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 열린책들 세계문학 142
이반 세르게예비치 뚜르게녜프 지음, 이상원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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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와 진보의 만남.
구세대와 신세대.
세대의 차이.
이 책을 읽고 나서 남은 말들.


아르까디의 가족은 지나친 보수에다 융통성이라고는 조금도 없는데,
바자로프의 아버지에게서는 그런 모습을 조금도 찾아 볼 수 없다.
오히려 그는 순순히 변화를 받아들이는 편이다.
그런 분위기가 바자로프의 지금을 만들었을 것.

 

번역의 문제일까?
바자로프의 말투가 꽤나 오만한데,
사실 그럴 만한 정도의 사람은 아니란 생각이 지배적.
아니면 니힐리스트를 제대로 그리기 위한 방법?
재밌는 것은 이반 세르게예비치 뚜르게네프가 처음으로 이 작품에서
니힐리스트란 말을 써서 현재까지 그 말이 전해질 수 있었다는 사실.

하하하,
단어란 참.

 

오딘쪼바 부인 위주로 작품이 다시 쓰여져도 좋을 듯한 생각이 들었는데,
그녀는 사랑을 받지 않으려는 여자처럼 보이는데,
아마도 그녀의 지나친 강함이 그녀를 그렇게 만들었을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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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뒤흔든 열흘
존 리드 지음, 서찬석 옮김 / 책갈피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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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소리가 들려', '은교'보다 더 먼저 읽은 이 책을 이제야 더듬는다.
독후감을 쓰는 시간에 대한 압박 때문이었는데, 문학작품인 앞의 두 가지를 쓰는 시간보다
꼭 두 배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 독후감이 될 게 뻔했기 때문.

 

세계를 뒤흔든 그 열흘 동안 '그곳'에 있으면서 모든 것을 보고 듣고 기록한 존 리드.
모든 상황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면 객관적으로 그리고 깊이 있게 상황에 대해 전달할 수 없을
수밖에 없는 그런 어려운 상황에 덩그러니 들어가 귀중한 자료를 책으로까지 내 준 고마운 저자.

 

사실 길고긴 이 책에 대한 독후감을 애써 쓸 필요 없이 그저 저자의 서문 여섯 페이지를 베껴
두는 것으로 간단하게 정리해 두는 것이 내게 훨씬 도움이 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그의 저자 서문은 자신이 기록한 책 한 권과 당시의 방대한 열흘을 모두 담고 있다.
고로, 이번 리뷰는 저자 서문을 모두 베껴 써 두는 것으로 대신하기로 결정했다.

 

저자 서문

 

이 책은 내가 직접 본 격렬한 역사의 한 단편이다. 이 책에서 나는 10월 혁명의 과정,
즉 볼셰비키가 노동자들과 병사들을 이끌고 러시아의 국가 권력을 장악해 소비에트로 넘긴
과정을 상세히 그려내는 데 만족하려 했다.

이 책의 대부분은 러시아 수도이자 봉기의 중심지인 "붉은 페트로그라드"를 무대로 했다.
그러나 독자들은 페트로그라드에서 일어난 일들이 러시아 전역에서, 간격을 두고,
더 강하거나 약하게 되풀이됐음을 알아야 한다.

 

이 책은 내가 쓰고 있는 여러 권의 책들 중 최초의 것으로, 직접 관찰하고 경험했거나
또는 신빙성 있는 증거로 뒷받침되는 사건들을 연대순으로 서술했다. 단, 1장과 2장에서는
10월 혁명의 배경과 원인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이 두 장은 읽기에 다소 까다로울 수 있지만
이어지는 사건들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부분이다.

 

많은 의문들이 떠오를 것이다. 볼셰비즘은 무엇인가? 볼셰비키가 세운 정부의 구조는 어떠했는가?
10월 혁명 이전에 제헌의회를 옹호했던 볼셰비키는 왜 그것을 무력으로 해산했는가?
볼셰비즘의 위험이 분명해지기 전에 제헌의회를 반대했던 부르주아지는 왜 나중에
그것을 옹호했는가?

