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오늘 선택한 이 책이 나를 너무도 슬프게 만들었다.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는 나같은 사람은 생각해보지도 못한 현실을 살고 있는 작가님.매일 매일 마주하고 있는 그들의 삶의 마지막이 얼마나 힘드실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가 없었다.101호와 102호도 들여다보면 사는거 다 같다는 엄마의말도 맞지만.. 실제 마지막을 마주하는 작가님에게 101호와 102호가 얼마나 다른지.. 이 책을 읽고 더 이해하게 됐다.이 세상에 존재하는 게 너무도 힘들어 삶을 놓아버린 어느 자살자의 '저도 한때는 사람이었습니다'라는 그 유서가..가슴을 때렸다..자세히 관심을 기울이고 보면 발견하지 못했던 삶들이 얼마나 많이 있는 걸까..왜 세상을 떠난 후에야 그들에 대해 알게 되는걸까..그런 환경들을 직접 마주해야 하는 작가님의 속은 얼마나 뭉그러져있을까..내가 필요할때는 사소한 일로도 신고를 하면서..정작 자기에게 피해갈까 아파트 주차장에 경찰차를 주차하는것도 꺼리는 이 나라에서 외롭고 부끄럽다하는 작가님..그렇게 느껴주시는 경찰관이 있다는것만으로도 희망을 찾을수 있는것 같다.. 외로움도 부끄러움도 없는..간혹 존재하는 그런 경찰들이 문제지...누군가의 마지막에 작가님 같은 분이 있어주시는 것만으로 대신해서 감사드린다..사람이었고.. 존재했었던 많은 분들..이 생에서의 기억일랑 다 잊고 그곳에서는 행복한 추억만 만드시길.. 엄마는 늘 세상의 모든 101 호와 102 호는 문 색깔만 다르지 들어가서 보면 사는 모습은 다 똑같다고 했다.~하지만 101호와 102호가 너무나도 다르다는게 문제였다. 방이 너무 많아 출동한 경찰관끼리도 변사자가 어느 방에 있는지 몰라 찾아 헤맬 정도로 넓은 101호와 다르게, 들어가자마자 한눈에 구석까지 보일 정도로 좁디좁은 102 호가 존재한다.p.009~010십수 년간 연락이 끊어진 상태여서 시신인도조차 거부하는 가족은 법으로 인정받지만, 십수년간 상대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사람은 혼인 관계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타인이 되어버리는 걸 보면서 진짜 부패한 건 허울뿐인 법과 제도라고 생각했다.p.056대한민국에서 경찰관에게 허용된 자리는 몇 평일까. 주차장 한 칸도 허용해주지 않는 사회에서, 나는 참 많이 외롭다. 무지 외롭다.p.120-저를 발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한때는 사람이었습니다.p.128증거 불충분으로 가해자를 귀가시켜야만 할 때, 피해자에게 해줄 수 있는 조치가 없어 가해자가 기다리는 집으로 돌려보내야만 할 때 소름 끼치게 부끄럽다. 닥치고 출동해달라는데, 닥치고 술 취한 손님에게 돈을 받아달라는데, 닥치고 집까지 태워달라는데 정말로 닥칠 수밖에 없는 현실이 부끄럽고 미련하다.p.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