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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당탕 - 장화 신은 고양이의 운수 좋은 날 ㅣ 너른세상 그림책
강경수 글.그림 / 파란자전거 / 2012년 6월
평점 :
일주일전 안철수가 '안철수의 생각' 이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연일 화제가 되고있다.
그의 그런 행보가 사실상 대선출사표를 던진것이나 다름없다고 해석되면서 정치권의 긴장이 높아져가는 요즘 동화 '쿠당탕'을 읽게 되었다.
지식융합의 선두주자 안철수 바람에 편승이라도 한것처럼 이 동화는 전체적으로 짬뽕, 융합, 퓨전, 짜집기 형식을 띄고있다.
때문에 내용은 참으로 엉뚱하고 기발한 만화책이다.
세계명작을 다 읽었고, 내용을 기억하는 아이들이라면 연속된 사건들을 보면서 아마 배꼽을 잡고 웃지 않을까 싶다.
사실 난 만화책에 대한 편견을 가지면서 아이에게 동화책은 권장하고 만화책은 지양해야될 책이라고 설명해왔다.
그래서 이책을 읽는동안 과연 동화와 만화를 가르는 기준이 뭘까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느끼게 된점이라면 똑같은 이야기와 소재를 어떻게 표현하느냐의 차이를 가지고 양서/악서 를 구분지을 필요가 있었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만화책은 모두 흥미위주의 휘발성강하고 자극적인 책이라는 생각에서, 만화책이라도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느냐에 따라 충분히 사고할수있는 기회를 주는 좋은책이 될수있다는 생각으로 바뀌게 되었다.
전체적인 모티브는 부제목 <장화신은 고양이의 운수좋은 날>에 잘 나타나있지만, 후반부까지는 현진건의 운수좋은날처럼 반어적인 의미로 겁나게 재수없는날이란 뜻으로 사용되었고, 결론에가서는 제대로 운수좋은날이었다는걸 알수있다.
이책을 읽으면서 왕의 전제정치에 반감이 들었다면, 동화가 주는 즐거움을 애써 비껴나가려고 하는걸까?
이명박이 대통령에 당선되었을때, 서울대 조국 교수는 '정관정요' 를 비유하여 명박이에게 조언을 했었다.
정관정요 즉, 물은 배를 띄울수도 있고 배를 뒤집을 수도 있다는 의미다. 한마디로 백성이 나라의 주인이니 신하의 마음가짐으로 백성을 잘 섬겨달라는 의미였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임금은 어떤 인물인가?
왕의 자리에 올라서도 '딸이 웃지않는다' 는 애비된 심정, 사사로운 가정사에 얽매여 제대로된 정치를 보여주지 않고있다.
실패하는 도전자에겐 '지하감옥!' 이란 말로 개인의 노력과 개성을 인정해주긴 커녕 폭군으로써의 면모를 보여주고,
도전했다 실패한 이웃나라 왕자조차도 지하감옥에 쳐넣으며, 개인적인 감정으로 외교라는 큰 현안을 그르치고 만다.
자칫 나라와 나라사이에 큰 분쟁이 발생할 소지도 있다.
더군다나 '모든 백성들은 공주와 결혼하길 원한다' 는 자본주의적인 사고방식을 전제로 왕이라는 특정 신분을 이용해 장화신은 고양이의 결혼에 대한 의사도 묻지않은채 결혼을 강행하려고 하는걸 보면서, 임금의 자질이 없는 자가 임금의 자리에 앉아 백성들의 고혈을 빨아먹고 있구나 생각하니 가슴이 갑갑했다.
물론 어디까지나 동화속 이야기라는 점에서 위안하긴 하지만, 어쩌면 아이들이 어린시절부터 이런 스토리의 내용을 자주 접한다면
독재정치와 전체정치, 금전만능의 천민자본주의 사상을 거부감없이 받아들이진 않을까 생각하면서 다음번엔 아름다운 민주주의 이야기가 담긴 옛날옛적 동화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