이런 질문들, 또 그 외 수많은 질문들을 여기서 답할 수는 없다. 나의 또 다른 책
[코르닐로프에서 브레스트-리토프스크까지](존 리드는 이 책을 완성하지 못하고 숨을 거뒀다)는
러시아 혁명의 과정을 독일과 평화조약을 체결하는 과정과 함께 추적하고 있다.
이 책에서 나는 혁명 조직들의 기원과 기능, 여론의 변화, 제헌의회의 해산,
소비에트 국가의 구조, 브레스트-리토프스크 협상 등을 설명하고 있다.

 

볼셰비키의 등장과 관련해 우리는, 러시아의 경제와 군대가 1917년 10월 25일에 갑자기 해체된
것이 아니라, 몇 달 전, 더 길게는 1915년부터 시작된 과정의 논리적 결과로 해체된 것임을
이해해야 한다. 짜르 왕실을 장악하고 있던 부패한 반동주의자들이 독일과 단독 평화조약을
성사시키기 위해 러시아를 고의로 파괴하려고 했다. 1915년 여름의 패배를 불러온 전선의
무기 부족, 군대와 대도시의 식량 부족, 1916년 생산과 운송의 붕괴 등은 반동 세력이 주도한
대규모 방해 행위의 일환이었다. 이 사태는 2월 혁명이 일어나 저지됐다.

 

세계에서 가장 억압받던 1억 6천만 명의 사람들이 단번에 2월 혁명을 통해 자유를 누리게 되면서,
새 체제는 첫 몇 달 동안 혼돈에 휩싸였다. 그러나 국내 상황과 군사력은 점차 좋아졌다.

하지만 '밀월'은 길지 않았다. 유산 계급은 자신들이 짜르의 권력을 대체하는 형태의
정치 혁명만을 원했다. 그들은 러시아가 프랑스, 미국과 같은 입헌공화국, 혹은 영국과 같은
입헌군주국이 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중은 산업과 농업에서도 진정한 민주주의가
실현되기를 원했다. 윌리엄 잉글리쉬 월링은 1905년 혁명을 다룬 <러시아 통신>에서,
훗날 볼셰비즘에 절대적인 지지를 보낸 러시아 노동자들의 심리 상태를 매우 잘 묘사했다.

 

그들(노동자들)은 아무리 자유를 허용하는 정부라 할지라도 그것이 다른 사회 계급의 수중에
놓이면, 여전히 굶주림에 시달릴 수 있음을 알고 있었다. ...러시아 노동자들은 혁명적이었다.
그러나 폭력적이거나 독단적이거나 무지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바리케이트를 준비했지만,
동시에 그들(자본가 계급)에 대해 계속 공부했다. 러시아에서는 노동자들만이 실제 경험에서
그들(자본가 계급)을 배워 왔다. 노동자들은 자신들을 억압하는 자본가 계급에 맞서 싸울
준비가 돼 있었고, 또 기꺼이 싸우려 했다. 하지만 다른 계급들의 존재를 무시한 것은 아니었고,
다만 격렬한 대립에서 어느 쪽에 설 것인지를 요구했을 뿐이다.

그들(노동자들)은 우리(미국)의 정치 제도가 러시아의 정치 제도보다 낫다는 데 모두 동의했지만
한 독재자를 자본가 계급이라는 또 다른 독재자로 바꾸는 (미국식) 정치 제도를 위해
조바심내지는 않았다.

러시아 노동자들이 모스크바, 리가, 오데사에서 수백 명씩 사살되거나 처형되고,
감옥에 수천 명씩 투옥되고 사막이나 북극으로 유배된 것은, 미국 노동자들이 금광이나
크리플 크리크 [미국 콜로라도 주 중부에 있는 도시]에서 누리는 법적 권리, 그 애매모호한
권리 정도를 얻으려는 것이 아니었다.

 

제1차 세계대전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러시아에서는 정치 혁명(2월 혁명)이 일어났고,
이를 바탕으로 사회 혁명이 진행됐다. 그리고 이는 볼셰비즘의 승리로 귀결됐다.
소비에트 정부에 적대적이었던 러시아 정보부의 미국 지부장 AJ색은 그가 쓴
<러시아 민주주의의 탄생>에서 이렇게 말했다.

