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의 밤 - 당신을 자유롭게 할 은유의 책 편지
은유 지음 / 창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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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책을 찾아 읽는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쓰기의 말들"을 읽으며 포스트잇을 페이지마다 붙였던 기억이 있다.


<해방의 밤>

저자가 은유라는 것만 보고 짐작했다.

한 숨에 읽어지겠구만.


책읽기도 애씀이다.

읽기로 작정하지 않으면, 애쓰지 않으면 쉽지 않다.

핑계일지도 모르겠지만 백일동안 30여권을 읽어낸 자랑스런 '추억'이 반복되기는 쉽지 않더라.

<해방의 밤> 프롤로그를 읽으며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문체에 다시 반하고 '해방'과 '밤'이라는 단어에 매혹되었다.

그리고

나도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싶다라는 생각이.

굳이 설명하고 이해시켜야만 하는 여성의 입장에 대한 이해가 선명해지고

생존에 문제에 처해진 나와는 동떨어졌다 여겼던 그저 다른 길에 서 있는 사람들에 대해 마음에 새기는 시간이었다.

일방적인 강연이나 훈계가 아닌 대화와 토론이 되려면

불편한 사람, 나와 다른 의견들을 마주할 용기를 가져야 한다는 당연함을 알게 되고.

또 엄마의 문체를 닮은 헤아림 깊은 저자의 아들 편지에 감동 받기도 하고.


지난 명절까지만 해도 내가 하는 오징어 튀김은 매번 실패였다.

똑같은 재료, 똑같은 방법으로 만드는 별로 어렵지도 않은 오징어 튀김인데 말이다.

차이라면 어머님 옆에서 그저 거드는 위치였던 것과 내가 주도해야만 하는 상황뿐이었지만,

오징어 껍질을 벗기며 손질하는 이유, 튀김반죽에 넣기 전에 밀가루로 치대야 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알았더니

이번 설에는 성공이었다.대성공.

(명절 음식을 준비하는 것에 대한 남녀의 역할에 대한 이야기는 나중에...)


살아지는 대로 살면 그냥 살 수는 있지만 늘 불안하고 주저하며 나를 신뢰하지 못하게 된다.

내가 주도하는 삶이어야 하는 이유가 아닐까.

하고 싶은 것이 있어도 더 잘하고 싶다기 보다 내가 해도 될까를 먼저 염려하게 되는 그런 마음이

내게도 여전히 있다.

세상에 대해 불평하기 보다 변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해 비판하기 보다

이런 불편한 상황이나 사람, 나와 다른 생각들에도

'존중'하는 마음, '헤아리는' 마음을 먼저 갖고 내가 생각하는 옳음을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겠다.


올해는 퇴근하고 바로 도서관으로 직행해볼까 싶다.

읽을 책을 정해두지 않고 그냥 손에 잡히는 책을 선 채로 30분 정도씩만 읽고 올까 싶다.

책을 읽어야겠다.


#해방의밤

#은유

#창비

#독서에세이

#새해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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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브루타 수학 질문수업 - 수학, 풀지 말고 떠들어 봐!
양경윤.김수진.곽초롱 지음 / 비비투(VIVI2)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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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학습법에도 유행이 있는 듯 하다. 하지만 하브루타는 그 역사 때문인지는 몰라도 어쩌면 유일하게 살아남을 교수학습법이지 않을까 싶다.


수학까지 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엔. 

책장을 펼치자 마치 아이들이 마주보며 재잘거리는 수업 한 중간에 서 있는 느낌이었다.

저자의 술술 읽히는 필력과 이미 내 관심인 내용이었기 때문이겠지.

뭔가를 시도하려고 할 때마다 이게 맞을까, 이렇게 해서 꼭 가르쳐야 하는 걸 놓치지나 않을까, 이렇게나 열심히 가르쳤는데 왜 나만 공부하는 느낌이지.

하브루타 수학 질문수업을 읽으며 내 수학 수업을 리셋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수학공책 쓰기도 하고 있고 원리 개념 이해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직접 그리고 오려 붙이는 등의 활동 중심으로 수업하고 있지만 그러면서도 이게 과연 맞을까, 그저 교사의 필기를 보고 학생이 베끼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지나 않는지 의구심이 들던 찰라. 질문이 필요하구나 싶다.

내년? 아니 이제 겨우 한 달도 남지 않은 우리 아이들과도 한 번 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교과서 소리 내어 읽기부터 자리를 이동하며 질문 만들기, 까바, 까만놀이 이렇게만 실천해 봐도 뭔가 윤곽이 그려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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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콩샘의 어린이 글쓰기 수업
윤일호 지음 / 지식프레임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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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참 좋다.

