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메유의 숲 - 이상한 오후의 핑크빛 소풍 / 2020 볼로냐 라가치상, 앙굴렘 페스티벌 최고상 수상작 바둑이 폭풍읽기 시리즈 1
까미유 주르디 지음, 윤민정 옮김 / 바둑이하우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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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메유의 숲에서 만드는 성장 여행기!




처음 이 책을 보고 느낀 점은 '색감이 예쁘다'였다.

몽글몽글한 수채화가 가득한 그림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이 책은 155페이지이지만 실제로 책을 본다면 두께 때문에 놀랄 것이다. 155페이지보다 많아보이는 이유는 바로 한 장 한 장 판판한 종이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반 책의 가볍고 팔랑팔랑한 재질이 아니라 표지같은? 그런 재질이다. 그래서 이 책은 동화이자, 그림책이지만 하나의 '그림집'같기도 하다. 전시회를 갔을 때 판매하는 그림을 모아놓은 굿즈같은 느낌이랄까.


이 책의 주인공은 귀여운 '조'이다. 첫 장면부터 조는 집을 나간다. 새엄마와 새언니들, 그리고 아빠를 뒤로 한 채 조는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게 된다.

조가 처음 본 인물은 바로 꼬마요정이다. 꼬마요정이라고 불리기 싫은 꼬마요정을 따라 들어간 터널을 지나니 여우 모리스, 외눈박이, 비숑프리제가 모여 있는 마을에 도착하게 된다.

이들은 성에 갇힌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분주하게 준비를 하고 있었고 그 틈에 조는 누크라는 파란색 옷을 입은 아이의 비밀 공간에 들어가게 된다. '귀염둥이네'라고 적힌 간판과 꼬마 초밥, 꼬마 구이고기 등 여러가지 음식이 적혀 있는 이 공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조는 누크와 함께 마을 사람들의 눈을 피해 성으로 가는 마차에 올라타면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성에 도착한 마을 사람들과 조, 그리고 누크. 어떤 사건으로 조를 제외한 사람들이 모두 잡히게 된다.

그리고 성을 돌아다니는 조와 마주친 모리스! 모리스는 아까 마을에서 봤던 여우다.

이렇게 모리스와 조는 형형색색 장화를 신은 강아지 퐁퐁이와 함께 마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한 작전을 세운다.


조, 모리스, 퐁퐁이.

이들의 케미는 상상이상이다.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싸우기도 하고 무시하는 경우가 더 많긴 하지만 밤을 무서워하는 조를 위해 모리스는 밤새 밖에서 나뭇가지를 들며 조를 지킨다.

조도 망각의 평원에 갇힐 뻔한 모리스와 퐁퐁이를 구해낸다.

이토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가까워진 이들의 우정이 느껴지는 부분이 많이 나온다.



주인공은 조이다. 조가 앞장서서 나아가기도 하지만 모리스와 퐁퐁이가 무조건 조의 뒤에서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무서운 것이 나타나면 모리스가 앞장서서 조와 퐁퐁이를 지킨다. 그리고 퐁퐁이는 지도를 따라서 올바른 길로 함께 동행해준다.

누구하나 뒤쳐지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앞서나가지도 않는 이들의 모습은 이를 바라보는 독자의 입장에서 균형감을 느끼게 한다. 조의 이야기가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도 그 이유이다.



중간중간 조와 누크, 그리고 누크의 엄마가 부르는 노래가 나온다.

어린아이가 부르는 노래에는 순수함이 담겨있다.

가사 또한 감정적이고 단순하며 귀엽다.

나도 모르게 이 노래의 음이 어떨까 생각하면서 읽기도 한다.

책을 읽으면서 중간에 이런 귀여운 요소들이 이 책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게 만든다.



결론은 조는 집에 다시 돌아간다.

