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메유의 숲에서 만드는 성장 여행기!

처음 이 책을 보고 느낀 점은 '색감이 예쁘다'였다.
몽글몽글한 수채화가 가득한 그림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이 책은 155페이지이지만 실제로 책을 본다면 두께 때문에 놀랄 것이다. 155페이지보다 많아보이는 이유는 바로 한 장 한 장 판판한 종이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일반 책의 가볍고 팔랑팔랑한 재질이 아니라 표지같은? 그런 재질이다. 그래서 이 책은 동화이자, 그림책이지만 하나의 '그림집'같기도 하다. 전시회를 갔을 때 판매하는 그림을 모아놓은 굿즈같은 느낌이랄까.
이 책의 주인공은 귀여운 '조'이다. 첫 장면부터 조는 집을 나간다. 새엄마와 새언니들, 그리고 아빠를 뒤로 한 채 조는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게 된다.
조가 처음 본 인물은 바로 꼬마요정이다. 꼬마요정이라고 불리기 싫은 꼬마요정을 따라 들어간 터널을 지나니 여우 모리스, 외눈박이, 비숑프리제가 모여 있는 마을에 도착하게 된다.
이들은 성에 갇힌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분주하게 준비를 하고 있었고 그 틈에 조는 누크라는 파란색 옷을 입은 아이의 비밀 공간에 들어가게 된다. '귀염둥이네'라고 적힌 간판과 꼬마 초밥, 꼬마 구이고기 등 여러가지 음식이 적혀 있는 이 공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가 조는 누크와 함께 마을 사람들의 눈을 피해 성으로 가는 마차에 올라타면서 이야기는 진행된다.
성에 도착한 마을 사람들과 조, 그리고 누크. 어떤 사건으로 조를 제외한 사람들이 모두 잡히게 된다.
그리고 성을 돌아다니는 조와 마주친 모리스! 모리스는 아까 마을에서 봤던 여우다.
이렇게 모리스와 조는 형형색색 장화를 신은 강아지 퐁퐁이와 함께 마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한 작전을 세운다.
조, 모리스, 퐁퐁이.
이들의 케미는 상상이상이다.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 싸우기도 하고 무시하는 경우가 더 많긴 하지만 밤을 무서워하는 조를 위해 모리스는 밤새 밖에서 나뭇가지를 들며 조를 지킨다.
조도 망각의 평원에 갇힐 뻔한 모리스와 퐁퐁이를 구해낸다.
이토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가까워진 이들의 우정이 느껴지는 부분이 많이 나온다.

주인공은 조이다. 조가 앞장서서 나아가기도 하지만 모리스와 퐁퐁이가 무조건 조의 뒤에서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무서운 것이 나타나면 모리스가 앞장서서 조와 퐁퐁이를 지킨다. 그리고 퐁퐁이는 지도를 따라서 올바른 길로 함께 동행해준다.
누구하나 뒤쳐지지 않고, 그렇다고 너무 앞서나가지도 않는 이들의 모습은 이를 바라보는 독자의 입장에서 균형감을 느끼게 한다. 조의 이야기가 더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도 그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