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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나라에 간 파울라 ㅣ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94
에바 무겐탈러 글, 파울 마르 그림, 김서정 옮김 / 시공주니어 / 200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엎질러진 빨간 물감통이 쏟아져 생긴 연못에 뛰어드는 꼬마아이.
제 눈길을 사로잡았더랬습니다.
양말까지 벗겨지는 줄 모르고 어딜 그렇게 가는걸까요?
책장을 넘기니 거기에는 신기한 나라를 신 나게 탐험하는 파울라가 있었어요.
침대에서 내려와 첫 탐험지인 동글나라로 떠나는 파울라.
그런데 동글나라에서는 파울라가 동그라미가 아니라는 이유로 붙잡아 가둬버렸죠.
동그라미 탈출구를 그려서 탈출에 성공한 파울라는 두 번째 나라인 뾰족나라로 갔어요.
그렇지만 뾰족나라에서도 파울라가 뾰족하지 않다는 이유로 붙잡았지요.
뾰족나라에서는 모서리가 없는 동그란 것은 모두 허용되지가 않는대요.
견딜 수 없는 파울라는 직사각형 문을 통해 탈출에 성공합니다.
새로이 도착한 나라는 아름다운 토마시나 여왕님이 다스리는 빨강나라였는데요.
역시 파울라가 빨갛지 않다는 이유로 바락 소리를 지르시고는 붙잡아 버리셨네요.
재치있는 파울라는 아무렇지도 않게 빨강 물감 통을 발로 차 연못을 만들고
그 속으로 풍덩 뛰어들어 탈출을 해요. 아하!
표지에 있던 빨강 연못은 그래서 생긴 거였구나~ 웃음이 났어요.
겨우 탈출해서 간 곳은 거꾸리나라였는데 파울라는 우리들처럼 똑바로 서 있잖겠어요?
그러니 거꾸리나라 백열전구 임금님이 화를 낼 수 밖에요.
거꾸리나라와는 다른 모습이니까요.
단단히 붙잡혀 버린 파울라...
여기서 여행이 끝나게 되고 마는 걸까 마음 졸였지만 염려하지 않아도 돼요.
파울라는 사다리를 타고 아래로아래로아래로~ 또 탈출했거든요.
바닥까지 내려갔을 때 새로운 나라에 도착했는데 파울라는 또 잡히게 될까요?
아니예요. 거기는 포근한 침대나라였거든요.
모두모두 따뜻하게 서로를 아껴주는 곳이었어요.
"침대나라에 꼬마 손님이 왔네. 폭신폭신 베개랑 보들보들 이불이 포근하게 맞아 줘야겠어!"
"그럼 나를 안 가두는 거야? 좋았어, 난 여기서 살래!"
아! 이제 얼마나 안심이 됐는지...
더이상 파울라는 잡혀서 갇히는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되잖아요.
파울라는 이제 침대나라에서 영원히 살게 되는 거냐고요? 아니요.
엄마의 따뜻한 목소리가 아침을 알리셔서 파울라는 원래의 세상으로 왔답니다.
그래야 또 밤이 오면 새로운 모험의 나라로 떠날 수 있을테니까요.
파울라와 함께 여러나라를 모험했어요.
그런데 모든 나라에서 파울라가 자신들과 다른 기준을 가졌다고
붙잡는 모습이 가슴 아팠답니다. 조금 달라도 될텐데...
다른 모습을 받아들이고 인정해 준다면 더 다양하고 멋진 나라를
만들 수 있을텐데 하고 말이죠.
이것은 비단 파울라의 꿈 속에서만 볼 수 있는 나라가 아니라
바로 우리들의 세계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었어요.
그리고 아이를 둔 엄마아빠...
주위의 친구들과 우리 아이를 알게 모르게 많이 비교하고 정해진 잣대 위에, 저울 위에
우리의 아이들을 올려 놓고 이리저리 재어보는 것 아닌가 반성을 많이 했습니다.
이제 마음 속의 잣대와 저울은 멀리멀리 던져보기로 해요.
아이의 있는 모습 그대로 인정하고, 주위에 있는 아이의 친구들,
그리고 이웃들의 모습 또한 그대로를 받아들인다면
아마 우리의 세상은 침대나라처럼 포근하고 즐거운 곳이 될 거라고 믿어요.
그리고 꿈 속 나라에서 온 초대장을 들고 오늘은 어느 나라에 가볼까~ 하며
즐거운 상상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