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
잭 웨더포드 지음, 정영목 옮김 / 사계절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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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전혀 관심이 없던 그에 대한 책을, 그것도 430페이지의

엄청난 두께의 것을 그다지 길지 않은 시간에 읽어 치웠다.

 

이 책은 몇 가지의 이유로 상을 좀 줬으면 좋겠다.

지들이 현대 문명을 지배하게 될 중요한 역할을 했다 우기는 서양 것들에게

서양인 스스로가 일침을 가했고,

직접 보지도 않은 것을 풍문으로만 듣고 믿는 우매한 당시 민족들 때문에

세계의 근대화가 몇백 년이나 늦어진 사실을 인쇄물을 통해 널리 퍼뜨려 줬고,

정복이 진리이던 시절에 융합을 꽤하던 그의 모습을 조금 편집해 현시에 데려다 놓으면

무언가 방안이 나올지도 모른다는 나의 이 무식한 희망에 불을 붙여 주었으니

어찌 상을 주지 않으랴.

 

쉽게 말하자면 이 책은 일본이 지들의 한국 침략에 대해

아주 공공공식적으로 인정을 하게 되는 그런 자료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것은  비약이 너무 심할지 모르나

서양것들은 이렇게 말해 주지 않으면 결코 알지 못할 것이니까.

 

간단히 요약하자면

칭기스칸은 지금 살고 있는 우리 시대에서 말해지는 모든 것,

(아 뭐라고 표현할까?)그러니까 우리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시행착오를 거치는 

모든 복지와 생활과 마음에 대한 해법을 알고 싶어했고,

그것을 실행하고자 무지하게 노력했던 인물.

 

그리고 어느 정도는 그렇게 했던 엄청난 사람.

 

그의 업적이나 역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싶지만

어쩐지 그러고 싶지가 않다.

다음에 여유가 생기면, 아니 마음이 생기면 꼭 다시 읽어야지.

 

참고로 저자는 핍박받고 살던 몽골의 학자들과 함께 15년을 발로 뛰어 이 책을 완성한 사람이다.

 

이 책은 증거를 들이대며 사람을 꼼짝 못하게 하고,

그 어려운 증거들을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글 또한 매우 평이하게 풀어주는 친절하고 고마운 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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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비 전당포
장정일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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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을 할 뻔했던 목요일.

이 와중에도 여유를 잃지 않고 책을 끼고 오시는 강사님,

하는 소리와 함께 내게 모든 시선이.

" 무슨 책이에요?"

" 대머리의 머릴 핥아 주는 그런 책이에요."

 

옷을 벗느라 내던진 책 제목을 보고는 모두들 끼악하고 웃는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신 걸까?

그들은.

 

일월은 중국에서 온 편지를 희곡으로,

고르비 전당포는 보트하우스를 희곡으로 꾸민 것.

 

희곡으로 당선을 해놓고 시를 쓰더니,

소설이 대부분 영화화되어 소설보다는 영화로 더 잘 알려진 작품을 쓴 그는,

사실 극작가에의 애정이 가장 크다고 한다.

 

자신의 소설 두 편을 보란듯 희곡으로 바꾸어 쓴 그를 질투한다.

진나라에서 1200년을 훌쩍 뛰어 넘은 원대에 다시 잡극으로

낳아 재정리하는 그의 작가적 능력을 질투하고,

자기 새끼를 설명하길 꺼려하는 작가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보란듯이 넣어둔,

그에게서 태어난 작품해설을 질투한다.

 

그의 글이 너무 어렵게 느껴졌다.

그동안 읽은 그의 글을 아예 이해하지 못했거나,

그를 이해하고도 감동했던 내 독서의 깊이가 얕아져 그랬으리라.

 

자신의 전 작품을 변명하는 후속이 없길 그에게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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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인 조르바 청목정선세계문학 74
니코스 카잔차키스 지음, 김종철 옮김 / 청목(청목사) / 200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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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랍인 조르바 - 니코스 카잔차키스 / 청목 / 9000원

 

아주 오래 전부터 읽고 싶었는데, 갑자기 생각이 나서

책 팔아 여섯 딸을 키운다는 그 헌책방에서 사게 되었다.

