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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세계 - 사회적 기업가들과 새로운 사상의 힘
데이비드 본스타인 지음, 나경수 외 옮김 / 지식공작소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는 말. 정말일까? 아무리 세상이 넓다지만 나는 겨우 지금 대한민국의 한 도시에서 아등바등 하루를 살아내기가 바쁜데 세상이 넓은지, 좁은지, 다른 사람들은 무슨 일을 하며 사는지 관심을 둘 여유조차 없다. 하지만 실제로 세상은 참말로 넓다. 내가 이름조차 알지 못하는 나라도 무수하고, 그 안에 도시는 더 많고, 그 안에 숨쉬고 살고 있는 사람들은 더 많다. 잘 모르는 이름들을 굳이 발음하려 들지 않고 나는 '제3세계'라고 말할 것이다. 그 사람들에게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나는, 내가 그 사람들을 바라보듯이, 먼 세계의 있는지 없는지 모를 사람'들'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 책 <달라지는 세계>에서는 그 '제3세계'(나에게 인식되어 있는)에서 사회적으로 올바른 일을 실현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고, 실제 성공한 "사회적 기업가"들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가들의 역할과 그들이 걸어온 길, 그들을 지원하는 아쇼카라는 단체의 일들을 소개하는 이 책의 목적과 달리 나는 그저 이 많은 사회적 기업가들의 헌신과 노력, 열정에 반해버렸다. '아쇼카'는 전 세계에 퍼져있는 사회적 기업가들을 발굴하고 자금을 지원하고, 사업전략에 대한 분석과 전문적 조언을 제공하며 아쇼카 펠로라는 든든한 신용까지 덤으로 얹어준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도 사실 아쇼카 에서 하는 일이 정확히 무엇인지 감이 잘 오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이 세상을 좋은 방향으로 바꾸고 있다는 것만은 확실히 알겠다.

 

소개되어 있는 많은 사회적 기업가들 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사람은 다름아닌 나이팅게일이었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우리가 흔히 잘 알고 있는 백의의 천사 나이팅게일이 사회적 기업가였다는 것이다. 단순히 헌신적인 간호사였다고 알고 있었는데, 그녀는 그보다 훨씬 위대한 존재였다. 간호사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던 그 시대에 부잣집 딸인 나이팅게일이 부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결국 간호사가 되어 자신의 꿈을 실현했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데 그보다 더한 것이 있었다. 크림전쟁이 한창이던 때에 야전병원에서 일하게 된 나이팅게일이 참담한 야전병원 현실을 보고 하나하나 뜯어고치고 개선시켜나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갸녀린 여자의 몸으로 야전병원을 지휘하여 야전병원에 실려온 병사들의 사망률을 3개월만에 43%에서 2%로 뚝 떨어뜨린 것이다. 영국군의 건강과 병원행정에 대해 늘 고민하고 행동하고 개선시켜온 그녀는 통계자료 및 도표를 무기로 삼아 육군성의 보건 관계자들을 설득해나갔다. 그녀는 간호사만이 아니었다. 행동하는 사회적 기업가였다. 그녀로 인해 병원행정의 틀이 잡혔다. 막연한 존경이 아니라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존경이 생긴다.

 

인도에서 고통받는 길거리의 아이들을 위한 긴급전화 1098 차일드라인을 만든 제루, 병원에서 치료받고 나가더라도 금방 다시 병에 걸려버리는 악순환을 끊어버리고자 의료서비스를 개혁한 브라질의 코르데이루, 어떻게 대학에 가야 하는지, 대학을 갈 수 있는지에 대한 의심을 떨쳐버릴 수 없는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칼리지서밋'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대학에 갈 수 있도록 도와준 미국의 슈람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좀 더 나은 사회가 될 수 있도록 헌신하고 있었다. "아이디어"의 중요성, 그 일을 추진해나가는 사람의 "기업가적 성질", "도덕성" 등 꼼꼼하게 따지고 따져서 아쇼카 펠로로 선정하고 난 후 지원을 아끼지 않는 아쇼카 단체.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도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분명 다들 좋은 일을 하려고 하는데 그것을 가로막는 장벽들이 항상 있었다. 그것은 대부분 '정부'였다. 행정이 사회적 기업가들의 좋은 아이디어를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것이다. 뒷받침은 고사하고 뒤따라가는 것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사회적 기업가들은 행정과 싸워서 이겨내야만 했다. 행정은 왜 이렇게 늘 고리타분하고 한자리에 머무르고 오히려 후퇴하려 할까. 정부에서 나서서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나간다면 우리 세상은 더 살 만 할텐데 말이다. 어떤 일이든 모든 것에 행정적 절차와 합의가 따라야 하는 복잡한 과정들이 수반되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들이 간단하게 성립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그것을 이루기 위해 발바닥에 불이 나게 뛰어다니고 전화를 붙잡고 설득하는 그들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 눈에 성과가 보이는 것이다. 그들을 칭찬하고 북돋아주고 힘이 되어주어야 한다. 내가 그들처럼 할 재량이 못 되는 바에는.

