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쟁이 피터 - 인생을 바꾸는 목적의 힘
호아킴 데 포사다.데이비드 S. 림 지음, 최승언 옮김 / 마시멜로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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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이야기>는 재밌게 읽어보았고, 워낙에 유명한 책이라 여러 매체에서 '마시멜로'를 당장의 쾌락보다 인내와 노력으로 더 큰 성취와 기쁨을 우선해야 한다는 교훈으로 많이 접했었다. <바보 빅터>는 읽지는 못했지만 17년동안 바보로 취급받던 빅터가 알고 보니 천재였다는 멘사 회장의 실화라는 것은 안다. 주어진 상황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의지와 긍정적인 삶의 자세로 상황을 바꾸는 힘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런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희망과 긍정의 메시지를 전달해 준 호아킴 데 포사다가 새로운 책을 들고 나타났다. <난쟁이 피터>. 피터는 우리에게 어떤 교훈을 안겨 줄까?

태어날 때부터 작고 보잘것없어 보이던 피터는 실제로 키가 많이 자라지 않아 난쟁이라는 소리를 듣고 산다. 키 컴플렉스 때문에 삐뚤어지고 방황하던 피터는 언제나 사랑으로 보살펴주시던 엄마의 갑작스런 죽음에 거리의 노숙자로 전락한다. 학교 도서관에서 은근슬쩍 계속해서 보살펴주던 크리스틴 선생님의 도움으로 다시 마음을 다잡고 뉴욕의 택시기사가 된 피터. 파업도 겪고, 멋진 손님들도 만나면서 조금씩 조금씩 삶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어가다가 결국 어려운 사람을 돕겠다는 삶의 목적을 가지고 야간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하버드 로스쿨을 나와 변호사가 되어 행복하게 살아간다.

책에는 <호밀밭의 파수꾼>이나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같은 책이 소개된다. 앞부분에 크리스틴 선생님과의 교류에서 책이 많이 나오길래 인생의 교훈이 될만한 좋은 책을 많이 소개해주려나 했더니 그건 아니었다. 조금 아쉬웠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고 싶어하지만 그 행복의 기준을 어떻게 잡느냐? 좀 더 넓게 인생의 목적이 무엇이냐?에 따라 삶의 모양새가 달라진다고 말한다. 택시 손님으로 만나게 된 윌리엄 프랭크 하버드 교수와의 대화에서 이런 얘기가 나오는데 솔직히 너무 추상적인 말들이어서 직접적으로 가슴에 와닿지는 않았다. 
하지만 택시 운전을 하면서 손님들에게 비치해 둔 드림카드를 뽑아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나, 힘들게 공부해서 변호사가 되어 다시 뉴욕으로 돌아와 구체적으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일하는 피터의 모습은 생각할 거리를 안겨주었다.

솔직히 인생의 목적 또는 가치를 봉사나 희생에 두는 편이 아니라 저자의 다른 책이나 이런 류의 자기계발서보다 느끼는 감동은 적었다. 대신 그럼 내가 생각하는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생각해보니 봉사나 희생을 다른 것보다 무겁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무엇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하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계속 고민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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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공부하는 가족입니다 - 두 아이를 MIT 장학생, 최연소 행정고시 합격생으로 키운 연우네 이야기
이채원 지음 / 다산에듀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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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딸은 MIT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인간공학을 공부하고 있고, 작은 아들은 행정고시 교육직에 최연소로 합격했다고 한다. 책 표지에 나와있는 문구와 아마도 MIT 도서관인 듯한 곳에서 찍은 딸의 사진이 내 흥미를 자극했다. 미국에 유학가서 유명 대학에서 영어로 의사소통하는 데에 애도 먹고, 넘치는 과제와 에세이 등에 도서관에서 밤새워 공부하고, 그러는 와중에 미국식 파티문화도 접해보고.. 이런 식의 유학성공기를 읽으면 괜히 심심한 일상에 자극이 되어 한번씩 찾아 읽었는데 이제 나이가 들어가다보니 공부에 대한 관심이 식어서 그런지 별 재미가 없어서 이젠 잘 찾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은 여타 유학 성공기와 다르게 특별한 점이 있어서 읽게 되었다. 그게 뭐냐면, 자식들의 성공과 더불어 엄마도 작가가 되겠다는 꿈을 이뤘다는 것이다.

남편의 형제들의 사업 보증을 섰다가 10억의 빚을 떠안게 된 이 가족은 그 힘든 상황에서 공무원인 남편의 장기 해외 연수로 미국으로 떠난다. 초등학생이던 자식들은 부모의 걱정과 우려와 달리 미국 학교에 잘 적응하였고 3년의 정해진 기간동안 다양한 경험과 성취를 이룬다. 다시 돌아온 한국에서도 타고난 집중려과 노력으로 서울대와 연세대에 합격한다. 삼성장학생이 된 딸과 행정고시에 합격한 아들, 넉넉치 못한 정도가 아니라 빚더미 위에서 겨우겨우 자식들 뒷바라지를 한 엄마. 감동적인 성공스토리였다.

