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감독, 브리지트 미라 출연 / 미디어포럼 / 2009년 11월
19,800원 → 6,100원(69%할인) / 마일리지 70원(1% 적립)
2012년 11월 22일에 저장
품절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감독의 <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는 나이 든 독일 여성과 그보다는 젊은 남성 이주 노동자의 사랑을 그린다. 성별, 나이, 국적은 남녀 관계를 형성하는 데 상호 교환되는 중요한 요서이다. 이 영화에서 여성은 나이 들었지만 백인 독일인이라는 것이 자원이며, 남성은 유색인 이주 노동자지만 젊다는 것이 자원이다. 인종주의와 연령주의에 근거한 성별주의가 상쇄되지 않았다면, 두 사람의 관계는 성립할 수 없다. (p.191)
쇼걸 ( 무삭제판 )
폴 버호벤 감독, 지나 거손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0년 5월
19,800원 → 18,210원(8%할인) / 마일리지 190원(1% 적립)
2012년 11월 22일에 저장
품절
영화 <원초적 본능>의 감독 폴 버호벤(Paul Verhoeven)의 후속작 <쇼걸>은, 제목답게 더 많은 여성들이 더 많이 벗었지만 기대와 달리 흥행에 크게 실패했다. 이 예상치 못한 결과는 성차별 사회에서 포르노, 누드 산업이 생산하는 에로틱한 쾌락이 어떤 권력 관계에서 가능한지 보여준다. <쇼걸>은 쇼걸들의 벗은 몸을 보여주지만, 이 영화의 주제는 여성의 벗은 몸을 보여주어 남성 관객의 시선을 만족시키는 데 있지 않다. 오히려 쇼걸들의 연대와 자매애를 강조했기 때문에 돈벌이에 성공할 수 없었다. (p.84)


2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바지를 벗다가



바지를 벗어놓으면 바지가 담고 있는 무릎의 모양

그건 바지가 기억하는 나일 거야

바지에겐 내 몸이 내장기관이었을 텐데



빨래 건조대에 얌전히 매달려 있는

내 하반신 한 장



나는 괜찮지만

나 이외의 것들은 괜찮을까, 걱정하는 밤



내가 없으면 옷들은 걸어다니지 못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름이 채 시작하기도 전에, 여름을 기다리면서, 나는 당신으로부터 튕겨져 나왔다. 그 순간 내 여름은 지독해졌고, 그것은 끝이었다. 그 아침, 당신으로부터 튕겨져 나오던. 나는 쪼그려 앉아 훌쩍였다.  저녁 나절 내내 걸었다. 종아리가 당기고 발바닥이 욱신거릴 때까지 걸었다. 걷는것 만이 그 때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다.


매해 여름은 다시 온다. 그리고 다시 간다. 매해 여름은 끝나지만 그것이 여름의 영원한 끝은 아니다. 그러나 그 모든 여름이 그 해의 여름과는 같지 않다. 그 여름은 박살났지만, 나는 살아남았다.




여름의 끝


오래된 시간 앞에서 새로 돋아난 시간이 움츠린다

머리에 조그만 뿔이 두 개 돋아나고

자꾸 만지작거린다

결국 도깨비가 되었구나, 내 사랑



신발이 없어지고 발바닥이 조금 단단해졌다

일렁이는 거울을 삼킬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수천 조각으로 너울거리는 거울 속에

엉덩이를 비추어 보는 일은

이젠 그만하고 싶다



두 손으로 만든 손우물 위에

흐르는 당신을 올려놓는 일

쏟아져도, 쏟아져도 자꾸 올려놓는 일



배 뒤집혀 죽어 있는 풀벌레들,

촘촘히 늘어선 참한 죽음이

여름의 끝이었다고

징- 징- 징-

파닥이는 종소리





쏟아져도, 쏟아져도 나는 당신을 자꾸 올려놓고

올려놓는대로 당신은 다시 쏟아지고

그렇게 여름이 끝났다.


