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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오바마 - 변화와 희망의 퍼스트 레이디
엘리자베스 라이트풋 지음, 박수연 외 옮김 / 부키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 미셸 오바마 >
책장을 덮고 한참동안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앉아 있었다.
벅차오름, 도전정신이 함께 어우러져 약간 흥분상태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미셸 오바마는 내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것인가,
책장 하나하나를 넘겨가며 나를 향한 그리고 세상의 사람들을 향한 외침을
가슴 떨리게 듣고 있었음을 미셸 오바마를 만난 사람이라면
공감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2005년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이 당시 일리노이 주 상원의원으로 화려한 정계 데뷔를
할 당시 마침 미셸 오바마는 시카고대학병원 대외협력 담당 부원장이 되었기에
이에 사람들은 남편 덕에 승진했다고 수군 거렸지만
시카고대학병원 원장 마이클 리오던은 "미셸의 능력 자체가 승진의 이유입니다."라는 말로
그러한 수군거림을 일축한 바가 있다.
미셸 오바마는 어떤 사람인가?
미국 내에서 흑인 밀집도가 두 번째로 높다는 시카고 남부에서 태어나고 자란
100% 흑인 미셸은 남편 덕에 유명세를 탄 퍼스트레이디가 아니었다.
침실이 하나 뿐인 아파트에 세를 살고, 거실을 목판으로 나누어 만든 방에서
자고 공부하며 대학 근처에도 가지 못한 부모를 둔 여성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버락 오바마만큼 지지를 받는 퍼스트레이디가 되었을까?
지금의 그녀가 있기까지 스스로의 자질과 능력도 있었겠지만 가장 큰 공로는
미셸이 자신감을 가지고 공부를 하고 세상과 당당하게 맞설 수 있도록
곁에서 늘 응원하며, 스스로 성실함으로써 모범을 보인 부모님이 있어서가 아닌가 생각된다.
그녀의 부모는 어려서부터 그들의 자녀들에게 "왜?"라는 질문을 하게 했다.
그것은 아마도 이것은 이것이다 라는 결론에 그저 수긍만 하지 말고
왜라는 의문을 가짐으로 인해 더 나은 것을 추구하라는 가르침이 아니었을까?
게다가 그녀의 승부욕도 크게 한 몫을 한 듯 싶다.
지기 싫어하는 근성. 그 도전정신 역시 미셸로 하여금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으리라.
미셸의 오빠 크레이그의 변에 따르면 그녀는 정말 열심히, 꾸준하게 공부에
전념했다고 한다. 오빠가 농구를 하고 TV를 보고 끝내는 그 시간까지도 꼼짝않고
공부를 했다는 미셸. 그런 열심도 밑거름이 되었을 것이다.
재학시절 이방인과 같은 느낌이었다고는 하지만 결국 미셸은 프린스턴대학 사회학과,
하버드 로스쿨, 일류 법률 회사 소속 변호사, 공공 연대 시카고 지부장,
시카고대학병원 대외협력 담당 부원장,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의 부인
첫 번째 흑인 퍼스트레이디가 된다. 미셸의 이런 화려한 이력과 능력 뒤에
상류층 집안에 잘 나가는 부모와 재력 등이 뒷받침 하지 않았고 오히려 그 반대였다는
사실이 더욱 감동과 도전으로 다가온 요인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그 반대의 조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굴하지 않은
그녀였기 때문에 지금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을 것이다.
다발성 경화증을 앓고 시청에서 박봉의 직업을 가졌지만 세상을 떠나는 그 날까지
성실함을 보였던 아버지와, 언제나 자녀에게 자신들이 최고의 사랑을 받고 있음을
의심치 않게 했던 어머니. 그것이 원천이었던 것일게다.
또한 미셸을 더욱 빛나게 하는 것은 그녀의 진심.
<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성경 요한복음 8장 32절) >라는
인용구절이 본문에 있는 만큼 그녀는 진실을 말하는 데 두려움이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생각나는대로 말을 뱉는 것이 아니라 무척 신중하며 말을 아낄 줄
아는 그녀였다.
미셸이 가장 멋져 보였던 것은 바로 이것이다.
자신이 진정으로 가치있게 여기는 것을 위해 남들이 만류에도 실행해내는 신념.
연봉 27만달러가 넘고 안정된 직업을 뒤로 한 채 자신의 신념을 따라
이직을 했던 미셸, 그녀의 용기 있는 결단과 그 목소리에 내 가슴마저 떨려옴을
많은 독자들도 느꼈을까?
그렇지만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내가 미셸에게 반한 것은.
그 이면에서 느낄 수 있었던 그녀와 버락 대통령의 가족애, 그리고 인간美 때문이었다.
처음 신문의 국제사회면에서 만났던 버락과 미셸의 이야기보다 미셸 오바마라는
책을 통해 만난 그녀는 더 친근하게 다가왔다. 그래서 더욱 내게도 도전이 되었다.
미셸과 버락이 만난 스토리부터, 깜짝 청혼, 그리고 결혼 후 육아에 대한 갈등과,
양말 사건(?) 고양이 화장실 청소까지 - 그들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라는 면모를
들여다 볼 수 있는 미셸의 증언들에 슬며시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나는 미셸처럼 퍼스트레이디는 될 수 없을 것이다.
내 남편이 대통령이 아니니까. :)
그렇지만 나도 미셸처럼 내 가족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지금보다
더 나은 아내와 엄마, 형제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남편에게 더 힘과 용기를 북돋아 줄 수 있는 아내,
훗날 아이들이 정말 존경하고 사랑할 수 있는 엄마,
그리고 내가 꿈꾸고 하고자 하는 그 일에 있어 정상이고자 하는 열심과 당당함.
좀 더 부지런하고, 좀 더 깊이 사랑하고, 좀 더 열심히 공부하고,
좀 더 열심히 도전할 수 있는 자질이 내게도 있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미셸 오바마.
내게 있어서 올해 최고의 여인일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