 

볼셰비키는 니콜라이 레닌을 총리로 하고 레온 트로츠키를 외무부 장관으로 하는 내각을
조직했다. 2월 혁명 이후, 볼셰비키가 권력을 장악하리라는 사실을 자명했다.
혁명 이후 볼셰비키의 역사는 지속적인 성장의 역사였다.

외국인들, 특히 미국인들은 당시 러시아 노동자들의 '무지'를 자주 강조한다.
러시아 노동자들에게 서구인들 같은 정치적 경험이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은 자발적 조직의 측면에서 잘 훈련돼 있었다. 1917년에 러시아 소비자 협동조합의
회원은 1천 2백만 명이 넘었다. 또, 소비에트들이 존재했다는 것은 그만큼 노동자들의 조직적
재능이 뛰어났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그들만큼 사회주의 이론과 적용에 능숙한 사람들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 윌리엄 잉글리쉬 월링은 러시아 노동자들을 이렇게 묘사했다.

러시아 노동자들의 대부분은 글을 읽고 쓸 수 있었다. 러시아가 오랫동안 혼란한 상황에 처해
있었기 때문에, 노동계급 내 몇몇 지식인들 뿐만 아니라 다수의 혁명적 노동자들이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그들은 러시아의 정치적, 사회적 혁신을 위한 사상을 가지고 노동자들에게
뛰어들었다.

 

소비에트 정부에 적대감을 나타내는 많은 작가들은, 러시아 혁명의 최종 국면이 볼셰비즘의
야만적 공격에 맞선 '고결한' 사람들의 투쟁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사실은 이와 다르며
오히려 유산 계급이 대중적 혁명 조직이 성장하자, 조직들을 파괴하고 혁명을 중단하려 한
것이다. 유산 계급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들은 케렌스키 내각과 소비에트를
파괴하기 위해 운송을 중단하고 국내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공장위원회를 붕괴시키기 위해
공장을 폐쇄하고 연료와 원료를 빼돌렸으며, 전선에 있는 군대위원회를 파괴하기 위해
사형 제도를 부활하고 군사적 패배를 공모했다.


유산 계급의 행동은 오히려 볼셰비키의 횃불이 타오를 수 있는 훌륭한 연료로 작용했다.
볼셰비키는 계급 전쟁을 설파하고, 소비에트의 우수성을 주장함으로써 그들에 대항했다.
이러한 양 극단 사이에 '온건' 사회주의자들인 멘셰비키와 사회혁명당, 그리고
여러 소수당들이 있었다. 그들은 볼셰비키를 진정으로 혹은 마지못해 지지했으며,
유산 계급의 공격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의 저항은 자신들의 이론 때문에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대략적으로 말하면, 멘셰비키와 사회혁명당은 러시아에서 정치 혁명만 가능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들은 러시아가 사회 혁명을 하기에 아직 경제적으로 미숙하고, 러시아 대중은 권력을 넘겨
받을 만큼 충분히 교육받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그리하여 권력 장악 시도는 결국 반동으로
귀결될 것이고, 몇몇 무자비한 기회주의자들이 구체체를 복구할 것이라고 봤다.


결국 '온건' 사회주의자들은 권력을 넘겨 받더라도 사용하기를 주저할 사람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들은 러시아가 반드시 서구의 정치적, 경제적 발전 단계를 거쳐야 하며, 사회주의는
최종 단계에서, 세계의 다른 지역들과 함께할 때 그 성숙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따라서 러시아는 일단 서구 민주주의를 조금 개선한 형태의 의회주의 국가로 나아가야
하며, 그 때문에 정부 내에서 유산 계급과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이 유산 계급을 지지한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온건' 사회주의자들은 부르주아지가
필요했다. 반면, 부르주아지는 '온건' 사회주의자들이 필요하지 않았다. 결국, 사회주의자
장관들은 그들의 전체적인 구상을 부르주아지에게 조금씩 양보할 수밖에 없었고, 유산 계급은
자신들의 주장을 더 강하게 고집할 수 있었다.
이런 공허한 타협을 볼셰비키가 마침내 뒤엎었을 때, 멘셰비키와 사회혁명당은 유산 계급
편에서 싸우고 있는 자신들을 발견했다....오늘날에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이와 같은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

 

내가 보기에 볼셰비키는 파괴적인 세력이 아니었다. 오히려 당시의 러시아에서는 건설적인
계획을 실행할 수 있는 유일한 정당이었다. 만약 그들이 정권을 획득하는 데 실패했다면,
11월에는 분명 독일 제국의 군대가 페트로그라드와 모스크바를 점령했을 것이다.
또 러시아는 다시 짜르의 지배 하에 놓이게 됐을 것이다.