어린아이의 투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생각해보면 조는 굉장히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어린 나이에 갑자기 생겨버린 새엄마와 새언니들이라는 존재. 그래서인지 조는 가족을 불편해하는 모습이 처음에 나왔다. 사실 조 뿐만 아니라 새언니들 또한 나름대로 새롭게 생겨난 가족에 당황하고 적응하는 중 일 것이다. 이들의 이야기는 책에서 자세히 나오지 않지만 이렇게 살짝 나온 이야기가 주인공인 조가 집을 나오고, 나중에는 집에 들어가는 모습이 나올 때 독자 스스로가 상상할 수 있게 만들어준 요소라고 생각한다.



베르메유의 숲. 제목의 베르메유는 과연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생각해보았다.

이 책에서는 알록달록 작은 조랑말을 베르메유라고 했지만 실제로 다른 뜻이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넷에 '베르메유'를 검색하면 엉뚱한 스페인의 '베르메오'가 나와서 베르메유의 뜻은 없는 것일까 생각하던 중 책 마지막 옮긴 이의 작은 말을 읽게 되었다.

작가가 노르망디 해변 에트르타의 코끼리 절벽을 보고 내뱉은 말 '메르베유'

메르베유는 경이롭고 경탄할 만하며 신비롭고 아름다운 것을 뜻하는 프랑스 단어이다.

작가는 베르메유가 숲에서 가장 신비롭고 '메르베유'한 생명체라고 한다. 베르메유는 스스로 및을 내뿜는다.

하지만 이들을 가두고 강요하면 서서히 빛을 잃어간다.


우리도 처음엔 누구든지 다 메르베유한 사람이었다.

살아가면서 우리의 메르베유함이 서서히 사라지진 않았을까?

어린아이의 시선에서 보는 메르베유한 베르메유. 우리도 베르메유를 보면서 우리 안에 사라진, 아니면 감춰두고 있던 메르베유를 슬쩍 꺼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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웜블턴 시의 코비에게 - 2021 문학나눔 선정 도서 파랑새 사과문고 93
임태리 지음, 고정순 그림 / 파랑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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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한 게 많은 웜블턴 시의 토미와

수상한 게 많은 웜블턴 시의 코비 이야기!



참, 진짜로, 정말로, 굉장히

이상해요.

어른들은 코비 할아버지가 불쌍하다면서

절대 가까이 가지는 말래요.

궁금했어요.

진짜로, 굉장히, 무지무지 말이죠.

그래서 궁금증을 풀어 보기로 했어요.




처음에는 웜블턴이 아닌 윔블턴인줄 알았던 이 책의 제목.

실제로 다른 책 리뷰를 보니 <윔블턴 시의 코비에게>라고 쓴 사람도 있더라는 이야기.

이 책의 주인공은 코비가 아니다. 주인공은 바로 '토미'이다.

토미는 귀엽게 생긴 아이이다. 그리고 제목에 등장하는 코비는 '코비 할아버지'이다.

사람들은 코비 할아버지를 왜 싫어할까?라는 토미의 물음에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나 또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차별과 혐오.

예전에 비해 나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

그럴 의도가 없더라도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차별과 혐오 발언, 행동을 보일 수 있다.

나 또한 예외는 아니기 때문에 항상 조심하고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내가 일상생활에서 누군가에게 차별의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보통 차별과 혐오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나는 나보다 약하거나 아래에 있는 사람에게 대할 때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인종으로 따지면 흑인이, 성별로 따지면 여성이 우리 사회에서 약자로 대우받아왔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약자에게는 배려가 필요하다.(과도한 배려는 오히려 역차별일 수 있지만)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약자에게 더 강하고 엄격한 기준을 내세웠다. 심지어 2020년을 살아가는 지금도 이 기준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 책에서 코비 할아버지는 그다지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한다. 

길거리의 나무에 물을 주는 행동도 코비 할아버지가 하면 망측하고 더러운 행동이 된다. 코비 할아버지는 그저 물에 노란 영양제를 섞어 뿌렸을 뿐인데 어른들은 노상방뇨가 아니냐며 경찰을 부른다.