 

세계는 분명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사회적 기업가들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마당을 펼쳐놓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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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범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30
미야베 미유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소설을 읽고 깊은 감동을 받거나 생각할 거리가 많아진다면, 좋은 소설이라고 말하겠다. 하지만 아무것도 남지 않고 그저 책이라는 형식을 통해 발표된 허접한 이야기라면 읽고 난 시간이 아까워지는 나쁜 소설이라고 말하겠다. 영화도 마찬가지이지만 허접한영화는 킬링타임용이었다고 가볍게 말하면서 툭툭 털어버리고 말겠지만 책을 읽고 난 뒤에 그런 느낌을 받게 되면 왠지 믿었던 책에게 배신당한 기분이 들곤 한다. 이것은 순전히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 책은 뭔가 생각할 거리를 남겨야 한다는 주의.
그런 의미에서 <모방범>은 최고의 소설이었다. 재미면에서 봐도 그 두꺼운 책 3권을 술술술 넘기면서 푹 빠져있을 정도였고 주위 사람들에게 추천을 했으니 최고이고, 내용면에서도 많은 꺼리를 남겨주었으니 최고였다.
내가 이 소설을 읽으면서 생각한 점을 번호를 매겨가며 적으려고 한다.


1. 끔찍한 살인사건을 저지르고 그것으로 연극을 만들어 대중에게 자랑했던 구리하시 히로미와 피스는 둘 다 어릴 적부터 평온하지 못한 가정환경에서 삐뚤어지게 자랐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어머니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죽은 누나의 환영에 시달리던 구리하시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도 '저 애는 못된 녀석이야.'라는 생각을 갖게 불량한 행동을 일삼았지만, 피스는 누구의 기억에서도 항상 웃고 친절하고 똑똑하고 완벽한 사람으로 남아있었다. 하지만 속내는 그리 다르지 않았다. 오히려 죄의식없이 살인을 하고 그것을 떠벌리며 인간적인 고뇌조차 없는 피스가 더 지독하다.
아이들의 성격형성은 부모와 가정환경이 크게 좌우한다. 사랑이 넘치는 가정에서 자란 아이와 늘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 불안해하고, 가족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불우한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확실히 차이가 난다. 성인이 되어서 바로잡으려고 해도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거나 아마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가장 작은 사회인 가정이 중요하다.

 

2. 사람들은 모두 자기 입장에서 생각한다. 아무리 남을 배려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서 행동한다고 해도 결국엔 타인이다. 내가 봤을 때 옳은 일도 타인의 입장에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것을 인정하고 서로 용인해야 트러블없이 문제가 해결이 될텐데 우리는 넓은 마음으로 그러지 못한다. 내 입장이 있기 때문이다.
쓰카다 신이치에게 히구치 메구미는 끔찍한 존재이다. 내 가족을 살해한 범인인 그녀의 아빠가 오히려 피해자라고 아빠의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집요하게 달라붙는다. 부모님과 여동생을 잃은 신이치에게 오히려 니 탓이라며 아빠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소리지르는 메구미는 책을 읽고 있는 내 가슴을 벌렁벌렁하게 만들 정도로 어이없고 잔인했다.
사랑하는 손녀딸을 잃은 아리마 요시오에게 예고없이 나타나 자신의 오빠 다카이 가즈아키는 범인이 아니라고 말하는 다카이 유미코는 진실을 말하고 있지만, 아리마에게는 어이없는 일일 뿐이다. 책을 읽고 있는 독자로서 나는 모든 사건의 전말을 알고 있기 때문에 유미코가 진실을 말하지만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답답해지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아리마나 다른 피해자의 유족에게는 신이치에게 메구미가 그렇듯 유미코 역시 내 딸을 죽인 극악무도한 범인의 철면피 가족일 뿐이다.
메구미에게 화났던 내 감정이 유미코에게 마찬가지로 발산되었다. 어떻게 피해자의 유족의 마음은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거지. 유미코 너도 마찬가지야. 너도 너만 생각하는 나쁜 사람이야.