 

상류 사회의 사람들은 소비에트 정부가 들어선 지 만 1년이 지난 후에도, 볼셰비키의 봉기가
'모험'이었다고 말하곤 한다. 그렇다. 그것은 모험이었다. 고통 받는 민중을 이끌고 역사에
뛰어든, 또 민중의 광범하고 소박한 희망에 목숨을 내건, 인류가 시도한 가장 경이로운
모험 중 하나였다. 대농장의 토지를 농민들에게 나눠 주는 기구가 설립됐고, 공장위원회와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이 직접 산업을 통제하도록 했다. 또 노동자, 병사, 농민 대표
소비에트들은 모든 마을, 도시, 주에서 지방 행정업무를 맡을 준비를 했다.

볼셰비즘에 대한 역사적 평가와는 별도로, 러시아 혁명이 역사적으로 대단한 사건이었음을,
또 볼셰비키의 등장이 세계적으로 중요한 현상이었음을 부정할 수는 없다.


역사가들이 기록을 뒤져서 파리코뮌의 사소한 부분들까지도 밝혀내려 하는 것처럼,
1917년 10월 페트로그라드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고, 어떤 정신이 사람들에게 생기를
불어넣었으며, 지도자들은 어떤 모습이었고 어떤 말과 행동을 했는지 알고자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썼다.

 

투쟁의 과정에서 내 감정은 중립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 중요한 날들을 설명함에 있어서
나는 꼼꼼한 취재기자의 눈으로 사건들을 보려 했고, 또 진실만을 기록하는 데 주력했다.

 

이러한 서문을 끝으로 서문에 나온 모든 상황들에 대한 꼼꼼한 사실의 기록들이 이어진다,
아주 길게길게. 물론 사실과 진실은 반드시 구별되어야 하고, 그것은 영원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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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교
박범신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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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일하는 선생님 이야기를 듣고 바로 주문한 책.
역시 나불대는 광고는 믿을 게 못 돼.
뭔가 음흉한 것이 숨어 있는 듯 살짝 흘리는 광고 따위.

 

시작부터 빵빵한 소설.
사후 공개하라는 노트에
한결같이 자신을 섬기는 서지우를 죽였다고 고백하는-그것도 아주 당당하게-이적요.

 

시인의 노트와 서지우의 노트가 번갈아 가며 반복되는 글은
둘 간의 문체가 확연히 구분된다. 저자가 설정한 멍청한 서지우의 글 역시 멍청한데,
아주 대단한 글쓰기 기법이란 생각이 드는 것이, 딱 두 명을 정해 놓고 그들이 쓴 글을
번갈아 가며 내놓는다는 것은 웬만한 자신감이 아니면 어려운 일이기 때문.

 

서지우가 사주한 노랑머리에게 가슴이 찢긴 노인, 이적요.

 

"눈만 감으면 송장인데, 무슨 짓요? 미쳤어요?
자기 얼굴을 좀 보라구, 씨팔. 어떻게 생겨 먹었는지 거울도 안 봐?"

"내 눈에는요, 이 노친네야. 당신, 지금 썩은 관처럼 보여. 충공이야.
충격과 공포! 그 얼굴로 고딩이를 넘봐? 씨팔, 이거 토 나오네, 토!"

 

노랑머리 때문에 다친 노인의 자존심, 그것도 지적인 노인의 욕망이 까발려진 상한 자존심.
이적요의 자존심이 상하고 있는데, 그게 내 일처럼 아팠다면 이는 작가의 글적 능력이겠지.
이런 글을 쓰고 싶었다, 정말 막연하게..

 

서지우와 이적요가 서로의 의도를 알고 조금 더 소통했다면 어땠을까?
사실 세상은 온통 또 다른 서지우와 이적요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알지만,
나는 늘상 꿈꾼다. 그들이 제대로 소통한다면 우리 사는 세상이 조금은 덜 힘들지 않을까~

 

박범신 아저씨 사용하는 단어가 남다르다, 그래서 찾아 봤다.