옛날 번역본이라 글자체가 작고 구부러졌는데 뭐 나쁘지 않다,

예전엔 죄다 이런 식의 책을 읽었는데 사람들은 참으로 간사하다,

요즘엔 읽기 불편하다며 꺼리기 일쑤니까.

나야 뭐, 고등학교 때 책읽던 기분도 다시 들고 해서 좋았다.

 

무식하고 배운 것 없지만 경험으로 삶의 진리를 알고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은 태백산맥을 마지막으로 만나보지 못할 듯했는데

이번 작품에서 만나고야 말았다, 그 이름은 조르바.

 

이 책은 어쩌면 카잔차키스가 나에 대해 세계에 대해 사람에 대해

고민하던 시절에 쓰여진 것일 거란 생각이 자꾸만 들었다.

 

아,,조르바 할아범 참 멋있다.

 

<조르바의 말들>

82쪽.

두목, 사람들을 좀 있는 그대로 내버려둬요.

그 사람들 눈을 뜨게 하려고 하지 말아요! 그래 눈을 뜨게 했다고

칩시다. 뭘 보겠어요? 비참해요! 두목, 눈감은 놈은 감은 대로

내버려둬요, 꿈꾸게 내버려두란 말이오!

 

우매한 민중에게 진리를 감춘채

도덕과 종교로 그들을 다스려야 한다는 극우파의 말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299쪽.

내게는, 저건 터키 놈, 저건 불가리아 놈, 이건 그리스 놈, 하며

구별해 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두목, 당신이 들으면 머리카락이

곤두설 짓도 나는 조국을 위한답시고 태연하게 했습니다.

나는 사람의 목도 따고, 마을에 불도 지르고, 강도짓도 하고,

강간도 하고 일가족을 몰살하기도 했습니다.

뭣 때문이냐구요?

그들이 불가리아 놈이나 터키 놈이였기 때문입니다.

나는 때로 자신을 이렇게 질책했습니다.

' 썩을 놈, 지옥에나 떨어져, 이 돼지 같은 놈! 썩 꺼져 버려, 이 멍청아!

요새 와서는 이 사람은 좋은 사람, 저 사람은 나쁜 사람,

이렇게 보지요. 그리스인이든, 불가리아인이든, 터키인이든

개의치 않습니다. 요새 내게 문제가 되는 건 좋은 사람이냐,

나쁜 사람이냐 하는 것뿐입니다.

나이가 더 들게 되면-마지막으로 입에 들어갈 빵 덩어리에다 놓고 맹세합니다만-이것도 개의치 않을 겁니다. 좋은 사람이든 나쁜 사람이든 나는 모두 불쌍해요.

모두가 똑같아요. 태연해야지 하고 생각해도 사람들만 보면

뭉클해져요. 나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오, 여기 또 하나 가련한 인생이 있구나,

누군지는 모르지만 이 사람 역시 먹고 마시고 사랑하고 두려워한다.

이 사람 속에도 하느님과 악마가 있고,

때가 되면 죽어 널빤지처럼 땅 밑에 꼿꼿하게 누워서는 흙으로 돌아간다.

불쌍한 것! 우리는 모두 한 형제간이지.

모두가 구더기 밥이 될 테니까...중략....

" 내 조국이라고 했습니까? 당신은 책에 나와 있는 그 엉터리 수작을 모두 믿나요?

당신이 믿어야 할 것은 바로 나 같은 사람입니다.

조국 같은 것을 가지고 있으면 인간은 앞뒤 헤아릴 줄 모르는 짐승 신세를 면하기 힘들어요.

하느님이 돌보셔서, 나는 그 모든 걸 졸업했습니다. 내게는 다 끝났어요. 당신은 어떻습니까?"

 

나는 아무 말도 못했다. 나는 이 조르바라는 사내가 부러웠다.

그는 싸우고 죽이고 사랑하면서 내가 펜과 잉크 속에서 배우려던 것들을 몸으로 살아온 것이었다.

내가 의자에 붙어앉아 고독과 싸우며 풀려고 하던 문제를

이 사나이는 산속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칼 한 자루로 풀어버린 것이다.

 

<두목의 말>

83쪽.