아니, 내 여름은 끝날줄을 모르는걸지도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자유
조너선 프랜즌 지음, 홍지수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5월
장바구니담기


패티는 리처드가 먼저 연락을 하지 않는 한 자기가 먼저 연락을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고, 그를 과거에 묻어버렸다.-252쪽

랄리사가 오늘 아침 패티에게 그리고 월터에게 화를 내는 건 당연했다. 거부당하고 외롭지 않았겠는가. 월터가 랄리사의 쌀쌀맞은 모습을 본 건 처음이었다. 월터는 자신과 같은 위치에 있는 남성이 등장하는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며 그런 남성에 대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은 점이 지금 분명하게 보였다. 누군가로부터 전폭적으로 계속 사랑을 받으려면 어느 시점에 사랑으로 보답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었다. 단순히 좋은 사람인 것만으로는 점수를 얻을 수 없었다. -440쪽

3년 동안 날 행복하게 해주지도 않을 것을 얻기 위해 무척 애썼지. 그래도 포기가 안 되더라. 넌 끊을 수 없는 마약 같아. 난 내게 끔찍한 약인 줄 알면서도 그걸 손에 넣지 못해 슬퍼하느라 평생을 낭비했어. 말 그대로 어제, 실제로 널 본 후에야 나한테 그 약이 필요 없다는 걸 깨달았어.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라. '제정신이야? 리처드는 월터 때문에 온 거라고.'"-491쪽

월트는 항상 코니가 마음에 들었다(그리고 그에게 꼬리를 친 코니의 엄마를 남몰래 좋아하기까지 했다). 코니는 위태로울 정도로 굽이 높은 구두를 신었고, 특별한 날을 위해 눈 화장도 짙게 했다. 나이 들어 보이려고 애쓰는 걸 보니 아직 어렸다.-622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둠의 왼손 그리폰 북스 3
어슐러 K. 르 귄 지음, 서정록 옮김 / 시공사 / 2002년 9월
구판절판


예언자 두 사람이 아무 말 없이 뒤로 물러 나왔다. 그리고 그 중 한 사람이 자신의 왼손을 들어 간간이 마룻바닥을 열 번, 또는 스무 번씩 쳤다. 그리고는 다시 제자리로 가 가만히 앉아 있었다. 그들을 전에는 본 적이 없었다. 그들은 '광대'라고 고스가 말해 주었다. 그들은 정상이 아니었다. 고스는 그들을 '시간분해자'라고 불렀다. 그것은 정신분열증을 의미하는 말 같았다. 카르하이드의 정신분석자들은-비록 마음의 언어를 가지고 있지 않아 좀 눈먼 외과의사 같은 점이 없진 않지만- 약이나 최면술, 국부충격, 한랭요법 그리고 다양한 정신적 치료법 등을 재치 있게 사용하고 있었다. 나는 이들 두 정신병 환자를 치료할 수 없는지 물어보았다.
"치료라고요? 가수의 목소리를 치료하시겠다는 겁니까?"-93쪽

"이것은 에큐멘의 관습이고 거기에는 이유가 있지요. 물론 제가 그 이유를 다 헤아리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적어도 여러분을 위해서인 것만은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제가 이렇게 혼자 옴으로써, 즉 이렇게 완전 무방비 상태로 나타남으로써 당신들에게 위협을 주는 일도 없을 것이고 균형을 깨뜨릴 일도 없게 됩니다. 다시 말해 침입자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사신의 입장인 것이지요. 사실 여기에는 그 의상의 의미가 있어요. 즉 저혼자서는 사람들을 변화시킬 수가 없지요. 오히려 제가 변화되면 되었지 말입니다. 혼자이기 때문에 나는 내 입장을 설명하기에 앞서 여러분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있었지요. 혼자인 내가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다면 그것은 절대로 비인격적인 관계가 될 수 없습니다. 또 정치적이 될 수도 없고요.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이고 인격적인 관계, 그래서 정치 이상의 고나계, 아니면 그 이하의 관계가 될 뿐입니다. '우리'와 '그들'의 관계도 아니고 '나'와 '그것'의 관계도 아닙니다. 바로 '나'와 '너'의 관계이지요.-329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