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옥수수 할아버지
곽영미 지음, 남성훈 그림 / 다섯수레 / 2014년 6월
평점 :
한국전쟁 기념일 (6.25) 를 며칠 지난 즈음에 이 동화를 읽으면서 이산가족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껴볼수 있었습니다.
개구쟁이 범수와 민호, 건이는 마치 어린시절 제 모습을 꼬옥 닮아있어 책을 읽는 내내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제가 국민학생이었떤때는 아마도 반공의식이 최고조를 달하던때 였던것 같습니다.
지금생각해보면 정치적인 마타도어에 불과한 '빨갱이' 라는 말을 선생님으로 부터 배우며, 머릿속으로 상상하고 북한에는 그런
나쁜 사람들이 무고한 사람을 잡아 가두고 감시하면서 착취하는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간첩조작이니 , 국가전복세력이니 어쩌고 하면서 빨갱이라는 말이 난무하는것을 보면
국민들의 의식수준이나, 국민을 통치하는 정치권의 수작이 예나 지금이나 달라진게 거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뭏튼 저도 어릴때 범수처럼 길을가다 수상한(?) 사람이라 여겨지면, 간첩이 아닐까 의심했던적이 많았습니다.
더군다나 북한말씨를 쓰는 할아버지를 보고 아이들이 간첩이라고 오해했던것은 , 교육의 효과가 아닐까 싶네요.
사실 이산가족이 되어보지 않고는 그 사람들의 심정을 백프로 공감하긴 어려울것같습니다.
그렇지만 자식을 낳은 엄마의 마음으로, 내 자식이 배를 곯고 내 자식이 하늘아래 어딘가에서 생사확인이 되지 않고 있다면 그 보다 더 한
공포와 슬픔은 없을것 같습니다.
옥수수할아버지를 통해 새터민 (= 저자의 말처럼 새터민, 헌터민이라는 구분자체가 그들에겐 폭력이란 생각이 듭니다) 들이 자유를 찾아 이땅에
왔지만, 마치 물과 기름처럼 섞이기 힘들고 또 실향민으로써, 이산가족으로써 살아가는 그들에게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의 관심이 필요하다는걸 절실히
느꼈습니다.
개구쟁이 삼총사의 익살맞은 탐정놀이의 끝은 결국 인간에 대한 이해였습니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누군가에겐 하찮은 옥수수 나부랭이가, 누군가에게는 생명을 사랑을 담은 간절한 곡식일 수 있다는걸
내 입장과 상대의 입장을 볼 수 있는 공감의 시각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