나는 타파해야 할 게 무엇인가는 잘 알고 있었지만 그 폐허에 무엇을 세워야 할지는 잘 알지 못했다. 그걸 확실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낡은 세계는 확실하며 구체적이다.

우리는 그 세계를 살면서 매순간 그 세계와 싸운다.

그 세계는 존재한다.

아직 미래의 세계는 오지 않았다.

그것은 환상적이고 유동적이며 꿈이 자아낸 빛의 천이다.

보랏빛 바람, 사랑, 증오, 상상력, 행운, 하느님에 둘러싸인 구름인 것이다.

아무리 위대한 선지자라 해도 암호 이상의 예언을 할 수는 없다.

암호가 모호하면 모호할수록 선지자는 위대하다.

 

99쪽.

내 인생은 낭비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배운 것, 내가 보고 들은 것을 걸레로 모두 지워 버리고

조르바라는 학교에 들어가 저 위대한 진짜 알파벳을 배울 수만 있다면,

내 인생은 아주 다른 길로 들어설 수 있을 것이다!

 

359쪽.

세계란 무엇일까? 세계가 지향하는 목표는 무엇이며 덧없는 인간의 목숨이 어떻게

세상의 목표를 이루는데 기여할 수 있단 말인가?

조르바의 생각으로는 인간이나 사물의 목표는 쾌락을 성취하는 데에 있었다. -어떤 이는 정신적인 것을 만들어 내는 데 있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그 둘은 한 차원을 높여서 보면 똑같은 말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육체가 소멸하고 난 뒤에도 우리가 영혼이라고 부르는 육신의 잔재가 남아 있을까?

만약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면 영생불멸을 그리는 우리의 끝없는 염원은 우리가 영원불멸한다는

사실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짧디짧은 우리 인생에서 무엇인가

영원불멸한 것을 소망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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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 10
최명희 지음 / 한길사 / 199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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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 10권은

우연히 만난 강모와 강태, 심진학의 투쟁 이야기로 시작된다.

한 번도 자신의 속내를 제대로 드러내지 않던 강모는

드디어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싸우는 대상이 누구인지도 모른 채 사는 곳을 떠나온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강모와 강실의 이야기를 꺼내기 위해 저자는

빌라도를 이끌어 내기도 한다. 처형 당할 일을 하지 않았으니

매질이나 해서 내보내라는 빌라도와

그를 십자가에 못박으라는 무리들.

 

195쪽의 빌라도.

그는 예수가 죄 없는 줄을 알고, 집행관으로서,

세 번이나 망설였지만 끝내, 나는 모른다, 너희가 알아서 하라,

외면하였다.

현장에서 회피하고 말았다. 그러나 그는 도망할 수 없었다.

그의 망설임은 무효다.

그가 내린 결정, 그가 취한 행동만이 유효다.

그가 손을 씻은 물이 아무리 차고 넘쳐 온 세상에 가득해도,

천오백 년 이상이나 흐르고 흘러서 강물로 그 이름을 씻어내도,

본디오 빌라도는 지워지지 않아서.

그리스도도 이름이 남아 있는 한, 영원히 같이 남는다.

 

196쪽의 강모.

당치않은 비유이나, 나도 한 사람을 버리고 왔다.

나는 너를 모른다, 하고, 압록강 물에다 마음의 손 씻으며,

이 일과 나는 무관하다고, 다른 세상으로 몸 바꾸듯 강을 건넜다.

그러고 싶어서는 아니었지만, 참으로 이러할 줄 나도 몰랐었지만.

나는 너를 안다고 할 수 없었다.

덕석에 말어라.”

조리를 돌려라.”

회술레를 돌려라.”

비밀을 들추어내 온 동네 널리 퍼뜨리고, 목에다 지은 죄 판대기

만들어 걸게 하고서는 끌고 다니며 우세 망신을 주는 조리, 회술레.

고리에 띠를 꿰어 허리에 칭칭 감고, 돌팔매 맞으면서 울어 둥,

울어 둥, 북을 두드리는 자녀(恣女), 강실이.

 

142쪽부터는 고구려부터 발해, 고려의 원에 대한 대항까지의 역사가

심진학의 입을 통해 말해지고 있다.

