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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
이언 매큐언 지음, 박경희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
무엇이었을까, 책장을 여는 순간부터 덮는 순간까지 가슴을 옥죄어 오는 듯한 이 느낌은...
남편외에 여러 명의 정부를 둔 한 여인, 한 여인의 사랑을 공유한 여러 남자,
일에 대한 중독, 그리고 질투...
여인의 죽음으로 시작하는 작가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단지 불륜의? 부도덕적인? 관계를 묘사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각자 자신의 삶 속의 최고라 여겨지는 그 자리에서 그들은 은밀한 부도덕을 꿈꾸며
그녀를 공유했을 것이다.
자유롭고 통쾌하며 그 누구도 그녀를 구속할 수 없는..
도리어 그녀의 매력에 스스로 구속되어지길 바라는 그들의 내면.
아마도 일에 대한 최고의 능력과 그에 걸맞는 자태를 유지하는 것에서 오는 압박감은
그녀에게서 위안을 받고 풀어졌을것인지도..
그러나 그것은 자유를 표방한 또다른 구속과 자멸이었음을 그들은 알고 있었을까?
인간의 심리는 참 묘한 것이어서 표면적으로는 도덕과 윤리의 표상인 양 살아가지만
또다른 한 편으로는 그에 반기를 들기도 한다. 그것에서 쾌감을 느끼기도 하는 것..
그것을 용납하지 못하며 그야말로 도덕책과 같은 삶을 살아가는 이는
진실로 대단한 인내와 절제심의 소유자이리라!
그녀를 공유함으로써 공감대를 가졌던 두 명의 남자들은 그녀의 손으로부터 남겨진
은밀한 사진 한 장으로써 그 공감대가 깨어지고 결국 암스테르담으로 향한다.
암스테르담... 대신 삶을 마감해 주는 것이 허용된 그 곳.
사진 한 장으로 인해 파멸된 그들의 삶에 종지부를 찍고 싶었던 것일까?
그들은 가식적인 웃음과 화해 가운데 서로를 위한 극약을 술에 타서 권한 채..
그렇게 생을 마감한다.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공유했던 그녀 몰리와 자신을 모독했다고 여기며 서로를 정죄하기 위해서였든지,
또는 복수를 꿈꾸기 때문이었든지, 그로 인해 그들은 극약을 선택한 것일테지만
그들 자신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세상에 드러난 사진의 주인공이 그녀로부터 특별한 사랑을 받았다는 것에 대한
형언할 수 없는 질투심 때문일까?
그녀는 누구지? 무엇이지? 무엇에도 구속되지 않은 자유사상의 소유자?
어쩌면 그녀는 우리 인간들 모두에게 잠재된 부도덕과 위선을 해소하기 위한 안식처였는지도..
암스테르담의 숨막히는 듯한 전개는 희뿌연 거울이 되어 독자인 나로 하여금
거북한 현기증이 차오르게 한다.
창문을 열고 맑은 공기 한 잔 하고 싶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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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어내려가는 내내 혼란스러움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인간의 내면 깊은 곳에는 과연 무엇이 있는걸까요.. 내면보다 더 깊은 상념에 빠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