공부하는 가족이라는 책 제목에 걸맞게 '공부'하는 이야기를 많이 읽고 싶었는데 솔직히 빚에 허덕이고 힘들어한 이야기가 대부분이라 아쉬웠다. 빚문제로 틀어진 시동생과의 관계도 불편했고 어떤 이야기에도 항상 가난, 빚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반복되어 지루하기도 했다. 또한 이 책에서 가장 기대했던 것이 바로 엄마의 소설작가 성공기였는데 자식들과 빚 이야기에 가리고 묻혀 제대로 다뤄지지 못한 것 같았다. 
책 표지 날개에 저자인 엄마 외에 딸과 아들의 소개도 되어 있어 3명이 함께 쓴 책인 줄 알았었는데, 3명이 각자의 시점에서 글을 썼어도 좋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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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출판 24시
김화영 외 지음 / 새움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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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나의 꿈은 서점 주인과 결혼하는 것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동네마다 제법 큰 서점이 있을 때여서 심심할 때면 서점으로 놀러가서 책 구경을 실컷 했었다. 그러다 조금 더 커서는 작가가 되고 싶었다. 그 뒤엔 직접 책을 만드는 출판사 직원이나 인터넷 서점 MD가 되고 싶었다. 그러나 결국 이도저도 아닌 독자가 되어있다.

맨날 그렇게나 좋아하는 책만 보고 있는데도 꼬박꼬박 월급이 나오는 꿈의 직장에 다니는 출판사 직원들의 실제 생활은 어떨까? 그런 궁금증을 거의 다 해소시켜주고, 더 나아가 눈에 덮힌 콩깍지까지 벗겨주는 <출판 24시>. 제목과 목차만 보고는 출판계 현장에서 일하는 진짜 직업인 여럿의 글을 모아놓은 에세이 정도로 예상했는데 제목 앞에 떡하니 '소설'이라고 적혀있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쫌 해보니 실제로 한 출판사에서 직원들이 각자 자기 분야에 대해 돌아가면서 릴레이 식으로 쓴 것이라고 한다.

사장,기획실장, 편집장, 마케터, 전자책 담당자 등 출판사의 구성원들은 책을 만드는 '회사원'이었다. 내 예상과 달리 그들은 하루종일 책만 읽고 있지 않았다. 내 상상과 가장 유사한 일을 하는 출판사 직원은 편집자였고, 가장 고달파보이는 분야는 영업부였다. 자사의 책이 보다 좋은 자리에 진열되게 하기 위해 오프라인 서점을 돌아다니며 아쉬운 소리를 해야하고, 인터넷 서점에 한번이라도 더 노출되게 하기 위해 MD와 미팅을 해야했다. 별 뾰족한 방법이 더이상 없는데도 책 홍보를 위해 고심해야 하는 마케터의 애환도 여느 회사원과 다를 바 없었다.

출판계가 어렵다는 소리가 나온지 이미 수년이 흘렀다. 매년 유사이래 가장 힘들다고 한다. 책을 좋아해서 구입해서 읽고 싶지만 솔직히 점점 비싸지는 책값이 부담스럽고, 또 요즘 나오는 책들이 과연 사서 볼 만큼 양질의 책인지도 의문스러워져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있다. 하지만 책 한 권을 만드는 데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가는 걸 알게 되어 이제 좋은 책은 사서 볼까 싶다.

그런데 오탈자가 발견되어 곤혹스런 편집자의 이야기 꼭지도 있던데 이런 내용의 책에도 오자와 잘못된 띄어쓰기가 있으면 어쩌자는 건지 싶기도 하고, 한편으론 애교로 봐줄 정도인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다.

실제 출판사인 새움출판사 블로그도 들어가보고 김진명 작가의 책도 다시 한번 검색해보게 만드는 등, 이 책 자체가 훌륭한 마케팅 작전인 것 같다. 적어도 나에게는 아주 완벽하게 성공했다. 출판사의 속내가 궁금한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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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공식 - 눈치 보지 않고 자기 길을 가는 내공에 대하여
장옌 지음, 정이립 옮김 / 불광출판사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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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영화 속 주인공이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괜찮은 어른이 되겠다고 약속하는 장면이 있다. 괜찮은 어른은 과연 어떤 어른일까? 어느덧 푸릇푸릇하던 20대를 지나 서른이 넘어가면서 길가는 꼬마에게, 더 가까이 이제 겨우 뒤집기를 하는 내 아기에게 나는 거인으로 보이겠지만 과연 그 속에 진짜 나는 어른일까? 이런 의문을 가지는 요즘 <어른의 공식>이라는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인생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선사들의 이야기라는데 선사가 뭐지? 선정에 통달한 승려라고 한다. 77가지 공식이 나오는데 자기계발서에서 흔히 보는 이야기들이다. 형식에 얽매이지 마라, 순간에 충실하라, 가슴을 열고 배워라 등등. 여타 자기계발서와 다른 점이라면 선사들의 일화를 먼저 제시하고 거기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뒤따른다는 점?