코비 할아버지를 미워하는 건 어른들 뿐만 아니라 토미의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코비 할아버지를

왜 가까이 하면 안 될까? 라는 질문에

아빠가 웜블턴 시의 시장인 캐리는 집과 가족이 없는 코비 할아버지가 범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증거는 없다. 부모님이 유명 대학의 유명한 교수인 제노바는 글씨도 모르는 코비 할아버지는 무식해서 생각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터무니 없는 소리였다. 부모님이 웜블턴 시에서 가장 큰 백화점을 하는 맥킨은 명품도 아닌 누더기 옷을 매일같이 입는 코비 할아버지가 품격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어이없는 말이었다.

이 부분은 나의 예측에서 벗어난 부분이었다. 처음에 어른들이 코비 할아버지를 차별하고 막말할 때, 나중에 아이들이 나온다면 코비 할아버지와 친하게 지내겠지? 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게 웬걸? 아이들도 코비 할아버지를 굉장히 싫어한다. 어쩌면 나도 '아이들은 모두 착한 마음씨를 가지고 편견없이 사람을 대할거야'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결론은 토미가 코비 할아버지의 집에 놀러가면서 마무리된다. 

쓰레기장을 멋진 놀이터로 꾸며 놓은 코비 할아버지의 집을 간 토미, 그리고 그 일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코비 할아버지는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와 잘 지내게 된다.

사실 이렇게 잘지내는 과정이 더 길게 나오길 바랬지만 이렇게 끝나는 것도 나름 나쁘지 않았다.

어쨋든 결론은 모-두 해피엔딩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차별의 시선을 받으며 살아온 코비 할아버지와 그런 할아버지를 처음으로 편견없이 대하고 궁금해한 토미. 토미의 마음씨는 어른인 나조차 쉽사리 행동하지 못했던 부분, 꺼려왔던 부분을 건드려준다.

어쩌면 어린아이의 순수한 마음과 합친 이야기가 이 교훈을 더 잘 끌어내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나도 모르게 책 속의 어른과 아이처럼 차별과 혐오의 눈초리로 대한 적이 있지 않을까

이제부터는 토미의 시선에서 사람들을 보자

당신이 보고 있던 세상이 한층 넓어지게 될 것이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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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대신 집에 체크인합니다 - 일상에 집중하는 공간 탐험 비법
해리어트 쾰러 지음, 이덕임 옮김 / 애플북스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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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에 집중하는 공간 탐험 비법!


우리가 집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에 대하여

:익숙한 모든 것과의 낯선 만남을 시작하다. 집에 머물며 동네를 여행하는 스테이케이션


코로나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이 당연해진 요즘.

매년 여행을 가고자 세웠던 계획이 더 이상 무의미해져간다.



낯선 풍경, 낯선 사람들을 만나며 처음 보는 색다른 풍경에 서있는 나 자신이 그리워지는 지금, 이 책은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곳을 색다르게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요즘 친구를 만날 때 항상 빼놓지 않고 하는 말이 있다. '야 우리 언제 여행가?'

비행기를 타고 가는 해외여행 뿐만 아니라 단순 국내여행도 조심해야 하는 지금 이시국에 여행을 좋아하는 나같은 사람들은 이보다 고통스러운 순간이 없을 것이다.

'호텔 대신 집에 체크인합니다' 처음에는 이 책이 자신의 집을 호텔이나 여행지로 꾸며서 여행을 갔다는 착각이 들게 하는 걸까?했지만 그런 내용은 아니다.

이 책은 2부로 나뉘어진다. 1부는 작가가 집에서 여행을 시작하기로 결심한 계기이고, 2부는 14일의 일정으로 집에서 체크인을 한다는 주제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2부는 일일째~십사일째로 나눠서 체크인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1부: 외로운 행성에서

1부의 큰 틀은 집에서 시작하는 여행!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환경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항공산업이 발달하면서 공항은 항상 사람들로 가득차있다. 실제로 세계관광기구 UNWTO에 따르면 1950년 2530만명이었던 항공 여행객이 2015년에는 11억 8600명으로 50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2050년에 항공 교통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2%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며 어느 바다에 찾기 힘들었던 생물이 다시 돌아오고, 흐릿한 야광빛이 나던 바다에는 다시 아주 밝은 야광빛이 난다는 기사를 보았다. 이뿐만이 아니라 항상 쓰레기물이었던 이탈리아 베네치아 강 또한 사람의 발길이 끊기자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아졌다고 한다.