 

3.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나카이 마사히로가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모방범>에서 피스의 역할을 맡았다. 아직 영화를 보진 못했다. 소설에서는 처음부터 피스가 나쁜 놈이라는 것을 알고 혐오하는 입장에서 피스를 보고 있었기 때문에 아무리 피스가 멋들어진 말을 늘어놓아도 나는 넘어가지 않았다. 상대방인 구리하시나 유미코가 그에게 넘어가도 말이다. 하지만 만약에 내가 소설의 독자가 아니라면, 그리고 영화의 관객으로 피스를 본다면 어떻게 반응할까. 준수하고 매력있는 피스가 그럴듯한 말솜씨로 다가온다면 그 악의를 어떻게 눈치채겠는가. 겉은 멋지지 못해도 속은 진국인 다카이보다 멋있는 피스에게 끌리는 것이 인지상정인가. 역시 외모가 많은 것을 평가하고, 외모로 귀결되는가.
아마 영화를 보면 나는 은연중에 피스의 편을 들지도 모른다. 소설속에서 일본의 대중들이 피스에게 열광했던 것처럼.

 

4. 다카이 유미코는 자신의 오빠 다카이 가즈아키가 범인이 아니라고 오빠의 결백을 주장하며 용기있게 행동에 나선다. 비록 타인의 눈에는 광기어린 피해자의 가족으로밖에 보이지 않더라도 그녀는 그녀 자신의 결단으로 움직이고 있었다. 그러다가 아미가와 고이치를 만나게 되어 그에게 의지하면서 점점 꼭두각시가 되어간다. 오빠가 결백하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감을 잃은 거라고 생각했다. 세상의 눈에 지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그녀는 자상하고 친절하고 멋있는 아미가와에게 사랑을 느끼고 그를 소유하고 싶어하다 현실이 그렇지 못하자 거기에 지친 것이었다. 머릿속의 사고가 정지하고 아미가와의 든든한 두 팔에 매달려 버린 것이다. 아미가와가 짜놓은 극본에 비련의 여주인공이 되어버린 것이다.
유일하게 이 소설에서 마음에 들지 않은 부분이었다. 아무리 충격에 빠졌다 하더라도 어떻게 그 순간에 사랑이니, 질투니 하는 감정으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고 자신이 아닌 타인의 의지로 움직일 수 있을까. 왜 작가는 유미코를 그런 매력없고 나약한 인간으로 그린 것일까. 어릴 적부터, 아가씨가 되어서도 유미코는 자신의 오빠를 이용해먹는 구리하시에게 당돌하게 소리치는 힘있는 캐릭터였다. 그런 그녀가 아무것도 꿰뚫어보지 못하는 흐리멍텅한 정신과 눈의 소유자가 된 것이다. 너무나 허무하다. 왜 이렇게 인간이란 존재는 나약한가.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자. 저 위에 줄쳐진 말. "아무리 충격에 빠졌다 하더라도".. 나는 그녀가 아니다. 내 오빠가 갑작스런 교통사고 나서 죽어버린 것이 아니다. 더군다나 내 오빠가 잔인한 살인사건을 일으킨 범인이 아니다. 나는 그녀의 처지를 죽을 때까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내가 아무리 상상하고 동화되려 해도 나는 그 처절한 심정을 백만분의 일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똑같은 처지가 되지 않는 이상.