 

찾아본 단어들

 

배리배리

[부사] 배틀어질 정도로 야위고 연약한 모양.

 

우글버글

[부사]

1.그릇에서 물이나 찌개 따위가 거품을 일으키며

자꾸 요란스럽게 끓어오르는 소리. 또는 그 모양.

2.마음속에서 분이나 화 따위가 자꾸 끓어오르는 모양.

 

울멍줄멍

[부사]

1.크고 뚜렷한 것이 고르지 않게 많이 벌여 있는 모양.

2.엇비슷한 사람이나 굵직한 아이가 많이 있는 모양.

 

이무럽다

불편하지 않다, 익숙하다, 친숙하다 는 뜻의 전라도 방언.

 

피뜩

[부사]

1.어떤 모습이나 생각이 갑자기 나타났다 사라지는 모양.

2.갑자기 눈길을 돌려 잠깐 바라보는 모양.

 

 

 

 

 

오탈자

61쪽 밑에서5: 우글버글 -> 우글부글

108 4 : 휘둥그래진다 -> 휘둥그레진다

178 7 : 피끗 -> 피뜩

16 1 : 꿉벅 -> 꾸벅(꿉벅은 북한말)

55 7, 204 1, 208 6, 263 4 : 추스린다 -> 추스른다

58쪽 밑에서5 :  초죽음 -> 초주검

90쪽 끝줄, 125쪽 끝줄 : 혼자말 -> 혼잣말

102 3 : 허공을 찟는 -> 허공을 찢는

14 4, 17 10, 19쪽 끝줄, 42쪽 밑에서8, 57 9, 84쪽 밑에서3, 108쪽 끝줄, 129 4, 131 5, 146 8, 153쪽 밑에서10, 156밑에서 4, 206 4, 252 10줄과 밑에서2,

257 8, 261 3, 289쪽 끝줄, 315 4 :

그리고는 -> 그러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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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고전 강의 - 오래된 지식, 새로운 지혜 고전 연속 강의 1
강유원 지음 / 라티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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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작품의 고전을 각 네 번씩에 걸쳐 한 강의를 옮긴 책,

어느 순간부터 강의한 내용을 그대로 정리한 작품을 즐겨 보게 되었다.

고전을 혼자 무식하게 읽는 것보다 강의로 먼저 읽고 차후 보게 되면

큰 도움이 되는 편이기에.

 

진정으로 명예로운 인간의 길 / 호메로스 <일리아스>

 

중학교 때인가 고등학교 때 외운 기억이 생생한 일리아스와 오뒷세이아 중 그 일리아스.

 

희랍신화를 알지 못하면 읽기 힘들다는 일리아스는

9년 동안 벌어진 트로이아 전쟁을 다룬 서사시인데 보통 어떤 사건을 다룬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대로 말하게 마련이지만 이 서사시는 9년 동안 일어난 일에 대해

겨우 50일 동안의 사건을 통해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는 대단한 작품.

역병이 만연하던 9, 올륌포스의 신들이 아이티오페스족의 잔치에 가 있던 12,

아킬레우스가 헥토르의 시신을 모욕하던 12, 헥토르의 화장을 위해 장작을 준비하던

9일을 뺀 단 며칠을 다룬 것인데, 대부분의 서사시가 사건의 핵심을 잡아내서 그것을

중심으로 서술하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지금의 글쓰기에서도 기본이 되는 방식을

당시에도 사용했다고 하니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구체적인 전쟁을 묘사했다는 이 작품의 강의를 다시 읽으면서 요즘 보고 있는 작품을

떠올리게 되었는데, 지금의 작품보다 더욱 구체적으로 잘 표현한 고전을 보면서 현재의

작품이 있기에는 고전의 힘이 컸다는 생각.

 

신의 법과 인간의 법 / 소포클레스 <안티고네>

 

강의로 되어 있는 작품을 보면 좋은 점 또 한 가지,

책과 관계없는 좋은 말들이 가끔 나온다는 것인데,

서평을 쓰는 방법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는데 이 책에서 빠지면 전체 구조가

무너질 것 같은 문장을 뽑고, 이유를 세 가지 꼽을 수 있다면 서평이 술술 풀린다고.