환경오염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절대 피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다. 계속 생각하고 실천해도 이미 엎질러진 물이 한바가지라서 더 힘내야 할 상황인 것이다.

이 책의 1부가 환경과 관련있다는 것은 몰랐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생각에 동감하게 되었고 작가가 왜 집에서 체크인을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2부: 14일 일정으로 집에서 체크인합니다

2부는 드디어 14일 동안 어떻게 체크인을 하는지 나온다.

일일째: 평일 점심 식사의 재발견

이일째: '오프라인 상태입니다'

삼일째: 아무것도 하지 말라.......등등

이렇게 14일동안 집에서 완벽히 체크인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나는 이중에서 특히 '오프라인'과 '산책'이 눈에 띄었다.

오프라인,,, 이 키워드는 우리가 실제 여행을 간다고 해도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심해진다고 생각한다.



여행을 간 날에는 사진을 찍고 저녁에 집에 돌아오면 잘 찍힌 사진을 골라 sns에 올린다. 이렇게 우리 일상에서 빼놓을 수도, 빼지도 않는 것을 이 작가는 2일째부터 말한다. 사실 집에서 여행을 가는 기분이라면 아무리 여행이라고 해도 직장, 과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작가는 완벽한 여행, 휴식을 즐기기위해 오프라인 상태를 강조한다.

산책 또한 여행 내내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이다. 집 앞을 산책하거나, 자연을 걷는다. 사실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을 정확히 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자신이 살고 있는 집 근처에 어떤 것이 있는지 하나하나 자세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나는 종종 산책을 한다. 산책을 하다 보면 매일매일 느낌이 다르다. 오늘은 이 산책로가 좋아서 걷다가도 내일은 저 산책길이 더 좋아보인다. 같은 길을 걷더라도 듣는 음악, 지나가는 사람들, 그때 나의 기분에 따라 거리가 다르게 느껴진다. 이렇게 매일가도 느낌이 다른데 우리는 항상 그 길을 바쁘게 지나간다. 우리에게 길이란 지나가는 통로이지 우리의 목적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집에서 여행을 즐기는 이 기회에 집 주변을 걸어보는 것이 어떨까. 혼자서 걸어도 좋고 같이 걸어도 좋다. 음악을 들어도 좋고 풍경을 바라보고만 있어도 좋다. 분명 당신이 전까지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시각이 찾아올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이 책은 '여행'에 집중하는 것 보다 여행을 다니며 느끼는 '감정'을 조금 비틀어 우리 일상에 적용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여행이라고 생각해보면, 일상에서 벗어나(오프라인 상태로 일상과 거리를 둔 뒤) 새로운 공간에서(매일 걸었을 그 거리를 새롭게 걸어보고 가까운 자연을 만끽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 어찌보면 색다른 풍경 때문에 기억에 남는 것은 전자의 여행이지만, 평소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과 나를 돌아보는 것은 후자의 여행아닐까?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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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페의 음악
장자크 상페 지음, 양영란 옮김 / 미메시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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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이 넘치는 삽화가,

장자크 상페가 사랑한 음악과 음악가들




이 책 <상페의 음악>은 2017년에 발표된 책으로, 저널리스트 마르크르카르팡티에와 음악에 대해 인터뷰한 것을 엮은 책이다.

그저 인터뷰만을 실었다면 지루하다고 느낄 수 있었겠지만 중간중간 상페의 그림이 들어가면서 재미있게 '감상'한 책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장자크 상페, 이 책을 처음 보고 이 이름이 나에게 굉장히 익숙하게 다가왔다.

장자크 상페의 책을 읽지도 않았던 내가 어째서 상페를 기억하는거지?라고 생각했었는데 이 의문은 서점에서 풀렸다.

서점에서 장자크 상페의 책이 진열되어 있는 곳 바로 대각선 위쪽에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좀머씨 이야기>라는 책이 있었다. <좀머씨 이야기>가 이미 내 책장에 자리잡고 있었기에 반가운 마음에 책을 집어 살펴보았다.