 

5. 마에하타 시게코의 르포는 제삼자의 눈으로 사건을 바라본다. 그녀는 마치 범죄심리분석가인 양 구리하시 히로미의 검은 속내와 다카이 가즈아키의 뿌리깊은 열등의식을 이번 사건의 토대라고 해석한다.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말들로. 나 역시 어쩌면 똑같은 분석을 내릴지도 모른다. - 구리하시도 사랑받지 못한 가정환경에서 자라나 성격이 삐뚤어졌고, 다카이는 시력장애 때문이었지만 친구들이나 선생에게조차 버림을 받았었다. 이것은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전 사회적인 문제이다. 언제 또 이런 범죄가 발생하고 범인이 나타날지 모른다. - 는 식으로.
그런데 이런 식으로 모든 범죄를 분석한다면 도대체 누가 가해자가 되고 누가 피해자가 되는가. 이 세상엔 피해자만 가득하고 아무도 잘못이 없게 된다. 이건 아니지 않은가. 문득 작년 여름에 발생했던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사건이 생각났다. 그 때도 범인도 마찬가지로 사회로부터 보호를 받지 못한 또 한명의 피해자이다, 라는 견해가 나왔었다. 또 어떤 사건의 재판에서 정신병을 주장하며 피고의 죄를 감형하려는 노력도 많이 보인다. 이렇게 되면, 과연 진짜 피해자들은 어디에서 위로받고 보상받아야 할까. 모두가 피해자라고 한다면 범인과 희생자가 동격으로 취급받게 된다. 그러면 안 되지 않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해답이 안 나온다.

 

6. 구리하시 히로미와 다카이 가즈아키가 같이 죽고 난 후 세상이 두 사람을 범인으로 인정할 때, 그 둘의 가족들은 집을 떠나 방황하게 된다. 구리하시의 부모가 도망친 것은 나름 고소해했다. 구리하시는 정말 천벌을 받을 잔인한 놈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착하게 살아온 다카이가 누명을 쓰고 죽어버린 후에 아버지는 병원에 입원하고 어머니와 유미코가 지인의 집으로 피해서 살아야 하는 것은 안타까웠다. 왜냐하면 그들은 그럴 필요가 없는 착한 사람들이었기 때문이고, 내가 그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론적으로 보면 어떤 사건의 가해자는 한 개인이다. 하지만 그 고통을 받는 것은 그의 가족이다. 특히 이 소설속의 경우로 보면 그 가해자가 죽어버리고 없자 그 책임과 비난은 가족들에게 돌아간다. 가족들 또한 죄인의 심정으로 그것을 말없이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인다. 이것도 말이 안 되지 않는가. 내가 잘못하지 않았다. 하지만 가족이라는 이유로 모든 일상을 포기해야 하는가.
이 글을 쓰면서 나는 나의 이중적인 면을 보았다. 몇 줄 위에 줄 친 부분 "구리하시의 부모가 도망친 것은 나름 고소해했다." - 구리하시는 너무나 못된 놈이기에 그의 가족이 그런 취급을 받는 것도 마땅하다, 그런 취급을 받아도 싸다, 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금방, 죄를 저지른 개인과 그의 가족은 별개라고 말해놓고 말이다. 스스로에게 실망스럽다.

 

7. 이 소설을 읽으면서 영화 <그놈목소리>가 연상이 되었다. 무엇이 무엇을 모방한 것인가. 인터넷으로 검색도 해보았다. 영화 <그놈목소리>의 실화였던 그 사건은 1991년에 발생했었고, 이 소설은 1995년부터 주간지에 연재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사실만 두고 보면 혹시 미야베 미유키는 한국에서 일어난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은 것일까. 궁금증이 인다.
또 만화 <데스노트>도 연상되었다. 범인과 그를 잡으려는 사람과의 두뇌싸움이라는 측면에서 유사했다. 만화와 조금 다른 점은 경찰이 그렇게 무능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만화에서는 L이라는 사립탐정이 일본경찰을 지휘했고, 사실상 혼자서 모든 일을 다 해결했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경찰은 매스컴에 휘둘리기도 하고 선수를 빼앗기기도 하지만 차근차근히 실속있게 사건의 실마리를 잡고 있었다.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처럼 경찰이라는 집단을 무능하고 답답한 단체로 그리지 않아서 좋았다. 특별히 경찰을 신뢰하거나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 나라의 치안을 담당하는 곳인데 무작정 답답하게 그리는 것이 마음이 조금 불편했었던 것뿐이다.