 

실제로 상연된 연극인 비극 작품을 볼 때는 거울을 보며 연극 놀이를 할 때 더욱 즐겁게

읽을 수 있다고 하는데, 소리 내는 게 직업이라 일부러라도 바깥으로 소리를 내며 읽는

내게는 당연한 읽기 방법이라 이 부분을 읽으면서는 작은 웃음이 나오기도.

 

테바이의 왕 크레온과 어린 소녀 안티고네의 갈등을 다뤘다는 이 작품.

두 입장이 모두 옳다는 문제를 가지고

입장을 잘 조화 시킬 방법을 찾으며 읽기를 권하고 있다.

 

덕을 닦는다는 것 / 아리스토텔레스 <니코마코스 윤리학>

 

책 제목이 윤리학이니 만큼 올바로 살기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한 고전.

아리스토텔레스의 스승인 플라톤과 소크라테스는 올바로 알면 곧바로 올바르게

행동할 수 있다고 했으나, 아리스토텔레스는 습관을 올바르게 기르면 앎과 삶을

연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가장 두드러진 삶의 유형을 향락적인 삶, 정치적인 삶,

관조적 삶으로 나누었는데, 인간이니 인간적인 것을 생각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데까지

우리들이 불사불멸의 존재가 되도록, 또 우리 안에 있는 것들 중 최고의 것에 따라

살도록 온갖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절대자와의 만남 / 단테 <신곡>

 

제목부터 부러운 신곡, 절대자와의 만남이라니.

이마미치 도오부의 단테 신곡 강의를 읽은 상태에서 이 부분을 보는 일은 매우 뜻 깊다.

 

조만간 이 책에 나온 고전을 모두 찾아 주문해야겠다

라고 적어 두고 아직까지 주문하지 못하고 있는 슬픈 현실.

 

지극히 현실적인 것의 발견 / 마키아벨리 <군주론>

 

시오노 나나미 때문에 꼭 읽고 싶었던 작품.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는데, 마키아벨리의 시대는 유럽 여러 지역에서 국민 국가가

형성되던 시기이므로 단테 시대와는 확연히 구분된다. 또한 화약이 전쟁 양상,

도시 설계 방법, 군대 규모, 삶의 방식을 바꾸던 시대이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조선은 백성마다 호패를 차게 하여 세금을 걷고 군역을 하게 했으니

유럽보다 백성을 통제하는 방식에서는 앞서 있었다는 사실.

저자는 앞에 나온 일리아스니코마코스 윤리학’ , ‘신곡에 비해 군주론

텍스트 자체로 많이 부족하다고 말하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앞의 것들은 인생 전반에 맞는 깊이의 텍스트라고 한다면 군주론은 당시의 군주나

지금의 리더들에게 들어맞는 텍스트일 것이란 생각(아직 강유원의 텍스트를 보기 전이므로) 이 문득 들었다. 아니면 말고~!

 

저자가 말하는 근대,

첫째~특정한 역사적 시기 17~19세기

둘째~사유의 틀, 패러다임으로서의 근대이고 그 구성 요소 세 가지는

정치적 측면의 통일 국민 국가, 경제적 측면의 자본제적 생산 양식, 사회 문화적 조직

원리로서의 개인주의다.

 

현 상황 자체를 제대로 파악하는 만큼 이 작품은 희랍시대부터 전해 내려온 수사학적 규칙을 완전히 깬 작품이라니 그 가치로도 작품성으로도 고전이 될 만하다.

 

인간 주체의 허약한 확실성 / 데카르트 <방법서설>

 

30년 전쟁 때문에 거의 납골당이 된 유럽, 그 시절을 온전히 다 보낸 데카르트와 초반만을

지낸 마키아벨리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면서 둘을 비교하는 글로 서두를 시작한다.