써 본 사람만이 알 것이다.

어릴 적 일기 쓰기부터 시작된 글쓰기는 터 놓을 곳 없던 마음을 안심하고 내 놓을 수 있는 유일한 친구이자 낯설지만 새로운 나를 발견할 수 있는 곳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글을 쓰면서 이 좋음을, 이 유익함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 많은 세월을 아이들과 함께 했지만 내가 글을 쓰는 것과 글쓰기를 가르치는 것은 달랐다.


킹콩샘의 어린이 글쓰기 수업

오랜 세월 어린이와 함께 글쓰기를 하신 여러 선생님들이 떠올랐다. 책을 읽으며 킹콩샘의 모습에서 그 분들의 모습이 오버랩이 된다. 아이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넓은 마음으로 품으려는, 아이들의 그것을 자신있고 솔직하게 글로 표현할 수 있도록 이끌어 내시는 선생님으로 보인다.


사실 책에 소개된 마음이 아픈 아이들의 솔직한 이야기가 다소 자극적으로도 여겨져서, 내 심장도 살짝 뛰었는데 이 글들을 또래 친구들과 함께 나누어도 괜찮을까 하는 조심스런 마음이 없지 않았다. 괜히 감당 못할 일을 만들지나 않을까 싶은 걱정도 되었고... 하지만 교실에서 교사와 학생의 관계만 잘 형성되어 있다면 서로에 대한 신뢰만 잘 형성되어 있다면 조심스럽게 접근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책에서는 뜬 구름 잡는 글이 아니라 '내'가 드러나는 글을 쓸 수 있도록 다양한 사례를 보여주신다. 글쓰기가 힘든 것이 아니라 마음 근육이 더 단단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아이들과 함께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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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수업 - 나의 수업 다시 보기 좋은 수업 바로 보기
신지현 외 지음 / 창비교육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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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수업 다시 보기

좋은 수업 바로 보기



수업에 대한 고민은 경력과 상관없다.

언제쯤이면, 어느 정도이면 걱정과 고민 없이 즐겁게 수업을 할 수 있을까.

그런 날은 오지 않을 듯.


막연하게 손에 잡은 책이라 그런지 방학에 읽어야지 하는 생각으로 미뤄두었다가

아침 시간에 조용히 읽기 시작했다.

그동안 내가 해 온 수업들이 떠오르고

교대에서 너무나 따분하다고만 여겼던 강의 내용도 떠올랐다.

그래, 그렇지.

마치 복습을 하듯, 복기를 하듯 그렇게 읽혔다.


좋은 수업을 하기 위해서는 수업 목표, 방법, 내용, 평가, 학생과 교사 모두 허투루 다룰 수 없는 요소이지만

그래도 가장 중요한 것은 수업 목표라는 것!

교과별 및 행동특성 내용의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반복되는 혼자만의 고민

나와 비슷하게 생각하는 선생님들이 있구나 싶어 반갑고

곧 변화가 생기겠구나 싶어 희망적이기도 했다.

(평가 요소를 세분화하여 학생도 교사도 이해하기 쉽고 피드백도 용이한 방향으로)


그저 가벼운 마음으로 수업에 대한 원론을 복습한다 여기며 읽다가

내 수업에서 바꿔야 할 부분도 찾았다.

협동 및 협력학습의 중요성에 동의하고 그렇게 수업 형태를 만들었지만

막상 수업을 하고 나면 진짜 협력이나 협동의 가치가 발현되었는지 의구심이 드는 경우가 많았다.


그 중 하나가 과제 제시.

모둠원 모두가 수업 목표 도달에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어야 합니다.(p97)

형태는 협력인데 본질인 수업 목표에 도달한 학생은 몇 없는...내가 잘 몰랐던 부분이었다.

환경신문을 만드는 예로 학생 누구나 '환경문제'에 초점을 맞춰 기사를 작성하도록 해야 하는데

그동안 나는 누구는 타이틀을 만들어 꾸미고, 누구는 기사를 쓰고, 누구는 컴퓨터로 만들고, 누구는 발표를 하고 등등 겉으로 보이는 역할 분담에만 초점을 맞췄던 것이다. 그.래.서. 이런 협력 과제 학습은 자꾸만 피하게 되던...


또 하나는 평가.