그중 가장 마음에 들어 두번세번 되새겨본 이야기 하나. 친란이라는 유명한 일본선사가 아홉살때 자진선사를 찾아가 출가하겠다고 당장 머리를 깍아달라고 청했다. 자진선사가 내일 깍아주겠다고 하자 친란이 이렇게 얘기했다. 내일 나의 결심이 그대로일지, 연로하신 스승님이 살아계실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내일이 없는듯이 살아라는 공식이다. 얼마나 많은 날을 내일로 미루며 게으르게 살고 있는가. 내일의 아침이 올지, 예기치못한 사고가 찾아올지는 아무도 모르니 오늘 지금 이순간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결심을 해본다.

선사들의 이야기는 아무래도 선문답이 많다보니 바로 이해되지 않는 것도 있고 이 이야기가 왜 이 공식이랑 연결되지?하는 것도 있었다. 그렇지만 불교나 선, 명상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그런 분위기의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뭔가 너그러워지고 삶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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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수 같은 이웃집 탐정 이카가와 시 시리즈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신주혜 옮김 / 지식여행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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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가와 도쿠야라는 작가의 책은 이 책이 처음이었다. 작가의 전작인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를 펼쳤다가 몇장 못 읽고 덮었던 기억이 있는데 그걸 까먹고 이 책을 펼쳤다. 총 다섯 건의 사건을 해결하는 우카이 탐정과 아케미 조수 겸 건물주 콤비 이야기가 죽 연결되지 않고 짤막짤막한 단편으로 실려있다.

히가시노 게이고와 미야베 미유키로 시작된 나의 일본추리소설 사랑은 누쿠이 도쿠로, 다카노 가즈아키, 우타노 쇼고, 미나토 가나에 등 기막힌 반전과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을 추리소설이라는 장르문학에 녹여내는 멋진 작가들을 한명씩 새로 발견하면서 더 커지고 있다. 이 작가들 말고 또 숨어있는 보석같은 작가를 찾아내는 기쁨을 만끽하고자 새롭게 히가시가와 도쿠야에 도전해보았는데, 일단 내 기준에서는 실망이다.

불륜현장을 사진찍히고 이혼당하게 된 남자가 갑자기 칼에 찔려 죽은 사건, 눈 위에 집에 들어가는 발자국만 남은 채 집안에서 발견된 시체, 사당에서 발견된 시체가 사라졌다 다시 나타난 사건 등 어디서 많이 본 흔한 사건과 트릭이 탐정 우카이에 의해 맥없이 손쉽게 해결된다.

특이한 점이자 마음에 안 들었던 점은 '이카가미 일족 살인사건'의 경우 탐정과 아케미가 아닌 갑자기 등장한 오징어인형을 쓴 마이카라는 소녀가 사건의 흐름과 이면에 웅크린 관계자들의 속셈을 다 파악하고 한번에 사건을 해결한 점이다. 그것도 이상한 소녀말투를 사용하면서...

다른 추리소설을 읽을 때와 사뭇 다른 내 태도를 분석해보니 문제는 여기 있었다. 여기 이 책에 나오는 사건들은 사람이 죽는 살인사건이기는 하지만 누구도 죽음에 대하여, 죽인 사람의 살해동기에 대하여 진지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우카이는 사건은 잘 해결하지만 왜?에 대해서는 보험금 수령 때문이겠지, 학교 내의 알력이나 질투 때문이겠지, 그사람이 맘에 안들어서겠지 등으로 대충 넘어가버린다. 그리고 작가는 범인에게 해명할 지면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저 살인사건이 발생하면 트릭을 밝혀내고 범인을 지목하면 탐정과 조수는 투닥거리면서 사라지는 것이다.

이것이 유머미스터리소설을 쓰는 이 작가의 스타일인 것 같으니 왜 이렇게 쓰냐고 항의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저 킬링타임용으로 적절하다고 할 정도였다. 인간 본성의 심연을 파헤치는 무거운 소설이 부담스러워지면 한번정도 읽으며 머리 식히고 다시 돌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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