크세노폰이나 리비우스의 고대 텍스트를 토대로 해서 완전 새로운 것이 아닌 있던 것을 감안해 만들어 내는 마키아벨리와 달리 데카르트는 고전을 참고하기만 할 뿐 작품에 사용하지는 않는데 그는 수학에서만이 진리를 찾을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가 말하는 에세이 형식의 이 책은 당시의 철학자들이 쓰던 딱딱한 논문의 형식을 뛰어 넘어 그런지 굉장히 쉽게 다가오는데 그가 현재 많이 통용되고 있는 대중 철학서를 시도했다는 한 가지 사실만으로도 이 작품은 높이 평가 될 만하다는 점.

이 책의 기본 목표가 이성을 잘 인도하고 학문에 있어 진리를 탐구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니만큼, 그리고 기존의 흔한 방법에서 찾고자 하는 것이 아닌 과학자였던 자신의 이야기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교양교육을 했다고 봐도 무방할 듯하다.

성인용 교양교육이 따로 없는 지금의 시점에 마흔에 위와 같은 작품을 쓰고 10년 뒤 자신의 철학을 집대성한 철학의 원리를 쓴 그를 만난 건 어쩌면 행운인지도. 

 

물질 세계의 소유 / 로크 <통치론>

 

통치까지는 아니지만 여러 사람을 아울러야 하는 현재의 내게 꼭 필요한 제목이다, 통치.

인간을 합리적 존재로 보는 로크, 여기서 합리성이란 자신에게 물질적으로 이익이 되는가를 따지는 계산능력인  결과가 나오긴 이르지만 아마도 그의 통치론엔 각자의 물질적 이익과 정신적 안정 등을 조율해야 한다 정도가 나오게 되겠지.

강유원은 그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는데 마키아벨리가 말하는 경멸과 미움’, 단테가 말하던 천국의 기쁨이 바로 그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통치라는 단어에 감정과 천국 등의 말랑한 단어가 필요한 것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정치와 경제 홉스 등 여기 저기를 왔다 갔다 하는 이 작품을 뒤에 나오는

법의 정신에서 잘 정리해 두어서 여기에 옮긴다.

 

로크의 통치론은 고전적인 의미의 사회질서가 더 이상 통용되지 않으며, 부르주아 계급이

새로운 사회질서를 만드는 주역으로 등장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부르주아 계급이 등장하자 사회가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도 바뀌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개명된 이기주의입니다.

즉 모든 것을 자기 욕망에 근거해서 판단하게 된 것입니다.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지금 많은 한국 사람들도 개명된 이기주의를 중심 가치로 삼고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적으로 어느 위치에 있든 간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에게 손해가 되는 일은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손해를 감수하고 살아가는 사람을

경외할지언정 그를 따라 살지는 않습니다.

이런 사회에서는 재산을 가진 사람만이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인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로크에서는 이러한 인격의 바탕에 자연권이 있습니다.

이 자연권은 사물을 욕망하는 권리입니다.

이것이 통용된다는 것은 그 사회가 인간의 욕망에 토대를 두었다는 의미입니다.

욕망에 동의하는 사람은 아주 많으므로 그 토대는 무척 단단합니다.

저자는 로크가 말한 사물을 욕망하는 권리, 곧 소유권이 로크가 사라진 지금에까지 남아 있으며 심지어 소유권의 모든 것의 가운데에 놓인 줄은 모를 것이라며 글을 끝내고 있다.

 

이성주의에 대한 희미한 저항 / 몽테스키외 <법의 정신>

 

단지 객관식 단어 하나로만 이해해왔던 법의 정신의 구성은 아래와 같다.

 

이 책의 내용은 대단히 광범위하며 법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용의 광범위함 때문에 구성에 대해서도 많은 이론이 있지만 대체로

여섯 부분으로 나누어 파악할 수 있다.

법 일반에 대해 서술하고 공화 정체, 군주 정체, 전제 정체의 세 가지

정치체제와 법의 관계를 논한 1, 정치적 자유와 국가와 시민의 안전을 다룬 2,

법과 기후, 토질 그리고 국가의 일반 정신의 관계를 논한 3.

 

법의 정신에서 법은 헌법과 민법, 상법과 같은 실정적인 법률이 아니라 사회를 규율하는

질서를 가리킨다. 여기서 몽테스키외가 탐구하고자 하는 것은 사회를 규율하는 질서이자

궁극적인 규범으로서의 법은 어떤 정신을 가지고 있는가인데, 그에 따르면 법의 정신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자연법, 국민의 정신, 정체의 원리 이렇게 세 가지이다.