이때 알게 되었다. 내가 왜 상페의 이름이 익숙했는지. 바로 <좀머씨 이야기>의 삽화를 상페가 그렸기 때문이었다. 간결하면서도 눈을 뗄 수 없는 상페의 그림이 책을 읽으면서 분위기를 형성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실제로 나는 책 표지를 보고 책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의 표지는 아직까지 나에게 기억에 남는 표지 중 하나이다. 매우 작고 간결한데도 말이다!




책 이야기로 돌아오면 이 책은 인터뷰를 실은 책이다. 그래서인지 상페 본인이 직접 글을 쓰며 생각하는 것보다 더 자연스러운 분위기라고 해야 할까? 그러니까 문어체가 아닌 구어체로 진행되는 것이 그의 생각을 더 자연스럽고 자세히 알 수 있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실제 인터뷰의 내용을 담게 되니 재미있었던 점은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말을 하다가도 갑자기 다른 이야기로 빠진다거나 일상생활에서 하는 농담같은 것이 툭툭 나오는 것이 있다는 것이다. 인터뷰가 아니었다면 이런 재미는 볼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에 그 점은 마음에 든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이 책은 <상페의 음악>이다. 상페는 음악에 관심이 많다.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상페가 음악을 굉장히 좋아한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느꼈다. 나는 인디음악을 주로 듣는다. 사실 나도 음악을 굉장히 좋아하는 편인데, 상페와 좋아하는 분야가 달라서인지 아쉬운 점도 있었다. 예를 들어 '샤를 트레네', '드뷔시' 같은 가수나 음악가가 등장할 뿐만 아니라 'A선 열차를 타자'와 같이 재즈곡을 언급하기도 한다. 드뷔시는 들어본 적 있지만 그것도 학교 음악시간에 잠깐 들어본 터라 자세히 알지는 못했다. 그런 나에게 구체적인 재즈곡을 언급하는 상페는 다양한 음악, 음악 자체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재즈곡을 비롯해 인터뷰 중간중간 많은 곡이 나온다.

사실 모든 곡을 다 들어보지는 못했고 들었던 곡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A선 열차를 타자'이다. 이 곡은 발랄하고 통통 튀면서도 중간중간 감미롭게 음을 잡아준다. 그래서 너무 밝게 튀지 않고 적정한 선을 지키면서 음들이 움직이는 것 같았다. 물론 이는 음악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나의 의견일 뿐이다 :)

결론적으로 상페덕분에(?) 재즈가 내가 생각한 것보다 나의 취향과 맞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앞으로 공부할 때 가끔 재즈와 관련된 asmr을 듣게 되지 않을까...?ㅎㅎ

상페와 음악. 이것이 너무 잘어울리지만 그래도 상페하면 그림 아닐까?




이 책은 인터뷰 중간중간 상페의 그림을 보여준다.

심지어 이걸로 만족을 못하고 마지막에는 30점이 넘는 그림들을 보여준다.

상페의 그림에 단순한 호감만 가지고 있는 내가 봐도 좋은데 아마 상페의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 이 책을 본다면 정말 행복해하지 않을까??? 정말 그럴 것 같다.

이 책에 실린 그의 그림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음악'

등장인물들은 바이올린, 피아노같은 악기와 함께하거나 합창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모두 음악과 관련되어 있다. 이렇게 책의 의도와 걸맞는 그림이 실리니 통일성있고 더 보기 좋았다.



그리고 책에 실린 상페의 '음악'과 관련된 그림을 보면서 든 생각이 있다.

아무리 음악을 좋아한다고 해도 아까 말한 <좀머씨 이야기>와 같은 삽화그림도 그렸을 것이고, 음악이 아닌 다른 주제의 그림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이 책에 실린 그림도 양이 많은데 그가 얼마나 많은 그림을 그린 것인가 의문점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상페의 음악>

장자크 상페는 음악을 사랑한 그림 작가였고, 그의 그림에는 그가 음악을 얼마나 사랑하고 애정하는지 고스란히 드러나 있었다. 그의 인터뷰와 그림을 통해 나는 장자크 상페에 대해 더 알게 되는 시간이었고 심심할 때 볼 수 있는 그림집이 생긴 것 같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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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 제작자들
요아브 블룸 지음, 강동혁 옮김 / 푸른숲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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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일 없이 흘러가던 나의 일상이,

혹은 오늘따라 운이 좋거나 재수가 없는 날이

이 모든 것이 '우연'이 아니라면?