 

청지기 (廳--)[명사]
<역사> 양반집에서 잡일을 맡아보거나 시중을 들던 사람.
수청방(守廳房)에 있었다.

 

아퀴[명사]
1.일을 마무르는 끝매듭.
2.일이나 정황 따위가 빈틈없이 들어맞음을 이르는 말.

 

범박하다 (泛博--/汎博--)[범ː바카다]
[형용사] 데면데면하여 구체적이지 못하고 범위가 넓다.

 

어둑선하다
[형용사] 무엇을 똑똑히 가려볼 수 없을 만큼 마음에 들지 아니하게 어둑하다.

 

쩍지다[쩍찌다]
[형용사] 상대하기가 만만치 않거나 힘겹다.

 

헌칠하다
[형용사] 키나 몸집 따위가 보기 좋게 어울리도록 크다.

 

살똥스럽다[살ː똥스럽따]
[형용사] 말이나 행동이 독살스럽고 당돌하다.


오탈자로 의심되는 부분

71쪽 끝줄: 어둑신한 -> 어둑선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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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목소리가 들려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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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새의 선물’로 시작해 은희경에게 매달렸었듯 ‘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로 시작해 김영하에게 집착한 적이 있다.

나의 집착의 모습이란 애인이나 가족에게 그의 책 중 가장 받아들이기 쉬울 것 같은 작품을

직접 사서 선물하거나 비용면에서 조금은 소심하게

내 책을 빌려 주기도 하는 그런 모습이다.

물론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고 홀로 외로운 독서 생활을 열심히 유지하고 있지만,

오랜만에 접한 그의 책은 이제는 헤어진 그가 아직도 내가 줬던 그 [오빠가 돌아왔다]를

가지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불러 일으킨다.

 

이 책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잡자마자 입과 머리를 떠나지 않던 노래가 있다.

델리스파이스였던가? 너의 목소~~~리가 들려어..하면서 반복되던 그 노래.

그것은 신기하게도 읽던 책을 덮어 가방에 넣고 걸어가기 시작하면서 반드시 함께 시작됐는데 가방 속에 처박혀 나와 함께 가고 있는 책이 언제나 내 입을 통해 자신의 존재를 힘껏

확인시키고 있던 건 아닐까 싶은 생각까지 들 정도로 계속됐다.

 

이제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제이와 동규가 직접 화자로 등장해 자신과 주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1,2,3장.

각자의 입을 통해 그들이 살아온 이야기들이 주욱 펼쳐진다.

 

터미널 화장실에서 태어난 아이, 그 아이를 키우는 돼지 엄마,

룸살롱 사장이 바뀌면서 자연스레 주방에서도 쫓겨나게 된 돼지엄마,

그런 그녀가 만나게 되는 남자 뽕돌이,

그와 그녀를 떠나 혼자 살기 시작하는 제이.

 

삼촌이 조종하는 동력 비행기가 달려 든 후부터 말을 하지 못하는, 아니 하지 않는

독한 병에 걸리는 아이, 장애인 학교에 다니던 시절, 친구와 그의 여자를 죽게 만드는

마술사의 이야기를 보다가 갑자기 말을 뱉어 버리는 아들을 당장 일반 학교에 전학시켜

학교를 죄인으로 만드는 이상한, 그 아이의 엄마, 그녀는 남편의 동생과 붙어먹고

결국 이혼을 하는 그런 여자였으니 동규의 함구증의 원인은

그에게 동력 비행기를 곧장 쏘아 꽂으려 했던 삼촌과 그런 그와 붙어먹은 그녀겠지.

 

동규 덕분에 시설에 가게 된 제이와 그런 그 아이에게 늘 죄책감을 갖는 동규.

시설에서 개장수들의 자동차 바퀴를 구멍 내지 않았다면 제이는 독방에 갇힐 일이

없었을 것이고 사물과 영혼을 나누는 방식을 발견해 내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제이를 만든 건 동규의 배신이었다는 것.

