠 곳 없이 좁아져버린 지구가 한없이 미안했다. 그러나 우는 것 외에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p.084

"어째서요? 돌고래는 착한 동물 아니었어요?"
"착하거나 나쁜 동물 같은 건 없습니다."
검은 정장 사람이 사무적으로 말했다.
"우리는 그냥 동물입니다."
p.172

절망한 사람들은 여러 가지를 포기한다.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것도 포기하고,자유를 갈구하거나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것도 포기한다.그리고 절망하고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뭔가 지향성을 가지고 삶에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것을 추구하고 갈구하는 사람들을 질투하여 스스로 나서서 탄압하기 시작한다. 자유나 희망 따위는 없다고, 더 나은 삶을 추구하려는 시도는 주변 사람들까지 위험에 빠뜨리는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그들은 숨 막히는 공포 사회에 조금이라도 변화를 가져오려는 사람들을 정부나 비밀경찰보다 먼저 나서서 짓밟는다. 사실 그들은 이렇게 말하고 싶은 것이다. '나는 이렇게 절망하고 모든 것을 포기했는데 너는 왜 나처럼 모든 것을 포기하지 않아? 너는 왜 불행해지지 않아?' 그들은 사회 전반적인 절망과 불행의 원인이 독재자와 그를 비호하는 정권에 있다는 사실을 외면하고 주변의 건강한 사람들을 불행하고 망가진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온 힘을 다한다.
p.225

그러나 인간이 그러하듯이, 불리적 실체를 가진 몸 안에 갇혀 고립된 자아를 가지고 살아가는 지적 생명체는 결국 자신의 주관에 따라 세상을 바라볼 수밖에 없다. 깊고 차가운 물에 정착해 사는 생물종이 먼저 사회를 건설했으므로 그들은 따뜻한 해류를 따라 지속적으로 이동하는 생물종과 심해의 압력을 이겨내지 못하는 개체들을 포획해서 사고팔았다. 같은 어류에 대한 이러한 취급에 반대하는 개체들 또한 포획과 감금과 거래의 대상이 되었다.
p.248

비인간 생물들이 없어지면 인간도 죽는다. 자연이 죽으면 인간도 죽는다. 태풍과 산붙이 그 사실을 증명한다. 그러니 우리는 기후 위기에 당장 대응해야 하고, 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것이 지구 생물체 모두가 살아남는 길이다. 항복하면 죽는다. 우리는 다 같이 살아야 한다. 투쟁.
2024년 1월
정보라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있었던 존재들 - 경찰관 원도가 현장에서 수집한 생애 사전
원도 지음 / 세미콜론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비오는 오늘 선택한 이 책이 나를 너무도 슬프게 만들었다.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는 나같은 사람은 생각해보지도 못한 현실을 살고 있는 작가님.
매일 매일 마주하고 있는 그들의 삶의 마지막이 얼마나 힘드실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가 없었다.
101호와 102호도 들여다보면 사는거 다 같다는 엄마의말도 맞지만.. 실제 마지막을 마주하는 작가님에게 101호와 102호가 얼마나 다른지.. 이 책을 읽고 더 이해하게 됐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게 너무도 힘들어 삶을 놓아버린 어느 자살자의 '저도 한때는 사람이었습니다'라는 그 유서가..
가슴을 때렸다..
자세히 관심을 기울이고 보면 발견하지 못했던 삶들이 얼마나 많이 있는 걸까..
왜 세상을 떠난 후에야 그들에 대해 알게 되는걸까..
그런 환경들을 직접 마주해야 하는 작가님의 속은 얼마나 뭉그러져있을까..
내가 필요할때는 사소한 일로도 신고를 하면서..정작 자기에게 피해갈까 아파트 주차장에 경찰차를 주차하는것도 꺼리는 이 나라에서 외롭고 부끄럽다하는 작가님..
그렇게 느껴주시는 경찰관이 있다는것만으로도 희망을 찾을수 있는것 같다.. 외로움도 부끄러움도 없는..간혹 존재하는 그런 경찰들이 문제지...
누군가의 마지막에 작가님 같은 분이 있어주시는 것만으로 대신해서 감사드린다..
사람이었고.. 존재했었던 많은 분들..이 생에서의 기억일랑 다 잊고 그곳에서는 행복한 추억만 만드시길..

엄마는 늘 세상의 모든 101 호와 102 호는 문 색깔만 다르지 들어가서 보면 사는 모습은 다 똑같다고 했다.
~
하지만 101호와 102호가 너무나도 다르다는게 문제였다. 방이 너무 많아 출동한 경찰관끼리도 변사자가 어느 방에 있는지 몰라 찾아 헤맬 정도로 넓은 101호와 다르게, 들어가자마자 한눈에 구석까지 보일 정도로 좁디좁은 102 호가 존재한다.
p.009~010

십수 년간 연락이 끊어진 상태여서 시신인도조차 거부하는 가족은 법으로 인정받지만, 십수년간 상대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사람은 혼인 관계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타인이 되어버리는 걸 보면서 진짜 부패한 건 허울뿐인 법과 제도라고 생각했다.
p.056

대한민국에서 경찰관에게 허용된 자리는 몇 평일까. 주차장 한 칸도 허용해주지 않는 사회에서, 나는 참 많이 외롭다. 무지 외롭다.
p.120

-저를 발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한때는 사람이었습니다.
p.128

증거 불충분으로 가해자를 귀가시켜야만 할 때, 피해자에게 해줄 수 있는 조치가 없어 가해자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려보내야만 할 때 소름 끼치게 부끄럽다. 닥치고 출동해달라는데, 닥치고 술 취한 손님에게 돈을 받아달라는데, 닥치고 집까지 태워달라는데 정말로 닥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부끄럽고 미련하다.
p.16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