교사가 학생에게 평가를 통해 부족한 점과 더 학습해야 하는 사항을 정확히 알려주기 위해서는 평가 요소를 상세하게 나누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p108)

책에서는 받아쓰기를 예를 들어, 10문항 중 몇 개를 맞았는지도 중요하지만 학생에게 정확하고 발전적인 피드백을 주기 위해 연음 단계에서 자주 틀리는지, 연음 중에서도 'ㄹ'이 있을 때 자주 틀리는 지를 알려 주는 것이 틀린 문장을 열 번 쓰는 것 보다 낫다고 한다. 피드백을 줄 때도 평가 요소가 상세히 나눠져 있다면 문장형 기술이든 체크리스트이든 상관없다고.

이 부분에서 학년말 생기부 기록의 변화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간절했다.

교과별 평가 요소를 잘 나누어 체크리스로 기록하는 것이 지금의 두루뭉실한 몇 문장의 내용 보다 학생들에게는 더 정확한 학습의 발달 정보를 줄 수 있고 교사들도 보다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업은 교사 자신에게 잘 어울리고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에서 부터 하란다.

맞다.

유능하고 유명한 좋은 수업을 따라해 보는 것도 안 하는 것 보다는 낫고 자신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혹 절망이 먼저 온다면

차라리 따라하지 말고 자신이 편한 수업에서 부터 시작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교사가 되기를 희망하는 분에게,

이미 교사이지만 늘 자신의 수업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분에게,

길잡이이자 위로가 될 수 있는 책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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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법을 잃어버린 당신에게 - 그림책 심리학
김영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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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법을 읽어버린 당신에게

그림책 심리학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그림책에 매료되었다.

조금 더 발전하여 '독서치료'라는 분야로 까지 관심이 생기기도 했었다만

어려웠다.

유기적인 통합체인 사람에게 딱 맞은 책을 찾아주기란.

눈앞에 결과가, 변화가 빨리 드러나지도 않고, 지난한 기다림을 즐길 인내심도 없었고.

어쨌든 그냥 <그림책 심리학>이라는 딱딱한 느낌의 제목이 먼저 눈에 띄었다면 그리 흥미롭지 않았을

<우는 법을 잃어버린 당신에게>

왠지 제목만 읽어도 곧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

 

 

저자는 총 6명의 유명한 심리학자를 소개한다.

사실 심리학자를 소개한다는 말이 좋을지 그림책을 소개한다는 말이 좋을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려운 심리학 용어보다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칼구스타프 융을 소개한 부분을 읽으면서는 작가가 소개한 책을 목록을 만들어 당장 읽어야 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고(친절하게도 부록에 그림책 목록이 정리되어 있다.) 둘의 관계를 영화한 한 '데인저러스 메소드'는 당장에 찾아 시청했다.

게슈탈트 심리학 부분을 읽으면서는 브랜뉴 느낌을 받으며, 현대심리학 아닌가 싶기도 하고, 빅터 프랭클린 부분을 읽으면서는 삶의 의미보다 중요한 내가 부여한 삶의 의미를 사색해 보면 자기 객관화의 중요성도 떠올려 보았다.

 

 

융의 심리학을 소개한 부분에서 아, 이거 나랑 딱이다 싶었던 "페르소나"부분.

다른 사람이 나를 과대평가할 때 나는 견디지 못한다.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니라고,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과 말을 자꾸 하게 된다. 그래서 요즘 계속 떠오르는 "지나친 겸손" 이라는 말...계속 떠오르지만 아직까지도 어찌 해결되지는 않는다. 아, 어쩌란 말이냐.


 

그림책 '오리건의 여행'에 나오는 '빨강 코'에 대한 저자의 해석에서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었다.

먹고사는 데 가장 중요했던 빨강 코는 듀크 자신보다 더 강했기에 코에 딱 붙어서 떼어 내려 해도 떼어지지 않았다.(p78)

 

나의 가장 큰 페르소나 역시 직업이었다.

직업소명, 마땅히 그래야한 한다는 무의식적인 행동 규범,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철저하게 지켜나갔을 그런 도덕적인 틀 안에 자꾸만 나를 맞춰가다 보니 그 무게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까지 가게 되기도 했다.

이는 아들러에 다시 연결 되어 자신의 열등 의식을 편안하게 받아들이라고, 그저 덜 여물었을 뿐이고 오히려 이 열등감이 우월성을 추구하는 에너지가 되어 성숙한 어른이 된다는 희망(?)을 준다.

 

어쨌든 그림책 작가가 이렇게나 심오한 심리학을 생각하며 책을 썼을까마는

그림책 작가는 공감능력만큼은 일반인 이상인 것이 분명할 듯하다.

그리고,

그림책으로 심리학을 어렵게 느끼지 않도록, 문장문장에서 '나'를 찾을 수 있도록 쉽게 풀어낸 김영아님의 통찰력이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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