 

 

아,, 이 소설은 정말 나에게 많은 걸 생각하게 해준다. 이 서평을 쓰고 있는 중에도 새로운 관점이 튀어나오고 내 생각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1번부터 7번까지 번호를 매기면서 글을 써나갔는데 지금 퍼뜩 드는 생각은, 나는 가장 중요한 생각꺼리를 일부러 피해가고 있다, 는 생각이다. 작가가 이 소설을 통해서 표현하려고 했던 것은 아마도 '인간성'이라는 것 아닐까. 피스의 끝을 알 수 없는 사악함 그 자체, 악의 근원. 구리하시의 악. 히구치 메구미의 악. 등등 인간 내면에 숨은 악을 표현하려 했던 것이 아닐까. 이건 너무나 어려운 주제라서 아무리 생각을 하고 머리를 굴려봐도 나는 이해하지 못하겠다. 선천적으로 유하게 태어난 나는 이런 범인들의 속내를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나는 아예 그 부분은 생각조차 않으려고 피해가고 있는 것이다. 사소한 것까지도 7번까지 번호를 매기며 기록하고 있으면서. 이건 다른 여러가지 책들을 더 접해보고 많은 경험을 해보고 난 다음에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문득, 이 소설을 가지고 토론을 벌여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주 많은 이야기가 터져나올 것 같다. 오랜만의 유쾌한 책읽기였다. 미야베 미유키의 다른 책들을 좀더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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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는 나의 힘 - 에너지를 업up시키는 분노관리법
아니타 팀페 지음, 문은숙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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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착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고 자랐다. 나 역시 스스로 내가 착하다고 생각한다. 생긴 것도 순하게 생겨서 '인상 좋으시네요.'라는 말을 많이 듣는다. 일하고 있는 직장에서도 똑같은 일을 하는 옆자리 동료는 생긴 것부터 우악스럽게 생기고 사나워보여서 찾아오는 손님들은 모두들 나에게 온다. 만만하게 보인다고도 할 수 있겠다. 이런 점이 나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사람은 생긴대로 산다 는 말이 있는데 맞는 말 같다고 생각한다. 화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바보이니까 말이다.

 

세상에 화나는 일이 얼마나 많은가. 가장 가까운 가족들하고도 늘 트러블이 생기고, 친구들과도 맘이 잘 안 맞아서 한번씩 다투게 되고, 직장에서는 직장이라는 특수환경 때문에 참고 넘어가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 하루에도 열두번씩 참을 인 자를 되새기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화를 잘 내는 사람과, 화를 못 내는 사람. 누가 밤에 맘 편하게 두 다리 쭉 뻗고 잘 수 있을까.

 

분노는 나의 힘!!! 이 책에서는 분노를 감추어야 할 감정, 혹은 참아야 할 감정이라고 억누르지 말고, 적절한 방법으로 잘 다루어서 분노를 일으킨 상대에게 적절히 분노를 표현하여 더 나은 상황으로 만들 수 있도록 여러가지 방법을 제시해주고 있다. 그 방법들이란, 쿠션을 미운 상대로 생각하고 때리기, 자동차나 혼자만 있을 수 있는 공간에서 소리지르기, 춤추기, 분노를 일으킨 상황에 대해 편지 쓰기 등등이다. 책을 읽다보면 약간 비슷비슷한 이야기들인 것처럼 느껴지는데 그래도 자그마한 책 사이즈와 귀여운 그림들, 귀여운 글씨체에 약간의 지루한 감정도 무뎌지게 된다.

 

나는 특히 이 책을 읽고 몇 구절에서 위로를 받았다. 화, 분노, 노여움, 증오, 공격성 등의 단어를 정의를 내린 부분이 있는데 여기서 특히 '증오'. "증오란 화나 분노가 일정기간 지속적으로 유지될 때 생기는 감정이다. 증오의 감정을 가진 사람들은 이전에 당한 상처를 의식적으로 거듭 떠올리면서 매번 그 때의 고통을 다시 느낀다."(18쪽)- 맞다. 나는 기억력이 상당히 좋은 편이다. 아주 예전에 있었던 일들도 세세한 일상 속의 부분까지도 기억을 하고 있다. 좋은 기억도 많겠지만, 유별나게 나쁜 기억, 상처받은 기억들은 자꾸 되새김질하여 다시 상처받고, 다시 분노하고, 또다시 저장해두게 된다. 이런 것은 살아가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게 뻔한데도 생긴 천성이 그런건지, 지금도 나는 옛날 기억속으로 파고 들고 있다.