어미가 삼촌과 짝짓기를 하고 그런 동생과 아내를 용서하지 못해 이혼하는 놀라운

가정에서 자란 동규는 순응하는 삶을 살고, 애초에 어미가 없이 자란 제이는

여자애들의 몸을 팔아먹고 사는 남자 집단 들을 전전하며 사회의 고통을 접한다.

 

만약에 제이의 어린 어미가 그의 생명을 터미널 화장실에서 끝내려고 하지 않았다면,

동규가 그를 시설로 가게 만들지 않았다면 요란하기만 한 폭주 우두머리 행동을

제이는 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또한 세상에 원한을 품고 있는, 어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조금도 자라지 못한 제이를

원장이 조금이라도 보듬어 주고 감싸 줬더라면 제이는 달라졌을까?

 

4장부터는 그런 제이를 잡으려고 안간힘을 쓴

‘언제나 밤길 조심하세요, 이 변태씨발놈아’가 잘 어울리는 승태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덩치는 자랐고 사회에 어울려서 잘 지내야 하는 강박에 휩싸인 어른아이인 그.

폭주족들을 이해한다고 떠들면서 정작 자신들은 그 아이들과 다르다고 외치는 그들은

참으로 짠한 존재들이다.

 

초반, 장에 들어가지 않는 그 마술 이야기.

굉장히 강렬해서 그 부분만 김영하의 느낌이 났고,

나머지는 전혀 다른 사람이 쓴 듯한 느낌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끝부분을 보고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자료조사 소설, 인터뷰 소설.

그래 사회적 폭로를 목적으로 한 것은 아니라고 자신의 입으로 말했지.

 

언제나 이런 류의 소설은 역사가 된다.

과연 십 년 후에 읽었을 때 아주 오래전에는 이런 일도 있었군,,,하고 픽, 웃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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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 9
최명희 지음 / 한길사 / 199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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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9권은 불교 사천왕에 대한 이야기와 단군신화가 대부분,
그리고 떠나려 하는 강실이, 그녀를 막아야 하는 옹구네와 춘복.
가족끼리 상피 붙어 미친 강수의 그녀 진예가 다시 나타났고,
같은 일을 한 강실이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65쪽부터 173까지는 사천왕과 관련한 모든 이야기, 그 뒤부터는 단군신화와의 연결.

 

174쪽에서 도환이 말하는 단군신화의 의미

 

다른 나라의 하늘에 대한 신앙은 아지기 과문한 탓으로 두루 살펴보지 못했으나,
적어도 소승이 본 바로는, 인간이 하늘을 앙모하여 우러르며 죽어서 승천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부족한 인간이 완전한 하늘로 가고자 승천을 원하는 것이지요.
헌데 우리나라만이 유일하게, 인간이 하늘로 가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이 매양 땅을 그리워하며 땅에 꿈을 두도록 해서 하늘을 이 땅에 강림하도록 했단
말입니다. 천신을 인간세계로 오게끔. 그래서 이 땅에다 지상의 천국을 건설한 것이에요.
논에 물꼬를 내듯이, 하늘을 끌어온 적극성.
이 적극적이고 활달한 백성들이 바로 우리 민족, 우리 조상, 우리 선조들인 것입니다.
땅으로 하늘을 끌어와 버리는 그 역동성이 얼마나 벅찹니까.

 

오~ 정말 역동적이고 벅차다.
엄마들한테 상담할 때 써먹어도 되겠다.ㅋㅋㅋ

 

176쪽부터 184쪽까지 나오는 단군신화 내용은 나중에 필요할 때 찾아 써도 될 듯하다.


다음은 찾아 본 단어들

 

곰배팔이
[명사] 팔이 꼬부라져 붙어 펴지 못하거나 팔뚝이 없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

 

편편히
[부사] ‘편평히(넓고 평평하게)’의 잘못.

 

채곡채곡
[부사] ‘차곡차곡’의 잘못.

 

가마니때기
[명사] 물건을 넣는 용기로 쓸 수 없는 헌 가마니 조각.

 

바구리
[명사] [방언] ‘바구니’의 방언(경남, 전라, 제주, 충청).

 

아무리다
[동사] [북한어]

1.구멍이나 입 같은 것을 오므리다.
2.벌여 놓았던 일이나 이야기를 끝맺거나 마무르다.