 



오늘 아침 지연된 열차, 국지성 호우, 품절된 메뉴

손을 삐끗해 깨뜨려버린 커피 잔....

당신은 그저 운이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만약 이런 우연이 사실 더 '큰 그림'의 일부라면?

이런 우연이 사실 누군가가 만들어낸 사건이라면?

그리고 그 우연의 배경에

'우연 제작자'라는 알 수 없는 존재가 있었다면?

책 소개에는 이렇게 쓰여져 있었다. 우연의 배경에 '우연 제작자'가 있다.

그런 날이 있을 것이다. 오늘따라 일이 잘 풀린다거나, 되던 일도 풀리지 않아 스스로 답답할 때.

이 책을 읽으면 아마 당신도 우연 제작자의 존재를 믿게 되지 않을까?

우연 제작자는 아주 치밀하다. 물론 실수하는 경우도 있고, 그 우연을 자신의 사랑에게 쓰려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결론적으로 그들은 굉장히 계획적이고 놀라울 정도로 여러 일을 생각한다.

 

그리고 책 속에서 펼쳐지는 세계관 뿐만 아니라 에피소드 앞쪽에 짧게 보여주는 부분이 나에게 아주 인상적이었다.

 

[우연학 개론], [우연 제작의 기술-1], [우연 제작에 관한 고전 이론과 인과관계 강화를 위한 연구 방법론], [우연 제작의 목표 결정법], ['자유로운 선택, 경계선, 그리고 경험에 의한 법칙' 수업 실습 교재], [우연 제작업 발전사의 핵심 인물들], [우연 제작자 후보생에게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작성된 문서에서 발췌] 등 차례를 보면 2~5 에피소드가 끝날 때마다 이렇게 신기한 문장들이 나온다. 이는 아마 작가가 생각해낸 허구의 책이나 수업일 것이다.

흥미로운 것은 이 내용들을 읽다보면 내용 전문이 궁금해진다는 것이다. 어쩔 때는 책 내용보다 책 속에 나온 허구의 책이 더 궁금할 정도였다. 특히 처음 나오는 우연학 개론은 마지막에 다시 보여주는데, 같은 내용이지만 다른 느낌이 들게 한다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어떤 곳에는 기말고사 객관식 문항과 서술형, 실기 문항이 나온다. 이렇게 자세하게 책 속 세계를 묘사해준다니! 책을 읽는 사람에게 이보다 좋은 작가가 있을까?

 




우연을 만드는 사람. 생각하지도 못했던 우연 제작자들이 현실에도 있을까?

어쩌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다른 사람의 우연에 큰 한 몫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의 뒷 편에 베스트셀러 작가 조너선 캐럴이 이 책을 읽고 든 생각이 나온다.

'이탈로 칼비노와 필립 k. 딕을 떠오르게 한다'라는 말이 있다.

그의 책 <보이지 않는 도시들>을 굉장히 좋아하는데, 이 책을 읽고 저 문장을 읽고 나니 어떤 느낌인지 감이 온다.

비슷하지만 각자가 가지고 있는 색깔이 더해져 신비로움이 부각된다. 결코 과장되지 않은 화려함이다.

작가 소개에 보면 요아브 블룸의 두 번째 한국어판 소설 <다가올 날들의 안내서>가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가제라고 하지만 가제부터 뭔가 궁금해진다. 제목만 보면 약간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가 떠오르기도 한다 ㅋㅋㅋㅋㅋ 물론 내용은 아니겠지. 그의 첫 한국어판 소설이 아주 성공적이었으니 두 번째 한국어판 소설도 아주 기대하면서 기다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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