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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교
박범신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7월
평점 :
함께 일하는 선생님 이야기를 듣고 바로 주문한 책.
역시 나불대는 광고는 믿을 게 못 돼.
뭔가 음흉한 것이 숨어 있는 듯 살짝 흘리는 광고 따위.
시작부터 빵빵한 소설.
사후 공개하라는 노트에
한결같이 자신을 섬기는 서지우를 죽였다고 고백하는-그것도 아주 당당하게-이적요.
시인의 노트와 서지우의 노트가 번갈아 가며 반복되는 글은
둘 간의 문체가 확연히 구분된다. 저자가 설정한 멍청한 서지우의 글 역시 멍청한데,
아주 대단한 글쓰기 기법이란 생각이 드는 것이, 딱 두 명을 정해 놓고 그들이 쓴 글을
번갈아 가며 내놓는다는 것은 웬만한 자신감이 아니면 어려운 일이기 때문.
서지우가 사주한 노랑머리에게 가슴이 찢긴 노인, 이적요.
"눈만 감으면 송장인데, 무슨 짓요? 미쳤어요?
자기 얼굴을 좀 보라구, 씨팔. 어떻게 생겨 먹었는지 거울도 안 봐?"
"내 눈에는요, 이 노친네야. 당신, 지금 썩은 관처럼 보여. 충공이야.
충격과 공포! 그 얼굴로 고딩이를 넘봐? 씨팔, 이거 토 나오네, 토!"
노랑머리 때문에 다친 노인의 자존심, 그것도 지적인 노인의 욕망이 까발려진 상한 자존심.
이적요의 자존심이 상하고 있는데, 그게 내 일처럼 아팠다면 이는 작가의 글적 능력이겠지.
이런 글을 쓰고 싶었다, 정말 막연하게..
서지우와 이적요가 서로의 의도를 알고 조금 더 소통했다면 어땠을까?
사실 세상은 온통 또 다른 서지우와 이적요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알지만,
나는 늘상 꿈꾼다. 그들이 제대로 소통한다면 우리 사는 세상이 조금은 덜 힘들지 않을까~
박범신 아저씨 사용하는 단어가 남다르다, 그래서 찾아 봤다.
청지기 (廳--)[명사]
<역사> 양반집에서 잡일을 맡아보거나 시중을 들던 사람.
수청방(守廳房)에 있었다.
아퀴[명사]
1.일을 마무르는 끝매듭.
2.일이나 정황 따위가 빈틈없이 들어맞음을 이르는 말.
범박하다 (泛博--/汎博--)[범ː바카다]
[형용사] 데면데면하여 구체적이지 못하고 범위가 넓다.
어둑선하다
[형용사] 무엇을 똑똑히 가려볼 수 없을 만큼 마음에 들지 아니하게 어둑하다.
쩍지다[쩍찌다]
[형용사] 상대하기가 만만치 않거나 힘겹다.
헌칠하다
[형용사] 키나 몸집 따위가 보기 좋게 어울리도록 크다.
살똥스럽다[살ː똥스럽따]
[형용사] 말이나 행동이 독살스럽고 당돌하다.
오탈자로 의심되는 부분
71쪽 끝줄: 어둑신한 -> 어둑선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