 

분노를 긍정 에너지로 바꾸는 여섯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 중에서 첫번째는 바로 "자신을 용서하라"이다.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길길이 날뛰었다고 하더라도 일단 자신을 용서하면서 그보다 더 잘 할 수 없었다고 다독이라고 한다. 반대의 경우 "화를 표현하지 못하고 그저 삼켜버렸다 하더라도 마찬가지로 자신을 용서해야 한다." (127쪽) - 맞다. 나는 화를 잘 못내는 편이라 분노를 일으킨 상대에게 소리를 치지는 못하지만 가슴속에 그 상황과 상대의 행동과 나의 소심함을 모두 저장해둔다. 무엇보다도 나의 소심함이 가장 큰 실망감을 안겨준다. 그게 그 상황을 더 안 좋게 기억되게 만들어버린다. 이런 악순환이라니.... 나를 용서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걸 느꼈다.

 

남녀관계에 있어서도 분노는 두사람 모두 잘 대처해야 하는 감정이다. "많은 사람들은 자기주장을 내세우고 분노를 터뜨리면 상대에게 실망을 안겨줄 수 있고, 심지어 그를 잃을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고 있다." (166쪽) - 맞다. 애인에게 내 성깔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 누가 좋아할까. 가장 가까운 사이이므로 많은 일들이 생길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서로 마음이 안 맞을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화를 못 낸다는 핑계를 대고, 나는 늘 적절한 분노가 아니라, 다 용서해주는 척 해놓고는 시간이 지나면 한번씩 그 일을 꺼내서 그 땐 이랬잖아~ 라며 웃음을 띠고 얘기하는 것이다. 얼굴에는 웃음이 있지만 나는 그 때 화났었다고 주기적으로 애인에게 주입을 하는 것이다. 그 때 화를 내지 못한 것을, 지금 미안해하는 상대방의 모습으로 보상받으려 하는 것이다. 그게 오히려 더 짜증나게 하는 일인 것을 잘 알면서도 그랬다. 모든 것을 다 참아주고 다 받아주고 다 맞춰주는 것만이 인간관계를 좋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분노는 꼭 참아야 할 것이 아니라 적절하게 표출하는 것이라는 걸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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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결혼을 위한 레시피
케이트 캐리건 지음, 나선숙 옮김 / 문학수첩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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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조만간(짧으면 2년, 길어도 5년) 결혼을 할 것 같다. 누가? 내가. 누구랑? 결혼을 할 시기에 내 옆에 있을 남자랑.

결혼을 할 것이다 라고 단정짓지 못하는 것은 사람 일은 어떻게 될 지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

결혼 이라는 거..... 정말 너무 어려운 일이란 말이지.

그 어려운 일을 연습도 없이 한번에 해내야 하고, 되도록이면 두번, 세번 안 하는 것이 가장 좋고, 한번에 해냈으면 그걸 죽을 때까지 유지를 해야한다는 책임까지 따르고..

이~~렇게나 어려운 일을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때 주위를 둘러보면 대부분의 어른들은 거의 결혼을 해서 옆에 남편 혹은 아내가 있으며 거기서 또 대부분은 아이들까지 키우고 있는,, 누구나 다 하는 일이라 이거란 말이지.

 

<완벽한 결혼을 위한 레시피>에서는 이런 혼란스러운 마음을 여자 입장에서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외할머니인 버나딘의 마음과 손녀인 트레사의 마음이 번갈아가면서 나온다. 외할머니와 손녀라면 그 나이차이가 적어도 4,50년인데 생각하는 것을 보면 똑같다. 그 시대가 언제이건, 누구이건 상관없이 결혼이라는 한가지 상황에 대해서는 같은 여자이기 때문에, 같은 아내이기 때문에 똑같은 생각들을 하게 마련인가보다.

 

버나딘과 트레사의 차이점이라면, 버나딘은 원하지 않는 결혼을 했고, 트레사는 원해서 결혼한 것 같았지만 사실은 이 남자가 내 남자가 아니라는 생각으로 혼란스러워한다는 것뿐.

버나딘과 트레사의 이야기가 같은 비중으로 다뤄지고 있지만 솔직히 버나딘의 결혼 이야기가 더 매력있었다. 마이클 터피를 그렇게나 열렬히 사랑했지만 지참금이 없다는 이유로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지 못하고 제임스와 억지로 결혼하게 되어 남은 인생동안 마이클을 가슴에 품고 살았다. 하지만 몇십년동안 살 부대끼고 한솥밥을 먹는 사이가 젊은날의 불같은 사랑보다 더할까. 결국 제임스를 남편으로 아이의 아빠로 인정하고 살아가는 모습이 잔잔하게 그려진다.

