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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공식 - 눈치 보지 않고 자기 길을 가는 내공에 대하여
장옌 지음, 정이립 옮김 / 불광출판사 / 2014년 2월
평점 :
절판
좋아하는 영화 속 주인공이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괜찮은 어른이 되겠다고 약속하는 장면이 있다. 괜찮은 어른은 과연 어떤 어른일까? 어느덧 푸릇푸릇하던 20대를 지나 서른이 넘어가면서 길가는 꼬마에게, 더 가까이 이제 겨우 뒤집기를 하는 내 아기에게 나는 거인으로 보이겠지만 과연 그 속에 진짜 나는 어른일까? 이런 의문을 가지는 요즘 <어른의 공식>이라는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인생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선사들의 이야기라는데 선사가 뭐지? 선정에 통달한 승려라고 한다. 77가지 공식이 나오는데 자기계발서에서 흔히 보는 이야기들이다. 형식에 얽매이지 마라, 순간에 충실하라, 가슴을 열고 배워라 등등. 여타 자기계발서와 다른 점이라면 선사들의 일화를 먼저 제시하고 거기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이 뒤따른다는 점?
그중 가장 마음에 들어 두번세번 되새겨본 이야기 하나. 친란이라는 유명한 일본선사가 아홉살때 자진선사를 찾아가 출가하겠다고 당장 머리를 깍아달라고 청했다. 자진선사가 내일 깍아주겠다고 하자 친란이 이렇게 얘기했다. 내일 나의 결심이 그대로일지, 연로하신 스승님이 살아계실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내일이 없는듯이 살아라는 공식이다. 얼마나 많은 날을 내일로 미루며 게으르게 살고 있는가. 내일의 아침이 올지, 예기치못한 사고가 찾아올지는 아무도 모르니 오늘 지금 이순간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결심을 해본다.
선사들의 이야기는 아무래도 선문답이 많다보니 바로 이해되지 않는 것도 있고 이 이야기가 왜 이 공식이랑 연결되지?하는 것도 있었다. 그렇지만 불교나 선, 명상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그런 분위기의 글을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고 뭔가 너그러워지고 삶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이 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