 

자연법과 국민의 정신은 그럭저럭 알겠는데, 그럼 정체의 원리가 뭔가 궁금해서 계속

읽어 보았더니, 각 정체를 움직이는 인간의 원리락 되어 있는데, 그럼 또 그것은 무엇인가,

했더니 특정한 국민국가의 법에 대해 알고자 한다면 가장 먼저 인간의 생물적 본능과

그 나라의 기후와 토질 같은 것에 대해서도 공부해야 한다는 것.

고로 나라마다 법의 정신이 다르다는 것을 이렇게 어려운 말로 풀어서 이렇게나 긴

글을 쓰게 만드는 것이 바로 고전.

 

폭력으로 다스려지는 세계 / 베버 <직업으로서의 정치>

 

점점 근대에 가까워지는 작품들.

끝은 어떤 작품일까를 미리 좀 살펴봤더니, 역시나 역사적이네.

 

근대정치의 구체적인 모습이라고 하는 베버의 직업으로서의 정치의 결론.

 

자신의 영혼의 구원 또는 타인의 영혼의 구제를 원하는 자는, 이것을 정치라는 방법으로

달성하고자 해서는 안 됩니다. 정치는 전혀 다른 과업들을 가지고 있는데,

이 과업들은 폭력의 수단을 통해서만 완수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위 결론을 저자는 멋진 문장이라는 단어와 함께 시작하는데, 왜 결론부터 시작했을까?

 

이 문장은 사상사적으로도 중요하고 베버 개인에게도 중요합니다. 베버에 따르면

정치는 인간의 영혼을 구제하는 것과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

베버가 말하는 정치와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정치는 완전히 다릅니다.

마키아벨리에서 시작된 정치의 탈가치화, 탈도덕화가 베버에 와서 확실히 자리잡은

것입니다. 사실상 베버가 살았던 시대뿐 아니라 오늘날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도

정치는 경멸스러운 것입니다. 베버의 말을 빌리면 폭력의 수단을 통해서만 완수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신기하게도 읽으면 읽을수록 특히나 악마적 힘들과 관계맺기에 이르러서는

어제 본 영화 신세계가 계속 따라다닌다.

국가와 정치의 핵심은

국가가 폭력(물리력 곧 경제력, 영혼이 없는 것들)을 독점한다는 것.

 

아니면,

그 반대가 된다는 것.

 

우리가 살아가는 근대는 어리석고 비열합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초월적인

힘에 기대어 단번에 뭔가를 해치울 수 없습니다. 그것은 거대한 악을 불러올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그렇다 해서 좌절할 수는 없습니다.

근대의 정치가 악마적 힘들과 관계되어 있다 해도 정치가는 좌절해서는 안 됩니다.

그것과 관계를 맺으려면 열정과 균형감각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한 가지 더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악마적 힘을 제거하는

근본적인 처방에 대해서 말입니다. 도덕이 통용되는 정치, 삶의 구원으로서의 정치에

대한 생각은 시대착오적인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의 원천 또한 오래된

고전에서 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말 그럴까요, 강유원님?

 

기계화되는 인간 / 벤담 <파놉티콘>

 

그동안의 책들에 대한 커다란 흐름.

 

15세기 말과 16세기 초에 걸쳐 살았던 마키아벨리의 책 군주론을 통해 서구 근대의

정치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를 살펴 보았고, 17세기 중반을 살았던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을 읽으면서 근대의 개인주의가 어떤 철학적 바탕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로크의 통치론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베버의 직업으로서의 정치

17세기에서 19세기에 이르는 동안 유럽의 국민국가들, 즉 잉글랜드, 프랑스, 프로이센에서의 정치가 어떤 모습으로 전개되었는지를 알게 해 주는 책.

 

이 과정에서 이 세 나라 모두 제국주의 국가로 변신하여 해외 식민지 침탈에 나서기도

했는데, 이것은 근대의 두 측면을 대변한다. 한편으로는 인간의 주체성을 드높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그러한 인간의 본질을 물질적인 측면에서만 규정하여 결국

인간의 참모습을 왜곡하는 결과를 낳아놓기도 한 것.