 

그에 반하면 트레사는 38살의 나이에 잘생긴 댄과 결혼했지만, 결혼하는 순간부터 계속해서 이 남자가 싫다, 이 남자는 아니다. 라는 생각으로 일관하며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 부정적인 생각이 읽다보니 짜증이 났다. 좋은 얘기도 한 두번이지 똑같은 말을 계속하고 있어서 읽기 지루하기도 했다.

하지만 급반전이 생긴다. 시어머니인 아일린에게 사과하기 위해 찾아갔다가 아일린이 빵만드는 모습을 보며 마치 외할머니를 보는 듯 애틋한 감정이 생기고, 항상 못마땅한 표정의 대장노릇을 하는 시어머니가 사실은 늘 트레사에게 미소를 보내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부분을 읽고 그 지루해서 잘 못 읽겠다 싶었던 앞부분을 다시 돌아가서 읽고 싶은 충동이 생겼다. 아일린과 트레사가 서로 말없이 레이저를 쏘아대는 침묵의 전쟁을 하던 부분에 가서 사실은 아일린은 나이많은 며느리를 반겼다는 느낌을 알아채고 싶었다. (하지만 한번 다 읽고 읽어야겠다고 생각하고 계속 앞으로 나갔다.)

 

버나딘은 마이클을 평생 가슴에 두고 사랑했고, 트레사는 옛 애인이었던 로난과 키스를 하고 한 순간 실수를 할 뻔 하지만 그 때에서야 남편인 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된다. 이건 둘 다 분명한 바람이다. 배우자를 두고 다른 사람을 마음에 품든, 실제로 품에 품든, 그건 바람이다. 잘못된 일인 것이다. 하지만 30살쯤 결혼을 해서 80살쯤 죽을 때까지 50여년을 한 사람만 사랑하고 살아야 하는가. 그게 가능한 일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내가 과연 결혼을 해서 결혼생활을 잘 할 수 있을까.

 

책을 읽으며 결혼생활에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도 재미있었지만, 버나딘의 아이에 대한 사랑이 무척 놀라웠다. 니암(트레사의 엄마)을 낳고 아이가 자라는 단계에서 기쁨과 슬픔을 느끼고, 언젠가는 자신의 품에서 떠나갈 것이라는 걸 본능적으로 알고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고는 있지만 자유로운 딸이 떠날 때에는 온 세상이 무너지듯 흔들리는 것을 보고.. 아이, 자식이라는 것이 이렇게나 큰 의미인가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 엄마에게 나도 그런 존재일까? 아버지한테도? 나중에 내가 결혼해서 자식을 낳으면 나도 자식에게 이런 감정을 느낄까?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것이라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런 것이 모성, 모성애라고 하는 게 아닌가 싶다. 어머니에게도 이 책을 권해드리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화학작용, 타협, 희생, 함께하는 기쁨, 인내, 존경, 수용, 충성, 신뢰, 헌신, 지혜'라는 소제목이 달려 있다. 그게 결혼생활의 필요조건이라는 의미겠지? 이런 어려운 조건들이 갖추어진다면 결혼생활을 잘 할 수 있는 걸까.

오랜 세월 살면서 정이 들고 사랑하게 된 제임스를 먼저 떠나보낸 버나딘과, 이제서야 댄을 사랑하는 걸 깨닫고 댄과 새로운 출발을 하는 트레사를 보면서 나도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 인자한 할머니가 되어 존경하며 사랑하는 남편과 평화로운 노년을 맞을 수 있으려나 행복한 상상을 해본다.

 

 

인상깊은 구절

1. 결혼은 땅과 안정과 돈이 얽힌 문제였다.  (43쪽)

 

