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야 깨달았다. 내가 길 끝에서 허무함을 느낀 건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고. 걷기가 주는 선물은 길 끝에서 갑자기주어지는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내 몸과 마음에 문신처럼새겨진 것들은 결국 서울에서 해남까지 걸어가는 길 위에흩어져 있었다. 나는 길 위의 매 순간이 좋았고, 그 길 위에서 자주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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