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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대신 집에 체크인합니다 - 일상에 집중하는 공간 탐험 비법
해리어트 쾰러 지음, 이덕임 옮김 / 애플북스 / 202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나의 일상에 집중하는 공간 탐험 비법!
우리가 집에서 얻을 수 있는 것들에 대하여
:익숙한 모든 것과의 낯선 만남을 시작하다. 집에 머물며 동네를 여행하는 스테이케이션
코로나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이 당연해진 요즘.
매년 여행을 가고자 세웠던 계획이 더 이상 무의미해져간다.

낯선 풍경, 낯선 사람들을 만나며 처음 보는 색다른 풍경에 서있는 나 자신이 그리워지는 지금, 이 책은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곳을 색다르게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요즘 친구를 만날 때 항상 빼놓지 않고 하는 말이 있다. '야 우리 언제 여행가?'
비행기를 타고 가는 해외여행 뿐만 아니라 단순 국내여행도 조심해야 하는 지금 이시국에 여행을 좋아하는 나같은 사람들은 이보다 고통스러운 순간이 없을 것이다.
'호텔 대신 집에 체크인합니다' 처음에는 이 책이 자신의 집을 호텔이나 여행지로 꾸며서 여행을 갔다는 착각이 들게 하는 걸까?했지만 그런 내용은 아니다.
이 책은 2부로 나뉘어진다. 1부는 작가가 집에서 여행을 시작하기로 결심한 계기이고, 2부는 14일의 일정으로 집에서 체크인을 한다는 주제를 가지고 있다. 실제로 2부는 일일째~십사일째로 나눠서 체크인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1부: 외로운 행성에서
1부의 큰 틀은 집에서 시작하는 여행!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환경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항공산업이 발달하면서 공항은 항상 사람들로 가득차있다. 실제로 세계관광기구 UNWTO에 따르면 1950년 2530만명이었던 항공 여행객이 2015년에는 11억 8600명으로 50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2050년에 항공 교통이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2%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코로나가 장기화되며 어느 바다에 찾기 힘들었던 생물이 다시 돌아오고, 흐릿한 야광빛이 나던 바다에는 다시 아주 밝은 야광빛이 난다는 기사를 보았다. 이뿐만이 아니라 항상 쓰레기물이었던 이탈리아 베네치아 강 또한 사람의 발길이 끊기자 바닥이 보일 정도로 맑아졌다고 한다.
환경오염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절대 피한다고 되는 문제가 아니다. 계속 생각하고 실천해도 이미 엎질러진 물이 한바가지라서 더 힘내야 할 상황인 것이다.
이 책의 1부가 환경과 관련있다는 것은 몰랐었는데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생각에 동감하게 되었고 작가가 왜 집에서 체크인을 해볼까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는지 알 수 있었다.
2부: 14일 일정으로 집에서 체크인합니다
2부는 드디어 14일 동안 어떻게 체크인을 하는지 나온다.
일일째: 평일 점심 식사의 재발견
이일째: '오프라인 상태입니다'
삼일째: 아무것도 하지 말라.......등등
이렇게 14일동안 집에서 완벽히 체크인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나는 이중에서 특히 '오프라인'과 '산책'이 눈에 띄었다.
오프라인,,, 이 키워드는 우리가 실제 여행을 간다고 해도 전혀 지켜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심해진다고 생각한다.

여행을 간 날에는 사진을 찍고 저녁에 집에 돌아오면 잘 찍힌 사진을 골라 sns에 올린다. 이렇게 우리 일상에서 빼놓을 수도, 빼지도 않는 것을 이 작가는 2일째부터 말한다. 사실 집에서 여행을 가는 기분이라면 아무리 여행이라고 해도 직장, 과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작가는 완벽한 여행, 휴식을 즐기기위해 오프라인 상태를 강조한다.
산책 또한 여행 내내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이다. 집 앞을 산책하거나, 자연을 걷는다. 사실 우리가 살고 있는 공간을 정확히 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자신이 살고 있는 집 근처에 어떤 것이 있는지 하나하나 자세히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나는 종종 산책을 한다. 산책을 하다 보면 매일매일 느낌이 다르다. 오늘은 이 산책로가 좋아서 걷다가도 내일은 저 산책길이 더 좋아보인다. 같은 길을 걷더라도 듣는 음악, 지나가는 사람들, 그때 나의 기분에 따라 거리가 다르게 느껴진다. 이렇게 매일가도 느낌이 다른데 우리는 항상 그 길을 바쁘게 지나간다. 우리에게 길이란 지나가는 통로이지 우리의 목적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집에서 여행을 즐기는 이 기회에 집 주변을 걸어보는 것이 어떨까. 혼자서 걸어도 좋고 같이 걸어도 좋다. 음악을 들어도 좋고 풍경을 바라보고만 있어도 좋다. 분명 당신이 전까지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시각이 찾아올 것이다.

책을 다 읽고 나면 이 책은 '여행'에 집중하는 것 보다 여행을 다니며 느끼는 '감정'을 조금 비틀어 우리 일상에 적용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공간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여행이라고 생각해보면, 일상에서 벗어나(오프라인 상태로 일상과 거리를 둔 뒤) 새로운 공간에서(매일 걸었을 그 거리를 새롭게 걸어보고 가까운 자연을 만끽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 어찌보면 색다른 풍경 때문에 기억에 남는 것은 전자의 여행이지만, 평소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과 나를 돌아보는 것은 후자의 여행아닐까?
+ 이 서평은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