2. 어머니는 아이들에게 지도를 그려주는 존재이다. 그리고 그 지도의 중심에는 자신이 있다. 어머니가 죽으면 그 지도는 깨끗이 비워진다. 아이가 슬픔을 딛고 나아가기 위해서는 자신 스스로 자신을 위한 지도를 그려야 하나,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상태로 툭 던져지는 것이다.  (9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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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 직장생활백서 - 프로페셔널을 꿈꾸는 당신을 위한 리얼 직장 어드벤처
다니엘 핑크 지음, 유순신 옮김 / 청림출판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일단, 만화책이다. 만화책인 줄 모르고,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얼른 고른 책이었다. 책을 펼쳤다가 그림이 잔뜩 있어서 당황했다. 하하하;;;; 순정만화같이 이쁜 그림체가 아니어서 조금 실망이었지만 그 안에 담긴 내용이 본질 아니겠는가! 책을 읽기 시작했다. 앉은 자리에서 한시간도 안 되어 책을 다 읽었다. 만화로 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강점이다.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가 바로바로 눈에 들어온다.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나 <행복한 달인> 같이 멘토가 나타나서 성공법칙을 알려주는 방식이다. 이 책 <위풍당당 직장생활백서>에서는 '샤오링'이라고 하는 천사도 아닌 것이, 팅커벨도 아닌 것이 뭐라고 해야 하나,,, 마법의 젓가락을 탁 하고 떼어내는 순간 튀어나와서 주인공에게 다정하지 않게! 성공법칙들을 일러주고 서둘러 사라져버린다. 다정하지 않은 멘토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나에게 필요한 말 한마디, 용기를 줄 수 있는 멘토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여섯가지 성공법칙이 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법칙은 첫번째 법칙 "계획을 세우지 마라" 였다. 열심히, 열심히 살다보면 인생이 계획대로 흘러갈거라고 믿고 정말 열심히 살지만, 사람들 인생이 언제 계획대로 되던가. 인생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샤오링의 말은 답답했던 가슴을 통쾌하게 뻥 뚫어주었다. 나 역시 주인공 에릭과 마찬가지로 똑같은 생각을 했다. (맞다! 이 책에서 주인공이 하는 생각들이 내가 평소에 하는 생각들과 똑같다. 정말 평범한 20대 후반, 30대초반의 직장인이 하는 생각들을 하고 있다.) 남들 하는대로,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공부했고,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 위해 노력했고, 평범하게 일하면서 생활하고 있지만,, 과연 이것이 내가 원하는 삶이었을까, 내 인생은 이대로 쭉 흘러갈 것인가... 그 생각에 샤오링은 "인생은 어떨게 될지 몰라" 라고 답해주었다.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 홀가분해지지. 내 인생이 좀 재미나게 변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러기 위해 계획을 세워야겠지.(계획을 세우지 마라는 것은 반어적인 표현이 아닐까.)

 

네번째 법칙 "끈기는 재능을 이긴다" 에서, 샤오링과 우리의 친구들은 라스베거스에서 재능 있는 레베카와 끈기 있는 조안나를 두고 내기를 걸었는데 결국은 끈기 있는 조안나가 이긴다고 나온다. 단순히 그 사실만 나오는데 둘의 인생이 어떻게 바뀌어나갔는지 과정을 그려주었다면 더 흥미진진하고 재밌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이 책의 전반적인 아쉬움은, 너무 압축했다는 것이다. 조금 더 풀어서 조금 더 많은 얘기를 전해주었으면 했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성공법칙들을 무 자르듯이 툭툭 잘라서 그림으로 그려놓으니 빨리는 읽혀지는데 깊이가 없는 것 같이 느껴졌다. 진리는 단순한 거라지만 말이다.

 

다섯번째 법칙 "실수를 통해서 배워라" 에서는 에릭이 씨앗이 담긴 신발이라는 기막힌 아이디어를 가지고 팀장 몰래 사장에게 바로 보고했다가 된통 깨지는 내용이 나온다. 사장 입장에서 실현가능성이 없을지언정, 나는 그 아이디어가 너무나 참신하고 좋았다. (이건 책 내용과 전혀 포인트가 맞지 않는 감상이다.) 여기서 샤오링은 실수를 통해서 배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 팀장에게 공을 넘겨주는 것 같아서 사장에게 바로 보고하러 올라간 에릭의 잘못을 아무도 지적하지 않는 것이다. 이 에피소드에서는 상사와 부하직원, 팀장과 팀원 등 직장 내 인간관계에 대한 조언을 해주는 것도 가능할텐데 말이다.

 

 

위에도 말했지만, 만화로 풀어내면서 빨리 쉽게 읽혀지는 장점은 있지만, 너무 압축을 해놔서 깊이가 없고 책이 가벼워보이는 단점도 있다. 내용이 조금 더 풍부했으면 더 좋았으면 싶다.

 인생은 길다. 긴 인생에서 큰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끈기있게 노력하면 나도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성공한 직장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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