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웜블턴 시의 코비에게 - 2021 문학나눔 선정 도서 ㅣ 파랑새 사과문고 93
임태리 지음, 고정순 그림 / 파랑새 / 2020년 11월
평점 :
궁금한 게 많은 웜블턴 시의 토미와
수상한 게 많은 웜블턴 시의 코비 이야기!
참, 진짜로, 정말로, 굉장히
이상해요.
어른들은 코비 할아버지가 불쌍하다면서
절대 가까이 가지는 말래요.
궁금했어요.
진짜로, 굉장히, 무지무지 말이죠.
그래서 궁금증을 풀어 보기로 했어요.

처음에는 웜블턴이 아닌 윔블턴인줄 알았던 이 책의 제목.
실제로 다른 책 리뷰를 보니 <윔블턴 시의 코비에게>라고 쓴 사람도 있더라는 이야기.
이 책의 주인공은 코비가 아니다. 주인공은 바로 '토미'이다.
토미는 귀엽게 생긴 아이이다. 그리고 제목에 등장하는 코비는 '코비 할아버지'이다.
사람들은 코비 할아버지를 왜 싫어할까?라는 토미의 물음에서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나 또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차별과 혐오.
예전에 비해 나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
그럴 의도가 없더라도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차별과 혐오 발언, 행동을 보일 수 있다.
나 또한 예외는 아니기 때문에 항상 조심하고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내가 일상생활에서 누군가에게 차별의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보통 차별과 혐오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나는 나보다 약하거나 아래에 있는 사람에게 대할 때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고 생각한다.
인종으로 따지면 흑인이, 성별로 따지면 여성이 우리 사회에서 약자로 대우받아왔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약자에게는 배려가 필요하다.(과도한 배려는 오히려 역차별일 수 있지만)
하지만 우리 사회는 약자에게 더 강하고 엄격한 기준을 내세웠다. 심지어 2020년을 살아가는 지금도 이 기준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 책에서 코비 할아버지는 그다지 좋은 대접을 받지 못한다.
길거리의 나무에 물을 주는 행동도 코비 할아버지가 하면 망측하고 더러운 행동이 된다. 코비 할아버지는 그저 물에 노란 영양제를 섞어 뿌렸을 뿐인데 어른들은 노상방뇨가 아니냐며 경찰을 부른다.
코비 할아버지를 미워하는 건 어른들 뿐만 아니라 토미의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코비 할아버지를
왜 가까이 하면 안 될까? 라는 질문에
아빠가 웜블턴 시의 시장인 캐리는 집과 가족이 없는 코비 할아버지가 범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증거는 없다. 부모님이 유명 대학의 유명한 교수인 제노바는 글씨도 모르는 코비 할아버지는 무식해서 생각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터무니 없는 소리였다. 부모님이 웜블턴 시에서 가장 큰 백화점을 하는 맥킨은 명품도 아닌 누더기 옷을 매일같이 입는 코비 할아버지가 품격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어이없는 말이었다.
이 부분은 나의 예측에서 벗어난 부분이었다. 처음에 어른들이 코비 할아버지를 차별하고 막말할 때, 나중에 아이들이 나온다면 코비 할아버지와 친하게 지내겠지? 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이게 웬걸? 아이들도 코비 할아버지를 굉장히 싫어한다. 어쩌면 나도 '아이들은 모두 착한 마음씨를 가지고 편견없이 사람을 대할거야'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결론은 토미가 코비 할아버지의 집에 놀러가면서 마무리된다.
쓰레기장을 멋진 놀이터로 꾸며 놓은 코비 할아버지의 집을 간 토미, 그리고 그 일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코비 할아버지는 아이들과 어른들 모두와 잘 지내게 된다.
사실 이렇게 잘지내는 과정이 더 길게 나오길 바랬지만 이렇게 끝나는 것도 나름 나쁘지 않았다.
어쨋든 결론은 모-두 해피엔딩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차별의 시선을 받으며 살아온 코비 할아버지와 그런 할아버지를 처음으로 편견없이 대하고 궁금해한 토미. 토미의 마음씨는 어른인 나조차 쉽사리 행동하지 못했던 부분, 꺼려왔던 부분을 건드려준다.
어쩌면 어린아이의 순수한 마음과 합친 이야기가 이 교훈을 더 잘 끌어내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우리가 일상에서 나도 모르게 책 속의 어른과 아이처럼 차별과 혐오의 눈초리로 대한 적이 있지 않을까
이제부터는 토미의 시선에서 사람들을 보자
당신이 보고 있던 세상이 한층 넓어지게 될 것이다.
+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