 

앞서 읽은 베버는 세기말의 징후를 잘 보여준 텍스트인데 서구 문명이 절정에 도달했던

시기는 19세기인 것으로 봐서 1,2차 세계 대전을 통한 완전한 파산의 원인이

무엇이냐에 대해 이제 읽을 벤담의 파놉티콘

서구 근대 문명이 파산에 이르게 된 원인이 무엇인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텍스트이며, 2차 세계대전이 막바지에 이르렀던 1944년에 출간된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은 그 파산의 과정을 샅샅이 탐색한 책이라고 한다.

 

불과 농업 증기기관을 인류의 삶을 뿌리째 흔들어 놓았던 세 가지라고 한다면

파놉티콘은 인간의 삶을 극적으로 바꾼 기술혁명이라는 배경 속에서 이해해야 할

텍스트라고 말하면서 그는 강의를 시작하고 있다.

 

벤담 하면 늘 함께 따라다니는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말은 그가 꿈꾸었던

유토피아 즉 인간의 삶을 기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합리적 개혁자들과 함께

생각해 봐야 할 문제다. 당시에는 그다지 정상적인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겠지만

벤담은 그렇게 만만한 사람이 아니었다고.

 

파놉티콘은 감옥 건축 계획이다. 그러나 이것은 완벽한 감시를 위해 수감자를 교정하려는

목적만으로 계획된 것은 아니다. 파놉티콘은 벤담이 일생 동안 연구하고 생각해 온 것,

즉 법률이나 구호 제도, 경찰 체계, 특히 교육과 노동, 경제 제도를 현실에서

구체화할 수 있는 표준모델이다. 벤담은 파놉티콘을 통해서 모든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는 당대 사회를 완벽한 합리성에 기반을 둔 자본주의로 재배열하여

마치 만유인력으로 우주를 재구성한 뉴턴처럼 자신의 신념에 따른 새로운

우주를 꿈꿨다.

 

그 새로운 우주는 막연한 것이 아니고 구체적인 구조까지 짜여진 놀라운 체계를 가진

우주라고 말해지는데, 무서운 것은 그의 그런 우주가 현실이 되어가고 있었다는 사실.

 

현대 세계의 파탄과 혼돈의 시작 / 폴라니 <거대한 전환>

 

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원인을 살펴 보기 위해 폴라니는 발발100년전을 살펴보았는데,

폴라니는 그 시기를 백년의 평화 시기라 부른다.

 

백년의 평화가 시작된 1815년은 나폴레옹이 세인트헬레나 섬으로 유배된 해,

그의 최종 패배는 프랑스혁명이 일어난 1789년부터 따져 보아야 한다.

프랑스혁명을 통해 부르주아 계급은 정치적 지배 세력이 되었는데 프랑스혁명을 팔러

열심히 다닌 나폴레옹이 패배하고 대영제국, 러시아, 프로이센, 오스트리아의 4개국

동맹을 바탕으로 보수반동 체제가 이루어진다. 그 시기가 바로 백년의 평화.

인간본질에 대한 통찰에 눈을 돌리는 폴라니.

역시 모든 문제는 인간으로부터 시작해야 하는 게 맞으니 논어로 갈 수밖에.

 

역사에게 묻는 인간 / 공자 <논어>

 

공자가 플라톤과 같은 시대를 살았다는 글을 보고 난 왜 깜짝 놀랐던 것인지.

 

공자가 제시한 역사주의란,

인간이 살아 숨쉬는 역사 속에서 인간이 평가한다는 의미.

 

정치적 현실에서 출발해서 역사로 끝나는 공자의 사상,

그는 이 과정을 통해서 뚜렷한 문화전통을 하나 세웠다고 한다.

그것을 지키는 이들을 부르는 이름이 있다,

유가.

 

공자가 어릴 때 예수 만큼 힘들게 살았고 그가 제자에게 무슨 말을 했고,

그딴 게 뭐 그리 중요하겠어,

그냥 위와 같은 문화전통, 뚜렷한 문화전통을 하나 세웠는데.

그걸로 모든 대답이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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