 

노래소리
[명사] [북한어] ‘노랫소리(노래를 부르는 소리)’의 북한어.

 

새앙머리
[명사] 예전에, 여자아이가 예장(禮裝)할 때에 두 갈래로 갈라서 땋은 머리.
이것을 다시 틀어 올려서 아래위로 두 덩이가 지도록 중간을 댕기로 묶기도 하고,
틀어 감아서 비녀 같은 것으로 꽂기도 한다.
[비슷한 말] 사향머리ㆍ새앙ㆍ새앙낭자ㆍ생머리.

 

잉걸
[명사] [같은 말] 불잉걸(불이 이글이글하게 핀 숯덩이).

 

더트다
[동사] [방언] 무엇을 찾으려고 손으로 더듬다(전남).

 

이대도록
[부사] ‘이다지(이러한 정도로)’의 잘못.

 

가릉빈가 (迦陵頻伽)
[명사] <불교> 불경에 나오는, 사람의 머리를 한 상상의 새.
히말라야 산에 살며, 그 울음소리가 곱고, 극락에 둥지를 튼다고 한다.

 

숭어리
[명사]
1.꽃이나 열매 따위가 굵게 모여 달린 덩어리.
2.꽃이나 열매 따위가 굵게 모여 달린 덩어리를 세는 단위.

 

뚜리뚜리
[부사] [북한어] ‘뚜렷뚜렷(눈을 굴리며 여기저기 살피는 모양)’의 북한어.

 

냇내[낸내]
[명사] 1.연기의 냄새.
2.[방언]‘내2(물건이 탈 때에 일어나는 부옇고 매운 기운)’의 방언(평안, 황해).
3.[방언]‘연기9(무엇이 불에 탈 때에 생겨나는 흐릿한 기체나 기운)’의 방언(평북).

 

소두방
[명사] [방언] ‘소댕(솥을 덮는 쇠뚜껑)’의 방언(강원, 경기, 경상, 전라, 충청).

 

체전부 (遞傳夫)
[명사] <통신> ‘우편집배원’의 전 용어.

 

번적하다[번저카다]
[동사] 큰 빛이 잠깐씩 나타났다가 사라지다. 또는 그렇게 되게 하다.
‘번쩍하다’보다 여린 느낌을 준다.

 

썬득하다
[형용사] [북한어] 갑자기 몹시 써늘한 느낌이 있다.

 

쇠삭하다 (衰索--)[쇠사카다/쉐사카다]
[동사]
1.쇠하고 흩어지다.
2.엉성하게 되다.


오탈자

 

18쪽 밑에서4줄과 19쪽 9줄, 21쪽 5줄, 62쪽 끝줄, 90쪽 10줄, 142쪽 끝줄, 147쪽 11줄,
195쪽 밑에서9줄, 210쪽 6줄, 268쪽 3줄, 285줄 10줄, 293쪽 1줄: 그리고는 -> 그러고는
30쪽 4줄: 편편히 -> 편평히
33쪽 3줄: 채곡채곡 -> 차곡차곡
56쪽 끝줄: 추스리며 -> 추스르며
58쪽 7줄: 나즉한 -> 나직한
68쪽 밑에서7줄: 노래 소리 -> 노랫소리
78쪽 2줄: 깜짝 -> 깜짝할
81쪽 밑에서10줄: 치려하는 -> 치려 하는
86쪽 10줄: 살바기 -> 살배기
112쪽 밑에서8줄: 넌즛 -> 넌짓
133쪽 8줄: 가운데손가락 -> 가운뎃손가락
182쪽 2줄: 합창한 -> 합장한
185쪽 밑에서8줄: 이대도록 -> 이다지
203쪽 밑에서2줄: 어리숙한 -> 어수룩서한
233쪽 밑에서6줄: 자욱히 -> 자욱이
240쪽 밑에서10줄과 282쪽 4줄: 혼자말 -> 혼잣말
274쪽 1줄: 그리고 나서 -> 그러고 나서
278쪽 8줄: 또 다시 -> 또다시
296쪽 10줄: 번척하다 -> 번적하다
299쪽 7줄: 부시시 ->부스스
305쪽 밑에서7줄: 아니예요 ->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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