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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곡미풍 - 골짜기에서 불어오는 산들바람
위화 지음, 백도라지 옮김 / 푸른숲 / 2026년 5월
평점 :

『산곡미풍』
중국 문학의 거장이자 우리에게는 『인생』, 『허삼관 매혈기』로 너무나 친숙한 작가, 위화를 아시나요?
그동안 굵직한 소설들을 통해 격동의 역사 속 소시민들의 삶을 그려냈던 그가, 신작 『산곡미풍』에서는 가슴속 깊이 간직해 두었던 ‘진짜 자신의 이야기’를 들고 왔어요.
여름날 나무 그늘 아래서 시원한 평상에 누워 바람을 맞는 듯한 기분을 선물해 준 책이에요.
이 책의 시작은 아주 사소하고 다정해요.
2024년, 위화 작가가 휴가차 방문한 하이난에서 문득 마주한 시원한 산들바람(산곡미풍) 한 줄기가 그의 기억 속에 잠들어 있던 40년 치 세월의 빗장을 열어젖히면서 시작되거든요.
책 속에는 작가로서 첫발을 내딛던 1980년대부터, 삶의 원숙한 경지에 다다른 2020년대까지의 글들이 차곡차곡 담겨 있어요.
✔ 시원한 바람을 찾아 헤매던 땀 냄새 가득한 어린 시절
✔ 푸른 먼바다까지 헤엄쳐 가고 싶었던 무모한 소년 시절
✔ 약 냄새 가득했던 병원(치과의사 시절)과 정겨운 농촌 풍경
✔ 문화대혁명 시절, 대자보를 읽으며 문학에 눈을 뜨던 순간
✔ 그리고 처음 아빠가 되었을 때 느꼈던 생경하고 벅찬 감정까지
위화에게 ‘기억’이란 그저 지나간 과거가 아니라, 지금의 나를 있게 하고 인생을 다시 한번 살게 하는 생생한 에너지였어요.
저자는 이 기억들을 매개로 인생의 굽이굽이마다 숨겨진 진짜 의미를 천천히 되짚어 나간답니다.
책을 읽는 내내 김금희, 장강명, 조승리 등 국내의 내로라하는 작가들이 왜 이 책을 일찌감치 읽고 ‘깊은 위로와 안도’를 느꼈다고 입을 모았는지 단번에 이해가 갔어요.
사실 우리의 삶이라는 게 늘 좋을 수만은 없잖아요.
기쁨이 있으면 쓸쓸함이 오고, 또 그 쓸쓸함이 지나면 다시 덤덤한 일상이 찾아오는 게 순리니까요.
위화 역시 격변하는 중국 현대사를 온몸으로 관통하며 수많은 굴곡을 겪었을 텐데, 그의 문장은 결코 무겁거나 신파조로 흐르지 않아요.
그땐 그랬지~
하며 툭툭 던지는 특유의 담담하고 유머러스한 어조 덕분에 읽는 내내 피식피식 웃음이 터져 나와요.
거창한 교훈을 주려고 가르치려 들지 않고, 그저 자신의 서툴고 무모했던 과거를 솔직하게 털어놓는 대가의 모습에서 묘한 해방감과 위안을 얻었답니다.
‘네 삶도, 내 삶도 다 이만하면 괜찮다’고 어깨를 토닥여주는 다정한 온기가 문장마다 가득 배어있어요.
이런 분들께 추천해요.
✔ 앞만 보고 달리느라 숨이 턱 끝까지 찬 분들
바쁜 일상에 치여 잠시 쉼표가 필요할 때,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 줄 최고의 ‘휴식 같은 책’이에요.
✔ 에세이/산문집을 좋아하시는 분들
뻔한 자기계발서나 위로 글에 지쳤다면, 한 거장의 깊이 있는 통찰과 인간미 넘치는 고백록을 만나보세요.
✔ 위화 소설을 재밌게 읽으셨던 분들
소설 속 따뜻하고 강인했던 인물들의 뿌리가 작가의 실제 삶 속 어디에서 나왔는지 찾아가는 재미가 쏠쏠해요.
과거를 후회하거나 미래를 불안해하기보다, 내 삶을 스쳐 지나간 수많은 ‘산들바람’ 같은 순간들을 소중히 여겨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책이었어요.
잠시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산곡미풍』이 건네는 시원한 인생의 바람에 몸을 맡겨보시는 건 어떨까요?
😍 푸른숲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